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4074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를 읽고

김신숙


 이 책은 이순신 장군이 겪은 인생과 유교 사회를 이루는 충효 사상의 교훈과 감동을 주기에 적절한, 우리가 알아야 할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다.
또한, 두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희생하고, 백성과 나를 위해 목숨도 아까워 하지 않은 이야기이며, 이순신 장군이 어머니를 차가운 바다에서 잃어야 했던 효성스러운 가슴 아픈 이야기이며, 적에 맞서는 명량대첩의 경이로운 승첩과 노량해전에서 마지막 차가운 시신이 되어 순국하기까지 사실적인 묘사 부문엔 감정을 억누르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오랜 공직생활 동안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인생의 지침으로 삼았던 저자 김 종대의 이순신 장군에 대한 사랑과 꼼꼼한 서술적 교훈은 아직 몰랐던 이순신 장군을 알기에 충분했고, 큰 교훈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순신 장군은 몰락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일찍이 무신으로 벼슬길에 오른다. 유교적 성품을 겸비한 흔치 않은 장군의 청령함은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공직에 임하므로 좀처럼 출세의 기회가 열리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답답하지만, 오히려 원칙과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은 강직함이 그를 더 단련시켜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 부패한 당리당략에만 빠진 조선의 관리들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삶이다. 전라 좌수사가 된 1년 4개월쯤에 거북선을 만들었다. 그전에도 왜군이 출몰하기를 반복해 유비무환으로 만든 거북선이 완성된 하루 후에 임진왜란이 일어난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을 삼킬 야욕에 눈멀어 “명을 치려고 하니 잠시 길을 내주라”는 명분을 내게운다. 전란이 일어나니 왜군은 부산으로 들어와 경남 일대를 함락시키고 한양까지 20일 만에 국토를 초토화한다. 백성들은 죽임을 당하고 왜군의 약탈과 방화로 조선은 아비규환의 상황에 빠졌지만, 나라를 지킬 장수가 없는 상태까지 이르자 선조는 의주까지 피난하게 된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이 지킨 전라도는 왜적이 감히 발조차 들이지 못하고 이순신 장군은 전라 좌수 군을 이끌로 4차 원정까지 와서 왜군을 경남 앞바다에서 격퇴한다. 단 한 번의 실수와 패배가 없는 승첩이 시작된 것이다. 왜군의 끝없는 출몰과 원정의 한계를 느낀 이순신 장군은 한산도로 이진하며 거북선과 판옥선등으로 학이 나르는 모습을 한 학익진으로 무찌른다. 삼도수군통제사인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대첩을 계기로 왜군은 육상으로 더는 침범할 생각을 못 한다. 한산도는 장군의 노력과 땀의 장소이다. 그곳에서 3년 8개월간 전쟁은 소강상태로 명과 왜의 협상은 결렬된다. 조선 땅에서 치러진 전쟁은 명에 존속된 채 우리의 자주와 주권은 명에 의해 좌지우지 되었던 현실이 지금 선진국에 의해 분단된 남 북 과계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이런 국난에 단 한 명의 영웅의 출현은 백성에서 희망을 주고 후대에는 교훈을 준다. 이순신 장군은 우리 역사를 통틀어 가장 존경받아 마땅한 명장이다. 명 왜의 협상은 결렬되어 장기간의 전쟁으로 왜는 다시 정유재란을 일으키고 조정은 동요되기에 이른다. 이순신 장군은 왜의 작전을 파악하고 전라도를 지키는 견내량을 지키며 좀처럼 왜군의 꾐에 속지 않지만, 원균은 이순신 장군에게 싸우러 가지 않는다고 모함하며 조정과 선조 왕 또한 출전 명령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순신 장군을 백의종군하게 만든다. 원균은 이순신 장군 대신 삼도수군통제사의 직책을 받았기에 등 떠밀어 전쟁에 나가지만 어이없는 치욕 속에 참패만 당하고 죽는다. 그동안 한산도에서 이순신 장군이 만들어 놓은 판옥선과 크고 작은 배들과 병사, 거북선까지 모조리 잃었고 이순신 장군이 아끼던 이억기 전라 우수사는 칠천량해전에서 대패의 치욕을 못 이겨 바다에 몸을 던진다. 겨우 도망친 12척의 배가 조선 수군의 전부였다. 이러니 선조는 이순신 장군을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하며 바다에서 그만 싸우고 육지에서 싸울 것을 제안하지만, “신은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며 거절한다. 어떻게든 이순신 장군을 죽이기 위해 왜군은 하루거리로 추격하지만, 쫓기는 이순신 장군은 전라 바다에서 가는 곳마다 병사와 작은 배를 늘리고 백성들을 다독이고, 그들이 살 곳을 마련해준다. 드디어 왜군을 유인해 적들을 섬멸한 순간을 맞이한다. 기회를 보던 수군이 133여 척의 왜군을 12척의 배로 가로막은 것이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장군의 외침은 병사들을 진작시켰고, 이순신 장군이 왜장의 몸을 자르니 사기가 오른 수군이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다. 울돌목에서 이긴 이 승리는 세계사에서 남을 전쟁사이다. 명량해전은 왜군을 유인해 12척의 배로 수백 척의 왜군을 상대해야 하는 그야말로 피 말리는 상황이었다. 물살의 흐름을 이용해 133척의 배를 부순 세계사에 유래를 찾기 힘든 싸움이다. 이순신 장군은 실수와 실패가 없었다. 33번의 승첩을 이루고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까지 나무람이 없고, 원칙이 아닌 것이 없고, 대충이 없었다. 이순신 장군은 외교적으로도 성숙한 친교성을 보인다. 진린 도독을 융숭하게 대접해 그를 다룰 줄 알았고 명나라 원정군을 다독여 아군과 백성에세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 후손인 우리는 장군을 어떤 말로 칭송 해야 하나?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는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은 당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자 7년간의 전쟁은 조선의 승리로 막을 내린다. 적장이 사망하자 왜군은 퇴각을 서두른다. 패전해 도망치는 왜군을 이순신 장군이 그냥 보낼 리 없다. 죄 없는 백성을 살육하고 조선 바다, 땅을 짓밟다가 도망치는 일본군의 퇴로를 열어주자는 진린 도독의 만류와 배신으로 다시 한 번 위기가 찾아온다. 노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은 도망치는 왜군을 막아서며 선두에서 왜군을 물리치기를 멈추지 않는다. 밤이 지나 새벽이 올 때까지 북채를 두드리며 군의 사기를 끌어올리기를 계속한다. 죽기 직전 “이 원수를 무찌른다면 지금 죽어도 유한이 없겠다.”던 이순신 장군은, 하지만 날아든 총에 심장을 맞아 죽음을 직감한다. 급히 주위에서 장군을 숨기고 북은 누군가가 계속 두드리며 마치 장군이 살아서 치듯이 전열을 가다듬는다. 마지막 유언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지금 싸움이 한창이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내지 마라.” 이순신 장군의 죽음으로 울지 않은 병사가 없었고 진린 도둑은 휘청거렸다. 전쟁터에서 나라를 지키던 아들과 조카들도 아버지를 여윈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조정의 문사들은 이순신 장군을 앞 다투어 기렸고, 이백년의 시간이 흐른 뒤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는 정조 왕은 장군의 전집을 만들도록 이르는데 ‘이충무공전서’이다. 그리고 많은 사신과 관리들이 장군을 추모하고 그 정신을 본받아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사후에 영의정으로 추증되었고 그의 부인 방씨는 정경부인이 되었다. 아산에는 장군의 묘가 있으며, 충무공이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나는 일찍이 이순신 장군으로 여기며 그분을 생각하면 나라사랑에 대한 마음이랄까? 비장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세상은 빠르게 변했다지만 이순신 장군이 주는 교훈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유비무환의 정신과 청렴함, 제힘으로 앞길을 나아가고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는 그 정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도 본받으며 살아가야겠다. 끝까지 책을 덮는 순간까지 감동과 슬픔과 나라사랑에 대한 마음을 갖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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