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255

    

『당신은 전쟁을 몰라요』를 읽고

 


최희정

 

 도서관에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제목이 나를 멈춰 세웠다. “당신은 전쟁을 몰라요.”라는 말이 마치 나에게 직접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표지에는 어린 소녀가 어딘가를 바라보는 그림이 있었다. 나는 그 아이가 혹시 전쟁을 겪은 소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곧장 책을 집어 들었고,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예바라는 아이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예바는 우크라이나에 사는 평범한 소녀였다. 가족과 함께 생일을 준비하던 어느 날 세상은 갑자기 뒤바뀌었다. 2022년 2월 24일 새벽, 커다란 폭발음이 들려왔다. 예바는 그 소리를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곧 그것이 전쟁의 시작임을 깨달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다. 평화롭던 집은 하루아침에 불안과 공포의 장소가 되어버렸다.


 예바와 할머니는 서둘러 피난을 떠났다. 가는 곳마다 폭격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사람들은 불안에 떨고 있었다. 하지만 예바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기록하며 자신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이나 아줌마의 집에 머물면서 바닷가 그림을 그리고, 평범했던 일상을 그리워했다. 잠시 평화로운 시간이 찾아오는 듯했지만 언제 어디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은 늘 곁에 있었다. 탱크가 포탄을 발사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예바는 몸을 움츠렸다. 그러나 그녀는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바로 글을 쓰는 일이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예바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 같았으면 너무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했을 것 같은데 예바는 일기를 통해 자기 마음을 지키고 있었다. 그 글을 읽으면서 나도 예바의 용기와 강인함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바는 결국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되어 다른 나라로 가야 했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자신이 살던 집을 뒤로한 채 낯선 땅으로 향하는 길은 얼마나 슬펐을까. 

 나는 그 장면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고향을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떨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예바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녀는 “폭탄이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나는 여전히 내일을 기다린다”고 썼다. 그 문장은 지금도 내 마음에 남아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일인지 처음으로 깊이 느꼈다. 뉴스 속에서만 보던 전쟁이 한 소녀의 일기 속에서는 너무도 생생하게 다가왔다. 전쟁은 누군가의 하루를 빼앗고, 친구를 잃게 하고, 가족을 흩어지게 만든다. 평범했던 일상과 웃음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평화’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다. 전쟁이 없는 지금의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매일 학교에 가고 친구와 웃고 가족과 함께 밥을 먹는 일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평화를 소중히 지키고 싶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예바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예바야, 너는 정말 용감해. 너의 글은 전쟁을 모르는 우리에게 전쟁의 아픔을 느끼게 해주었고 동시에 희망을 보여주었어.” 예바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전쟁 속에서도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강하고 따뜻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당신은 전쟁을 몰라요』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책이다. 전쟁의 공포뿐 아니라 그 속에서도 빛나는 인간의 용기와 희망을 보여주었다. 나는 앞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예바를 떠올리며 용기를 낼 것이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희망을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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