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8488

나도 지금 독립하는 중입니다
-<지금 독립하는 중입니다>를 읽고

 


안서현

 

<지금 독립하는 중입니다>는 정신과 의사이신 하지현선생님이 나와 같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우리들의 고민에 대한 조언을 해주시기 위해 쓴 책이다. 사춘기라고 불리는 시기를 지나야 하는 십대들에게 몸과 마음의 변화로 인해 어떤 고통을 겪는지, 또한 그런 어려움을 이겨나가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 책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부모님과 나, 왜 우리는 자꾸만 어긋날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나 자신에게 던진 첫 질문이었다. 부모님과의 대화에서 내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험의 차이, 시간에 대한 개념의 차이, 그리고 건망증에 가까운 부모님의 잘못된 기억력에서 오는 부딪침이다.

예를 들면 이런 문제이다. 다른 친구들도 비슷한 고민이 있겠지만, 나는 특히 부모님과 공부와 친구문제에 대해선 생각 차이가 크다. 솔직히 부모님들도 나와 비슷한 나이였을 때, 공부가 좋았을지 친구랑 함께 있는 게 좋았을지 묻고 싶다. 필요하니까 해야 한다는 것과 그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니까 그것만 해야 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청소년기에는 공부 못지않게, 아니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친구와의 관계라고 나는 선생님께 배웠다.

나에겐 책읽기와 글쓰기를 도와주는 선생님이 계신다. 인문학 책을 함께 읽으며 선생님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공부의 중요성을 잊어버리거나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들기는 커녕 더 열심히 나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경험의 차이, 아마 어른들은 당연히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했을 테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지나고 있는 사춘기도 이미 경험하셨기에 부모로서, 이미 먼저 겪은 어른으로서 충분히 해주실 조언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에 함정이 있다. 나는 나일 뿐이지 결코 부모님이 아니란 것이다. 내가 해보고 싶은 것, 내가 원하는 삶이랑 부모님이 사셨거나 원하는 삶이 어떻게 같을 수가 있겠는가. 어른들은 여러 조언과 충고를 통해 선택지를 알려준다고 생각하겠지만 나에겐 강요란 생각이 훨씬 크게 든다.

또 한가지, 건망증이다. 어른들은 자신들은 어릴 적의 힘든 환경과 열악한 지원에도 오직 자신들의 노력과 성실한 태도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기억한다. 과연 그럴까. 내 생각엔 부모님이 말하는 ‘옛날 이야기’는 결국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부분만 추려낸 부분적인 기억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말하는 보호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이 설사 나를 보호해주는 것이라 할지라도 내가 보호라고 느껴야 하는 것이지 나에겐 구속과 강요의 느낌이 훨씬 더 크다.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부모님의 잔소리도 필요한 것이고 위험한 세상에서 부모님의 보호도 필요하지만 나는 스스로 해보려는 마음, 두렵지만 한번 가보는 자립의 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부모님은 나의 이런 생각을 이해하기 어려우실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 나의 길을 갈 것이다. 나는 지금 독립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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