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8497

< 레인보우 >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를 읽고


조서연

 

우린 무지개다.
무지개가 “빨강” 한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무지개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여러 색깔들이 하나로 모였기에 우리는 그 가치를 알 수 있었다. 전 세계에는 다양한 인종들이 있다. 검정 피부를 가진 흑인과 하얀 피부를 가진 백인, 살구 색 피부를 가진 아시아인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피부색 차이로 많고 많은 갈등을 만들었다. 미래에도 과거와 다름없이 끈임 없는 갈등을 만들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종차별을 막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오늘날도 이 갈등은 없어질 것 같지 않다. 작년, 백인이 이유 없이 흑인의 목을 졸라 거의 죽을 지경까지 숨을 쉬지 못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전 세계에 있는 흑인들이 “I can’t breathe”라는 문구와 함께 꽉 진 주먹을 하늘로 올리는 영상을 sns에 올리며 인권운동을 했다. 이 인권운동은 각종 sns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짧지만 큰 외침이 담긴 영상들을 보며 인종차별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생각하며 함께 힘을 북돋았다. 인종차별은 한쪽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백인은 흑인을 차별하고 흑인은 아시아인들을 차별하며 먹이사슬 같은 관계로 서로를 깎아내린다. 이 책을 읽고 영국 아빠와 일본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한 학생이 ‘블루’에서 ‘그린’으로 성장하는 것이 감명 깊었다.
 
저자의 아들은 영국아빠와 일본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그의 마을에서 가장 평판이 좋은 가톨릭 초등학교를 나와 학생회장까지 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가 가톨릭 중학교를 갈 줄 알았겠지만 그는 구 밑바닥 중학교를 간다. 엄마는 영국인이 90% 이상인 학교에서 인종차별을 당할까 아들을 걱정했지만 그는 꽤 적응을 잘하였다. 그의 친구인 다니엘도 영국인이 아닌 이주민이었지만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막 뱉고 다녔다. 그는 커가면서 다니엘뿐만 아니라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또 사회에서 부유층과 중산층의 차이도 크다는 것을 느꼈다. 잘 사는 사람은 더 잘살고 못 사는 사람은 점점 가난해지는 사회가 부당하다고 느끼기도 했다. 그가 수영 연습을 할 때도 부유층 아이들과 다른 수영장에서 연습했고 대회에서 상을 받은 아이들도 대부분 영국인에 잘 사는 아이들이었다. 방학이 되었을 때 엄마의 고향인 일본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도 그는 일본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쯤 되니 그는 그의 정체성에 고민이 생겼다. 영국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일본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면 난 대체 누구인가. 그러나 그는 상처받고 좌절하기 보다는 그의 방법으로 더 단단해지고 강해졌다. 그러다 그는 밴드를 결성해 랩을 맡게 되었다. 유명 밴드 가수 이름 중 한 부분인 ‘이디어트’를 따와 ‘그린 이디어트‘라고 밴드 이름을 정하게 됐지만 그의 마음에 썩 들지는 않았다. 중학교를 처음 들어왔을 때 그는 공책에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라고 적은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그린‘ 이라고 말했다.’그린‘은 아직까지 미숙하고 경험이 부족한 그를 보여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그린 이디어트‘ 라는 밴드 이름이 좋은 것 같았다.

이 책에서 영국 학교의 교육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영국 정식 교과목에는 ‘연극’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이 중학교를 들어가서 하는 것 중 가장 첫 번째가 연극이었다. 그만큼 영국에서는 친구들 간의 협동심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는 연극을 중요시 한다. 또 영국 학교의 성교육 시간에서는 지금 세계에서 이슈 되고 있는 성 관련 사회 문제를 다루기도 한다. 주인공이 다니던 초등학교 성교육 시간 때에는 ‘FGM’에 대해 알려줬다. 아직 학생이 다루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문제를 자세히 배움으로써 사회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반면 교육의 강도가 높다고 알려진 한국에서는 학교도, 학원도 시간에 쫓기며 끈임 없이 문제를 푸는 시스템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 나는 한국의 교육에서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취미와 재능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과 사회 문제를 다루는 시간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라이프 스킬 교육’이라는 과목의 필기시험에서 “엠퍼시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풀었다. 그는 답에 ‘스스로 남의 신발을 신어보는 것’이라고 적었다. ‘심퍼시’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감정을 말하지만 ‘엠퍼시’는 내가 직접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다양한 인종이 살아가고 있는 영국에서는 ‘엠퍼시’가 굉장히 중요한 마음가짐인 것 같다.

우리에게도 엠퍼시가 필요하다. 남을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것이 아닌 남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감정 말이다. 어떤 사람이 하늘을 빨갛게 칠해도 틀린 것이 아니다, 다른 것이다. 우리도 서로 다를 뿐이다. 그 누구도 틀린 것은 아니다. ‘틀리다’라는 것은 틀린 몇 명의 사람들을 바로잡고 바꾸면 되지만 ‘다르다’라는 것은 서로의 특색을 모두가 존중해주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당연한 문제를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주인공이 영국 아빠와 일본인 엄마 사이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았고 흑인아이를 깜둥이라고 칭하며 그 아이를 비난했다. 책에서만이 아니라 뉴스나 기사를 보게 되면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타지에서 폭행을 당해...’라는 제목을 보게 된다. 혐오와 무시만이 인종차별의 해결책은 아니다. 세상은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 과거에 만들었던 수많은 갈등으로 뿌리 깊게 부패된 시스템을 우리가 직접 바꿔야 만이 세상은 조금씩 변할 것이다.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에서 ‘블루’는 주인공이 동양계 학생이 되면서 겪는 슬픔과 고민들을 표현한 것이다. ‘블루’는 슬픔을 상징하는 색이다. 이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피부색이 달라도 가진 돈의 정도가 달라도 모두 ‘블루’를 가지고 살아간다. 아무리 큰 블루라고 해도 모두가 존중받고 더불어 살아가려고 노력하면 우리 눈앞에는 블루가 아닌 다양한 색으로 빛날 것이라고 장담한다. 우리는 함께 해야 가장 빛날 것이다. 무지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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