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2075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


류지원

 
이 책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은 초등학교 때 도서관에서 제목을 본 책이었다. 읽어볼까 하다가 책 두께 때문에 다음에 읽어야지 했었는데, 학원 선생님께서 영화를 보라고 추천하셨다. 그때 ‘아! 다음에 읽어야지 했던 책인데, 이번 기회에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읽어가는 내내 너무 재미있었다. 실화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소설같다고 생각했다. 나와 비슷한 청소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를 존경하는 마음까지 들다니, 재미있는 책이다. 바로 그 소년, 말라위의 한 소년,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희망과 목표를 놓지 않은 소년, 가난의 구렁텅이에서 당당히 빠져나온 ‘캄쾀바’의 이야기다.

 캄쾀바는 말라위의 한 마을, 마시탈라에서 여느 소년들처럼 평범함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캄쾀바는 학교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꿈만 같았다. 캄쾀바는 학교에 가서 공부했다. 그러나 하늘은 캄쾀바를 도와주지 않았다. 홍수가 와서 농작물이 다 망가져버린 것이다. 등록금을 낼 돈이 부족했다. 학교는 캄쾀바의 사정을 이해해주지 않고 캄쾀바를 퇴학시켰다. 캄쾀바는 너무도 억울하고 속상했다. 하지만 퇴학으로 인해 슬퍼할 새도 없이 이번엔 가뭄으로 식량이 부족해졌다. 

 하루에 한 끼만을 먹고 버텨야 했다. 이 슬픔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가뭄을 해결해야 했다. 자신뿐만 아니라, 마시탈라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 캄쾀바는 얼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쫓겨났지만, 몰래 도서관을 이용하며 ‘풍차’를 만들 계획을 세워나갔다. 주변에선 조롱과 무시를 일삼았지만 캄쾀바는 포기하지 않았고, 끝끝내 성공했다! 정말 풍차를 만들어낸 것이다. 자신감과 확신을 가진 캄쾀바는 사람들을 부르고 풍차를 가동시켰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가뭄으로 메마른 땅에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캄쾀바는 모두의 영웅이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고난과 역경을 겪게 된다. 그 고난을 조금 빨리 겪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늦게 겪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캄쾀바는 조금 일찍 겪었으나 그 누구보다 멋지게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사실 ‘가난’이라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이겨내기가 어렵다. 아무리 이겨내려고 해도, 나에겐 아무리 큰 ‘노력’이어도, 그보다 훨씬 큰 ‘가난’에 짓눌리고 만다. 그 ‘가난’에 짓눌려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캄쾀바는 ‘가난’뿐 아니라 ‘조롱’과 ‘무시’까지도 본인을 짓눌렀다. 얼마나 힘겨운 시간이었을까, 나는 감히 짐작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캄쾀바에겐 ‘노력’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캄쾀바에겐 ‘자신감’과 ‘자신에 대한 믿음’, ‘열정’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목표’도 있었다. 그렇게 많은 마음가짐과 다짐들이 캄쾀바를 하늘 위로 떠오르게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나를 온전히 믿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 말이다. 과연 나였다면, 저런 상황에서 모든 조롱과 무시를 이겨내고 나 자신을 믿어줄 수 있었을까. 솔직히, 불가능이다. 나약한 소리가 아니라 진심이다. 그렇기에 캄쾀바가 더욱 대단한 것이기도 하다. 주변의 시선과 말에 무너지지 않고 나를 온전히 믿는 것. 얼마나 멋지고 대단한가. 캄쾀바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고,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캄쾀바가 모든 고난과 역경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나도 조금 더 내 자신을 믿어주고 뚜렷한 목표를 정해 달려갈 필요성을 느꼈다. 

 솔직히 나는 남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다. 남이 하는 말 한마디에 온종일 신경을 쓰고, 남은 별 생각 안 하고 한 말을 하루 종일 곱씹어 본다. 그래서 나는 평소에 캄쾀바와 같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하는 사소한 말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 그런 사람. 나는 나의 이런 성격 때문에 어떤 일을 시도하기도 전에 많은 고민을 하고, 그래서 오히려 실행에 잘 옮기지 못한다. 너무 먼 미래까지 마음대로 상상해버려서 실제론 그런 상황이 닥치지도 않았는데, 지레 겁을 먹어버리는 것이다. 남이 어떻게 볼지도 걱정하고 말이다. 이것이 나와 캄쾀바의 차이점이라 생각한다. 

 사실은 많이 두려웠을 것이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은 설레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처음이라 무섭기도 하니까. 그러나 캄쾀바는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치지 않았다. 도전했고, 성공했다. 캄쾀바가 풍차를 돌려 물을 나오게 하는 장면을 생각하면 지금도 온몸에 소름이 돋고 전율이 흐른다.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나도 그렇게 감동적이었는데, 캄쾀바는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아까 말했듯이 나는 이런 캄쾀바의 행동과 그 결실이 정말 존경스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캄쾀바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고 있었는데, 왜 항상 포기해버렸을까? 반성을 하게 된다. 나도 캄쾀바처럼 내 목표를 향해 달려가며 만약 장애물에 걸려 넘어진다 하더라도 그대로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나 끝까지 완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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