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현대의 거장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 ‘마술적 사실주의’의 원류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마술적 데뷔작’
▶ 우리 삶 가운데 실망스럽고 집요하게 계속해서 따라다니는 고독을 파헤친 작품. ― 《뉴욕 타임스》
현대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가르시아 마르케스, 집필을 마친 뒤 칠 년여에 걸쳐 세상에 소개되지 않았던 전설적인 데뷔작 『썩은 잎』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이 비범한 첫 작품 안에는 이미 거장의 문학 세계가 충분히 구현되어 있다. 가상의 마을 마콘도, 거대한 시스템이 초대한 부정과 부패, 거부할 수 없이 치명적인 사랑과 죽음, 기나긴 세월 동안의 고독, 서로 다른 도덕과 경험이 부딪치며 만들어 내는 격렬한 순간, 이 모든 것이 시공간을 사용한 퍼즐 맞추기처럼 환상적이고도 생경한 풍경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퇴역한 대령, 대령의 딸 이사벨, 그녀의 어린 아들, 그리고 지난밤 유명을 달리한 어느 의사의 시체가 있다. 스산한 가을, 거리의 바닥에는 떨어진 잎들이 쌓여 썩어 가고 의사는 마을 묘지에 매장되는 것을 허락받지 못해 영원한 안식을 보류당했다. 성당의 종소리, 과거에서 풍겨 나오는 향냄새, 빳빳한 상복의 옷깃, 입속에서만 속삭이는 비밀. 조촐하고 괴상한 이 장례 자리에서 가족들은 저마다 지난날을 회상하고 시간과 공간이 종횡으로 확장하며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의 타래가 풀려 나와 눈앞에 흘러간다.
마술적 사실주의의 지평을 열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풍경’을 열어 보인 현대의 거장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의 이 문제적 데뷔작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사이에서 완전히 새로운 문학의 정수를 보여 주고 있다.
삶을 살아가는 한, 우리 모두를 찾아오는 근원적인 고독
어느 죽음을 둘러싼 삶의 이야기를 통한 고독의 성찰
1928년 9월 12일 오후 두시 삼십 분부터 세 시까지, 이제는 은퇴한 대령 한 사람, 남편에게 버림받은 대령의 딸, 그녀의 열 살짜리 아들이 함께 앉아 있는 그 시간은 기이할 정도의 고독과 적막으로 가득 차 있다.
지난밤, 대령의 친구인 ‘의사’가 세상을 떠났고 이 세 명은 의사의 시체가 마을 묘지로 향하기 전 시체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시체는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쳐 망자의 안식을 취할 수 없게 된다. 의사의 죽음이 자살이라는 이유로 신의 대리인인 마을 사제도 묘지 매장을 반대하고 나섰으며, 의사가 정치적인 혼란기에 시민의 편에 서서 민중 봉기 부상자들을 치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을의 대표인 읍장도 반대에 표를 들었던 것이다.
시간이 영원히 멈춰 버린 듯한 공간 안에서 아버지와 딸과 손자는 저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일들을 되새기며 사람과 사건과 역사 들 사이에서 거미줄처럼 이야기를 확대해 나간다.
우리는 죽은 사람이 있는 집으로 갔다. 굳게 닫힌 방은 더위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거리에서 태양이 이글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공기는 콘크리트처럼 꼼짝하지 않는다. 강철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뒤틀어 버릴 수도 있다는 인상을 준다. 시체가 놓인 방은 여행 가방 냄새가 나지만, 나는 어느 곳에서도 그런 가방을 볼 수 없다. 구석에 그물 침대 하나가 있다. 그 한쪽 끝이 고리에 매달려 있다. 쓰레기 냄새가 풍긴다. 우리는 망가지고 거의 깨져 버린 것들로 둘러싸여 있다.
― 본문 중에서
이제 나는 읍장이 마을 사람들의 깊은 증오심에 동조하고 있다는 걸 안다. 그것은 십 년 동안 쌓여 온 감정이다. 그것은 마을 사람들이 부상자들을 진료실 문 앞으로 데려와 소리쳤을(의사가 문을 열지 않고 집 안에서 말했기 때문에) 때부터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의사에게 소리쳤다. “의사 선생님, 이 부상자들을 돌봐 주세요. 다른 의사들은 치료해 주려고 하지 않아요.” 그런데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 본문 중에서
바나나 회사가 마을에 들어오면서 ‘썩은 잎’처럼 변한 사람들, 모든 부정한 것들에서 자기 자신을 유폐한 어느 기인, 기묘한 애정의 화신이자 소문의 주인공인 원주민 하녀, 부유하고 아름답던 시절에 대한 회상과 세상의 적개심에 노출된 무력감, 바람에 부유하는 낙엽처럼 수많은 이야기와 생각과 감정이 종횡무진 펼쳐지는 가운데 마침내 소설의 시곗바늘은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죽음과 그 죽음을 지키며 각자의 고독을 견디는 세 사람을 가리킨다.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의사를 위하여 적개심에 불타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밖으로 나가려는 그 순간, 오후 세 시. 이 책을 펼친 독자 모두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자신의 삶에서 가장 고독한 ‘결정적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2014년 타계한 현대의 거장이 보여 주는 ‘문학의 원점’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천재성을 증명하는 탁월한 데뷔작
데뷔작은 작가의 천재성을 증명하는 데 매우 유효한 단초이다. 한 사람의 독자에서 한 사람의 작가가 되는 순간, 앞으로의 운명을 결정하는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붐’을 일으켰던 불세출의 거장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이 ‘데뷔작’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처음부터 완성된 작가였던 그의 천재성을 훌륭하게 증명하고 있다.
스타일, 세계관, 상징까지 작가의 작품 세계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을 데뷔작에서 명료하게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강렬한 이미지와 막힘없는 스토리텔링, 책장을 넘기는 손을 멈추지 못하게 하는 탄력적인 구성 등 가르시아 마르케스 특유의 스타일이 이미 일정 부분 정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생의 터전이자 삶의 원류인 가상의 지역 마콘도, 일가를 거치며 내려오는 연대적인 역사의 서술, 거대 자본이 가져온 파국의 양상, 치명적이고 절대적인 사랑, 인간 본연의 고독 등 그가 일관되게 천착해 온 주제의식이 생생하게 살아 있어 놀라움을 더한다.
이 작품의 진가는 『백 년의 고독』, 『콜레라 시대의 사랑』 등 무수한 베스트셀러로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한편, 높은 문학적 성취로 평단과 문단의 갈채를 받으며 ‘작가의 작가’로 이름을 남긴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적 토대를 최초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데에 있다. 또한 마콘도라는 마술적 세계로 들어가는 길잡이로서, 21세기 독자들을 포함한 수많은 세대를 사로잡은 마콘도 세계를 구체적으로 처음 다루었으며, 마술적 사실주의를 이해하고 그 세계로 들어가는 데 필수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매혹적인 필력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아 온 우리 시대 거장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의 이 ‘마술적’인 데뷔작은 환상적이고 마법 같은 저 기나긴 이야기의 ‘원류’를 만나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현실과 환상, 역사와 설화, 객관과 주관이 황당할 정도로 뒤섞여 있지만 이러한 혼돈 속에서도 현실을 보다 날카롭고 깊이있게 드러내는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대중적 인기, 상업적 성공을 함께 거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콜롬비아의 카리브해 연안에 있는 아라카타카란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마르케스는 12남매 중 장남이었으며, 태어난 후 8년 간을 외조모부의 집에서 살았다. 1946년에 마르케스는 보고타 근처의 시파키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콜롬비아 국립대학에서 잠깐 동안 법학을 공부했다. 그 후 1950~1965년까지 콜롬비아, 프랑스, 베네수엘라, 미국, 멕시코 등지에서 언론인으로 일했다. 보고타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기자로 유럽에 체재하였다. 그 후 멕시코에서 창작활동을 하였고, 쿠바혁명이 성공한 후, 쿠바로 가서 국영 통신사의 로마 · 파리 · 카라카스 · 아바나 · 뉴욕 특파원을 지내면서 작품을 썼다.
1955년, 카리브해에서 10일 간 표류한 콜롬비아인 선원의 고통스런 체험에 대해 기사를 쓰며 그가 콜롬비아 해군을 비판했기 때문에 신문사는 문을 닫게 되었고, 그는 파리에서의 외국 통신원직을 그만두어야 했다. 쿠바 혁명이 끝난 후 그는 쿠바 통신사인 ''''프렌사라티나''''에 들어가 보고타, 뉴욕, 멕시코시티에서 일하는 한편, 광고 회사에도 다니고 영화 대본도 썼다.
마르케스가 결정적으로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서였다고 한다. 그 소설을 읽고 마르케스는 이런 일들도 현실 속에서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는 데, 그보다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런 이야기라면 자신이 훨씬 더 많이 알고 있고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는 법학 공부를 때려치우고 본격적인 작가 수업을 시작한다.
당시 그가 좋아했던 작가들은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플로베르, 스탕달, 발자크와 같은 리얼리즘 작가들이었다. 마르케스의 청년시절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는 『백년동안의 고독』에서 ''''카탈란의 현자''''로 묘사되기도 했던 학자 라몬 비녜스였다. 이 문학적 스승이 주재하는 소모임에서 그는 현대적인 작가들을 알게 된다. 그들은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존 스타인 벡, 테어도어 드라이저, 윌리엄 포크너와 같은 영미작가들이었다.
마르케스의 주제와 본질적 기교는 그의 성장 배경과 삶의 과정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마르케스는 기괴한 것을 단순하고 명확한 사실주의와 결합시키는 자신의 서술 방식과 지역 신화 및 전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모두 외할머니 덕분으로 돌린다. 한편 외할아버지는 1890년대 콜롬비아에서 벌어진 내전에 참가했던 인물로서 외손자인 마르케스가 위대한 등장 인물을 창조하는 데 영감을 주었다.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며 또한 그를 콜롬비아의 세르반테스(Cervantes)라고 일컫게 한 『백년 동안의 고독』은 마콘도(Macondo)라는 가공의 땅을 무대로 하여 부엔디아 일족의 역사를 그린 작품이다. 폭력으로 점철된 20세기 전반기의 콜롬비아의 정치적 환경 속에서 살아온 마르케스는 금세기 최대의 걸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작품에서 중남미의 정치적·사회적 현실에 대한 풍자를 신화적인 수법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현대의 중남미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혈육들의 모습을 이 작품의 등장인물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1981년에는 『신고된 사망자 연대기』가 라틴아메리카에서만 200만 부 이상 팔렸으며, 1982년 라틴아메리카 현대소설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된 이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1995년 『사랑과 또 다른 악마들에 관하여』의 불어판을 파리에서 출간하였다. 1999년 림프암 진단을 받았고, 2014년 4월 17일 향년 87세로 타계했다.
이외의 작품으로는 중·단편소설 「낙엽 La hojarasca」(1955)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 El coronel no tiene quien le escriba」(1961) 「마마 그란데의 장례식 Los funerales de la Mam Grande」(1962) 「암흑의 시대 La mala hora」(1962) 등과, 장편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 Cien a os de soledad』(1967) 『예고된 죽음 이야기 Cr nica de una muerte anunciada』(1981) 등 다수가 있다.
역 : 송병선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의 카로 이 쿠에르보 연구소에서 석사 학위를, 하베리아나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베리아나 대학교 전임 교수로 일했으며, 현재는 울산대학교 스페인·중남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보르헤스의 미로에 빠지기』, 『영화 속의 문학 읽기』, 『''''붐소설''''을 넘어서』(2008년)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거미 여인의 키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칠 일 밤』, 『부에노스아이레스 어페어』,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꿈을 빌려 드립니다』, 『피델 카스트로: 마이 라이프』(2008년), 『매드 무비』(2009),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데지레 클럽, 9월 여름』, 『루시아, 거짓말의 기억』, 『나쁜 소녀의 짓궂음』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썩은 잎
작품 해설
작가 연보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현대의 거장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 ‘마술적 사실주의’의 원류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마술적 데뷔작’
▶ 우리 삶 가운데 실망스럽고 집요하게 계속해서 따라다니는 고독을 파헤친 작품. ― 《뉴욕 타임스》
현대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가르시아 마르케스, 집필을 마친 뒤 칠 년여에 걸쳐 세상에 소개되지 않았던 전설적인 데뷔작 『썩은 잎』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이 비범한 첫 작품 안에는 이미 거장의 문학 세계가 충분히 구현되어 있다. 가상의 마을 마콘도, 거대한 시스템이 초대한 부정과 부패, 거부할 수 없이 치명적인 사랑과 죽음, 기나긴 세월 동안의 고독, 서로 다른 도덕과 경험이 부딪치며 만들어 내는 격렬한 순간, 이 모든 것이 시공간을 사용한 퍼즐 맞추기처럼 환상적이고도 생경한 풍경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퇴역한 대령, 대령의 딸 이사벨, 그녀의 어린 아들, 그리고 지난밤 유명을 달리한 어느 의사의 시체가 있다. 스산한 가을, 거리의 바닥에는 떨어진 잎들이 쌓여 썩어 가고 의사는 마을 묘지에 매장되는 것을 허락받지 못해 영원한 안식을 보류당했다. 성당의 종소리, 과거에서 풍겨 나오는 향냄새, 빳빳한 상복의 옷깃, 입속에서만 속삭이는 비밀. 조촐하고 괴상한 이 장례 자리에서 가족들은 저마다 지난날을 회상하고 시간과 공간이 종횡으로 확장하며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의 타래가 풀려 나와 눈앞에 흘러간다.
마술적 사실주의의 지평을 열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풍경’을 열어 보인 현대의 거장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의 이 문제적 데뷔작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사이에서 완전히 새로운 문학의 정수를 보여 주고 있다.
삶을 살아가는 한, 우리 모두를 찾아오는 근원적인 고독
어느 죽음을 둘러싼 삶의 이야기를 통한 고독의 성찰
1928년 9월 12일 오후 두시 삼십 분부터 세 시까지, 이제는 은퇴한 대령 한 사람, 남편에게 버림받은 대령의 딸, 그녀의 열 살짜리 아들이 함께 앉아 있는 그 시간은 기이할 정도의 고독과 적막으로 가득 차 있다.
지난밤, 대령의 친구인 ‘의사’가 세상을 떠났고 이 세 명은 의사의 시체가 마을 묘지로 향하기 전 시체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시체는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쳐 망자의 안식을 취할 수 없게 된다. 의사의 죽음이 자살이라는 이유로 신의 대리인인 마을 사제도 묘지 매장을 반대하고 나섰으며, 의사가 정치적인 혼란기에 시민의 편에 서서 민중 봉기 부상자들을 치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을의 대표인 읍장도 반대에 표를 들었던 것이다.
시간이 영원히 멈춰 버린 듯한 공간 안에서 아버지와 딸과 손자는 저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일들을 되새기며 사람과 사건과 역사 들 사이에서 거미줄처럼 이야기를 확대해 나간다.
우리는 죽은 사람이 있는 집으로 갔다. 굳게 닫힌 방은 더위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거리에서 태양이 이글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공기는 콘크리트처럼 꼼짝하지 않는다. 강철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뒤틀어 버릴 수도 있다는 인상을 준다. 시체가 놓인 방은 여행 가방 냄새가 나지만, 나는 어느 곳에서도 그런 가방을 볼 수 없다. 구석에 그물 침대 하나가 있다. 그 한쪽 끝이 고리에 매달려 있다. 쓰레기 냄새가 풍긴다. 우리는 망가지고 거의 깨져 버린 것들로 둘러싸여 있다.
― 본문 중에서
이제 나는 읍장이 마을 사람들의 깊은 증오심에 동조하고 있다는 걸 안다. 그것은 십 년 동안 쌓여 온 감정이다. 그것은 마을 사람들이 부상자들을 진료실 문 앞으로 데려와 소리쳤을(의사가 문을 열지 않고 집 안에서 말했기 때문에) 때부터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의사에게 소리쳤다. “의사 선생님, 이 부상자들을 돌봐 주세요. 다른 의사들은 치료해 주려고 하지 않아요.” 그런데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 본문 중에서
바나나 회사가 마을에 들어오면서 ‘썩은 잎’처럼 변한 사람들, 모든 부정한 것들에서 자기 자신을 유폐한 어느 기인, 기묘한 애정의 화신이자 소문의 주인공인 원주민 하녀, 부유하고 아름답던 시절에 대한 회상과 세상의 적개심에 노출된 무력감, 바람에 부유하는 낙엽처럼 수많은 이야기와 생각과 감정이 종횡무진 펼쳐지는 가운데 마침내 소설의 시곗바늘은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죽음과 그 죽음을 지키며 각자의 고독을 견디는 세 사람을 가리킨다.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의사를 위하여 적개심에 불타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밖으로 나가려는 그 순간, 오후 세 시. 이 책을 펼친 독자 모두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자신의 삶에서 가장 고독한 ‘결정적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2014년 타계한 현대의 거장이 보여 주는 ‘문학의 원점’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천재성을 증명하는 탁월한 데뷔작
데뷔작은 작가의 천재성을 증명하는 데 매우 유효한 단초이다. 한 사람의 독자에서 한 사람의 작가가 되는 순간, 앞으로의 운명을 결정하는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붐’을 일으켰던 불세출의 거장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이 ‘데뷔작’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처음부터 완성된 작가였던 그의 천재성을 훌륭하게 증명하고 있다.
스타일, 세계관, 상징까지 작가의 작품 세계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을 데뷔작에서 명료하게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강렬한 이미지와 막힘없는 스토리텔링, 책장을 넘기는 손을 멈추지 못하게 하는 탄력적인 구성 등 가르시아 마르케스 특유의 스타일이 이미 일정 부분 정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생의 터전이자 삶의 원류인 가상의 지역 마콘도, 일가를 거치며 내려오는 연대적인 역사의 서술, 거대 자본이 가져온 파국의 양상, 치명적이고 절대적인 사랑, 인간 본연의 고독 등 그가 일관되게 천착해 온 주제의식이 생생하게 살아 있어 놀라움을 더한다.
이 작품의 진가는 『백 년의 고독』, 『콜레라 시대의 사랑』 등 무수한 베스트셀러로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한편, 높은 문학적 성취로 평단과 문단의 갈채를 받으며 ‘작가의 작가’로 이름을 남긴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적 토대를 최초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데에 있다. 또한 마콘도라는 마술적 세계로 들어가는 길잡이로서, 21세기 독자들을 포함한 수많은 세대를 사로잡은 마콘도 세계를 구체적으로 처음 다루었으며, 마술적 사실주의를 이해하고 그 세계로 들어가는 데 필수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매혹적인 필력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아 온 우리 시대 거장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의 이 ‘마술적’인 데뷔작은 환상적이고 마법 같은 저 기나긴 이야기의 ‘원류’를 만나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현실과 환상, 역사와 설화, 객관과 주관이 황당할 정도로 뒤섞여 있지만 이러한 혼돈 속에서도 현실을 보다 날카롭고 깊이있게 드러내는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대중적 인기, 상업적 성공을 함께 거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콜롬비아의 카리브해 연안에 있는 아라카타카란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마르케스는 12남매 중 장남이었으며, 태어난 후 8년 간을 외조모부의 집에서 살았다. 1946년에 마르케스는 보고타 근처의 시파키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콜롬비아 국립대학에서 잠깐 동안 법학을 공부했다. 그 후 1950~1965년까지 콜롬비아, 프랑스, 베네수엘라, 미국, 멕시코 등지에서 언론인으로 일했다. 보고타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기자로 유럽에 체재하였다. 그 후 멕시코에서 창작활동을 하였고, 쿠바혁명이 성공한 후, 쿠바로 가서 국영 통신사의 로마 · 파리 · 카라카스 · 아바나 · 뉴욕 특파원을 지내면서 작품을 썼다.
1955년, 카리브해에서 10일 간 표류한 콜롬비아인 선원의 고통스런 체험에 대해 기사를 쓰며 그가 콜롬비아 해군을 비판했기 때문에 신문사는 문을 닫게 되었고, 그는 파리에서의 외국 통신원직을 그만두어야 했다. 쿠바 혁명이 끝난 후 그는 쿠바 통신사인 ''''프렌사라티나''''에 들어가 보고타, 뉴욕, 멕시코시티에서 일하는 한편, 광고 회사에도 다니고 영화 대본도 썼다.
마르케스가 결정적으로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서였다고 한다. 그 소설을 읽고 마르케스는 이런 일들도 현실 속에서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는 데, 그보다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런 이야기라면 자신이 훨씬 더 많이 알고 있고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는 법학 공부를 때려치우고 본격적인 작가 수업을 시작한다.
당시 그가 좋아했던 작가들은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플로베르, 스탕달, 발자크와 같은 리얼리즘 작가들이었다. 마르케스의 청년시절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는 『백년동안의 고독』에서 ''''카탈란의 현자''''로 묘사되기도 했던 학자 라몬 비녜스였다. 이 문학적 스승이 주재하는 소모임에서 그는 현대적인 작가들을 알게 된다. 그들은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존 스타인 벡, 테어도어 드라이저, 윌리엄 포크너와 같은 영미작가들이었다.
마르케스의 주제와 본질적 기교는 그의 성장 배경과 삶의 과정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마르케스는 기괴한 것을 단순하고 명확한 사실주의와 결합시키는 자신의 서술 방식과 지역 신화 및 전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모두 외할머니 덕분으로 돌린다. 한편 외할아버지는 1890년대 콜롬비아에서 벌어진 내전에 참가했던 인물로서 외손자인 마르케스가 위대한 등장 인물을 창조하는 데 영감을 주었다.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며 또한 그를 콜롬비아의 세르반테스(Cervantes)라고 일컫게 한 『백년 동안의 고독』은 마콘도(Macondo)라는 가공의 땅을 무대로 하여 부엔디아 일족의 역사를 그린 작품이다. 폭력으로 점철된 20세기 전반기의 콜롬비아의 정치적 환경 속에서 살아온 마르케스는 금세기 최대의 걸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작품에서 중남미의 정치적·사회적 현실에 대한 풍자를 신화적인 수법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현대의 중남미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혈육들의 모습을 이 작품의 등장인물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1981년에는 『신고된 사망자 연대기』가 라틴아메리카에서만 200만 부 이상 팔렸으며, 1982년 라틴아메리카 현대소설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된 이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1995년 『사랑과 또 다른 악마들에 관하여』의 불어판을 파리에서 출간하였다. 1999년 림프암 진단을 받았고, 2014년 4월 17일 향년 87세로 타계했다.
이외의 작품으로는 중·단편소설 「낙엽 La hojarasca」(1955)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 El coronel no tiene quien le escriba」(1961) 「마마 그란데의 장례식 Los funerales de la Mam Grande」(1962) 「암흑의 시대 La mala hora」(1962) 등과, 장편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 Cien a os de soledad』(1967) 『예고된 죽음 이야기 Cr nica de una muerte anunciada』(1981) 등 다수가 있다.
역 : 송병선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의 카로 이 쿠에르보 연구소에서 석사 학위를, 하베리아나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베리아나 대학교 전임 교수로 일했으며, 현재는 울산대학교 스페인·중남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보르헤스의 미로에 빠지기』, 『영화 속의 문학 읽기』, 『''''붐소설''''을 넘어서』(2008년)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거미 여인의 키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칠 일 밤』, 『부에노스아이레스 어페어』,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꿈을 빌려 드립니다』, 『피델 카스트로: 마이 라이프』(2008년), 『매드 무비』(2009),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데지레 클럽, 9월 여름』, 『루시아, 거짓말의 기억』, 『나쁜 소녀의 짓궂음』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썩은 잎
작품 해설
작가 연보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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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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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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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