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르본의 바보

고객평점
저자프레데릭 파제스
출판사항함께읽는책, 발행일:2012/09/10
형태사항p.251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036972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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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철학 소설을 만나다
- 소설과 철학의 절묘한 크로스 오버 《소르본의 바보》

대부분의 사람들이 철학은 어려운 것이고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데에는 많은 수의 철학 전공자들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철학이 어려운 학문으로서 권위를 유지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에게 쉽게 철학을 전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 왔고 대중적으로 사랑받았던 《소피의 세계》와 같은 작품이 그 예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장르가 합쳐진다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아쉬운 부분이 늘 존재한다. 특히 철학과 소설을 접목하는 경우 철학을 재미있게 이야기하자니 소설적 재미가 반감되고 소설적 완성도를 높이자니 쉬운 철학을 이야기하기가 여의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작품의 저자인 프레데릭 파제스가 바로 철학과 소설을 접목시키는 데 제격인 사람이다. 그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철학교사 자격시험을 통과해 1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르 카나르 앙쉐네」라는 정치 풍자로 유명한 프랑스 정통 주간지에서 기자로 활약하며 저널리스트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소설적 재미를 살리면서 제대로 된 철학을 쉽게 이야기하기에 그보다 더 적합한 인물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작품 활동 이외에도 그가 벌인 흥미로운 행보는 철학계와 문단에 놀라움과 충격을 전해 주기도 했다.

보튈? 보튈들!
- 보튈의 아버지 프레데릭 허구의 인물을 역사에 세우다

이 작품에서 번역가는 철학자들과 그 이론을 소개하는 데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따로 설명을 덧붙였다. 철학자에 대한 소개도 있고 저서에 대한 소개도 있다. 그런데 그중 보튈이라는 철학자의 《임마누엘 칸트의 은밀한 성생활》이라는 책이 유독 눈에 띈다. 제목 자체가 인상적이기도 하지만 다른 철학자들에 비해 낯선 이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보튈은 이 작품 속에서 니체와 대등한 인물로 다루어지고 있어 더 의아하다. 그렇다면 보튈은 누구인가. 1896년에 태어나 1947년에 사망한 철학자이자 에세이스트로 그의 저서 《임마누엘 칸트의 은밀한 성생활》은 프랑스의 영화감독 앙리 레비에 의해 매우 비중 있게 다루어졌으며 우리나라에 소개되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보튈이라는 철학자의 객관적 이력이다. 그런데 여기에 중요한 것이 하나 빠져 있다. 보튈이 실존 인물이 아니라 만들어진 가공의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짐작했겠지만 보튈을 만든 사람은 이 소설의 저자 프레데릭이다. 프레데릭은 몇몇 친구들과 함께 ‘보튈 협회’를 조직해 보튈이라는 인물을 창조해 냈고 현재 보튈은 프랑스에만 수백만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인기 있는 철학자 중 한 명이 되었다.

자신의 소설에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을 실존인물인양 언급한 그의 유머와 대담함은 다른 작가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그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 자신의 작품과 보튈의 저서가 꾸준히 출간되고 있어 이야기꾼으로서 그의 뛰어난 역량을 짐작할 수 있으며 이는 그의 다음 책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페라가모 모카신에 집착하는 철학 교수 오스카와 파리의 택시 기사 막스
소르본을 주름잡던 두 남자의 종횡무진 스펙터클 철학 로드 픽션

이 작품은 택시 운전을 하는 막스가 팡테옹 광장에서 손님들을 기다리며 새벽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나의 사유 일기’라는 제목을 붙인 몰스킨 다이어리에 5년 동안 한 줄도 쓰지 못했다는 막스의 쓸쓸한 고백은 일상에 지친 독자들이 막스와 동질감을 느끼며 순간적으로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다. 막스는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철학을 가르치고 싶었지만 철학교수시험 마지막 단계인 구술시험에서 입도 떼지 못한 채 소르본을 나와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구술시험에서 그가 주제로 다뤘던 것은 바로 비트겐슈타인이었다. 그런 막스의 택시(승객들에게 잠시나마 회장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고급 승용차) ‘DS 팔라스’에 10년 전 막스가 흠모하던 스승 오스카가 “소르본으로”라고 외치며 오른다. 그리고 그 순간 막스와 막스에게 감정을 이입한 독자들은 자신들 앞에 색다른 길이 펼쳐질 것임을 직감하게 된다.
오스카는 소르본 대학에서 그리고 프랑스에서 명망 높은 철학 교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강의를 하다 말고 종적을 감추면서 잊혀진 전설이었다. 그랬던 그가 얼굴에 큰 흉터와 함께 다시 파리에 나타난 것이다. 오스카는 자신이 초대받지 못한 소르본의 학회를 급습 소르본과 철학계를 총공격할 계획이라고 은밀히 속삭였지만 DS의 고장으로 소르본 문턱도 넘지 못한 둘은 결국 파리를 떠나기로 한다.

막스의 애마 DS와 함께 시작된 여행의 첫 번째 행선지는 교부철학자와 이름이 같은 정비공 아타나즈가 있는 프랑스 북부의 도시 수아송이다. 이후 그들은 그레구아르 이레네 앙브루아즈 크리소스톰 등 가톨릭교회의 철학적 신학적 토대를 마련한 교부 철학자들과 이름이 같은 정비공들을 찾아 프랑스는 물론 독일과 룩셈부르크 폴란드와 러시아 등지를 헤매게 된다.

그러니까 그들의 여행 경로는 자동차를 고치는 수리공을 찾아다니는 것이지만 이는 동시에 서양 철학사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서양 철학사에 여행 경로를 매치시킨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칸트가 매일 같은 시간 산책을 했다는 쾨니히스베르크 니체가 말년을 보낸 바이마르의 질버블릭 빌라 쇼펜하우어가 태어난 그단스크 등을 여행하면서 철학자들의 이론과 사상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애를 오스카의 입을 통해 오스카와 막스가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전해준다. 이론이나 사상에만 집착하지 않고 철학자들의 생애를 함께 이야기함으로써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쉬운 철학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굳이 거창하게 철학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더라도 우리가 보고 느끼는 현실을 보여 주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전쟁을 통해 유럽을 정초해야 한다는 오스카의 말에서 우리는 지구 저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 망다르 가문의 사람들을 통해 본 무기력한 고학력 지식인 유럽연합이 가져온 혼란 보이는 것에 연연하는 현대 사회 등 소설 속 비현실적인 장면이 오히려 현실 같은 느낌을 주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저런 복잡한 생각 없이 단순하게 이 소설 자체를 즐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막스와 오스카는 유럽을 여행하며 그들의 눈에 비친 유럽의 풍경을 전해주고 각 지역의 고유 음식들을 먹으며 그 맛을 음미한다. 대리 만족이라는 건 이런 걸 말하는 게 아닐까? 고작 사무실 에어컨 바람에 위로 받으며 도심 아스팔트에 남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전해주는 유럽의 풍광은 잠시나마 독자들을 파리의 에펠탑 앞으로 데리고 간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하는 이유 하나 막스는 그의 짝사랑 블랑딘과 사랑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둘 그들과 내내 여행을 같이 했던 안젤라 수녀는 여행이 끝나고 다시 수녀로 돌아갈까? 아니면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될까?

▣ 작가 소개

저자 : 프레데릭 파제스
1950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철학교사 자격시험을 통과한 뒤 1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고 날카로운 풍자와 촌철살인의 정치 기사로 유명한 프랑스의 정통 주간지 「르 카나르 앙쉐네」에서 기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현재 사회·문화 전반에 관한 위트 있고 감각적인 글들을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그는 점잖은 체하는 꼰대 같은 철학에서 벗어나 일상 속에서 함께 뒹굴고 함께 사유하는 철학을 꿈꾼다. 그리고 이렇게 엉뚱한 그의 아이디어id?e에 의해 ‘장 바티스트 보튈’이라는 허구의 철학자가 탄생했다. 보튈은 이성과 계몽의 철학자 칸트를 새롭게 탐구한 흥미로운 철학 에세이 《임마누엘 칸트의 성생활》을 시작으로 당당히 ‘보튈 협회’에 많은 수의 회원까지 거느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에세이스트가 되었고 베르나르 앙리 레비에 의해 매우 중요하게 언급되기도 하였다. 프레데릭의 이러한 재기 발랄한 행보는 보튈이 곧 프레데릭임이 밝혀진 뒤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프레데릭의 첫 소설 《소르본의 바보Lidiot de la Sorbonne》는 천재와 광대 사색자와 바보 성찰과 유머가 뒤섞인 예측할 수 없는 철학의 로드...무비로 출간 후 프랑스 문학계와 기성 철학자들에게 적잖은 충격과 흥분을 불러일으켰다. 보튈의 이름으로는 《니체와 백주의 악마》 프레데릭의 이름으로는 《순수한 사랑과 번지 점프》《유쾌한 철학자들》《내게 맞는 철학자는 누구》등의 저서가 출간되었다.

역자 : 이세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랭스 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숲의 신비》 《회색 영혼》 《유혹의 심리학》 《나르시시즘의 심리학》 《고대 철학이란 무엇인가》 《다른 곳을 사유하자》 《아프리카 술집 외상은 어림없지》 《반 고흐 효과》 《욕망의 심리학》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나날》 《중국을 읽다 1980-2010》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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