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2078

『80일간의 세계일주』

- 모험의 세계를 향한 도전


장인서

 
이 책은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의 여행담이다. 그러나 그것이 다는 아니다. 저자 쥘 베른이 다루었던 모험담이 여러편 소설로 나오기도 했지만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능가할 흥미진진한 얘기는 없었다. 이 책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얻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중심인물인 자산가 필리어스 포그는 매우 계산적인 사람이다. 자신의 클럽인 리폼 클럽으로 가는 동안의 발걸음 수, 자신이 마시는 물의 온도까지 철저하게 계산한다. 한편, 영국의 은행에서는 5만5천 파운드가 사라지는 절도사건이 발생하는데, 이때 포그는 클럽에서 친구들과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때 범인의 도주로 포그는 80일 만에 세계일주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그의 말을 믿지 않는 친구들은 포그와 내기를 하게 되고, 포그는 2만파운드를 걸고 내기를 시작한다. 

 

아버지가 선장이기도 하셨던 나는 배를 타고 오대양을 항해하는 상상을 종종 했었다. 언젠가 나도 험란한 물길을 헤치고 미지의 땅으로 가 보리라, 나에게 세계일주는 그런 이미지였다. 책 속엔 흥미롭고 매력적인 인물이 한 사람 더 있다. 호기심 많고 역동적인 파스파르투이다. 포그의 하인이 되었지만, 고용된 첫 날 뜬금없이 세계일주를 한다는 주인을 따라 세게를 여행하게 된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포그에 비해 부지런하고 인간미 넘치는 파스파르투에 더 쏠려서 책을 읽었다. 


또 한사람, 아우다 부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의 늙은 토후와 억지로 결혼을 했다가 겨우 석달만에 과부가 된 그녀였다. 처음엔 홍콩에 있다는 부자 친척이 유럽으로 이주했다는 소식을 듣고 포그 일행을 따라다니게 되지만 종국에 가선 '세계일주는 성공, 내기엔 실패'한 포그에게 청혼을 하게 되고 그것을 포그가 받아들임으로써 포그가 내기에서도 이기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 뒤, 그의 아내가 되는 행운녀이다. 사실 세계일주에도, 이 책에도 일종의 로망이 있었던 나는 책의 결말이 좀 아쉬웠었다. 인도를 거치지 않고 왔다면 78일 만에 끝냈을 일주라는 파스파루투의 말에 포그는 다음 한 마디로 일축하는데, “그러지 않았기에 아우다와 결혼할 수 있었다”는 말로 나의 서운함은 해소되었다. 나는 아직 인생을 잘 모르지만 포그의 이런 태도가 마음에 든다. 소중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뭔가를 반드시 잃어야만 한다는 얘기로 들렸기 때문이다. 


세계를 일주한다는 건 수십년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에겐 꿈같은 얘기였다. 지금은 굳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세계 곳곳을 알 수 있는 방법들이 없지 않지만, 이동수단이 부족하고, 곳곳에 위험요소들이 도사리고 있었기에 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특권인 시절이었다. 지금은 부산에서 아침을 먹고, 미국이나 유럽 모처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부모님들을 따라 여기저기를 여행해 보았지만 나는 언제나 '혼자서' 세계를 떠돌아(?)다닐 꿈을 꾼다. 나는 올해 고등학교를 진학했고, 앞으로 최소 3년은 대학진학이라는 목표 지점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만 언젠가 세상을 무대삼아 곳곳에 나의 흔적을 남기리라 다짐한다. 나에게 세계여행이란 내 삶의 모든 것을 걸 만큼 웅장한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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