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빈민들에 대한 연민어린 음울한 시선
21세기의 사회에서는 돈만 있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은 그래도 돈으로 사지 못하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세상에 일어나는 일을 보면 그들의 말은 대부분이 틀린 것 같다. 돈으로 살 수 없으리라고 믿었던 것들이 너무나 쉽게 돈을 따라간다. 그러니까 사랑을 얻는다거나 믿음을 사는 것들까지도 그렇다. 이쯤 되면 평범한 사람들은 누군가가 다정한 말로 ‘사실이 아니라고’ 위로해주길 바라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19세기 말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역시 별다른 말을 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가난이라는 불행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연민을 그려 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천재문학가의 탄생이라며 러시아문단을 놀라게 한 도스토옙스키의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에서 마카르는 30년째 관청에서 근무하고 있으나 정서하는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형편이 나아지려야 나아질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쥐꼬리만 한 월급을 쪼개어 처녀 바르바라를 위하여 맛있는 과자를 사고 예쁜 화분을 산다. 한편 몸이 약한 바르바라는 바느질을 하거나 수를 놓아 생계를 유지한다. 늘 당장 먹고 입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임에도 이들의 대화는 수준이 높다.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고 위로하며 문학적인 데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인간’에 대해 토론한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과 생활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가난으로 인해 끊임없이 위협받고 시험 당한다.
이 작품에서 도스토옙스키는 가난하지만 맑고 순수한 사랑을 나누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는 동시에 병적인 자존심과 과대망상증 같은 자기 분열적 심리 현상을 주인공 마카르를 통해 표현해내고 있다. 이것은 오랜 질서가 무너지고 자본주의적 질서가 새롭게 들어서는 과도기 러시아에서 발생하는 모습에 고민하고 괴로워한 귀족 출신 도스토옙스키의 심리를 그대로 담아 놓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시간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대부분에는 19세기 도시의 색채가 짙게 묻어난다. 그리고 즐비한 건물들 사이로 소외된 인간 존재에서 드리워지는 짙고 음울한 어둠이 깔린다. 따라서 도스토옙스키가 낭만적인 내용의 작품을 썼다고 하면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백야》에서 그는 플롯의 간결함과 산뜻한 단막극을 보는 듯한 페테르부르크의 시원스런 배경 단출한 등장인물 등을 제시하며 섣부른 판단을 멈추게 한다.
도스토옙스키 자신이 이 작품에 ‘감상적 로망’ 및 ‘어느 몽상가의 추억에서’라는 부제를 붙인 것만 봐도 이것이 ‘검은 실존의 그림자’만을 추구해 마지않던 그의 정신사에서 자못 낭만적인 일면을 보여 준 작품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이 작품은 딱딱한 설교자이자 광적인 초인주의자인 도스토옙스키에게서 로맨틱하고 섬세한 감정이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인 것이다.
몽상가 ‘나’는 신비로운 백야의 페테르부르크 길거리에서 한 여인을 만나 그녀의 순정적인 사랑에 격려를 보내며 응원한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된 순간 ‘밝은 밤’이라는 환영은 사라지고 그녀 또한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찬사를 퍼부었던 비평가 벨린스키는 이 작품에 드러난 주인공의 이상심리와 그 이상심리에 병적인 관심을 보이는 작자 자신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리얼리즘에서의 일탈을 혹독하게 가책한다. 그러나 적어도 이 비판점들이 《가난한 사람들》에서의 단순한 후퇴나 퇴보가 아니라 후기 작품에서 보여줄 위대한 인간혼의 발원지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스토옙스키 문학사 가운데 충분히 하나의 신기원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 전편에 깔려 있는 서정적 감상주의는 저자의 내부에 흐르는 감미로운 낭만의 향기를 여실히 드러내어 독자들을 그 비밀스런 순간으로 데려갈 것이다.
자유를 갈망하는 자들이 사는 죽음의 집
《죽음의 집의 기록》이 도스토옙스키의 옥중 생활을 여실히 묘사한 자서전적 작품이라는 것은 그 자신이 “가상 인물의 이름을 빌려 형무소에서 보낸 지낸 나의 생활을 이야기했으며 옥살이를 같이 한 옛 친구들을 묘사했다”고 말한 것을 보아 틀림없는 일이다.
고달프기 그지없던 시베리아 유형을 통해 아욕(我慾)의 인간을 접하고 관찰하여 그는 그러한 인물을 작품 속에서 재현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아욕의 전형은 자기분열로 괴로워하는 가진 자에게 학대 받는 사람들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학대 받는 가난한 사람들은 곤궁과 굴욕을 견디고 묵묵히 순종하지만 어떤 우연한 계기로 그들을 억제하고 있던 내부의 끈이 끊어지면 광포한 행동을 감행한다. 사실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을 것 같은?도 도스토옙스키는 그 안에서 동떨어진 인물들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찾아내어 원고 속에 옮겨 놓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고독과 소외 속에 멀어져 가는 도시 하층민들의 쓰레기 같은 삶을 침침한 블라인드 셔터를 통해 보는 것 같은 어두운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 이때부터 우리가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느끼는 신비적이며 공상적이고 초인적이며 아마적 설교적인 인상이 정립되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감옥생활을 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아주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이 불행을 겪음으로서 도스토옙스키는 더욱 문학적으로 고양된 작품을 집필하게 됐으며 우리는 감동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아무튼 이 작품은 도스토옙스키가 예술가로서 또한 사상가로서 겪은 감옥 생활을 상세히 묘사한 세계 문학에 유례가 없는 귀중한 인생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도스토옙스키가 작가로 탄생하게 된 처녀작과 의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작품 그의 작품 경향이 바뀌게 된 작품을 함께 비교해 가며 읽는다면 작자의 일생과 내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그것이 작품으로는 어떻게 표현됐는지 보다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도스토예프스키
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
러시아의 심리학자이자 소설가이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과 세계에 존재하는 불변의 진리를 종교·철학·사상적 관점에서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20세기 문학 전반에 심오한 영향을 주었다. 톨스토이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을 대표하며 인간 심성의 가장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는 심리적 통찰력으로 특히 영혼의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20세기 소설 문학 전반에 심오한 영향을 주었다.
모스크바 말린스키 시립병원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로서 사형 집행 몇 분 전에 특사를 받은 바 있었고 4년간의 시베리아 유형생활과 불치의 간질병 등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질곡과 고난을 다 겪으며 살았다. 절망적인 인생을 살아왔던 그였지만 인간 내면의 추악함에만 집착하지 않고 영혼의 아름다움과 궁극적인 정화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집필한 전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상적 기조는 인간 생활에 있어서 모순되는 선과 악의 투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죄와 벌』『백치』『악령』『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등 그의 장편소설들은 삶의 지혜와 영혼의 울림을 전달하는 데 예술이 매체로 이용된 뛰어난 본보기이며 그에게 세계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가의 한 사람이라는 명성을 안겨주었다.
모스크바 빈민구제병원 의사의 차남으로 태어나 15살 때까지 생가에서 지냈다. 공병학도와 작가 시절을 보낸 페테르부르크는 이야기의 무대로서 여러 편의 작품에 등장한다. 1846년 첫 작품 『가난한 사람들』로 비평가 펠린스키로부터 제 2의 고골리라는 격찬을 받으며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하였다. 데뷔 전에 도스토옙스키로부터 직접 작품을 건네받아 읽었던 네크라소프는 감동을 받은 나머지 밤중에 그의 집을 찾아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데뷔는 화려했을지 모르나 이어서 발표한『이중인격』은 혹평을 면치 못했다.
그 후 미하일 페트라셰프스키 주재의 이상적인 사회주의 모임의 일원이 되었다는 이유로 1849년 당국에 의해 체포되었다. 사형판결을 받고도 총살형이 집행되기 직전에 황제의 명으로 특별 사면되어(이 일련의 특사는 모두 계획된 것이었다고 전해진다) 시베리아에 유형을 가는 것으로 감형되었고 옴스크에서 1854년까지 유배생활을 하였다. 이 시기의 체험을 바탕으로 나중에 『지하실의 수기』를 펴냈다. 그 밖에도 『백치』 등의 작품에 사형집행 직전의 심정을 묘사하는 등 이 사건 이후 그의 작품 색깔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형을 마치고 군대에서 사병으로 근무한 후 1858년에 페테르부르크로 귀환한다. 이 무렵에 이상주의적 사회주의자에서부터 기독교적 인도주의자로의 사상적 변화를 겪었다. 그는 다시 창작에 정열을 쏟아 그는 다시 창작에 정열을 쏟아 『스테판치코포의 마을』 『학대받고 멸시받는 사람들』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이후 유럽 여행을 떠난 도스토예프스키는 한때 도박에 빠져 빚에 시달리면서도 계속되는 창작 활동을 통해 『악어』 『도박사』 『영원한 남편』 등을 써내려갔고『백치』『악령』을 잡지『루스키 베스트니크』에 연재했다. 또한 그 시기에 그를 세계적인 대문호로 만들어준 작품『죄와 벌』을 발표하였고 호평을 받았다.
1858년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서『온순한 여인』을 비롯한 몇 작품들을 모아『작가일기』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표했다. 『우스운 자의 꿈』은 이듬해에『작가일기』에 추가되어 발표되었다. 1878년부터 1880년까지 도스토예프스키는 그의 마지막 작품인『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루스키 베스트니크』에 연재한다. 1881년 1월 28일 고질적인 폐질환이 악화되어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유해는 같은 달 31일에 페테르부르크 소재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사원 묘지에 안장되었다.
최근 한국에서 그의 작품을 돈이라는 코드로 재해석 하기도 하였다. 지주 출신인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곤차로프 등 다른 작가가 돈에 초연했던 것과 달리 그는 돈에 얽힌 작가의 개인사와 소설 속 주인공의 복잡한 심리를 풀어내었으며 가난한 사람들부터 최후의 대작 카라마조프…에 이르기까지 돈은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중심 모티브라고 분석하였다.
역자 : 채수동
한국외국어대학 러시아어과 졸업. 미국 뉴욕대학 대학원 수료(러시아문학). 미국 콜럼비아대학 대학원 수학(러시아문학). 주러시아대사관 총영사. 주수단대사관 대사.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문학 강의. 이어령과 송영으로부터 한국최고의 도스토옙스키 문학 번역가로 찬탄을 받음. 지은책 《한 외교관의 러시아 추억》. 옮긴책 똘스또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반 일리치의 죽음》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악령》 《백치》 《미성년》
▣ 주요 목차
죽음의 집의 기록
제1부
제2부
가난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백야
첫째 밤
둘째 밤
셋째 밤
넷째 밤
아침
도스토옙스키의 체험과 문학
도스토옙스키의 체험과 문학
도스토옙스키 연보
빈민들에 대한 연민어린 음울한 시선
21세기의 사회에서는 돈만 있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은 그래도 돈으로 사지 못하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세상에 일어나는 일을 보면 그들의 말은 대부분이 틀린 것 같다. 돈으로 살 수 없으리라고 믿었던 것들이 너무나 쉽게 돈을 따라간다. 그러니까 사랑을 얻는다거나 믿음을 사는 것들까지도 그렇다. 이쯤 되면 평범한 사람들은 누군가가 다정한 말로 ‘사실이 아니라고’ 위로해주길 바라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19세기 말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역시 별다른 말을 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가난이라는 불행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연민을 그려 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천재문학가의 탄생이라며 러시아문단을 놀라게 한 도스토옙스키의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에서 마카르는 30년째 관청에서 근무하고 있으나 정서하는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형편이 나아지려야 나아질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쥐꼬리만 한 월급을 쪼개어 처녀 바르바라를 위하여 맛있는 과자를 사고 예쁜 화분을 산다. 한편 몸이 약한 바르바라는 바느질을 하거나 수를 놓아 생계를 유지한다. 늘 당장 먹고 입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임에도 이들의 대화는 수준이 높다.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고 위로하며 문학적인 데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인간’에 대해 토론한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과 생활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가난으로 인해 끊임없이 위협받고 시험 당한다.
이 작품에서 도스토옙스키는 가난하지만 맑고 순수한 사랑을 나누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는 동시에 병적인 자존심과 과대망상증 같은 자기 분열적 심리 현상을 주인공 마카르를 통해 표현해내고 있다. 이것은 오랜 질서가 무너지고 자본주의적 질서가 새롭게 들어서는 과도기 러시아에서 발생하는 모습에 고민하고 괴로워한 귀족 출신 도스토옙스키의 심리를 그대로 담아 놓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시간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대부분에는 19세기 도시의 색채가 짙게 묻어난다. 그리고 즐비한 건물들 사이로 소외된 인간 존재에서 드리워지는 짙고 음울한 어둠이 깔린다. 따라서 도스토옙스키가 낭만적인 내용의 작품을 썼다고 하면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백야》에서 그는 플롯의 간결함과 산뜻한 단막극을 보는 듯한 페테르부르크의 시원스런 배경 단출한 등장인물 등을 제시하며 섣부른 판단을 멈추게 한다.
도스토옙스키 자신이 이 작품에 ‘감상적 로망’ 및 ‘어느 몽상가의 추억에서’라는 부제를 붙인 것만 봐도 이것이 ‘검은 실존의 그림자’만을 추구해 마지않던 그의 정신사에서 자못 낭만적인 일면을 보여 준 작품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이 작품은 딱딱한 설교자이자 광적인 초인주의자인 도스토옙스키에게서 로맨틱하고 섬세한 감정이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인 것이다.
몽상가 ‘나’는 신비로운 백야의 페테르부르크 길거리에서 한 여인을 만나 그녀의 순정적인 사랑에 격려를 보내며 응원한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된 순간 ‘밝은 밤’이라는 환영은 사라지고 그녀 또한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찬사를 퍼부었던 비평가 벨린스키는 이 작품에 드러난 주인공의 이상심리와 그 이상심리에 병적인 관심을 보이는 작자 자신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리얼리즘에서의 일탈을 혹독하게 가책한다. 그러나 적어도 이 비판점들이 《가난한 사람들》에서의 단순한 후퇴나 퇴보가 아니라 후기 작품에서 보여줄 위대한 인간혼의 발원지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스토옙스키 문학사 가운데 충분히 하나의 신기원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 전편에 깔려 있는 서정적 감상주의는 저자의 내부에 흐르는 감미로운 낭만의 향기를 여실히 드러내어 독자들을 그 비밀스런 순간으로 데려갈 것이다.
자유를 갈망하는 자들이 사는 죽음의 집
《죽음의 집의 기록》이 도스토옙스키의 옥중 생활을 여실히 묘사한 자서전적 작품이라는 것은 그 자신이 “가상 인물의 이름을 빌려 형무소에서 보낸 지낸 나의 생활을 이야기했으며 옥살이를 같이 한 옛 친구들을 묘사했다”고 말한 것을 보아 틀림없는 일이다.
고달프기 그지없던 시베리아 유형을 통해 아욕(我慾)의 인간을 접하고 관찰하여 그는 그러한 인물을 작품 속에서 재현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아욕의 전형은 자기분열로 괴로워하는 가진 자에게 학대 받는 사람들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학대 받는 가난한 사람들은 곤궁과 굴욕을 견디고 묵묵히 순종하지만 어떤 우연한 계기로 그들을 억제하고 있던 내부의 끈이 끊어지면 광포한 행동을 감행한다. 사실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을 것 같은?도 도스토옙스키는 그 안에서 동떨어진 인물들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찾아내어 원고 속에 옮겨 놓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고독과 소외 속에 멀어져 가는 도시 하층민들의 쓰레기 같은 삶을 침침한 블라인드 셔터를 통해 보는 것 같은 어두운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 이때부터 우리가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느끼는 신비적이며 공상적이고 초인적이며 아마적 설교적인 인상이 정립되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감옥생활을 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아주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이 불행을 겪음으로서 도스토옙스키는 더욱 문학적으로 고양된 작품을 집필하게 됐으며 우리는 감동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아무튼 이 작품은 도스토옙스키가 예술가로서 또한 사상가로서 겪은 감옥 생활을 상세히 묘사한 세계 문학에 유례가 없는 귀중한 인생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도스토옙스키가 작가로 탄생하게 된 처녀작과 의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작품 그의 작품 경향이 바뀌게 된 작품을 함께 비교해 가며 읽는다면 작자의 일생과 내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그것이 작품으로는 어떻게 표현됐는지 보다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도스토예프스키
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
러시아의 심리학자이자 소설가이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과 세계에 존재하는 불변의 진리를 종교·철학·사상적 관점에서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20세기 문학 전반에 심오한 영향을 주었다. 톨스토이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을 대표하며 인간 심성의 가장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는 심리적 통찰력으로 특히 영혼의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20세기 소설 문학 전반에 심오한 영향을 주었다.
모스크바 말린스키 시립병원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로서 사형 집행 몇 분 전에 특사를 받은 바 있었고 4년간의 시베리아 유형생활과 불치의 간질병 등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질곡과 고난을 다 겪으며 살았다. 절망적인 인생을 살아왔던 그였지만 인간 내면의 추악함에만 집착하지 않고 영혼의 아름다움과 궁극적인 정화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집필한 전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상적 기조는 인간 생활에 있어서 모순되는 선과 악의 투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죄와 벌』『백치』『악령』『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등 그의 장편소설들은 삶의 지혜와 영혼의 울림을 전달하는 데 예술이 매체로 이용된 뛰어난 본보기이며 그에게 세계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가의 한 사람이라는 명성을 안겨주었다.
모스크바 빈민구제병원 의사의 차남으로 태어나 15살 때까지 생가에서 지냈다. 공병학도와 작가 시절을 보낸 페테르부르크는 이야기의 무대로서 여러 편의 작품에 등장한다. 1846년 첫 작품 『가난한 사람들』로 비평가 펠린스키로부터 제 2의 고골리라는 격찬을 받으며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하였다. 데뷔 전에 도스토옙스키로부터 직접 작품을 건네받아 읽었던 네크라소프는 감동을 받은 나머지 밤중에 그의 집을 찾아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데뷔는 화려했을지 모르나 이어서 발표한『이중인격』은 혹평을 면치 못했다.
그 후 미하일 페트라셰프스키 주재의 이상적인 사회주의 모임의 일원이 되었다는 이유로 1849년 당국에 의해 체포되었다. 사형판결을 받고도 총살형이 집행되기 직전에 황제의 명으로 특별 사면되어(이 일련의 특사는 모두 계획된 것이었다고 전해진다) 시베리아에 유형을 가는 것으로 감형되었고 옴스크에서 1854년까지 유배생활을 하였다. 이 시기의 체험을 바탕으로 나중에 『지하실의 수기』를 펴냈다. 그 밖에도 『백치』 등의 작품에 사형집행 직전의 심정을 묘사하는 등 이 사건 이후 그의 작품 색깔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형을 마치고 군대에서 사병으로 근무한 후 1858년에 페테르부르크로 귀환한다. 이 무렵에 이상주의적 사회주의자에서부터 기독교적 인도주의자로의 사상적 변화를 겪었다. 그는 다시 창작에 정열을 쏟아 그는 다시 창작에 정열을 쏟아 『스테판치코포의 마을』 『학대받고 멸시받는 사람들』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이후 유럽 여행을 떠난 도스토예프스키는 한때 도박에 빠져 빚에 시달리면서도 계속되는 창작 활동을 통해 『악어』 『도박사』 『영원한 남편』 등을 써내려갔고『백치』『악령』을 잡지『루스키 베스트니크』에 연재했다. 또한 그 시기에 그를 세계적인 대문호로 만들어준 작품『죄와 벌』을 발표하였고 호평을 받았다.
1858년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서『온순한 여인』을 비롯한 몇 작품들을 모아『작가일기』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표했다. 『우스운 자의 꿈』은 이듬해에『작가일기』에 추가되어 발표되었다. 1878년부터 1880년까지 도스토예프스키는 그의 마지막 작품인『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루스키 베스트니크』에 연재한다. 1881년 1월 28일 고질적인 폐질환이 악화되어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유해는 같은 달 31일에 페테르부르크 소재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사원 묘지에 안장되었다.
최근 한국에서 그의 작품을 돈이라는 코드로 재해석 하기도 하였다. 지주 출신인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곤차로프 등 다른 작가가 돈에 초연했던 것과 달리 그는 돈에 얽힌 작가의 개인사와 소설 속 주인공의 복잡한 심리를 풀어내었으며 가난한 사람들부터 최후의 대작 카라마조프…에 이르기까지 돈은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중심 모티브라고 분석하였다.
역자 : 채수동
한국외국어대학 러시아어과 졸업. 미국 뉴욕대학 대학원 수료(러시아문학). 미국 콜럼비아대학 대학원 수학(러시아문학). 주러시아대사관 총영사. 주수단대사관 대사.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문학 강의. 이어령과 송영으로부터 한국최고의 도스토옙스키 문학 번역가로 찬탄을 받음. 지은책 《한 외교관의 러시아 추억》. 옮긴책 똘스또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반 일리치의 죽음》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악령》 《백치》 《미성년》
▣ 주요 목차
죽음의 집의 기록
제1부
제2부
가난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백야
첫째 밤
둘째 밤
셋째 밤
넷째 밤
아침
도스토옙스키의 체험과 문학
도스토옙스키의 체험과 문학
도스토옙스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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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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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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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