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나사 하나와 모래 한 톨
-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 -
허소명
나사 최초의 여성 우주 사령관을 꿈꾸는 버드, 닥터 제이처럼 유명한 농구선수를 꿈꾸는 캐시, 화가 나도 불같이 화내지 않는 모습을 꿈꾸는 피치. 이들은 각자의 꿈을 갖고 한집에 살지만 사실 따로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로 밥을 먹고, 같은 학교에 다녀도 따로 집에 오고, 부모님은 맨날 싸우기만 한다. 또 집에 있을 땐 의례적인 말 몇 마디만 주고받는다. 이런 생활 속 버드는 소통하며 함께 살아가는 가족을 원한다.
버드는 조용하고 공부도 잘해서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어쩌면 그래서 투명인간이 된 건지도 몰랐다. 그래서인지 버드는 점점 처음도 끝도 없는 우주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미션 스페셜 리스트인 주디스 레스닉과 상상으로 이야기를 한다. 내가 만약 버드처럼 집에서 투명인간이었다면 어땠을까? 집에 돌아오면 이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 같다. 집에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만큼 관심도 주지 않고 너무 슬픈 일이 있어도 따뜻한 말 한마디 없이 스스로 슬픔을 가라앉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버드를 위로해 준 건 우주뿐이었던 것 같다. 주디스 레스닉과 최초의 여자 사령관을 향한 꿈.
하지만 버드가 무척 기대했던 챌린저호가 오작동으로 폭발하면서 주디스 레스닉을 포함한 우주 비행사들이 모두 죽게 되었다. 버드는 이 일 뒤 나사 최초의 여성 사령관이라는 꿈을 접게 된다. 물론 우주선이 폭발한 것은 슬픈 일이지만 난 이 일 덕분에 가족들이 버드에게 관심을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에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왜 가족들이 갑자기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난 그제야 버드가 투명인간이었던 걸 깨달아서인 것 같다. 뒷마당에서 같이 밥을 먹으며 버드의 꿈이 다시 펼쳐지도록 응원해주는 모습을 보고 버드가 정말 감동 받았을 것 같았다. 같이 아침을 먹으며 그동안 밀렸던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혼자가 아니라 다 같이 해결하는 가족이 되면 좋겠다.
처음 캐시는 공부를 거의 포기했고 피치는 게임에 중독이 되어서인지 성격이 좀 세졌는데 나는 버드가 원했던 서로 소통하고 위로해 주는, 같이 기뻐하는 가족이 없어서인 것 같다. 부모님이 맨날 싸우고만 있으니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도, 그런 분위기에서 같이 밥을 먹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게 점점 일상이 되다보니 이제는 같이 무엇인가를 할 생각조차도 못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은 저마다의 꿈이 있었다. 그리고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자신의 길을 찾았다. 그럼 나의 꿈을 뭘까? 내가 꿈꾸는 모습은 공부를 더 재밌고 이해도 잘 되게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로 인해 아이들이 좋아지면 뿌듯함을 느끼고 행복해지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고 도움을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이 책에서 버드와 피치, 캐시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듯이 나도 노력할 것이다. 크리스타 매콜리프는 모두 꿈꿔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그 꿈이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살롱가 선생님이 했던 말처럼 모래 알갱이 하나가 해변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듯이 우린 우주에서 보면 먼지 한 톨보다 작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날마다 노력해야 한다. 꿈을 꿔야 실패하더라도 발전할 수 있고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주선 챌린저호는 나사 하나 때문에 폭발했다. 우주선을 만들기 위해, 발사하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을 했고 연습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꿈꿔왔던 일이 고작 나사 하나 때문에 물거품이 되고, 소중한 사람들의 목숨까지 잃게 한 것이다. 나사 하나는 이렇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가족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해도 별로 상처를 받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은 말 한마디에 매우 행복해지기도 하고 어떨 땐 너무 슬퍼지기도 한다. 챌린저호가 폭발해 버드가 절망에 빠졌을 때 넬슨 토머스네 집은 분위기가 무척 어두워진다. 평소엔 당연하게 여겼던 버드의 침묵이 이제는 집에서 가장 큰 소리가 되었다.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말과 행동, 각각의 소리가 큰 영향을 미쳤던 거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읽고 가족 개개인이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작은 모래 한 톨이 큰 변화를 일으키듯이 우주에서 보면 우리가 티끌보다 작은 존재라고 해도 모두가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Chapter
- 제34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 대상(일반부) - 조선희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 대상(중고등부) - 안형준 / <인형의 집>을 읽고
- 대상(초등부) - 조희경 /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읽고
- 금상(일반부) - 강은혜 /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를 읽고
- 금상(일반부) - 노주영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 금상(중고등부) - 금소현 / <호수의 일>를 읽고
- 금상(중고등부) - 정다솜 / <데미안>을 읽고
- 금상(초등부) - 박소연 / <일만 번의 다이빙>을 읽고
- 금상(초등부) - 오현서 / <이순신은 어떻게 이순신이 되었을까>를 읽고
- 은상(일반부) - 고위준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 은상(일반부) - 김기영 /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 힘을 다해 싸웠습니다>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이은주 / <마흔에 읽는 니체>를 읽고
- 은상(중고등부) - 강혜원 / <느티나무 수호대>를 읽고
- 은상(중고등부) - 안서현 / <긴긴밤>을 읽고
- 은상(중고등부) - 오채현 / <보통의 노을>을 읽고
- 은상(초등부) - 이예안 / <가정통신문 시 쓰기 소동>을 읽고
- 은상(초등부) - 이예지 / <욕심을 버리고 예의를 실천해요>를 읽고
- 은상(초등부) - 현지우 / <히든 피겨스>를 읽고
- 동상(일반부) - 김선영 / <오십에 읽는 논어>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민병식 /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 힘을 다해 싸웠습니다>를 읽고
- 동상(일반부) - 이정진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정미영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읽고
- 동상(일반부) - 조희영 / <오십에 읽는 논어>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김민주 / <데미안>을 읽고
- 동상(중고등부) - 김태현 / <데미안>을 읽고
- 동상(중고등부) - 남유주 / <설국>을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장인서 / <비요>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정승원 / <데미안>을 읽고
- 동상(초등부) - 고리안 / <탄소 중립이 뭐예요>을 읽고
- 동상(초등부) - 소윤채 / <일만 번의 다이빙>을 읽고
- 동상(초등부) - 손선혜 / <마사코의 질문 - 남작의 아들>을 읽고
- 동상(초등부) - 신예진 / <우아한 거짓말>을 읽고
- 동상(초등부) - 허소명 /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