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567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를 읽고
<고양이 안내서>


송하름

 

  내가 생각하는 고양이는 차분하고, 조용하다. 그런 점이 나는 좋다. 우리 아빠는 카페를 운영하시는데, 카페 뒤 주차장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기도 하고 쓰레기를 버리기도 해서 많이 더럽다. 그곳에서는 가끔 쥐가 나오는데, 동네 길고양이들이 쥐를 잡아먹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아빠가 말씀하셨다. 아빠는 카페에서 고양이를 키우려고 하셨는데, 카페 직원이 반대했다. 자신이 고양이를 키워봤는데 생각보다 힘들다고 아빠에게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 아빠는 고양이 키우기를 포기하셨다. 그 뒤 우리 카페 뒤 주차장에서 쥐를 잡아먹던 고양이가 사라졌다. 아빠는 그 고양이가 다른 곳에서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하셨다.

  몇 학년 때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학교를 마치고 붕어빵을 먹으러 가고 있었다. 그런데 산책로 쪽에 친구들이 모여 있었다. 가서 보니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산책로 쪽 높은 돌바위 위에 있었다. 고양이가 어려서 내려오지 못할 것 같아서 친구 몇 명이 올라가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또 몇몇 친구들은 편의점에 가서 고양이 간식을 사왔다.

  나는 그 자리에 계속 있을 수가 없었다. 학원 시간이 간당간당해 뛰어가서 고양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양이를 보고 있는 동안은 걱정도 되었지만 너무 귀여워서 기분이 좋았다. 동물은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가만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고양이는 옛날과 지금 역할이 달라졌다. 옛날에는 병을 옮기는 쥐를 잡아먹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청소부 역할이었는데, 지금은 집 안에서 재롱을 부리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애완동물이 되었다. 또 집 밖에 있는 길고양이도 캣맘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길고양이라는 말이 생기게 된 이유는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인데, 다른 사람들이 개나 고양이를 한 명의 식구처럼 생각해서 유행처럼 키우기도 한다. 생명을 키운다는 것은 카페 직원의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좋은 것만 생각하고, 생명을 키우는 것을 쉽게 생각한다. 순간적으로 단순히 귀엽다는 감정과 호기심으로 애완동물을 입양하는 사람들이 있다. 책임감이 있어야 이런 애완동물을 키울 자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쉽게 애완동물들을 버리게 된다. 그래서 길고양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반려묘를 키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버려진 고양이가 늘어나 사회 문제가 되었다. 특히 길고양이는 누구 한 사람이 돌봐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고, 전염시킬 가능성도 있어서 위생 문제도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에 나오는 ‘공존’이란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이나 현상이 함께 존재한다’ 또는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한다’라는 뜻이 있다. 요즘 사람들은 길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에서 벗어나 상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상생이 공존이 아닐까? 그리고 제목의 ‘안내서’란 무슨 뜻일까? 안내서란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뜻이니, 고양이 안내서는 고양이에 대해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것일까? 이 책은 내가 몰랐던 고양이 이야기를 알려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고양이 명언이다. ‘고대에 고양이들은 신으로 숭배되었다. 고양이들은 그걸 잊지 않았다.’라는 구절이 인상 깊었다. 고대의 고양이는 정말 위대해서 사람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했지만, 지금의 고양이는 학대받고 길에 버리기도 하니, 고대와는 반대가 되었다. 고양이가 계속 환생을 해서 옛날 일을 알고 있는 고양이가 있다면 많이 서러울 것 같다. 왜냐하면 이제는 아무도 그 ‘고양이의 위대함’을 몰라주니 슬픈 마음이 들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라 ‘조금 더 일찍 태어날걸…’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글쓴이는 시중에 떠도는 길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많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가이드북도 없어서 ‘캣맘을 위한 길고양이 핸드북’을 만들어 보자는 움직임에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또한 길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에서 벗어나 상생을 위한 움직임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여기에서 놀라운 것은 글쓴이 이용한은 지금 10년 차 캣대디라는 것이었다. 10년이라는 오랜 시간 고양이를 돌보니, 내 동생이 지금 열 살이다. 부모님께서 나와 내 동생을 키울 때 힘드셨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은 어려운데, 내가 낳은 아이도 아닌 고양이를 10년이나 돌보았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었을 것 같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길고양이에 대한 내용이 나오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몇 가지는 ‘고양이의 꼬리 언어’, ‘고양이에게 해로운 음식들’과 ‘사랑 아닌 학대, 애니멀 호더’이다. ‘고양이의 꼬리 언어’는 고양이가 꼬리가 울음소리만큼이나 중요한 의사표현 수단이라는 점이다. 고양이는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꼬리로 감정을 나타낸다. 이 글을 본 후로 나는 고양이 꼬리를 유심히 보는 습관이 생겼다. 꼬리를 바짝 세운 고양이를 보면 ‘반가워, 좋아.’라는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고양이가 나를 보면 꼬리를 바짝 세웠으면 좋겠다.

  그다음 관심이 갔던 내용은 ‘고양이에게 해로운 음식들’이다. 고양이는 생선을 좋아하는데, 오징어나 문어, 새우나 건어물 같은 것은 고양이에게 나쁘다고 한다. 바다에서 나는 것은 고양이에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음식들이 고양이에게 나쁘다고 해서 놀라웠다. 또 초콜릿과 염분이 강한 음식도 강아지에게 안 좋고 못 먹는 것처럼 고양이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사랑이 아닌 학대, 애니멀 호더’는 고양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들의 고양이를 임시로 데려와 키워주는 사람에 관한 내용이다. 2012년 고양이보호협회에 애니멀 호더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 처음엔 10마리로 시작해서 100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돌보게 되었다. 그곳에서 악취가 난다는 제보로 고양이보호협회가 현장을 방문했는데, 그곳에는 방이 터질 만큼 고양이 개체 수가 많았다. 약 120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오물과 구더기 속에 방치되어 있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광경일 것 같다.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 숨도 못 쉬었을 것 같다. 또 냉장고 칸칸마다, 소파 뒤 구석구석에 고양이 시체가 발견되었다. 애니멀 호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고양이를 학대하는 것이다. 내가 만약 고양이를 그곳에 맡겼다면 애니멀 호더에게 가졌던 믿음이 실망으로 바뀌고, 고양이에게도 미안하고 마음이 아플 것 같다. 또 그 사람에게 맡겨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학대받게 했다는 죄책감이 들 것 같다. 불쌍한 고양이들을 외면하는 것은 마음 아프지만, 자신이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데려와 고양이를 힘들게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결국 책임감으로 어떤 것을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결국 책임감으로 어떤 것을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3년인데, 애완 고양이는 15년 가량을 산다. 사랑이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택한 선택에는 책임이 있어야 하고, 책임에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반려동물을 우리의 가족으로 받아들였다면, 끝까지 함께 할 책임과 용기를 갖추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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