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경쾌하고 날렵한 문체 거침없이 이야기를 밀고나가는 힘!
지금 한국문학이 주목하는 작가 장강명 화제의 신작 장편소설
“이 음모가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는 불길한 상상!”
_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위원단
“제가 쓴 소설 중 가장 빠르고 가장 독합니다.”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장강명 장편소설 《댓글부대》가 마침내 독자들에게 선을 보인다. 올해 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으로 2012년 대통령선거 이후 진보적인 인터넷 사이트에 잠입해 악의적인 댓글을 달면서 여론을 조작하고 해당 사이트를 무력화하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백》 《열광금지 에바로드》 《한국이 싫어서》 등 전작들에서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심리 기저의 문제들을 날카롭게 묘파했던 작가는 이번 여섯 번째 장편소설 《댓글부대》에서 특유의 치밀한 취재력과 현장감 경쾌하고 날렵한 문체 서사를 밀고나가는 힘을 한껏 증폭시켜 이전 작품들에서보다 훨씬 더 강력한 목소리로 부박한 현실에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짐작하듯 이 소설은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사건이 모티프가 되었다. 합리적으로 안전하게 설계됐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인터넷 공간이 사실은 기둥 몇 개만 부러뜨리면 금방 무너질 수 있는 허약한 구조물에 불과하다는 것 다음에 또다시 힘을 가진 개인이나 조직이 불순한 의도로 ‘작전’을 편다면 누구라도 당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그로 하여금 《댓글부대》를 쓰도록 했다.
작가는 《댓글부대》를 집필하는 동안 여느 때보다 더 힘들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원고지 800매 남짓의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자행되었고 한편에서 현재진행형일지 모를 ‘댓글부대’에 대한 충격과 분노를 소설의 문장으로 온전히 담아내는 일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쓴 소설 중 “가장 빠르고 가장 독하다”는 고백에는 그런 사연이 있다.
한편 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위원단(문학평론가 염무웅 소설가 현기영 소설가 이경자)은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여론조작의 폭력성을 선명히 드러낸 한편 정치적으로 교활하고 사악한 음모가 앞으로도 행해질 수 있다는 불길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작가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쓰는 동안 줄곧 파탄의 상태로 나를 몰았다. (…) 내가 받은 충격을 그대로 글에
옮기고 싶었다. 그런 독기 없이 이 소설을 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_장강명 ‘작가 인터뷰’에서
조작하고 교란하고 초토화하라!
한국 사회를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손들의 음모
작가는 2012년에 출간한 소설집 《뤼미에르 피플》에 수록된 [삶어녀 죽이기]의 세 주인공들을 이 작품에 다시 호출한다. 한 여성에 대한 무자비한 인터넷 댓글 테러를 그린 이 단편을 발표한 뒤 국정원 댓글사건이 ‘단순의혹’에서 ‘사실’로 판명되자 그는 《댓글부대》를 쓰는 작업에 착수했다. 전작에도 음모 세력이 배후에서 여론을 조종하는 과정이 있지만 치밀한 취재에 힘입은 《댓글부대》의 깊이와 생생한 현실감 적나라한 묘사 그것에 비할 수는 없다.
소설은 인터넷 여론조작업체 팀-알렙의 멤버 찻탓캇이 진보 성향 일간지 K신문 기자에게 자신들이 해온 조작 사실들을 폭로하는 인터뷰 형식과 팀-알렙이 실제로 현실에서 벌이는 일들이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팀-알렙의 멤버들 삼궁 01査10 찻탓캇 세 명은 이십 대 청년들로 모두 일베 ‘죽돌이’들이며 여자라면 일단 ‘김치녀’로 싸잡고 여론조작으로 번 돈으로 안마방이나 유흥업소에서만 여자를 만나는 일그러진 청춘들이다.
처음에 기업 상품평과 유학 후기 등을 지어내며 쏠쏠히 용돈을 벌던 이들은 W전자 생산라인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죽은 노동자를 다룬 영화가 개봉하자 회사 측에서 고용한 홍보대행업체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노동실태를 고발한 그 영화에 대해 안 좋은 입소문을 내달라는 의뢰다. 팀-알렙의 지략꾼 삼궁은 그런 식의 공작은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과감하게 역제안을 한다. ‘노동자 인권 문제를 다룬다는 영화사가 오히려 더 스태프를 착취했다’는 악성 루머를 퍼뜨리자는 것. W전자는 삼궁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수수께끼의 조직 ‘합포회’가 나타나 팀-알렙을 고용해 그 작전을 실행에 옮기게 한다. 작전은 대성공을 거두고 영화는 여론의 역풍을 받아 흥행을 거두지 못한다. 보잘것없는 자신들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고 믿게 된 팀-알렙의 멤버들은 자부심을 느낀다. 그들에게 이제 합포회는 단지 비용을 지급하는 의뢰자가 아니라 사회에서 격리된 존재인 자신들을 믿고 격려해주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
얼마 뒤 팀-알렙은 합포회를 이끄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 ‘이철수’와 ‘남산의 노인’으로부터 현실 속 저항세력의 근거지인 인터넷 주요 커뮤니티를 무력화하고 십 대들 사이에 “386세대를 씹는” 문화를 일으키라는 지시를 받고 작업에 착수하는데……
‘진보’라 불리는 또는 자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속에서 어떻게 권력이 생겨나고 언제 회원들이 서로의 등에 칼을 꽂는지 그들의 허위의식과 추악한 면모도 가감 없이 드러난다. 읽다보면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이며 무엇으로 그것을 판단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설과 현실의 경계는 어떤 것인지 마지막까지 반전을 거듭하는 소설은 시종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걸 건드려야 해. 두려움과 죄의식.
백만 명 이백만 명을 한꺼번에 공략하는 방법은 그것뿐이야.” _본문에서
“읽는 모두가 조금씩 불편해지길 바라며 썼다!”
장강명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파시즘의 도래를 경고하다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에 착안해 쓰였지만 《댓글부대》가 단지 여론조작을 꾀하는 권력과 보수 세력의 문제를 지적하는 소설만은 아니다. ‘팀-알렙’이 진보 사이트의 폐쇄성을 역이용해 사이트를 붕괴시키는 부분에 이르면 진보 진영의 모순에 대한 비판으로도 읽힌다. 남성우월주의적이며 보수적인 시각을 체화한 팀-알렙 권력의 하수인으로 임무를 수행하다 결국 용도 폐기되는 세 멤버들에게도 결코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애잔함이 든다.
작가는 《댓글부대》에 수록된 [출처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이 소설은 전적으로 허구’라는 점을 강조한다. 익숙하거나 어떤 것을 연상시키는 이름들을 사용한 것은 그럴듯한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였을 뿐 자신은 어떤 견해나 어떤 인물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잘 짜인 허구는 언제나 그럴듯한 현실에 기반을 둔다. 실제와 유사한 설정이 독자들에게 실감 나는 리얼리티를 선사하지만 불편함을 자극할 수도 있다. 작가는 모두가 조금씩 불편해지길 바라며 썼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반어법이지만 극단의 상상을 몰아붙여 쓴 소설이다.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승리한 자는 진실을 말했느냐 따위를 추궁당하지 않는다.” 거의 백 년 전 나치 독일의 선전상 요제프 괴벨스가 한 말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결핍감을 느끼고 정신적으로 무력해질 때 파시즘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배운 바 있다. 우리가 어느 순간 좌절감과 무력감을 살짝만 건드려도 금세 증오로 변해버릴 것 같은 그러한 파시즘의 시대의 초입에 들어선 게 아닌지 지금의 인터넷 세계는 언제든 당신을 포섭하고 속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작가는 《댓글부대》를 통해 경고한다.
심사평
《댓글부대》는 작가의 경쾌하고 날렵한 문체 이야기를 밀고나가는 힘 치밀한 취재로 현장감으로 좋은 평가를 끌어냈다.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대중조작을 하고 있는 정치적 암흑세력을 현실적으로 그려 우리에게 그런 정치적으로 교활하고 사악한 음모가 앞으로도 행해질 거라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_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위원 염무웅(문학평론가) 현기영(소설가) 이경자(소설가)
▣ 작가 소개
저 : 장강명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지금까지 기자로 일하고 있다. 사회부 정치부 산업부를 거치며 경찰 검찰 국회 등을 출입했다. 이달의 기자상 관훈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을 『2세대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을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이 있다.
▣ 주요 목차
1장 선전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매일 매시간 민중의 맥박 소리에
귀 기울이고 어떻게 맥박이 뛰는지 듣는 것이다.
2장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3장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4장 피에 굶주리고 복수에 목마른 적에 맞서려면 무엇보다 한없는 증오를 활용해야 한다.
5장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국민들에게 낙관적 전망을 심어줘야 한다.
6장 선전은 창조와 생산적 상상력에 관련된 문제이다.
7장 대중에게는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8장 언론은 정부의 손안에 있는 피아노가 돼야 한다.
9장 승리한 자는 진실을 말했느냐 따위를 추궁당하지 않는다.
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평
출처에 대하여
작가의 말
경쾌하고 날렵한 문체 거침없이 이야기를 밀고나가는 힘!
지금 한국문학이 주목하는 작가 장강명 화제의 신작 장편소설
“이 음모가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는 불길한 상상!”
_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위원단
“제가 쓴 소설 중 가장 빠르고 가장 독합니다.”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장강명 장편소설 《댓글부대》가 마침내 독자들에게 선을 보인다. 올해 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으로 2012년 대통령선거 이후 진보적인 인터넷 사이트에 잠입해 악의적인 댓글을 달면서 여론을 조작하고 해당 사이트를 무력화하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백》 《열광금지 에바로드》 《한국이 싫어서》 등 전작들에서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심리 기저의 문제들을 날카롭게 묘파했던 작가는 이번 여섯 번째 장편소설 《댓글부대》에서 특유의 치밀한 취재력과 현장감 경쾌하고 날렵한 문체 서사를 밀고나가는 힘을 한껏 증폭시켜 이전 작품들에서보다 훨씬 더 강력한 목소리로 부박한 현실에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짐작하듯 이 소설은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사건이 모티프가 되었다. 합리적으로 안전하게 설계됐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인터넷 공간이 사실은 기둥 몇 개만 부러뜨리면 금방 무너질 수 있는 허약한 구조물에 불과하다는 것 다음에 또다시 힘을 가진 개인이나 조직이 불순한 의도로 ‘작전’을 편다면 누구라도 당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그로 하여금 《댓글부대》를 쓰도록 했다.
작가는 《댓글부대》를 집필하는 동안 여느 때보다 더 힘들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원고지 800매 남짓의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자행되었고 한편에서 현재진행형일지 모를 ‘댓글부대’에 대한 충격과 분노를 소설의 문장으로 온전히 담아내는 일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쓴 소설 중 “가장 빠르고 가장 독하다”는 고백에는 그런 사연이 있다.
한편 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위원단(문학평론가 염무웅 소설가 현기영 소설가 이경자)은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여론조작의 폭력성을 선명히 드러낸 한편 정치적으로 교활하고 사악한 음모가 앞으로도 행해질 수 있다는 불길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작가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쓰는 동안 줄곧 파탄의 상태로 나를 몰았다. (…) 내가 받은 충격을 그대로 글에
옮기고 싶었다. 그런 독기 없이 이 소설을 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_장강명 ‘작가 인터뷰’에서
조작하고 교란하고 초토화하라!
한국 사회를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손들의 음모
작가는 2012년에 출간한 소설집 《뤼미에르 피플》에 수록된 [삶어녀 죽이기]의 세 주인공들을 이 작품에 다시 호출한다. 한 여성에 대한 무자비한 인터넷 댓글 테러를 그린 이 단편을 발표한 뒤 국정원 댓글사건이 ‘단순의혹’에서 ‘사실’로 판명되자 그는 《댓글부대》를 쓰는 작업에 착수했다. 전작에도 음모 세력이 배후에서 여론을 조종하는 과정이 있지만 치밀한 취재에 힘입은 《댓글부대》의 깊이와 생생한 현실감 적나라한 묘사 그것에 비할 수는 없다.
소설은 인터넷 여론조작업체 팀-알렙의 멤버 찻탓캇이 진보 성향 일간지 K신문 기자에게 자신들이 해온 조작 사실들을 폭로하는 인터뷰 형식과 팀-알렙이 실제로 현실에서 벌이는 일들이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팀-알렙의 멤버들 삼궁 01査10 찻탓캇 세 명은 이십 대 청년들로 모두 일베 ‘죽돌이’들이며 여자라면 일단 ‘김치녀’로 싸잡고 여론조작으로 번 돈으로 안마방이나 유흥업소에서만 여자를 만나는 일그러진 청춘들이다.
처음에 기업 상품평과 유학 후기 등을 지어내며 쏠쏠히 용돈을 벌던 이들은 W전자 생산라인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죽은 노동자를 다룬 영화가 개봉하자 회사 측에서 고용한 홍보대행업체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노동실태를 고발한 그 영화에 대해 안 좋은 입소문을 내달라는 의뢰다. 팀-알렙의 지략꾼 삼궁은 그런 식의 공작은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과감하게 역제안을 한다. ‘노동자 인권 문제를 다룬다는 영화사가 오히려 더 스태프를 착취했다’는 악성 루머를 퍼뜨리자는 것. W전자는 삼궁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수수께끼의 조직 ‘합포회’가 나타나 팀-알렙을 고용해 그 작전을 실행에 옮기게 한다. 작전은 대성공을 거두고 영화는 여론의 역풍을 받아 흥행을 거두지 못한다. 보잘것없는 자신들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고 믿게 된 팀-알렙의 멤버들은 자부심을 느낀다. 그들에게 이제 합포회는 단지 비용을 지급하는 의뢰자가 아니라 사회에서 격리된 존재인 자신들을 믿고 격려해주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
얼마 뒤 팀-알렙은 합포회를 이끄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 ‘이철수’와 ‘남산의 노인’으로부터 현실 속 저항세력의 근거지인 인터넷 주요 커뮤니티를 무력화하고 십 대들 사이에 “386세대를 씹는” 문화를 일으키라는 지시를 받고 작업에 착수하는데……
‘진보’라 불리는 또는 자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속에서 어떻게 권력이 생겨나고 언제 회원들이 서로의 등에 칼을 꽂는지 그들의 허위의식과 추악한 면모도 가감 없이 드러난다. 읽다보면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이며 무엇으로 그것을 판단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설과 현실의 경계는 어떤 것인지 마지막까지 반전을 거듭하는 소설은 시종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걸 건드려야 해. 두려움과 죄의식.
백만 명 이백만 명을 한꺼번에 공략하는 방법은 그것뿐이야.” _본문에서
“읽는 모두가 조금씩 불편해지길 바라며 썼다!”
장강명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파시즘의 도래를 경고하다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에 착안해 쓰였지만 《댓글부대》가 단지 여론조작을 꾀하는 권력과 보수 세력의 문제를 지적하는 소설만은 아니다. ‘팀-알렙’이 진보 사이트의 폐쇄성을 역이용해 사이트를 붕괴시키는 부분에 이르면 진보 진영의 모순에 대한 비판으로도 읽힌다. 남성우월주의적이며 보수적인 시각을 체화한 팀-알렙 권력의 하수인으로 임무를 수행하다 결국 용도 폐기되는 세 멤버들에게도 결코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애잔함이 든다.
작가는 《댓글부대》에 수록된 [출처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이 소설은 전적으로 허구’라는 점을 강조한다. 익숙하거나 어떤 것을 연상시키는 이름들을 사용한 것은 그럴듯한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였을 뿐 자신은 어떤 견해나 어떤 인물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잘 짜인 허구는 언제나 그럴듯한 현실에 기반을 둔다. 실제와 유사한 설정이 독자들에게 실감 나는 리얼리티를 선사하지만 불편함을 자극할 수도 있다. 작가는 모두가 조금씩 불편해지길 바라며 썼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반어법이지만 극단의 상상을 몰아붙여 쓴 소설이다.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승리한 자는 진실을 말했느냐 따위를 추궁당하지 않는다.” 거의 백 년 전 나치 독일의 선전상 요제프 괴벨스가 한 말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결핍감을 느끼고 정신적으로 무력해질 때 파시즘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배운 바 있다. 우리가 어느 순간 좌절감과 무력감을 살짝만 건드려도 금세 증오로 변해버릴 것 같은 그러한 파시즘의 시대의 초입에 들어선 게 아닌지 지금의 인터넷 세계는 언제든 당신을 포섭하고 속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작가는 《댓글부대》를 통해 경고한다.
심사평
《댓글부대》는 작가의 경쾌하고 날렵한 문체 이야기를 밀고나가는 힘 치밀한 취재로 현장감으로 좋은 평가를 끌어냈다.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대중조작을 하고 있는 정치적 암흑세력을 현실적으로 그려 우리에게 그런 정치적으로 교활하고 사악한 음모가 앞으로도 행해질 거라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_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위원 염무웅(문학평론가) 현기영(소설가) 이경자(소설가)
▣ 작가 소개
저 : 장강명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지금까지 기자로 일하고 있다. 사회부 정치부 산업부를 거치며 경찰 검찰 국회 등을 출입했다. 이달의 기자상 관훈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을 『2세대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을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이 있다.
▣ 주요 목차
1장 선전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매일 매시간 민중의 맥박 소리에
귀 기울이고 어떻게 맥박이 뛰는지 듣는 것이다.
2장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3장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4장 피에 굶주리고 복수에 목마른 적에 맞서려면 무엇보다 한없는 증오를 활용해야 한다.
5장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국민들에게 낙관적 전망을 심어줘야 한다.
6장 선전은 창조와 생산적 상상력에 관련된 문제이다.
7장 대중에게는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8장 언론은 정부의 손안에 있는 피아노가 돼야 한다.
9장 승리한 자는 진실을 말했느냐 따위를 추궁당하지 않는다.
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평
출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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