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20110

가까운 듯 먼 너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김아인

 

사람들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라는 글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그 것을 보고 가장먼저 든 생각은 만날 수 없는 사람을 정말 진심을 다 해서 그리워하는 느낌이었다. 세계를 건너는 것은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꼭 만나고 싶어하고, 떨어지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은유이다. 은유는 아빠와 단둘이 산다. 아빠는 은유에게 엄마얘기를 한 번도 해준 적이 없다. 항상 무뚝뚝하던 아빠가 곧 결혼을 앞두고 여행을 가자 하더니 갑자기 1년 뒤에 자신에게 돌아오는 편지를 쓰라고 한다. 그런데 1년 뒤에 도착해야할 편지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쓰여서 돌아왔다. 답장을 보낸 사람은 1982년에 살고 있다는 또 다른 은유였다. 처음에는 누가 장난 치는지 알고 믿지 않았지만 과거에서 사는 은유의 집 주소, 돈 덕분에 믿게 되었다. 그렇게 둘은 계속하여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현재에서는 답장이 올 때까지 2주정도 걸리지만 과거에서는 2년이나 걸린다는 것이다. 항상 여러 도움을 받던 과거의 은유는 보답으로 현재의 은유의 엄마가 누구인지 찾아 주기로 한다. 엄마를 찾는 과정에서 과거의 은유와 대학시적 은유 아빠 ‘송현철’은 친한 친구가 된다. 곧 새엄마가 될 사람을 자신의 진짜 엄마로 아는 착각도 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러던 중 아빠가 느리게 가는 우체통에 넣은 편지가 은유 앞으로 도착했다. ‘엄마의 마지막은 네게 태어나던 날이었다. 네 생일이면 네 엄마가 떠올랐다.’ ‘은유. 네 엄마 이름과 똑같은 이름이다.’ 아빠의 편지와 함께 엄마의 유품이었던 ‘은유에게’ 라는 편지도 있었다. ‘너와 내가 사는 세계의 시간들이,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있는 힘껏 너와 나를 이어주고 있었다는 걸.’ ‘이 편지가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사실 이 때까지 16년 정도 살아오면서 책을 읽고 슬퍼서 운 적은 없다. 하지만 아빠의 편지와 엄마의 전해지지 못한 편지를 읽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왜 눈물이 났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아내에 대한 기억을 애써 떠올리지 않기 위해 은유를 외면해야 했던 아빠가 힘들었을 것 같아서, 은유를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소중한 생명을 위해 바친 은유 엄마에게 감동해서, 그리고 엄마의 얼굴을 보지 못 하고, 엄마인 줄 모르고 편지를 주고받은 은유가 불쌍하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엄마 생각도 많이 났다. 은유처럼 영원히 엄마가 없을 때의 느낌은 상상해본 적도 없고, 할 수도 없다. 1년 전에 엄마는 한국에 있고, 아빠와 동생이랑 나만 4일 동안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4일은 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엄마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보고 싶었다. 근데 일주일도 아니고, 한달도 아니고 평생 엄마를 보지 못 한다는 것은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만약 그렇다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가족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내가 할머니가 되어 죽으면 세계를 열심히 건너 아빠, 엄마 그리고 동생에게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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