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4843

- 글을 쓰는 건 -
<지금 여기 나를 쓰다>를 읽고

 

손은수

 

오늘 읽는 책은 여타 다른 책들과는 많이 달랐다. 정말로 많이. 국어 선생님이신 이상석 선생님께서 35년간 아이들과 글쓰기를 통해 만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들이 썼던 글 하나 하나를 책에서 볼 수 있었는데, 정말 각 편이 그것만의 울림이 있고 가식 없던 글이 많았다. 생각보다 재미있고 독특한 이야기 덕분에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 속에는 앞서 말했듯 정말 각양각색의 아이들이 쓴 글이 담겨있다. 작가나 문학인들이 쓴 글이 모여 있던 전작들과는 달리 나와 같은 학생이 쓴 매우 일상적인 글들과 이야기들이 모여있기에, 정말 쉽고 재미있게 다가왔다. 첫 번째로, 인상 깊던 이야기를 꼽으라면 단연 나는 첫 시작 글인 ‘시 외우기’다. 시 한편을 외워 평가를 받는 수행평가였는데, 한 아이가 감정을 실어 읊었던 ‘너에게 묻는다’가 정말 가관이었다. 차마 여기 적지는 못하겠지만 지금 쓰는 이 순간에도 그 생각만 하면 정말 웃기다. 또한 여기서 이상석 선생님이 세심한 마음 또한 엿 볼 수 있었다. 작중 여러 번 드러나듯이 이상석 선생님의 교사생활에서 가장 큰 궁금증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글 쓰는 재미를 붙일까?”였다. 이에 이상석 선생님은 학생들이 글쓰기에 재미를 못 붙이는 이유가 바로 처음 시작에서의 재미의 부재로 말하고 있다. 단순히 일반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처음 그 순간이 재미없으면 재미가 없다는 편견이 박혀 흥미가 사라질 것 같다. 이상석 선생님은 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이 처음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시 외우기를 제일 첫 글로 구성 한 것 같다. 두 번째로, 가장 마음을 울렸던 글을 뽑자면, 정말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급식비’라는 글이다. 글의 주인공은 넉넉지 못한 형편으로 인해 자주 급식비를 밀리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남은 반찬을 가져갈려다가 선생님으로부터 폭언을 듣게 된다. 가족들에게 말도 못한 채 그런 비참함을 겪은 글쓴이는 오히려 그를 전환점이라 여기며 어른이 되어 가난을 이기겠다는 결심을 보인다. 내가 이글이 가장 인상 깊었던 이유는 읽는 사람도 느껴지는 창피함과 분함, 그리고 오히려 이를 받아들이며 이겨내려는 의지를 보이는 반전에 있는 것 같다. 특히, 구체적인 정황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가식 없던 이야기와 창피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과거임에도, 솔직하게 담아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수행평가 자서전 항목에 다양한 표현방법 넣기가 있다. 수식을 많이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왜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래야 좋다는 평가를 받았으니까. 그런데, 이야기에서 아이들이 쓴 글들처럼 솔직하고 가식 없는 이야기도 마음을 울릴 수 있고 그 이상의 효과를 주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나아가 글에는 정해진 형식은 없으며, 그동안 형식이 없으면 쓰기 불편해했던 나를 되돌아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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