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4071

함께 걸었던 길
'걸어서 할머니 집'을 읽고

김민주


 ‘걸어서 할머니 집’을 읽고 문든 이런 의문이 들었다. 만약 내가 부산에서 합천까지 간다면 유이 언니와 이오 언니처럼 갈 수 있을까?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직선거리로 93km라고 한다. 버스로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얼핏 보면 쉽게 걸어서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푹푹 찌는 여름에, 얼굴에 먼지와 매연이 달라붙고 땀이 비처럼 쏟아지는데 유이 언니와 이오 언니처럼 가려면 큰 용기와 다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오 언니가 힘들어서 칭얼대고 화내는 장면이 있었다. 그것을 보고는 포기 할 수도 있었는데 다시 도전하게 된 이오 언니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는 기회가 있다면 두 언니들처럼 아빠 고향 상주까지 걸어 보고 싶다. 상주까지는 160km가 넘는다고 하니 마음을 비우고 평안하게 언젠가는 꼭 걸어 볼 것이다. 그때가 되어서야 알겠지만 꼭 성공 할 것이다.
이오 언니는 아빠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의 병이 깊어져 갔다. 이오 언니가 베란다 창문으로 떨어지려고 한 장면에서는 나도 너무 슬프고 놀랐다. 참 안타까웠다. 나는 아빠가 계셔서 너무 다행이다. 하지만 누구든지 이별을 겪는다는 것은 슬프다. 생명은 영원한 것이 아니니까. 우리 엄마, 그리고 아빠를 못 보게 되는 것은 상상만 해도 눈에서 눈물이 나온다. 그 날이 다가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방울토마토와 오이를 따서 들켜 도망치는 장면은 정말로 재미있었다. 새콤달콤한 새빨간 방울토마토와 길쭉하고 맛있는 오이를 먹는 모습을 상상하니 저절로 입맛이 다셔졌다. 나는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아주 좋아한다. 이제는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먹을 때마다 오이, 방울토마토를 빌렸다고 허클베리 핀을 따라한 이오 언니가 생각날 것 같다. 빨간 자동차 게임을 하며 걷는 장면을 읽고는 학교 가는 길에 빨간색 차를 찾아봤다. 우리 동네에는 빨간색 차가 거의 안 다니고 컨테이너를 실은 차가 많이 다닌다. 나는 계절마다 차색이 바뀌면 재미있겠다. 봄에는 연두색, 분홍색. 여름에는 시원해 보이도록 파란색, 민트색, 하늘색, 청록색. 가을에는 단풍 색과 비슷하게 갈색, 노란색, 주황색. 겨울에는 따듯해 보이도록 빨간색, 다홍색 등 빨간색 계열의 색으로. 그렇다면 길도 예뻐지고 각 계절마다 어울리는 색이 있어서 기분도 좋아질 것이다. 차 색이 계속 바뀌어 지루하지도 않을 것 같다.
딱 한번 가 본 친구 할머니 집을 찾은 유이 언니는 뿌듯했을 것 같다. 기억력과 눈썰미가 너무 좋았다. 나도 기억력이 좋은 편인데 유이 언니처럼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오랜만에 푹 잘 잔 언니를 상상하자 나도 푹 잔 것 같이 기분이 좋았다. 나는 꿈을 꾸느라 잘 못 잔다.
황궁쟁반짜장면을 먹는 이오 언니과 유이 언니를 보자 황궁쟁반짜장면은 왜 이름이 황궁쟁반짜장면인지 궁금했다. 황궁을 황제의 궁궐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황궁쟁반짜장면은 황궁에서 먹었던 것처럼 아주아주 맛있는 쟁반 짜장면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니까 먹어보고 싶다. 할머니들이 많은 집에서 자게 된 언니들은 많은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았다. 흐물흐물 방글방글 웃는 할머니들을 상상하니 귀여웠다. 한 할머니가 백두 살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한 세기를 사셨으니 경험한 것도 참 많으실 것이다. 방값으로 민요를 부른 것도 즐거웠다. 우리나라 노래는 역시나 듣기 좋고 흥겹다.
고라니가 차에 치인 것을 보자 화가 났다. 야생동물을 보호해 주지는 못할망정 차에 치이게 하다니! 산길을 갈 때는 조심조심 운전하면 좋을 텐데 말이다. 동물들과 식물들도 사람처럼 존중해주면 좋겠다.
비가 많이 와서 하룻밤을 절에서 잔 것은 잘한 것 같았다. 스님이 유머가 있고 재미있으셨다. 유이 언니에게 깡패라고 한 것을 보면 그렇다. 스님이 언니들을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쳐다 볼 때 언니들은 정말 자랑스러웠겠다. 스님께서 마음 속 쓸데없는 생각은 허깨비라고 하셨다. 유이 언니와 이오 언니보고 허깨비와 씨름하지 말라는 말을 하실 때 나도 교훈을 얻었다.
드디어 여섯째 날 오후에 저만치 할머니 집이 보였다. 이오 언니와 유이 언니는 울면서 웃었따. 너무 뿌듯하고 행복했을 것 같다. 마지막 장면이 참 감동스러웠다. 유이 언니, 이오 언니를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어 행복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책 속에 들어가 주인공이 되어 할머니 집까지 수많은 모험을 하며 걸어갔다. 할머니 집이 저만치 보일 때 나도 울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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