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2057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 

‘창밖의 아이들’을 읽고 


김나연

 
‘돈’, 우리는 이것에 따라 ‘금수저’, ‘흙수저’ 등 사람들의 계급을 나눈다. 사람들은 그로써 금수저에게는 동경의 눈빛을, 흙수저에게는 동정과 무시의 눈빛을 보낸다. 이 이야기에서 엔케슬에 사는 클레어는 금수저, 행운 임대아파트에 사는 란이는 흙수저다. 클레어의 어머니는 홍콩으로 쇼핑을 갈 정도지만 란이의 아버지는 실업을 해 몇년 간 일을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고,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던 란이의 어머니는 집을 나가버린다. 실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놓는 것을 보면서, 실직이라는 존재가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크고 무서운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최근, 할머니는 일하고 계신 식당에서 짤릴지도 모르고 자신은 반에서 유일하게 스마트폰이 없기 때문에 란이는 돈을 벌기 위해 집집마다 전단지를 붙이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결정한다. 그곳에서 민성이란 아이와 함께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불안 불안했던 전단지 붙이기는 경계가 삼엄한 엔케슬에서 들키고, 민성이가 도망쳐 버려 란이 혼자 경비실에 쓸려간다. 민성이는 자신이 불법체류자라 어쩔 수 없었다고 사과한다. 어느 날, 클레어가 자신의 아버지를 불법 낙태 관련해서 신고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둘은 파수꾼의 도움을 받기로 하지만 파수꾼이 그만 배신을 해, 클레어의 아빠에게 결국 들통나고 만다. 아빠에게 또 맞은 클레어는 집을 나오고, 란이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하지만 카드 정지까지 해 놓은 아빠 때문에 클레어는 2주만에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민성이는 민성이의 엄마가 추방당하셔서 란이랑 함께 살게 된다. 그렇게 란이, 할머니, 란이의 아버지, 아줌마와 아름이가 함께 있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끝이 난다. 

최신 기종의 아이폰을 가장 먼저 들고 오고 매일 아침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등교하는 클레어를 보면서 아이들은 자신이 가난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쇼핑할 때 보았던 자신의 패딩이 세상에서 가장 예뻐 보였는데, 클레어의 몽클레어 패딩을 보니 왠지 자신의 새 패딩이 초라해 보이고, 괜스레 부자가 아닌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던 것이다. 이처럼 비교 대상이 생겨날 때, 가난은 또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비교 대상에 대한 선망이다. 이 선망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와 닮고 싶어 하고 같은 명품을 사들이곤 한다. 그러나 정작 가난하고 형편이 좋지 못한 사람들을 보고는 혀를 차기 일수다. 자신은 부자도, 가난하지도 않은 평범한 사람임에도 말이다. 

명품을 입은 사람의 삶이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의 삶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하다. 아무리 부자라도 제마다 걱정거리는 있는 법이다. 또, 클레어처럼 겉은 명품이지만 속은 가정폭력과 가족의 식은 애정으로 상처투성이인 사람도 많다. 재벌들도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 공부는 물론 형제 자매끼리 경쟁을 해야한다. 게다가, 우리 눈에는 반짝 반짝 빛나 보이는 연예인들도 악플과 사생으로부터 고통받는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삶을 살고 있든 힘든 것은 매한가지기에 지금 현재 삶을 남을 동경하는 대신 주위 사람들과 행복하게 보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언젠가는 좋은 일이 오기 마련이다.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또 다른 주제는 ‘낙태’이다. 많은 사람들은 뱃속 태아도 생명이기 때문에 낙태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를 임신한 청소년, 혹은 성폭행 등으로 인해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된 사람들은 자살을 택하기도 한다. 정아 언니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산모가 살기 위해 뱃 속의 태아를 없애는 것 대신 뱃속 아이를 살리고 산모가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두어야 하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이 질문을 보고 다시 생각해 본다면, 아마 낙태를 해서는 안 된다고 단정 짓지 못할 것이다. 그 어떤 생명도 다른 생명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단정지어 말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나도 이때까지 낙태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었다. 뱃속의 아이도 생명인데 세상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기 떄문이다. 그러나 내가 이런 상황에 처했으면 어땠는지 생각해보았을 때는 달랐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무수한 걱정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청소년이면 공부에 신경 쓰기도 바쁜 나이인데, 내 아이를 잘 사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나에게 쏟아질 경멸과 한심하다는 눈빛, 그게 가장 두려웠을 것이다. 

란이의 아빠는 란이에게 ‘언젠가, 그래도, 아직도, 역시나’와 같은 존재였다. 클레어의 아빠와는 달리, 아무것도 사주지 않고 란이를 건들지도, 대화를 하지도 않았다. 나는 이런 란이의 아빠가 너무 한심했다. 실직이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준다는 것은 알지만, 자신만 힘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주위를 둘러보았다면 아직 학생인 란이와 여위신 할머니는 발견할 수 있었을 텐데... 가장이면 그 만큼의 책임을 져야 하지만 란이의 아빠는 너무나 무책임했다. 직업을 잃어 좌절을 겪고 있는 것은 안타까웠지만 너무 자신의 상처만 돌보기 바쁜 게 아니었을까. 나는 이게 란이를 버린 것과도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란이 말처럼 남들과 같이 아침에 출근해 저녁까지 일하는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그럼 자식을 낳는 건 쉬웠던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클레어가 파수꾼의 가정 형편을 알게 되고 나서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면, 과연 내가 양심을 팔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말을 하는 장면이었다. 생각해보면 가난한 사람은 굶어 죽지 않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도둑질과 같은 일도 하는데... 정말 돈이라는 존재가 너무 미웠다. 이 돈만 없었으면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 있고, 돈만 있으면 충분히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람도 돈이 없어서 혼자 공부하거나, 공부를 할 수 조차 없게 되고... 만약에 도둑질을 하다가 처벌을 받아 더 힘들어지거나 일자리를 잃어 생계가 위태로워진다면 또 어떻겠는가. 왜 자꾸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만 안 좋은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걸까. 너무 안타까웠다. 

‘창밖의 아이들’을 읽으면서 지금 내가 살과 있는 생활이 정말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에는 특히나 생각해 볼 주제들이 정말 많았는데, 이런 힘든 일을 겪고 있지도 않으면서 별 것 아닌 것으로 투정 부린 내가 너무 한심했다. 앞으로는 이런 사회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며, 이런 평범한 생활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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