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장강명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
급식의 질은 낮았고, 어른들은 훈계했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전혀 책임지지 않았다. 학생들은 억울했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서도 지지 않으려 애썼고, 내내 유쾌했던 싱싱한 아이들 이야기.
“고등학교 두 곳을 다니며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 훈계하는 사람들이 틀렸을 가능성이 꽤 높다는 사실. 『다행히 졸업』 소설집의 제안을 받은 뒤 고교생 네 명을 인터뷰하고, 서울의 한 고등학교를 찾아갔다.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어떤 것들은 너무 그대로라서 좀, 오싹했다.” - 장강명
김아정 「환한 밤」
혼자 밥 먹는 시간. 목이 멜 때면 국물을 떠먹고 항상 식판만 쳐다보며 혼자 점심시간을 견디던 사람, 그렇게 ‘다행히 졸업’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신비로운 단편소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교복을 버렸다. 무거운 짐을 비로소 내려놓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이번 소설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교복을 내다 버린 것을 후회했다. 거울 앞에서 가만히 다시 교복을 입는 상상을 해 보았다. 교복은 여전히 무거웠다.” - 김아정
우다영 「얼굴 없는 딸들」
지방도시 여중생들의 방황하는 삶. 사회와 가족들에게서 소외된 아이들의 공허한 심리 상태가 잘 살아난 쓸쓸한 소설.
“「얼굴 없는 딸들」은 일반적인 순서를 따르지 않고 이야기를 뒤죽박죽 섞어서 썼다. 이 소설은 이렇게 쓰여야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방향이나 유속을 염려하지 않고 흐르는 물 위를 표류하는 아이들처럼, 무모하고 위태롭게.” - 우다영
임태운 「백설공주와 일곱 악마들」
축구냐, 공부냐 그것이 문제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를 배경으로 거리응원을 가려는 남학생들이 벌이는 유쾌한 소동.
“저는 요즘도 텅 빈 교실에서 깨어나는 꿈을 꾸곤 합니다. 일 년에 네다섯 번은 똑같은 꿈을 꾸는 것 같아요. 대부분 고등학교 시절의 몸으로 돌아가서 어리둥절해하지요. 친구들이 어서 운동장으로 나오라고 소리칩니다. 그러면 저는 ‘이상하다, 난 분명 졸업을 했던 것 같은데’ 하면서도 창문을 활짝 엽니다.” - 임태운
이서영 「3학년 2반」
학교에서 대놓고 ‘이반 검열’을 하던 시절. 그 당시 성정체성을 고민하던 청소년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상처받은 유키와 한빈, 월야의 이야기로 느껴 보는 그때의 아픈 순간들.
“우리는 존중받지 못했기 때문에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것에 더 익숙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얕보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누가 나를 어떻게 대했건 내가 상처받았다는 것은 알리면 안 되는 일이었다. 우리는 서로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대했다. 서로에게 끊임없이 센 척을 했다.” - 이서영
정세랑 「육교 위의 하트」
명문고에 입학한 여학생과 그렇지 않은 남학생의 사랑, 그리고 안타까운 이별. 평범한 중학생 가영은 조금 더 평범해서 오히려 특별한 창우와 친해지지만, 명문고에 입학하면서 서먹해지고 마는데…….
“이 책을 고른 당신이 학교에서의 시간을 잘 이겨내면 좋겠다. 학교 악몽을 꾸지 않는 졸업생이 되면 좋겠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거짓말을 잘 알아채고, 스스로는 거짓말을 약간 덜 하는 성인이 되기를 응원한다.” - 정세랑
전혜진 「비겁의 발견」
1995년, 삼풍백화점 사고가 일어났다. 대입 때문에 극한의 경쟁 상황에 놓여 있던 아이들은 같은 반 친구의 죽음조차 제대로 애도하지 못한다.
“원고 수정의 마무리를 앞두고, 다니던 학교에 가 보았다. 트라우마에 맞서는 것은 마치 갑옷도 없이 초보자용 단검 한 자루만 들고 던전에 뛰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무시무시한 보스몹은 없었다. 이제 그 시절의 어떤 것도 나를 괴롭힐 수 없다는 걸 안다.” - 전혜진
김보영 「11월 3일은 학생의 날입니다」
고교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도 현수막 하나도 내걸지 못하게 했던, 꽉 막히고 답답했던 1992년, 그 시절 이야기.
“간혹 우리 학교는 참 평범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는데, 하고 회상하는 사람을 보면서 생각한다. 어느 학교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면 누군가는 어디선가 싸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무 일도 없는’ 상태란 쉬이 얻어 낼 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 김보영
김상현 「나, 선도부장이야」
1990년 전교조 해직사건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선도부장 김유신의 활약. 유쾌하면서도 위악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단편소설.
“저에게는 엊그제처럼 느껴지는 1990년입니다만, 아마 독자 중 상당수는 너무나도 먼 과거의 일로 느껴질 거라고 생각하니 세월이 참 허망하게도 빨리 흐르는구나 싶습니다. 모쪼록 재미있게 즐겨 주세요.” - 김상현
“당신의 학창시절은 거지같았습니까?”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수능이라는 제도가 처음 생겼고, 사교육과 교복이 부활했습니다. 그것은 그 해에만 체험할 수 있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은 한 해에는 모든 아이들이 체험하지만 다음 해에는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리고, 어른은 누구도 체험하지 않기에 아무도 기록하지 않은 채 잊히고 맙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모르기에 우리는 ‘나 때는 더했다’, ‘너는 좋은 시대에 태어났다’며 세대 간에 불행 경쟁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든 시대에는 그 시대만의 슬픔이 있고, 이는 우열을 가리거나 비교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기획은, 어른들이 현재의 청소년의 생활을 ‘상상’해서 쓰면 ‘현재’에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다는 어린 시절부터 품어 온 제 오랜 불만, 그렇다고 자신이 경험한 어린 날의 이야기를 쓰면 이미 지나간 이야기가 되고 만다는 이중의 고민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각기 다른 연령대의 작가들이 자신의 학창 시절을 소설로 담고, 이를 한데 이어 현재에서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서와 같은 단편집을 만든다면 의미 있는 작업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기획할 당시 제가 작가를 섭외하며 건넨 질문은 “당신의 학창시절은 거지같았습니까?”였습니다. 학교 잘 다니신 분보다 잘 못 다닌 분들을 우대해 모셨습니다. 감사하게도 다들 기쁘게 참여해 주셨습니다.
제가 작가님들께 부탁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합니다. (중학생이어도 좋습니다.)
2. 르포 문학을 추구합니다. 가능한 직접 겪은 일이나 실제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자신의 시대에만 잠시 있었고, 그래서 내 세대만 알았던 무엇인가를 기록해 주세요.
3. 르포를 추구한다 해도 당연히 소설입니다. 자신의 학창시절을 소재로 단지 한 편의 소설을 써 주세요.
1973년생부터 1993년생까지 아홉 명의 작가들이 모였습니다. 각자 학창시절로 돌아가 1990년에서부터 2010년까지 당대의 삶을 기록하고, 2015년 현재의 학교생활은 취재를 통해 그려내었습니다.
서로 보지 않고 썼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만들어 주는 기이한 연결고리에 감탄합니다. 지난 25년간 많은 것이 변했고 또한 변하지 않았음을 실감합니다. 같은 시대를 산다 해도 다른 나이에 체험한다는 것은 또한 얼마나 다른 일인가 새삼 생각합니다.
다소 도전적이었던 기획을 흔쾌히 받아 주신 창비, 함께해 주신 청소년출판부 편집자 여러분, 그리고 작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2016년 가을
김보영
▣ 작가 소개
장강명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지금까지 기자로 일하고 있다. 사회부, 정치부, 산업부를 거치며 경찰, 검찰, 국회 등을 출입했다. 이달의 기자상, 관훈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을, 『2세대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을,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이 있다.
김아정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쓴다. 서울에서 태어나 크고 작은 도시들을 전전하며 자랐다. 열다섯 살 때 강원도로 이사를 가면서, 도시의 빌딩숲 대신 고즈넉한 시골 풍경을 바라보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강원도라고 옥수수만 먹고 자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등하굣길에 늘 지나던 옥수수밭은 생각이 난다. 201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서 동화로 등단했다.
우다영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4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임태운 SF라는 냄비 안에 B급 코드와 찌질한 인물들, 대소동, 마지막으로 휴머니즘을 들이부어 소설을 끓여 내고 있다. 혀는 짜릿하게, 위장은 뜨끈하게 만드는 부대찌개 같은 글을 쓰고 싶다. 장편소설 『이터널 마일』, 소설집 『마법사가 곤란하다』가 있으며 공동단편집 『앱솔루트 바디』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등에 참여했다. 현재는 태릉선수촌을 배경으로 한 좀비 액션물을 집필 중이다.
이서영
1987년 생으로 대구에서 자랐다. 국어국문학과 문예창작학을 전공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혼자 쓴 책으로는 단편집 『악어의 맛』이 있고, 같이 쓴 책으로는 소설집 『이웃집... 슈퍼히어로』와 『다행히 졸업』, 칼럼집 『일 못하는 사람 유니온』이 있다.
정세랑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0년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이만큼 가까이』로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지구에서 한아뿐』, 『이만큼 가까이』, 『재인, 재욱, 재훈』, 『보건교사 안은영』이 있다. 소설집 『다행히 졸업』에 참여했다.
전혜진
글 쓰고 만화 만들고 컴퓨터와 잘 노는 사람. 퇴근 후에는 ‘성실한 입금에 확실한 원고‘를 좌우명 삼아 만화 『리베르떼』 『레이디 디텍티브』, 웹툰 「펌잇(PermIT!!!)」과 몇 권의 소설들을 열심히 써 왔다. 앤솔로지는 보는 것도 읽는 것도 좋아하여 『다행히 졸업』에도 참여했다. 소설집으로 『홍등의 골목』이 있다.
김보영
2004년 제1회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에서 「촉각의 경험」으로 중편부문에 당선되면서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서정적인 전개로 많은 사랑을 받은 『씰』, 『나르실리온』, 『씰 온라인』 등의 게임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강원도에서 소설 창작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2002년에 「촉각의 경험」과 「다섯 번째 감각」을 SF팬덤 사이트인 [정크 SF]에 공개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고, 2년 후 「촉각의 경험」으로 [제1회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 중편 부문에 만장일치로 당선되며 등단하였다. 장편 『7인의 집행관』을 제외하면 모두 중/단편소설만 발표했기 때문에 과작(寡作) 작가로 불리는 경우가 많지만, 2004년에 등단한 이래 김보영은 매년 1~3편의 단편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2010년에는 그동안의 단편들을 모두 모은 단편집 『멀리 가는 이야기』와 『진화신화』(행복한책읽기)를 출간하였다. 2013년에 발표한 첫 장편 『7인의 집행관』(폴라북스)이 국립과천과학관이 주최한 [2014 SF 어워드] 장편부문에서 다시 한 번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하였고, 2015년에는 단편 「진화신화」가 「An Evolutionary Myth」라는 이름으로 미국 SF웹진 [Clarkesworld Magazine]에 번역 출간되었다. 이외에도 봉준호 감독의 SF영화 『설국열차』의 과학자문을 맡거나 2015년 슈퍼히어로 선집 『이웃집 슈퍼히어로』(황금가지)와 『다행히 졸업』(창비)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상현
1973년 생. 92학번. 소비에트 연방, 즉 소련이 붕괴될 때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중학생 때부터 꿈꾸던 소설가가 되기 위해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로 진학, 1998년에 12권짜리 장편 판타지를 써서 데뷔했다. 이후 SF, 역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창작했다. 2012년부터는 모교에서 장르문학 강의도 하고 있다. 수업 열심히 듣는 학생보다 같이 놀아 주는 학생을 더 좋아한다. 판타지 『탐그루』, SF 『하이어드』, 팩션 『정약용 살인사건』 『이완용을 쏴라』, 스릴러 『킬러에게 키스를』 『고스트 에이전트』 등을 썼다.
장강명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
급식의 질은 낮았고, 어른들은 훈계했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전혀 책임지지 않았다. 학생들은 억울했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서도 지지 않으려 애썼고, 내내 유쾌했던 싱싱한 아이들 이야기.
“고등학교 두 곳을 다니며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 훈계하는 사람들이 틀렸을 가능성이 꽤 높다는 사실. 『다행히 졸업』 소설집의 제안을 받은 뒤 고교생 네 명을 인터뷰하고, 서울의 한 고등학교를 찾아갔다.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어떤 것들은 너무 그대로라서 좀, 오싹했다.” - 장강명
김아정 「환한 밤」
혼자 밥 먹는 시간. 목이 멜 때면 국물을 떠먹고 항상 식판만 쳐다보며 혼자 점심시간을 견디던 사람, 그렇게 ‘다행히 졸업’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신비로운 단편소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교복을 버렸다. 무거운 짐을 비로소 내려놓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이번 소설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교복을 내다 버린 것을 후회했다. 거울 앞에서 가만히 다시 교복을 입는 상상을 해 보았다. 교복은 여전히 무거웠다.” - 김아정
우다영 「얼굴 없는 딸들」
지방도시 여중생들의 방황하는 삶. 사회와 가족들에게서 소외된 아이들의 공허한 심리 상태가 잘 살아난 쓸쓸한 소설.
“「얼굴 없는 딸들」은 일반적인 순서를 따르지 않고 이야기를 뒤죽박죽 섞어서 썼다. 이 소설은 이렇게 쓰여야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방향이나 유속을 염려하지 않고 흐르는 물 위를 표류하는 아이들처럼, 무모하고 위태롭게.” - 우다영
임태운 「백설공주와 일곱 악마들」
축구냐, 공부냐 그것이 문제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를 배경으로 거리응원을 가려는 남학생들이 벌이는 유쾌한 소동.
“저는 요즘도 텅 빈 교실에서 깨어나는 꿈을 꾸곤 합니다. 일 년에 네다섯 번은 똑같은 꿈을 꾸는 것 같아요. 대부분 고등학교 시절의 몸으로 돌아가서 어리둥절해하지요. 친구들이 어서 운동장으로 나오라고 소리칩니다. 그러면 저는 ‘이상하다, 난 분명 졸업을 했던 것 같은데’ 하면서도 창문을 활짝 엽니다.” - 임태운
이서영 「3학년 2반」
학교에서 대놓고 ‘이반 검열’을 하던 시절. 그 당시 성정체성을 고민하던 청소년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상처받은 유키와 한빈, 월야의 이야기로 느껴 보는 그때의 아픈 순간들.
“우리는 존중받지 못했기 때문에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것에 더 익숙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얕보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누가 나를 어떻게 대했건 내가 상처받았다는 것은 알리면 안 되는 일이었다. 우리는 서로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대했다. 서로에게 끊임없이 센 척을 했다.” - 이서영
정세랑 「육교 위의 하트」
명문고에 입학한 여학생과 그렇지 않은 남학생의 사랑, 그리고 안타까운 이별. 평범한 중학생 가영은 조금 더 평범해서 오히려 특별한 창우와 친해지지만, 명문고에 입학하면서 서먹해지고 마는데…….
“이 책을 고른 당신이 학교에서의 시간을 잘 이겨내면 좋겠다. 학교 악몽을 꾸지 않는 졸업생이 되면 좋겠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거짓말을 잘 알아채고, 스스로는 거짓말을 약간 덜 하는 성인이 되기를 응원한다.” - 정세랑
전혜진 「비겁의 발견」
1995년, 삼풍백화점 사고가 일어났다. 대입 때문에 극한의 경쟁 상황에 놓여 있던 아이들은 같은 반 친구의 죽음조차 제대로 애도하지 못한다.
“원고 수정의 마무리를 앞두고, 다니던 학교에 가 보았다. 트라우마에 맞서는 것은 마치 갑옷도 없이 초보자용 단검 한 자루만 들고 던전에 뛰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무시무시한 보스몹은 없었다. 이제 그 시절의 어떤 것도 나를 괴롭힐 수 없다는 걸 안다.” - 전혜진
김보영 「11월 3일은 학생의 날입니다」
고교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도 현수막 하나도 내걸지 못하게 했던, 꽉 막히고 답답했던 1992년, 그 시절 이야기.
“간혹 우리 학교는 참 평범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는데, 하고 회상하는 사람을 보면서 생각한다. 어느 학교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면 누군가는 어디선가 싸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무 일도 없는’ 상태란 쉬이 얻어 낼 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 김보영
김상현 「나, 선도부장이야」
1990년 전교조 해직사건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선도부장 김유신의 활약. 유쾌하면서도 위악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단편소설.
“저에게는 엊그제처럼 느껴지는 1990년입니다만, 아마 독자 중 상당수는 너무나도 먼 과거의 일로 느껴질 거라고 생각하니 세월이 참 허망하게도 빨리 흐르는구나 싶습니다. 모쪼록 재미있게 즐겨 주세요.” - 김상현
“당신의 학창시절은 거지같았습니까?”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수능이라는 제도가 처음 생겼고, 사교육과 교복이 부활했습니다. 그것은 그 해에만 체험할 수 있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은 한 해에는 모든 아이들이 체험하지만 다음 해에는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리고, 어른은 누구도 체험하지 않기에 아무도 기록하지 않은 채 잊히고 맙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모르기에 우리는 ‘나 때는 더했다’, ‘너는 좋은 시대에 태어났다’며 세대 간에 불행 경쟁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든 시대에는 그 시대만의 슬픔이 있고, 이는 우열을 가리거나 비교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기획은, 어른들이 현재의 청소년의 생활을 ‘상상’해서 쓰면 ‘현재’에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다는 어린 시절부터 품어 온 제 오랜 불만, 그렇다고 자신이 경험한 어린 날의 이야기를 쓰면 이미 지나간 이야기가 되고 만다는 이중의 고민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각기 다른 연령대의 작가들이 자신의 학창 시절을 소설로 담고, 이를 한데 이어 현재에서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서와 같은 단편집을 만든다면 의미 있는 작업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기획할 당시 제가 작가를 섭외하며 건넨 질문은 “당신의 학창시절은 거지같았습니까?”였습니다. 학교 잘 다니신 분보다 잘 못 다닌 분들을 우대해 모셨습니다. 감사하게도 다들 기쁘게 참여해 주셨습니다.
제가 작가님들께 부탁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합니다. (중학생이어도 좋습니다.)
2. 르포 문학을 추구합니다. 가능한 직접 겪은 일이나 실제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자신의 시대에만 잠시 있었고, 그래서 내 세대만 알았던 무엇인가를 기록해 주세요.
3. 르포를 추구한다 해도 당연히 소설입니다. 자신의 학창시절을 소재로 단지 한 편의 소설을 써 주세요.
1973년생부터 1993년생까지 아홉 명의 작가들이 모였습니다. 각자 학창시절로 돌아가 1990년에서부터 2010년까지 당대의 삶을 기록하고, 2015년 현재의 학교생활은 취재를 통해 그려내었습니다.
서로 보지 않고 썼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만들어 주는 기이한 연결고리에 감탄합니다. 지난 25년간 많은 것이 변했고 또한 변하지 않았음을 실감합니다. 같은 시대를 산다 해도 다른 나이에 체험한다는 것은 또한 얼마나 다른 일인가 새삼 생각합니다.
다소 도전적이었던 기획을 흔쾌히 받아 주신 창비, 함께해 주신 청소년출판부 편집자 여러분, 그리고 작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2016년 가을
김보영
▣ 작가 소개
장강명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지금까지 기자로 일하고 있다. 사회부, 정치부, 산업부를 거치며 경찰, 검찰, 국회 등을 출입했다. 이달의 기자상, 관훈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을, 『2세대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을,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이 있다.
김아정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쓴다. 서울에서 태어나 크고 작은 도시들을 전전하며 자랐다. 열다섯 살 때 강원도로 이사를 가면서, 도시의 빌딩숲 대신 고즈넉한 시골 풍경을 바라보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강원도라고 옥수수만 먹고 자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등하굣길에 늘 지나던 옥수수밭은 생각이 난다. 201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서 동화로 등단했다.
우다영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4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임태운 SF라는 냄비 안에 B급 코드와 찌질한 인물들, 대소동, 마지막으로 휴머니즘을 들이부어 소설을 끓여 내고 있다. 혀는 짜릿하게, 위장은 뜨끈하게 만드는 부대찌개 같은 글을 쓰고 싶다. 장편소설 『이터널 마일』, 소설집 『마법사가 곤란하다』가 있으며 공동단편집 『앱솔루트 바디』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등에 참여했다. 현재는 태릉선수촌을 배경으로 한 좀비 액션물을 집필 중이다.
이서영
1987년 생으로 대구에서 자랐다. 국어국문학과 문예창작학을 전공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혼자 쓴 책으로는 단편집 『악어의 맛』이 있고, 같이 쓴 책으로는 소설집 『이웃집... 슈퍼히어로』와 『다행히 졸업』, 칼럼집 『일 못하는 사람 유니온』이 있다.
정세랑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0년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이만큼 가까이』로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지구에서 한아뿐』, 『이만큼 가까이』, 『재인, 재욱, 재훈』, 『보건교사 안은영』이 있다. 소설집 『다행히 졸업』에 참여했다.
전혜진
글 쓰고 만화 만들고 컴퓨터와 잘 노는 사람. 퇴근 후에는 ‘성실한 입금에 확실한 원고‘를 좌우명 삼아 만화 『리베르떼』 『레이디 디텍티브』, 웹툰 「펌잇(PermIT!!!)」과 몇 권의 소설들을 열심히 써 왔다. 앤솔로지는 보는 것도 읽는 것도 좋아하여 『다행히 졸업』에도 참여했다. 소설집으로 『홍등의 골목』이 있다.
김보영
2004년 제1회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에서 「촉각의 경험」으로 중편부문에 당선되면서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서정적인 전개로 많은 사랑을 받은 『씰』, 『나르실리온』, 『씰 온라인』 등의 게임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강원도에서 소설 창작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2002년에 「촉각의 경험」과 「다섯 번째 감각」을 SF팬덤 사이트인 [정크 SF]에 공개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고, 2년 후 「촉각의 경험」으로 [제1회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 중편 부문에 만장일치로 당선되며 등단하였다. 장편 『7인의 집행관』을 제외하면 모두 중/단편소설만 발표했기 때문에 과작(寡作) 작가로 불리는 경우가 많지만, 2004년에 등단한 이래 김보영은 매년 1~3편의 단편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2010년에는 그동안의 단편들을 모두 모은 단편집 『멀리 가는 이야기』와 『진화신화』(행복한책읽기)를 출간하였다. 2013년에 발표한 첫 장편 『7인의 집행관』(폴라북스)이 국립과천과학관이 주최한 [2014 SF 어워드] 장편부문에서 다시 한 번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하였고, 2015년에는 단편 「진화신화」가 「An Evolutionary Myth」라는 이름으로 미국 SF웹진 [Clarkesworld Magazine]에 번역 출간되었다. 이외에도 봉준호 감독의 SF영화 『설국열차』의 과학자문을 맡거나 2015년 슈퍼히어로 선집 『이웃집 슈퍼히어로』(황금가지)와 『다행히 졸업』(창비)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상현
1973년 생. 92학번. 소비에트 연방, 즉 소련이 붕괴될 때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중학생 때부터 꿈꾸던 소설가가 되기 위해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로 진학, 1998년에 12권짜리 장편 판타지를 써서 데뷔했다. 이후 SF, 역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창작했다. 2012년부터는 모교에서 장르문학 강의도 하고 있다. 수업 열심히 듣는 학생보다 같이 놀아 주는 학생을 더 좋아한다. 판타지 『탐그루』, SF 『하이어드』, 팩션 『정약용 살인사건』 『이완용을 쏴라』, 스릴러 『킬러에게 키스를』 『고스트 에이전트』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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