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행복 너머 삶의 완성으로 (‘즐기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읽고)
이진목
‘고생하고 노력하면 정말 성공하고 행복해지는가?’라는 문제의식 하에 삶의 실태를 살펴본 결과가 이 책이다. 사실 이것은 흔한 통속적 주제일 수 있으나, 저자는 색다른 관점과 해석으로서 ‘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자기 경험을 증거 삼아 짧고 명쾌한 글로써 기존의 통념을 파괴하면서 ‘성공과 행복의 원리’를 새롭게 제시한다. 즉 “내가 좋아하는 것과 즐거움을 소중히 하면 그 누구든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라고 말하며, 지금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지는 새 시대로 나아간다고 한다. 책 제목 대로 ‘좋아하는 일을 즐기는 사람일수록 성공한다.’는 것은 진리라고 외친다.
사회적 성공과 정신적 행복의 메커니즘을 소개한 그는 오직 철저히 이해하고 실행해야 실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비록 간단한 삶의 원리이나, 실천하기는 결코 용이하지 않다. 만일 실천하기가 쉬웠다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이젠 이 생각을 바꿔서 행복을 되찾을 때라고 한다. 다만 이 진리를 실현하는 전제조건은 우선 내가 좋아하는 걸 찾는 것이고, 둘째로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왜 우리가 행복해야 하는가?’를 먼저 생각하고자 한다. 그 목적을 제대로 알아야 성취할 바른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특별하게 인간을 정의한다. 즉 인간은 ‘이 세상에서 필요하고 의미 있는 존재’라고 하며, 신적인 능력을 가졌기에 인간에겐 노력이 필요 없고 오로지 성공만 있다는 것이다. 또한 존재 이유로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즐기고 뜻대로 살면서 행복해지기 위해 이 지구에 태어났다고 말한다. 인간에 대한 절대 긍정과 애정을 드러낸다. 결국 그는 행복을 존재의 목적으로서 삼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진 않는다. 내 생각엔 행복은 아름답게 사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일 뿐 도달해야 할 궁극점은 아니다. 생의 완성을 멋지게 채색하는 색깔이 행복이라고 믿는다.
흥미로운 점은 그는 쇼펜하우어처럼 인생을 독특하게 해석한다. 우선 욕구를 긍정하는 점에서 쇼펜하우어를 닮았다. 왜냐하면 쇼펜하우어는 가장 인간답게 사는 일은 자신만의 욕망을 아는 것이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고픈 욕망을 그대로 긍정하는 게 개성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저자도 마찬가지로 욕구를 긍정하고 발산하는 것을 지지한다. 또 개성에서 삶의 파동이 나온다는 발상이 특이하고 남다른데, 개성도 욕망과 같이 사람의 본성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둘을 연장선상에 놓은 것이라고 짐작한다. 한편 인생을 고락의 이분법으로 분석한 그는 고통의 원인이 잘못된 생각, 노력과 인내라고 한다. 쇼펜하우어가 고통을 욕망의 결핍이라고 파악한 것과 매우 다르다. 특히 괴로움을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신호에 따른 위화감으로써 표현한다. 다시 말해서 고통은 내게 어울리는 곳을 찾아가라는 신호라서, 자기가 꼭 있어야 할 곳으로 간다면 고통은 끝나고 행복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내가 있을 곳 찾기’를 달리 말하면 소명이 아닐까 싶다. 자기 사명을 의식하는 일이 곧 내가 있어야 할 곳 찾기로서 나는 받아들인다.
물론 인생에서 최우선으로 삼을 것이 소명이라는 걸 충분히 공감한다. 행불행의 분기점이 되는 까닭이다. 하지만 단순히 위화감이나 불편을 소명과 정체성 찾기 단서로서 제시한 것은 충분치 않다. 단지 느낌과 감각으로 소명을 발견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그렇게 방황 속에 내몰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와 쇼펜하우어가 또 다른 게 있는데, 쇼펜하우어는 행복하기 위해 고통을 줄이는 소극적 행복론에 치중했다면, 그는 즐거움 찾기에 몰두한 적극적 행복론을 펼친 점이다.
그리고 생각과 마음먹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불교의 ‘일체유심조’와 같은 맥락이다. 풍요로운 생각은 풍요로운 삶을, 가난한 생각은 가난한 삶으로 이끌기 때문에,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바른 생각이 필요하며 중요하다고 한다. 더불어 나를 인정하는 긍정적인 생각은 기쁜 일을, 스스로를 제한하는 부정적인 생각은 불운을 불러온다는 견해에 나도 동의한다. 자기 부정하는 마음을 갖고서 행복한 사람은 결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그는 마음의 파동설을 주장한다. 긍정적인 파동은 행복으로, 부정적인 파동은 불행으로 연결된다고 한다. 또 밝고 옳은 생각은 성공으로 이어지고, 잘못된 생각은 부정적인 파동을 일으켜서 나쁜 일이 생기며 괴로움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뜻으로 마음과 행복의 선순환 구조를 설명한다.
엄격한 경험주의자인 그는 확실한 증거에 의거 올바름을 판단한다. 자기 경험으로 입증되지 않은 사실이나 상식은 단연코 거부한다. 그래서 세간의 상식도 철저하게 검토하고 경험에 위배되는 상식은 비판하고 새롭게 정립한다. 예컨대 “노력이 중요하다, 무슨 일이든 인내해야 한다,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당연하다”는 상식을 비판하고, 나름의 새 윤리원칙을 내세운다. “노력은 필요 없다, 참지 말라, 내 뜻대로 하면 된다.”라고 기존의 상식을 정반대로 바꿨다. 다소 자기주장에 치우치고 현실과 부조화한듯하나 자기에 맞는 행복을 찾고 지키기 위한 방법론으론 괜찮을 것 같다. 남의 시선이나 부적절한 조언에 개의치 말고 내 의지와 책임에 긍지를 가지라는 충언이다. 자긍심을 희생하고선 결코 행복감을 맛볼 수 없다.
대개 세상에서 성공하고 행복하려면 탁월한 역량과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는 뜻밖에도 좋아하고 즐거우면 될 뿐이라고 가볍게 말한다. 이를 자기 삶에서 족히 증명했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나는 말보다 이면에 있는 실용적인 삶의 방식에 주목한다. 현실을 그대로 바라보되 삶에 유용한 것을 적극 찾는 태도가 돋보였다. 또한 “뭐든 즐기면서 웃고 산다.” 하며, 기분 좋은 웃음이 인생을 변화시킨다는 주장에서는 “웃으면 복이 온다.”는 속담이 연상됐다. 내가 좋은 것을 한다는 것은 자기와의 관계에서, 웃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훌륭한 촉매제로 작용해서 행복을 창출한다는 것으로 결론짓고, 나도 내 행복론을 다시금 생각할 계기로 삼는다.
‘고생, 인내와 노력으로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없다’는 그의 놀라운 인생관에서 아쉽게도 깊은 철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는 게 약점이다. 따라서 전적으로 그를 따를 수 없지만, 가볍게 생각하기가 좋은 삶의 파동을 일으킨다는 측면에선 괜찮은 가치관이 될 것 같다. 그러나 그의 주장대로 좋아하는 걸 즐기는 것이 진정 행복한 삶의 원리가 될 수 있는가? 고민된다. 왜냐하면 좋아하고 즐기는 것도 언젠가 권태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리의 질문과 시선이 변하면, 우리의 미래도 달라지는 법이다. 이 책을 통해 삶의 목적인 존재의 완성을 새롭게 살펴 볼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앞서의 질문에 대한 나름의 해답 찾기를 계속하고자 한다. 이왕이면 행복 너머 삶의 완성으로 향한 나다움의 길을 성실히 가기를 기원한다.
Chapter
- 제3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 대상(일반부) - 윤태정 / <법정 행복한 삶>을 읽고
- 대상(중고등부) - 김준범 /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 힘을 다해 싸웠습니다>를 읽고
- 대상(초등부) - 홍지은 / <야광 코딱지>를 읽고
- 금상(일반부) - 김영은 / <일단 떠나는 수 밖에>를 읽고
- 금상(일반부) - 이진목 / <즐기는 사람만이 성공한다>를 읽고
- 금상(중고등부) - 정석환 / <플랜더스의 개>를 읽고
- 금상(중고등부) - 제설하 /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를 읽고
- 금상(초등부) - 김찬주 / <가짜 독서왕>을 읽고
- 금상(초등부) - 이선한 / <곤충 탐정 강충>을 읽고
- 은상(일반부) - 남상이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고
- 은상(일반부) - 박정도 / <뭘 해도 잘 되는 사람의 말센스>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이은주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고
- 은상(중고등부) - 금소현 / <바깥은 여름>을 읽고
- 은상(일반부) - 안서현 / <존재 감>을 읽고
- 은상(중고등부) - 양수영 / <죽음의 수용소>를 읽고
- 은상(초등부) - 김현선 / <책 좀 빌려줄래>를 읽고
- 은상(초등부) - 최재영 / <불편한 자전거 여행>를 읽고
- 은상(초등부) - 최희정 / <딩신은 전쟁을 몰라요>를 읽고
- 동상(일반부) - 김용우 / <멸종과 이혼의 연대기>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소연 / <일단 떠나는 수 밖에>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영희 /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정근우 /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정찬식 / <법정 행복한 삶>을 읽고
- 동상(중고등부) - 강정현 /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이다원 / <왕과 사자>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이서율 / <소년이 온다>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최은영 / <천개의 파랑>을 읽고
- 동상(중고등부) - 홍하람 / <모모의 여름방학>을 읽고
- 동상(초등부) - 김아율 / <어린 임금의 눈물>을 읽고
- 동상(초등부) - 서하윤 / <단단한 아이>를 읽고
- 동상(초등부) - 윤지영 / <오리부리 이야기>를 읽고
- 동상(초등부) - 이슬비 / <창밖의 기린>을 읽고
- 동상(초등부) - 정예교 / <잘가 나의 비밀친구>를 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