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외로움과 고립의 아이러니
- <죽이고 싶은 아이>를 읽고
조희경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주인공인 주연이는 집이 부유한 편이지만, 그녀의 친구 서은이는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다. 처음에는 둘이 친하게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책 속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겉으로는 친구처럼 보이지만, 각자의 상황과 감정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그 관계의 깊이를 알 수 있다.
주연이가 다니는 학원에서는 장학금 제도가 있다. 어느 날, 주연이는 다른 친구와 장학금을 나누게 되는데, 그 친구는 형편이 어려운 아이였다. 선생님이 주연이에게 그 친구에게 장학금을 모두 주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지만, 주연이는 “싫다”고 단호하게 대답한다. 이 대화는 평범해 보이지만, 주연이의 태도에서 이기적인 성격이 드러나며, 앞으로의 갈등을 암시한다. 주연이의 행동은 단순한 이기심이 아닌,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자존감을 지키려는 발버둥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서은이가 모의고사 당일 죽는 사건은 이야기를 이끄는 중요한 사건이다. 주변 사람들은 주연이가 서은이를 죽였다고 믿는다. 주연이는 친구들 앞에서는 착한 척하지만, 선생님 앞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은 주연이가 얼마나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주연이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결국 자기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
서은이의 알바 하는 편의점 사장님은 주연이가 서은이가 알바를 하는데 들어와서 물건을 훔쳐 갔고, 술과 담배를 달라고 했던 모습을 말한다. 또한, 서은이가 주연이를 1시간 넘게 기다린 모습도 말한다. 이러한 사건들은 주연이의 폭력적인 행동과 연결되어 있으며, 주연이가 편의점에서 서은이에게 “이것만 먹어라”고 하며 돈을 주고, 서은이가 동전으로 계산하는 모습을 무시하는 것을 통해 학교폭력과 유사한 문제를 드러낸다. 이런 모습은 주연이가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친구를 괴롭히는 것이라고 보여진다.
주연이의 아버지는 자신의 사회적 체면 때문에 딸의 편을 들어주지 않고 유명한 변호사만 선임해 준다. 주연이는 변호사에게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고, 변호사는 주연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이야기한다. 결국, 변호사는 주연이를 떠나고 만다. 주연이는 변호사가 자신을 믿지 않는 것 같아 더욱 어디에 의지해야 할지 몰라서 마음이 힘들었을 것이다. 주연이의 외로움은 그저 가난한 친구와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의 단절에서 오고 있다.
주연이의 어머니는 국선변호사인 장변호사를 선임한다. 장변호사는 처음에는 주연이의 말을 믿지 않고 정신병자를 대하듯 대하였다. 장변호사는 점점 주연이의 말을 믿으려 하지만, 오히려 주연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서은이를 죽였는지 스스로 헷갈려 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원래 사실과 사람들에게 많이 이야기를 듣고,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면 결국 사실이 무엇인지 모르게 되는 것 같았다. 진실은 어떻게 진실로 있을 수 있을까? 주연이는 서은이가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자신을 떠나는 느낌을 받았고, 그로 인해 서은이를 편의점 알바를 그만두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장변호사는 주연이의 말을 믿지 않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주연이는 철저하게 모두에게 고립당하게 된다. 변호사들이 자신의 의뢰자를 믿지 않고 떠나는 모습은 주연이에게 더 큰 외로움을 안겨준다. 그녀는 친구와 가족,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이해받기를 바라지만,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다. 이것은 주연이의 내면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그녀의 정체성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서은이 또한 마지막 부분에서는 주연이에 대한 마음이 변화하는 듯 보인다. 주연이의 부모님도 그녀에게 무관심하게 대하는 모습에서 나는 주연이가 정말 외로운 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은이는 주연이에게 없어서는 안 될 친구였지만, 주연이는 결국 혼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들은 서로를 필요로 하면서도, 결국 비극적인 이야기로 끝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외로움과 고립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반에는 서은이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주연이가 점점 혼자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주연이는 자신이 억울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이해해 줄 사람이 없어 마냥 답답했을 것이다. 이러한 주연이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인 것 같다. 외로움을 느끼지만 주변의 도움이 없어 점점 더 고립되어 가는 모습은 심각하다. 특히, 돈과 사회적 지위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소외’라는 단어는 그 단어가 가지는 무게가 매우 크다.
결국, 이 책은 외로움과 소외감을 극복하기 위한 이해와 소통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해 준다. 우리는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주연이처럼 고립된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에게 다가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고립된 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이 조금은 덜해지지 않을까.
Chapter
- 제35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 대상(일반부) - 김채린 /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를 읽고
- 대상(중고등부) - 금소현 /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를 읽고
- 대상(초등부) - 송하름 /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를 읽고
- 금상(일반부) - 이은주 / <퀸의 대각선> 읽고
- 금상(일반부) - 허만규 / <쇼펜하우어 철학 다시 인생을 말하다>를 읽고
- 금상(중고등부) - 정은우 / <열다섯에 곰이라니>를 읽고
- 금상(중고등부) - 제설하 / <이방인>을 읽고
- 금상(초등부) - 김서경 / <북극곰은 걷고 싶다>를 읽고
- 금상(초등부) - 박한결 / <프린들 주세요>를 읽고
- 은상(일반부) - 김경대 /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를 읽고
- 은상(일반부) - 박경옥 /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이진목 /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을 읽고
- 은상(중고등부) - 김경빈 / <소리를 삼킨 소년>을 읽고
- 은상(중고등부) - 성준우 / <위기의 지구 물러설 곳 없는 인간> 읽고
- 은상(중고등부) - 최효준 / <북극곰은 걷고 싶다>를 읽고
- 은상(초등부) - 강윤주 /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를 읽고
- 은상(초등부) - 송윤재 / <북극곰은 걷고 싶다>를 읽고
- 은상(초등부) - 조이서 / <북극곰은 걷고 싶다>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영희 / <한 우물을 파면 강이 된다>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옥현 / <그러나 꽃보다도 적게 산 나여>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배병구 /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된다>를 읽고
- 동상(일반부) - 임문호 /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를 읽고
- 동상(일반부) - 황은주 / <완장>을 읽고
- 동상(중고등부) - 배정윤 / <우리는 얼굴을 찾고 있어>을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안서현 /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안형준 / <구덩이>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이로은 / <남과 달라도 괜찮아>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조희경 / <죽이고 싶은 아이>를 읽고
- 동상(초등부) - 김현진 / <어린이 삼국지>를 읽고
- 동상(초등부) - 박진슬 / <아무거나 문방구>를 읽고
- 동상(초등부) - 이슬비 / <이순신은 어떻게 이순신이 되었을까>를 읽고
- 동상(초등부) - 이혜원 / <열다섯에 곰이라니>를 읽고
- 동상(초등부) - 정세나 / <왕자와 거지>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