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진짜 행복한 삶
『불편한 자전거 여행』을 읽고
최재영
엄마가 도서관에 다녀온다고 하셔서 책 한 권만 골라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엄마가 가져온 책은 제목부터 이상했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 표지를 보니 그림도 흐릿하고 색칠도 삐뚤빼뚤해서 낡은 책처럼 보였다. 처음엔 속으로 '이걸 꼭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면서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게 됐다.
이 책의 주인공은 호진이다. 호진이는 엄마와 아빠가 자주 싸우는 걸 보고 너무 속상해서 집을 나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엄마가 싫어하는 삼촌에게 간다. 호진의 삼촌은 '여자친구'라는 자전거 여행 모임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호진은 그 모임에 참가하게 된다. '여자친구'는 '여행하는 자전거 친구들'의 줄임 말이다. 이 모임은 삼촌이 만든 것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친구가 되는 모임이다. 이름이 웃기기도 했지만. 알고 보니 따뜻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
자전거 여행은 11박 12일 동안 이어졌고, 정말 힘들었다.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며 언덕을 오르고, 비도 맞고, 다리도 아팠다. 중간에 트럭이 도둑맞는 일도 있었고, 길을 잘못 들어서 다시 돌아가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땐 진짜 속상했을 것 같다. 그래도 사람들이 서로 도와주고 같이 자전거를 타니까 덜 힘들었고, 재미있는 일도 생겼을 것 같다.
나는 자전거 여행의 마지막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통일전망대에 도착했을 때 모두가 힘들었지만 끝까지 해냈다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그동안 같이 고생하고 달려온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아쉬웠을 것 같기도 하고, 집에 가는 게 기쁘기도 했을 것 같다. 이 장면을 읽으면서 내가 가야금을 연주했던 날이 떠올랐다.
우리 학교에서는 '작은 음악회, 학교 가는 길'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아침 등굣길에 친구들이 들어오는 중앙현관 나눔의 장소에서 내가 가야금을 연주했다. 처음엔 무대 연습이 힘들었고, 음이 틀릴까 봐 걱정도 많이 됐다. 그런데 아침에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내 연주를 들으려고 모여 있을 때, 정말 뿌듯했고 내가 멋져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이 "잘했어!"라고 말해줬을 때는 힘들었던 연습이 다 잊혀질 만큼 기뻤다.
자전거 여행도 처음엔 힘들지만 끝까지 해내면 성취감이 생긴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느꼈다.
나는 태권도도 배우고 있는데, 품새를 외우고 정확하게 움직이기 위해 반복연습을 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호진이처럼 나도 땀을 흘리며 무언가를 해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호진은 여행을 마친 뒤, 엄마와 아빠도 자전거 순례에 참가시키고 싶어 한다. 그래서 몰래 계획을 짠다. 엄마와 아빠는 호진이의 말대로 올림픽공원 광장에 나왔지만, 호진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곳에서 자전거 순례 모임이 시작된 다는 안내를 받고, 두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여행을 떠난다.
나는 부산에 살고 있어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를 타고 오는 게 얼마나 먼 거리인지 잘 알고 있다. 그 길을 함께 달리면서 엄마와 아빠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나도 가족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엄마, 아빠의 삶'과 '삼촌의 삶' 중 어떤게 더 행복한 삶일까 생각했다. 나는 '삼촌의 삶'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진짜 행복한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님은 내가 좋아하는 걸 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신다. 공부학원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걸 먼저 물어봐 주시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결정한다. 그래서 나는 가야금도 배우고, 피아노도 치고, 태권도도 하고 있다. 그런 경험들이 나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배우는 게 즐겁다.
나도 언젠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 예를 들면, 다른 지역에 가서 구경도 하고, 그곳에서 본 것들을 노트에 적어보는 것이다. 내 꿈은 작가인데, 그런 경험들이 나중에 글을 쓸 때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진짜 행복한 삶이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삶이라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족이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Chapter
- 제3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 대상(일반부) - 윤태정 / <법정 행복한 삶>을 읽고
- 대상(중고등부) - 김준범 /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 힘을 다해 싸웠습니다>를 읽고
- 대상(초등부) - 홍지은 / <야광 코딱지>를 읽고
- 금상(일반부) - 김영은 / <일단 떠나는 수 밖에>를 읽고
- 금상(일반부) - 이진목 / <즐기는 사람만이 성공한다>를 읽고
- 금상(중고등부) - 정석환 / <플랜더스의 개>를 읽고
- 금상(중고등부) - 제설하 /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를 읽고
- 금상(초등부) - 김찬주 / <가짜 독서왕>을 읽고
- 금상(초등부) - 이선한 / <곤충 탐정 강충>을 읽고
- 은상(일반부) - 남상이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고
- 은상(일반부) - 박정도 / <뭘 해도 잘 되는 사람의 말센스>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이은주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고
- 은상(중고등부) - 금소현 / <바깥은 여름>을 읽고
- 은상(일반부) - 안서현 / <존재 감>을 읽고
- 은상(중고등부) - 양수영 / <죽음의 수용소>를 읽고
- 은상(초등부) - 김현선 / <책 좀 빌려줄래>를 읽고
- 은상(초등부) - 최재영 / <불편한 자전거 여행>를 읽고
- 은상(초등부) - 최희정 / <딩신은 전쟁을 몰라요>를 읽고
- 동상(일반부) - 김용우 / <멸종과 이혼의 연대기>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소연 / <일단 떠나는 수 밖에>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영희 /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정근우 /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정찬식 / <법정 행복한 삶>을 읽고
- 동상(중고등부) - 강정현 /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이다원 / <왕과 사자>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이서율 / <소년이 온다>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최은영 / <천개의 파랑>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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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초등부) - 정예교 / <잘가 나의 비밀친구>를 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