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역사
『왕과 사자』를 읽고
이다원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지금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다. 그때 결정 하나만 바꿔도 역사의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역사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이다. 3·1운동과 6·10운동이 생생하게 나와있다고 소개받았다. 역사는 사실인데 표지는 동화같이 그려져서 궁금증을 들게 했다. 역사 속 어떤 이야기를 이렇게 동화처럼 나타냈을지 빨리 책을 읽어보고 싶게 했다.
표지에 나온 사자는 동물의 왕인데, 사자가 울 것 같은 눈으로 철창을 바라보고 있지? 라는 의문이 생기는 등 나의 관심을 끌기에 이 책은 충분했다. 책을 읽기 전에 책 뒤에 쓰여진 글을 보았다. 전에 읽었던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라는 책이 떠올랐다. '왕과 사자'와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 두 책 모두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일본이 우리의 궁궐인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어 창경원이라 불렀다. 한 나라의 왕들이 살았던 궁궐을 동물원으로 만들어 버린 일본의 만행은 화가 난다. 일본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민족의 자긍심이 잃게 하기 위해서 위대한 한글의 창제원리를 왜곡시켜서 가르쳤다고 들었다. 한글은 천지인 사상을 담은 모음과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자음으로 철학과 과학이 모두 담겨있는 자랑스러운 글자라고 배웠다. 하지만 일제 시대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렇게 훌륭한 한글을 문살을 던져서 부러진 모양대로 글자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말과 글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이 책에 나오는 사육사 김씨는 사자에게 '누리'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누리' 는 순우리말로 국립국어원의 뜻을 살펴보면 세상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있다. 예시로는 '해방의 감격이 온 누리에 퍼졌다'가 나와있다. 사육사 김 씨는 창살 속에 갇혀 있는 사자가 안쓰럽지만 자신이 사자를 풀어 줄 수 없었다. 그래서 이 난감한 상황에서 사자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한국식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옛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죽어서 남길 자신의 이름을 일본식으로 고쳐야 했다. 옛 속담에도 나올 만큼 이름은 사람에게 상징적이고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곳에는 우리의 혼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육사 김씨가 사자에게 '누리'라는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단순히 부를 이름을 지어준 것이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일본이 창경궁을 창경원이라 부르며 동물원으로 만들어 버린 그곳에 갇혀 있는 사자의 이야기이다. 배경은 일제강점기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자가 우리나라의 마지막 황제 순종과 자신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사자는 동물의 제왕이지만 창경원에선 그저 사람들의 구경거리일 뿐이다. 순종은 조선의 황제이지만 일본 사람들에겐 허수아비인 것처럼 사자와 순종 모두 이름뿐인 왕이란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허울뿐인 존재들이다. 나는 그 부분이 안쓰러웠다. 어쩔 수 없이 잡혀 와서 창경원에 구경거리가 된 사자. 시대의 흐름 속에서 권위를 빼앗긴 순종, 모두가 슬픈 상황에 처한 인물들이다. 책 속의 이야기는 순종과 우리나라의 처참함, 그리고 사자의 답답한 심정이 서로 교차되면서 담겨 있다. 사자는 벚꽃 가득한 창경원에서 사는 것이 지겹다고 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고 위험이 없는 곳이지만 사자는 가족을 잃고 창경원에 잡혀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것이 지겹다고 했다. 사자는 이곳에서 행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평생을 창경원에서 보낸 원숭이는 먹이를 직접 구하지 않고 매일 주는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고, 천적에게 공격받지 않아도 되는, 위험이 가득한 야생보다 훨씬 안전한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결정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를 생각해 봐야하는 부분이다. 원숭이처럼 생각하고 산다면 사는 것일까? 사육되는 것일까?
사자와 순종이 이야기를 나누는 대목은 인상깊다. '내가 철창에 갇혀있는 것인가, 그대가 철창에 갇혀있는 것인가'라는 사자의 질문에 순종이 자신처럼 매일 고통 받으며 사는 것은 철창 안에 갇혀 사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사자의 대사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고통을 받는 것은 철창에 갇혀있는 것처럼 자유를 잃게 만든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어떤 고통은 극복할 수 있지만 어떤 고통은 좌절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창경원이란 제한된 공간에 갇힌 동물들의 마음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사자도 순종도 아닌 사육사 김씨가 인상적이어서 김씨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버티고 화를 참으며 꿋꿋이 자기 할 일을 하는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되어졌다. 그리고 김씨는 이 곳에 갇힌 동물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아꼈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이들을 통틀어서 그 마음이 누구보다 컸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김씨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역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책 속에 한 사람의 인물이 된다면 순종이 되어보고 싶다. 순종은 대한제국이 왕이지만 허수아비 왕이었다. 내가 왕이 된다면 대한제국의 역사를 한번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순종은 김홍륙 독차사건 후유증으로 몸이 크게 약해져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결국 사망하였다. 내가 순종이었다면 먼저 독차사건 후에 을사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군대를 만들고 백성들에게 책을 읽게 할 것이다. 백성이 똑똑해져야 나라를 강하게 세울 수 있다. 그래서 온 백성들이 모두 공부할 수 있게 하고 신분의 높고 낮음을 없애고 재능있는 사람을 관리로 뽑고, 다른 나라와 무역도 활발하게 해서 상공업을 장려해서 부국강병한 대한제국을 만들어 안정적인 나라로 만들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을사조약이 체결되었다하더라도 일본 몰래 외국에서 운동가들을 보낼 것이다. 그들에게 지원을 해 주고 군대를 키워 일제에 맞서 싸우게 할 것이다.
이야기 속 시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겨 나라를 되찾는 것이었다. 지금 현재의 가장 큰 문제점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학생들의 교육환경이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 학생들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암기를 주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활동이나 혼자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시간이 부족하다. 나는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사회생활 하는데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 학교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지원해 주어야 한다. 우리의 지금이 앞으로 미래의 사회를 결정짓기 때문에 우리 시대의 문제를 정확하게 알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행복은 과거의 조상들이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니고 미래의 후손들이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행복은 지금 우리가 어떤 것이 문제인지 알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창경원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이 누리고 싶은 자유와 행복을 갈망하는 존재들인 것을 보여 준다. 역사 속에 인물인 순종과 철창 속에 갇힌 사자를 통해서 우리는 과거를 보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의 자유와 행복은 결국 우리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에, 지금을 잘 살아야 한다.
Chapter
- 제3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 대상(일반부) - 윤태정 / <법정 행복한 삶>을 읽고
- 대상(중고등부) - 김준범 /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 힘을 다해 싸웠습니다>를 읽고
- 대상(초등부) - 홍지은 / <야광 코딱지>를 읽고
- 금상(일반부) - 김영은 / <일단 떠나는 수 밖에>를 읽고
- 금상(일반부) - 이진목 / <즐기는 사람만이 성공한다>를 읽고
- 금상(중고등부) - 정석환 / <플랜더스의 개>를 읽고
- 금상(중고등부) - 제설하 /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를 읽고
- 금상(초등부) - 김찬주 / <가짜 독서왕>을 읽고
- 금상(초등부) - 이선한 / <곤충 탐정 강충>을 읽고
- 은상(일반부) - 남상이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고
- 은상(일반부) - 박정도 / <뭘 해도 잘 되는 사람의 말센스>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이은주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고
- 은상(중고등부) - 금소현 / <바깥은 여름>을 읽고
- 은상(일반부) - 안서현 / <존재 감>을 읽고
- 은상(중고등부) - 양수영 / <죽음의 수용소>를 읽고
- 은상(초등부) - 김현선 / <책 좀 빌려줄래>를 읽고
- 은상(초등부) - 최재영 / <불편한 자전거 여행>를 읽고
- 은상(초등부) - 최희정 / <딩신은 전쟁을 몰라요>를 읽고
- 동상(일반부) - 김용우 / <멸종과 이혼의 연대기>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소연 / <일단 떠나는 수 밖에>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영희 /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정근우 /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정찬식 / <법정 행복한 삶>을 읽고
- 동상(중고등부) - 강정현 /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이다원 / <왕과 사자>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이서율 / <소년이 온다>를 읽고
- 동상(중고등부) - 최은영 / <천개의 파랑>을 읽고
- 동상(중고등부) - 홍하람 / <모모의 여름방학>을 읽고
- 동상(초등부) - 김아율 / <어린 임금의 눈물>을 읽고
- 동상(초등부) - 서하윤 / <단단한 아이>를 읽고
- 동상(초등부) - 윤지영 / <오리부리 이야기>를 읽고
- 동상(초등부) - 이슬비 / <창밖의 기린>을 읽고
- 동상(초등부) - 정예교 / <잘가 나의 비밀친구>를 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