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꽃을 기억하듯, 사람을 받아 안아주는 ‘식물들의 사생활’
강원도 평창토박이 작가인 심봉순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 『라스베가스로 간다』가 출간되었다. 심봉순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식물처럼 산다. 소설의 무대는 주로 전형적인 농촌이며 인물들은 농사를 짓거나 작은 가게를 꾸리며 생계를 이어간다. 붙박이로 사는 이들은 제자리에 머물며 여일하게 살아간다. 식물은 자신이 처한 삶의 조건에서 벗어나질 못하듯 씨앗이 움텄던 땅에 매어 산다. 바람이 불면 바람 따라 흔들리고 햇빛과 비를 받아들일 뿐이다. 소설의 인물들이 자기 속을 온전히 드러내는 법은 없다. 뿐만 아니라 이들 대부분은 순하고 안쓰러운 사람들로 하나같이 고단한 현실에서 달아날 방도를 모른다.
표제작 「라스베가스로 간다」의 노름꾼 아버지 밑에서 자란 여자는 도박판을 맴도는 남편과 함께 산다. 「하지 감자」의 남편은 구타를 일삼고 살림을 부수고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달아난 아내에게 쩔쩔 매다 목숨마저 버린다. 다방 여자의 유혹에 속수무책인 남자들도 등장한다. 「검은등뻐꾸기」, 「어디선가 그 놈의 울음소리가 들리고」의 노총각들은 웃음을 뿌려대는 여자들에게 마음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땀띠물」, 「배추 3」의 남자들은 외국인 아내에게 버림받고 끝내 자신의 목숨을 놓는다. 여자들의 삶도 여의치 않다. 「마당가 여자」의 아이가 딸린 넝마주이 여자에게도 삶은 팍팍한 것이다.
이렇듯 소설 속 주인공들은 생존도 사랑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주어진 삶의 조건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보지만 거의 모두 제자리로 돌아온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않고, 자기 삶을 바꿀 개선책을 발견하지 못한다. 거슬리지 않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식물의 속성처럼 소설 속의 인물들은 대체로 순하다. 어수룩하고 미욱한 그들은 희롱당하거나 사기당하거나 이용당한다. 돈이 없으면 외상을 지고 로또를 사거나 노름을 하고 응답받지 못할 연애에 빨려든다. 삶의 조건은 팍팍한데 마땅한 대책도 없다.
소설집 맨 마지막에 실린 「허토」는 한 남자의 일대기를 다룬 ‘전(傳)’의 형식을 취한 중편소설이다. ‘허토’는 장사를 지낼 때에 상제들이 봉분하기에 앞서 흙 한 줌을 관 위에 뿌리는 것을 이른다. 며느리인 은조의 눈으로 본 시아버지의 이야기와, 시아버지가 화자가 되어 자신의 인생을 상술한 부분이 번갈아서 등장한다. 자기 얘기를 하는 주관적인 내용과 관찰자가 기술하는 관찰이 갈마들어 한 남자의 생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하찮은 꽃은 없다. 그냥 피었다가 가는 꽃은 없다. 모든 꽃들은 세상의 한 편을 빛내다 사라졌다. 꽃의 시절은 갔다. 하지만 기억은 씨앗이 된다. 심봉순의 소설은 꽃을 기억하듯, 사람을 받아 안아준다. 씨앗을 받아내서 기르는 땅처럼.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인 이광복 소설가는 “심봉순은 훌륭한 작가의 표본이다. 매사에 한 치의 어그러짐도 없이 반듯한 그의 몸가짐이 말해주듯 그가 써낸 작품 또한 소설의 모범답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언어를 갈고 다듬고 매만지는 솜씨가 놀랍다. 특히 향토색 짙은 언어들은 소설의 사실성을 더해주면서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는 남들이 모방할 수 없는 최대의 미덕이라 하겠다. 여기에 서사구조를 이끌어가는 튼실한 내공과 주제를 구현하는 탄탄한 저력이 맞물려 작품세계의 위상을 한층 더 높여준다. 따라서 그의 소설을 읽고 나면 그 여운이 오래 간다”며 추켜세우고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심봉순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관동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졸업. 2002년 김유정 전국문예공모에 산문 부문에서 대상. 2006년 계간 『문학시대』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
2015년, 2016년 강원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여. 작품집으로 장편소설 『방터골 아라레이』, 소설집 『소매각시』 출간. 한국문인협회 회원
▣ 주요 목차
하지 감자
검은등뻐꾸기
금 따는 사람들
라스베가스로 간다
땀띠물
어디선가 그 놈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마당가 여자
배추 3
허토
해설 | 식물들의 사생활/ 김나정
작가의 말 | 인생도, 글쓰는 것도 곡선이다
꽃을 기억하듯, 사람을 받아 안아주는 ‘식물들의 사생활’
강원도 평창토박이 작가인 심봉순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 『라스베가스로 간다』가 출간되었다. 심봉순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식물처럼 산다. 소설의 무대는 주로 전형적인 농촌이며 인물들은 농사를 짓거나 작은 가게를 꾸리며 생계를 이어간다. 붙박이로 사는 이들은 제자리에 머물며 여일하게 살아간다. 식물은 자신이 처한 삶의 조건에서 벗어나질 못하듯 씨앗이 움텄던 땅에 매어 산다. 바람이 불면 바람 따라 흔들리고 햇빛과 비를 받아들일 뿐이다. 소설의 인물들이 자기 속을 온전히 드러내는 법은 없다. 뿐만 아니라 이들 대부분은 순하고 안쓰러운 사람들로 하나같이 고단한 현실에서 달아날 방도를 모른다.
표제작 「라스베가스로 간다」의 노름꾼 아버지 밑에서 자란 여자는 도박판을 맴도는 남편과 함께 산다. 「하지 감자」의 남편은 구타를 일삼고 살림을 부수고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달아난 아내에게 쩔쩔 매다 목숨마저 버린다. 다방 여자의 유혹에 속수무책인 남자들도 등장한다. 「검은등뻐꾸기」, 「어디선가 그 놈의 울음소리가 들리고」의 노총각들은 웃음을 뿌려대는 여자들에게 마음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땀띠물」, 「배추 3」의 남자들은 외국인 아내에게 버림받고 끝내 자신의 목숨을 놓는다. 여자들의 삶도 여의치 않다. 「마당가 여자」의 아이가 딸린 넝마주이 여자에게도 삶은 팍팍한 것이다.
이렇듯 소설 속 주인공들은 생존도 사랑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주어진 삶의 조건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보지만 거의 모두 제자리로 돌아온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않고, 자기 삶을 바꿀 개선책을 발견하지 못한다. 거슬리지 않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식물의 속성처럼 소설 속의 인물들은 대체로 순하다. 어수룩하고 미욱한 그들은 희롱당하거나 사기당하거나 이용당한다. 돈이 없으면 외상을 지고 로또를 사거나 노름을 하고 응답받지 못할 연애에 빨려든다. 삶의 조건은 팍팍한데 마땅한 대책도 없다.
소설집 맨 마지막에 실린 「허토」는 한 남자의 일대기를 다룬 ‘전(傳)’의 형식을 취한 중편소설이다. ‘허토’는 장사를 지낼 때에 상제들이 봉분하기에 앞서 흙 한 줌을 관 위에 뿌리는 것을 이른다. 며느리인 은조의 눈으로 본 시아버지의 이야기와, 시아버지가 화자가 되어 자신의 인생을 상술한 부분이 번갈아서 등장한다. 자기 얘기를 하는 주관적인 내용과 관찰자가 기술하는 관찰이 갈마들어 한 남자의 생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하찮은 꽃은 없다. 그냥 피었다가 가는 꽃은 없다. 모든 꽃들은 세상의 한 편을 빛내다 사라졌다. 꽃의 시절은 갔다. 하지만 기억은 씨앗이 된다. 심봉순의 소설은 꽃을 기억하듯, 사람을 받아 안아준다. 씨앗을 받아내서 기르는 땅처럼.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인 이광복 소설가는 “심봉순은 훌륭한 작가의 표본이다. 매사에 한 치의 어그러짐도 없이 반듯한 그의 몸가짐이 말해주듯 그가 써낸 작품 또한 소설의 모범답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언어를 갈고 다듬고 매만지는 솜씨가 놀랍다. 특히 향토색 짙은 언어들은 소설의 사실성을 더해주면서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는 남들이 모방할 수 없는 최대의 미덕이라 하겠다. 여기에 서사구조를 이끌어가는 튼실한 내공과 주제를 구현하는 탄탄한 저력이 맞물려 작품세계의 위상을 한층 더 높여준다. 따라서 그의 소설을 읽고 나면 그 여운이 오래 간다”며 추켜세우고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심봉순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관동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졸업. 2002년 김유정 전국문예공모에 산문 부문에서 대상. 2006년 계간 『문학시대』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
2015년, 2016년 강원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여. 작품집으로 장편소설 『방터골 아라레이』, 소설집 『소매각시』 출간. 한국문인협회 회원
▣ 주요 목차
하지 감자
검은등뻐꾸기
금 따는 사람들
라스베가스로 간다
땀띠물
어디선가 그 놈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마당가 여자
배추 3
허토
해설 | 식물들의 사생활/ 김나정
작가의 말 | 인생도, 글쓰는 것도 곡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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