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0850

 

『히든 피겨스』를 읽고


현지우

 

 최근 개봉한 디즈니 인어공주 실사 영화에서 주인공이 흑인 여성으로 선정되어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나는 “무엇 때문에 비난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인어공주가 하얀 피부색의 여자여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차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는 인종차별, 남녀차별, 성별차별이 더 심했을 것인데, <히든피겨스>라는 책을 읽으면서 여성, 특히 흑인여성을 향한 차별의 아픔을 잘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던 1940년대 미국은 전쟁터로 나간 많은 남성들을 대신할 노동자들이 필요했다. 여성들이 그 자리를 대신해서 일을 해야 했지만 이 시기엔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뿌리 깊이 박혀있었기 때문에 여성은 남성보다 대우 받지 못했으며, 그 중에도 여성 흑인은 백인 여성 보다도 대우 받지 못했다.

  미국과 소련이 서로 항공 우주 영역에 먼저 발 닿기 위해서 경쟁하던 시기, 미국 항공 자문 위원회 NASA에서 비행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수학 계산을 할 여성 컴퓨터 전문가들을 모집 한다는 공고를 했다. 이 광고는 도로시 본, 메리 잭슨, 캐서린 존슨과 같이 누구보다 수학을 사랑했지만 기회가 없었던 흑인여성 수학자들의 삶을 바꿔놓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녀들은 비행기가 하늘을 빠르게 날게 하고, 인간이 우주 궤도를 돌 수 있는 우주선을 만드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해냈고, 차별을 극복해 냈다. 이런 천재성에는 피부색도 성별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들은 백인들 보다 남성들 보다 더 뛰어난 수학적 재능으로 세계 우주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도로시 본은 NASA 연구원이 되어 관리직으로 승진한 첫 흑인여성이 되었다. 많은 여성들에게 본보기가 됐고 NASA에 들어온 많은 재능 있는 여성들이 경력을 쌓아 갈 수 있도록 도왔다. 메리 잭슨은 NASA에서 공학자가 된 최초의 흑인 여성이 되었고 자신을 비롯한 많은 여성들이 능력을 증명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싸웠다. 캐서린 존슨은 지구를 둘러싼 궤도에 최초로 미국인을 보낸 팀의 일원이었던 흑인 여성이며 인간을 우주로 보냈다가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키는 프로젝트에 필요한 복잡한 수학 계산을 해냈다. 그 이후부터 흑인 여성 수학자들은 그 당시 차별 받은 대상자들이었지만 드디어 그녀들의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녀들을 향해서 백인 전문가들이 환호해주었고, 진심으로 박수를 쳐 주었다. 

  다른 누군가로부터 자신의 능력을 인정 받는다는 건 정말 짜릿하고 행복한 일이다. 나도 장기자랑 시간에 아무도 내가 기타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었다. 비록 그리 잘하진 않아서 스스로 알리지 않고 내세우지 않았었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꼭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장기자랑 종목으로 선택한 기타 연주는 성공적이었다. 결과는 좋았다. 친구들은 “오~ 지우가 기타를 배우고 있었구나!”,  “잘했다!”라는 말들을 해 주었다. 정말 짜릿했다. 그런 경험을 생각해보니 아마 그분들도 그 당시 이런 기분이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이 책을 읽고 차별을 받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을 믿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지금은 누군가가 보고 있지 않더라도 가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 열심히 자기 일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 257쪽에 “캐서린 존슨은 알았다. 일단 첫걸음을 내디뎠다면 그 다음엔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이 부분을 읽고 나는 망설이지 말고 시도하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탄생할 수도 있다라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겉모습만 보고 차별을 하는 사람들의 어리석음도 그녀들의 도전과 노력에 대해서는 “우와!” 감탄을 했을 것이다. 첫걸음을 시작할 용기가 있다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차별을 꼭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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