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4731

정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    

 『오늘부터 제대로 금융공부』를 읽고


정승원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듯이 학생들에게 금융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35가지 질문에 답을 하면서 평소에는 관심을 가지기 어려운 주제인 금융에 대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예전에는 왜 금이나 은이 돈으로 쓰였을까.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첫 궁금증이다. 금이나 은은 귀금속이다. 귀금속, 그중에서도 금은 귀하기도 했지만 귀한만큼 돈으로 삼아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실제로 금과 은을 돈으로 삼기도 했다. 내 생각엔 금을 돈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 

 고대 그리스의 돈을 보면, 금이나 은 등으로 동전을 만들었다. 금이나 은은 금속 중에서도 말랑말랑한 편이라 얇게 가공할 수 있었다 또 일부 광산에서만 나와서 채금량이 작았기 때문에 귀금속이라는 말 자체가 아주 귀한 금속이라는 의미였다. 게다가 썩어 없어지지도 녹이 슬지도 않았으니 이런 특징들을 이유로 사람들은 금이나 은으로 장신구를 만들어 몸을 치장하는 것을 즐겨했다. 또 귀금속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을테니 귀금속을 다른 물건과 바꾸는 일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귀금속으로 무언가를 살 수 있는 기능이 생겨난 게 아닌가 싶다.    

 예전에는 돈을 셀 때 무게로 쟀는데, 무게가 많이 나가면 그만큼 돈이 많다는 뜻도 되었다. 재미있는 역사이야기가 책에 나온다. 8세기부터 15세기 후반까지 스페인은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을 벌여 마침내 해방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스페인의 힘도 강해졌다. 스페인의 국력은 바다 너머까지 향했고, 스페인은 아메리카에 가서 원주민들을 무력으로 제압한 다음 커다란 식민지를 건설하기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스페인은 뺏은 금과 은을 싣고 의기양양하게 스페인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1500년부터 1509년까지 10년간 스페인이 아메리카에서 뺐어간 금은 무려 5톤이나 되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돈은 무조건 많을수록 좋은 걸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옛날이건 지금이건 모두 돈 때문에, 더 부자가 되기 위해 남의 땅을 침략하는 것 같다. 책 속에는 재미있는 비유가 나온다. 어느 곳에 두 사람만 산다고 가정하였을 때, 첫 번째 사람은 물고기를 잡는 어부이고, 두 번째 사람은 그물을 만드는 기술자다.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하다. 어부가 물고기를 잡으려면 그물이 필요하고, 기술자는 물고기가 없으면 굶어죽기 때문이다. 이 때 세 번째 사람이 나타난다. 이 사람은 많은 금화를 가졌다. 세 번째 사람은 어부에게 금화를 줄 테니 물고기를 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어부는 시큰둥 할 것이다. 금화가 보기는 좋아보여도 쓸 데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어부는 자신에게 필요한 물고기와 그물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금화를 받아봐야 쓸모가 없을 것이다. 세 번째 사람이 가져온 금화의 양이 얼마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없다. 돈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이번엔 세 번째 사람이 가져온 금을 어부가 돈으로 받아준다고 가정해보자. 처음에는 어부가 재미삼아 금을 받고 물고기 한 마리를 줄 것이다. 하지만 그 후엔 신기하지도 않은 빛나는 돌멩이 따위에 관심이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세 번째 사람은 금을 더 많이 줘야 할 것이고 세 번째 사람이 금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더 줘야할 것이다. 그러면 금은 곧 바닥이 날것이다. 이걸 바꾸어 말하면 나라에 돈이 많을수록 가격은 올라가고 나라에 돈이 적을수록 물건의 값은 내려간다고 할 수 있다. 

 나는 평소에 돈이 왜 생겨났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특히 물가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현대 사회의 거래 방식이라던가, 돈을 주고받는 원리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돈은 그 자체로 가치가 아니라 다른 물건과 교환이 가능할 때만 의미가 있다는 구절이 좋았다. 내게 돈과 바꿀 만큼 소중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도 생각해 보았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떠올랐다. 돈이 아무리 필요하고 소중한 것일지라도 그것을 대신할 만한 건 없다. 그리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도 돈에 모든 것을 걸어서는 안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돈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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