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나도 사람들을 도와주는 야광 코딱지를 가지고 싶어.
홍지은
단지에게
단지야, 안녕?
나는 부산에 사는 공주(가명. 개인정보거든)야.
서점에 놀러 갔다가 너가 나오는 책을 보고 너를 만나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어.
사실 나도 자주 코딱지를 파. 그런데 나는 야광 코딱지는 안 나와. 그래서 ‘야광 코딱지’라는 제목을 보고 신기해서 더 책을 읽고 싶어졌어.
나는 코딱지를 ‘정의로운 일에 쓸 것’이라고 해서 상상이 안 갔어. 내가 코딱지를 파는 이유는 콧구멍이 시원해져서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거든.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어. 너는 정말 정의를 위해 코딱지를 파고 모으고 있다는 것을.
처음에 너가 깐돌이를 찾는 포스터에 코딱지를 붙이는 걸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코딱지가 아무리 빛나도 더러운 거니까. 그런데 그 빛나는 코딱지 덕분에 포스터를 사람들이 밤에도 많이 볼 수 있어서 깐돌이를 쉽게 찾은 걸 보고 너의 행동이 이해가 되면서 용감하다고 느꼈어. 나 같으면 부끄러워서 못 붙일 것 같거든.
특히 그거 붙이다가 미래에게 들켜서 아무 말도 못 하고 많이 난감했을 것 같아. 너가 코딱지의 비밀을 말 안 해서, 훔쳤다고 몰리는 거 보면서 많이 불쌍하다고 생각했어. 내가 옆에 있었다면 미래한테 너의 야광 코딱지 비밀을 말했을 거야. 나는 평상시에 그런 오해를 받으면 많이 억울해서 짜증나거든. 그런데 너가 끝까지 비밀을 지키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앞으로 나도 너처럼 비밀은 꼭 지키도록 노력할 거야. 아무리 억울해도 비밀은 비밀이니까.
그리고 장미 이모네 토스트 가게 조명이 문제가 생겨서 불이 안 들어오는데, 너가 그때도 코딱지로 도와줘서 멋있다고 느꼈어. 누군가를 위해 나서서 도와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너를 보면서 나도 야광 코딱지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어. 만약에 나한테 야광 코딱지가 있다면 어두운 곳에 붙여서 밝게 만들 거야. 내가 예전에 다녔던 학원 복도가 너무 어두워서 무서웠거든, 그 복도를 다닐 때마다 무서워서 빠른 걸음으로 다녔어. 지금은 학원에 안 다니지만 다른 친구들이 무서워할까 봐 거기에 꼭 붙여주고 싶어.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 골목길에 가로등이 없어서 많이 위험할 것 같아. 그래서 그런 곳에 내 야광 코딱지를 붙여주고 싶어. 그리고 사실 내가 가장 해보고 싶은 건, 밤에 화장실 갈 때 불을 안 켜고 야광 코딱지를 이마에 붙이고 가는 거야. 야광 코딱지로 밝게 하고 가면 너무 재밌을 것 같아. 그 대신 엄마 아빠한테는 비밀이야. 코딱지로 그렇게 하면 지저분하다고 혼내실 것 같거든.
책을 읽으면서 계속 느끼는 건데, 너는 어떻게 계속 사람들을 도와줄 생각을 하니?
너를 보면 볼수록 우리 엄마가 생각났어. 우리 엄마는 상담사야. 그래서 맨날 사람들의 마음을 돌봐줘. 엄마에게는 마음의 야광 코딱지가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어두운 사람들에게 엄마의 따뜻한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밝게 해주거든. 그게 우리 엄마가 가지고 있는 야광 코딱지인 것 같아. 엄마가 상담사 공부를 하러 대학원에 다닐 때, 나도 엄마 따라서 같이 다녔어. 그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 나도 엄마처럼 마음의 야광 코딱지를 가지고 싶어.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잘 못해. 그리고 도와주고 나면 꼭 자랑이 하고 싶어져. 그런데 너는 어떻게 야광 코딱지로 사람들을 도와줬는데 왜 아무한테도 말을 안 했니? 너는 자랑하고 싶은 걸 어떻게 참았니? 그 방법 좀 알려줘.
다음에 너가 시간이 된다면 꼭 너를 만나고 싶어.
만나서 서로가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먹어보지 않을래? 나도 이모네 토스트를 꼭 한번 먹어보고 싶어. 나도 그 맛을 같이 즐기고 싶거든. 나는 요즘 마라탕이랑 아이스크림에 푹 빠져있어. 만나서 같이 먹자.
그리고 우리 같이 야광 코딱지를 가지고 학원 복도랑 어두운 골목길을 다니면서 붙여주자. 사람들이 밤에 다녀도 무섭지 않게. 그날은 우리 집에서 같이 자자. 화장실 갈 때 이마에 야광 코딱지를 꼭 붙여보자. 나를 만날 때 코딱지를 많이 모아서 가져와. 빨리 만나고 싶다.
그럼, 안녕. 잘 있어.
2025년 10월 18일 부산에서 공주(이거 내 이름 아니야.)가
비밀이야. 다음에 만나면 진짜 이름을 알려줄게.
Chapter
- 제3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 대상(일반부) - 윤태정 / <법정 행복한 삶>을 읽고
- 대상(중고등부) - 김준범 /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 힘을 다해 싸웠습니다>를 읽고
- 대상(초등부) - 홍지은 / <야광 코딱지>를 읽고
- 금상(일반부) - 김영은 / <일단 떠나는 수 밖에>를 읽고
- 금상(일반부) - 이진목 / <즐기는 사람만이 성공한다>를 읽고
- 금상(중고등부) - 정석환 / <플랜더스의 개>를 읽고
- 금상(중고등부) - 제설하 /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를 읽고
- 금상(초등부) - 김찬주 / <가짜 독서왕>을 읽고
- 금상(초등부) - 이선한 / <곤충 탐정 강충>을 읽고
- 은상(일반부) - 남상이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고
- 은상(일반부) - 박정도 / <뭘 해도 잘 되는 사람의 말센스>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이은주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고
- 은상(중고등부) - 금소현 / <바깥은 여름>을 읽고
- 은상(일반부) - 안서현 / <존재 감>을 읽고
- 은상(중고등부) - 양수영 / <죽음의 수용소>를 읽고
- 은상(초등부) - 김현선 / <책 좀 빌려줄래>를 읽고
- 은상(초등부) - 최재영 / <불편한 자전거 여행>를 읽고
- 은상(초등부) - 최희정 / <딩신은 전쟁을 몰라요>를 읽고
- 동상(일반부) - 김용우 / <멸종과 이혼의 연대기>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소연 / <일단 떠나는 수 밖에>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영희 /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정근우 /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정찬식 / <법정 행복한 삶>을 읽고
- 동상(중고등부) - 강정현 /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이다원 / <왕과 사자>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이서율 / <소년이 온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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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중고등부) - 홍하람 / <모모의 여름방학>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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