제29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내가 하고 싶은 말
- 용기 없는 일주일 -
이형준
책임감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꽤 큰 힘을 가지고 있다. 학생도, 어른도 다 똑같이 알 수 없는 힘이 우리 뒤를 항상 지키고 있다. 학생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결혼해서 지키기로 한 약속을 어긴 것도 다 책임감의 문제라고 본다.
내가 어릴 때, 엄마가 해준 말이 있다. “어떤 일이든 3번 이상 생각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거야.” 그 때 그 순간에는 이 말이 어떤 말인지 몰랐다. 그냥 신중함이 ‘중요하다’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용기처럼 그 신중함도 실수를 한다는 것을 알았고 무언가를 지킨다는 그 신중함이 사고를 일으켰다. 친구들의 압박감 속에서 옳다고 생각한 신중함도 틀렸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럼 우리의 책임감은 무엇인지 알아봐야 한다.
학교 앞 편의점에 다녀오다 교통사고를 당한 주인공 용기는 평범한 학생이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아이들의 심부름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빵 사오라고 하면 빵을 사와야 해서 학교생활이 그다지 즐거웠을 것 같지는 않았다. 교통사고 인줄만 알았던 그 사건 뒤에는 용기가 힘들어 했을 빵 셔틀 사건이 하나 더 있었다. 그 때가서 후회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미안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후회하기엔 늦고 말았다. 벌써 사건은 터졌고 용기는 마음에 잊지 못할 상처로 남을 테니깐 말이다. 이 사건의 범인은 총 3명, 둘은 치승과 재열은 확실한데, 나머지 한 명은 과연 누구일까? 용기의 마지막 전화를 못 본 척한 보미인지, 용기에게 숙제를 시킨 송지만인지, 파파라치가 올린 글에 제 3의 아이로 몰린 재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같은 점은 용기에게 미안한 점과 사과할 점이 있다는 것이다.
‘줄지 않는 청소년 범죄의 원인은 무엇일까?’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질문이었다. 폭행하고, 따돌림 시키고, 돈을 뺏고,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그 자체에서 강자가 범죄의 원인일까? 그래서 우리는 강자를 처벌할 생각만 하는 것 일까? 나는 아니라고 대답해 주고 싶다. 우리는 그들을 강자 또는 패배자라고도 말하고 있는데 그들은 패배자가 아니다. 우리보다 가는 속도가 아직 늦어서 뒤쳐져 있을 뿐이다. 그들의 꿈을 위해서, 희망을 위해서라도 사회 또는 어른들이 도와주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의 시선과 편견은 그렇지 않다. 어른들이 우리에게 “아니요, 제가 하지 않았어요.”라고 말 할 수 있게 가르쳐 주었다. 또, 아무리 고된 어른들이 힘들다 해도 지금 우리는 미래를 위해 고민하며 더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삶 속의 신중함이다.
그 고민을 가지고 있는 용기 친구들이 생각하는 과연 제 3의 아이는 누구일까? 제 3의 아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용기는 선생님에게 치승과, 재열 이 두 사람만 말했을 뿐이고 제 3의 아이는 선생님께서 지어낸 아이였다. 선생님은 왜 제 3의 아이를 지어냈을지 궁금했다. 용기가 학교폭력과 빵 셔틀을 당할 때 선생님한테 말 할 용기도 없이 방관자로 지내고 같이 부려먹은 아이들의 진실 된 마음을 알고 싶었던 것 같다. 이렇게 선생님은 용기가 반 모두에게 손가락질을 당하고 아찔한 무관심을 당할 때 왜 너희들은 도와주지 않았냐고, 너희들도 똑같이 그런 행동을 당할까 봐 도와주지 않았냐고 물어보고 싶었던 것 같다. 꼭 용기와 용기 친구들 모두가 새끼 거북이 같았다. 마음 속에 담아둔 고민 때문에 삶의 여정이 더 힘들어지니 말이다.
새끼 거북이의 여정은 아주 험난하다고 한다.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이빨이 깨지고, 자신보다 큰 모래벽을 넘어야 하고, 새들과 큰 물고기에게 잡히지 않게 잘 숨어있어야 한다. 그런 힘든 시기를 다 이겨내고 나면 크고 웅장한 거북이가 된다. 그렇듯 용기의 여정도 나의 여정도 힘들고 험난할 것이다. 이런 말이 있다. ‘우리가 보기에 큰 산을 넘고 나면 그것보다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어’ 그렇다. 산이든 벽이든 우리가 넘지 않으면 우리는 더 성장하고 일어설 수 없을 것이다.
그럼 용기가 말한 그 숙제는 무엇일까? 자신이 초등학교 시절에 치승을 괴롭혔던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치승 무리가 괴롭혀도 참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 방법은 옳은 방법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참으면서 마음속의 빚을 참고 있는 것은 언제나 자신에게도 피해가 오고 또 그 과정을 알고 있는 치승에게도 미안함과 죄책감이 들 수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괴롭혔던 친구한테 다시 다가가서 사과하고 친구로 지내는 것은 당연히 어색하고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 어색했던 마음이 둘의 우정을 더 단단하게 이어줄 것이고 따뜻한 손으로 식고 차가워졌던 어색함을 녹일 수 있을 것이다. 참, 숙제라는게 우리가 아는 학교, 학원 숙제만은 아니라고 느꼈다. 모두에게 마음속의 숙제가 따로 있으리라 알게 되었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우리가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새롭게 느꼈다.
나는 지금 우리의 모습이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자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책임감의 힘과, 신중한 선택의 힘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Chapter
- 제29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 대상(일반부) - 김지혜 /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를 읽고
- 대상(학생부) - 김정우 / <새의 선물>을 읽고
- 금상(일반부) - 강윤정 /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를 읽고
- 금상(일반부) - 이상미 / <모스크바의 신사>를 읽고
- 금상(학생부) - 금소담 / <호랑이의 눈>을 읽고
- 금상(학생부) - 이동현 / <아들아 시간을 낭비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서유경 / <모스크바의 신사>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오창숙 /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정희연 /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 은상(학생부) - 김민서 / <체르노빌의 아이들>을 읽고
- 은상(학생부) - 박소희 / <헌터걸>을 읽고
- 은상(학생부) - 이형준 / <용기 없는 일주일>을 읽고
- 동상(일반부) - 김신숙 /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규상 / <앞으로 5년 미중전쟁 시나리오>를 읽고
- 동상(일반부) - 정유진 /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최문경 /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를 읽고
- 동상(일반부) - 최성진 / <북유럽 신화>를 읽고
- 동상(학생부) - 김민주 / <걸어서 할머니 집>을 읽고
- 동상(학생부) - 김아인 / <주인공처럼 주인공답게>를 읽고
- 동상(학생부) - 김원준 / <할머니가 남긴 선물>을 읽고
- 동상(학생부) - 백수경 / <변신>을 읽고
- 동상(학생부) - 허주원 / <두 도시 이야기>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