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이스트 , 웨스트 사이의 쉼표 ― 그것이 나 자신이다!”_살만 루슈디
루슈디는 제목『이스트, 웨스트』의 ‘쉼표’가 바로 자기 자신과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두 세계의 간극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둘 사이를 연결하는”(테리 이글턴, [런던 리뷰 오브 북스]) 이 쉼표는 두 세계 사이에서 소설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루슈디의 이력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루슈디는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하던 해인 1947년 인도에서 태어나, 봄베이(지금의 뭄바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가 “동양과 서양이 완전히 뒤섞인 도시”([파리 리뷰] 인터뷰)였다고 회고하는 봄베이의 풍경은 장차 그의 작품에서 주요한 영감의 원천이 된다. 그리고 루슈디는 열세 살에, 바로 얼마 전까지 식민 본국이었던 영국으로 건너가 유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두 세계의 충돌’을 겪었다. 이 시기에 대한 기억은 『이스트, 웨스트』에 수록된 자전적 작품 「코터」에서 유쾌하면서도 서글프게 재생된다.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바뀐 이 경험은 루슈디의 작품세계에 두고두고 영향을 미쳤다.
루슈디는 1981년 고국 인도를 향한 진한 애정을 담아 장편소설 『한밤의 아이들』을 발표해 부커 상을 수상하며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루슈디가 장편소설 『악마의 시』로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루슈디의 입국을 금지했다. 뒤이어 루슈디는 이란 지도자 호메이니로부터 암살 대상으로 지목되어 20세기 문학사상 가장 논쟁적인 작가로 떠올랐고, 살해 위협 속에 긴 도피생활을 했다. 루슈디는 “사랑하는 모국으로부터 강제로 유배당한”(본문 197쪽) 채 오랫동안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이스트, 웨스트』는 이 지난한 도피생활의 한가운데인 1994년에 영국에서 첫 출간됐다. 작가로서 깊은 내상을 입은 상태였지만, 루슈디는 오히려 고통을 질료로 삼아 이 책을 펴냈고, 살해 위협 속에서도 특유의 익살과 날카로운 풍자를 천연덕스럽게 부려놓았다. 당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루슈디의 건재에 안도하며 『이스트, 웨스트』를 이렇게 칭송했다. “루슈디가 집필을 계속하는 것은 그의 적대자들뿐 아니라 추종자들에게도 도전이 된다. 편협한 사고의 희생양이 된 작가의 작품을 비판하면 광신적 행동을 돕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쁘게도 『이스트, 웨스트』는 이러한 걱정을 일소했다.”
아라비안나이트와 햄릿, 오즈의 마법사, 스타트렉이 만난다면?
-고전과 대중문화, 역사와 허구를 오가는 환상적인 이야기!
동양과 서양, 역사와 허구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루슈디의 지적인 사유는 『이스트, 웨스트』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인도 총리 인디라 간디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각종 억압 조치들을 단행했던 1970년대 인도의 사회상을 풍자하기도 하고(「공짜 라디오」), ‘신대륙 인도’를 꿈꾸며 대항해시대의 서막을 연 콜럼버스를, “술고래” “망상으로 가득한 커다란 더벅머리” “황금빛 낙원을 꿈꾸는 바보” “외국인”으로 그려내기도 한다(「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 관계를 맺다(산타페, 서기 1492년)」).
게다가 루슈디는 여러 고전과 대중문화 작품에서 인물과 소재를 빌려와 화려한 콜라주를 보는 듯한 즐거움까지 준다. 아라비안나이트를 연상케 하는 재기발랄한 이야기에 햄릿을 정교하게 직조해 넣었고(「요릭」), 오즈의 마법사, 스타트렉을 재해석해 루슈디표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루비구두 경매에서」 「체코브와 줄루」). 천부적인 재담가답게 루슈디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변사처럼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러쿵저러쿵 하소연을 하며 총 아홉 편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루슈디가 1981년부터 1994년까지 쓴 이 아홉 단편들은 ‘이스트’ ‘웨스트’ ‘이스트, 웨스트’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실려 있다.
1부에 해당하는 ‘이스트’에는 「좋은 충고는 루비보다 드물다」 「공짜 라디오」 「예언자의 머리카락」 이렇게 세 편이 실려 있다. 이들 작품에는 “파키스탄과 인도, 그리고 두 나라의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가 공간적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작가는 자신이 한때 속했던 세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의 시선으로 그곳의 삶에 바짝 다가들어 등장인물과 그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묘사한다.”(‘옮긴이의 말’) 루슈디는 모국어인 우르두어와 힌디어를 슬쩍슬쩍 등장시키며 작품에 독특한 질감을 더했다.
2부 ‘웨스트’에는 “서양의 문학과 영화, 역사를 글감으로 삼아 세상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풍자”(‘옮긴이의 말’)하는 세 작품 「요릭」 「루비구두 경매에서」 「콜럼버스와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 관계를 맺다(산타페, 서기 1492년)」가 실려 있다.
이중 「요릭」은 가장 야심 넘치는 작품이다. 루슈디는 영미문학 최고의 고전 『햄릿』을 재해석해, 고뇌하는 청년 햄릿을 되바라진 일곱 살 아이로, 햄릿의 연인 오필리아를 궁정 광대 요릭의 아내이자 지독한 입냄새를 풍기는 우스꽝스러운 여인으로 탈바꿈시켰다. 기막힌 패러디와 언어유희를 쉴 틈 없이 구사하는 작품 자체의 재미도 재미거니와, 영국의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이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고 찬미한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고의로 오독하는 인도 출신 작가의 짓궂음도 흥미롭다.
「루비구두 경매에서」는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한 작품으로,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를 캔자스 집으로 돌려보내주는 루비구두(프랭크 바움이 쓴 영화의 원작 소설에서는 ‘은구두’로 묘사됐다)를 소재로, 모든 것을 돈으로 사고파는 미래, ‘집’이라는 개념마저 손상된 디스토피아를 몽환적으로 그렸다. 집필 당시 기나긴 도피생활에 지쳐 있던 루슈디는 이 영화의 집과 우정이라는 주제에 깊이 감정이입을 했었다고 자서전 『조지프 앤턴』 에서 밝힌 바 있다.
마지막 3부에 해당하는 ‘이스트, 웨스트’에서는 “[루슈디 자신이] 영국 이민자로서 겪었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두 세계가 만나서 병존하고, 경쟁하고, 조화하고,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옮긴이의 말’) 「천체의 음악」은 루슈디의 케임브리지 동문인 친구의 실제 죽음에 기초해 쓴 작품이고, 「체코브와 줄루」는 미국 텔레비전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설정을 빌려왔다. 1984년 시크교도 경호원들에 의한 인디라 간디 암살 사건과 뒤이어 벌어진 집권당의 시크교도 보복공격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 [스타트렉]에 심취했던 두 친구가 첩보원으로 재회해 나누는 우정과 갈등이 그려진다.
이 책에서 가장 긴 이야기인 「코터」는, 영국에서 유학중인 인도 출신 십대 소년과 그 가족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작품으로, 루슈디가 1960년대 중반 영국에서 기숙학교에 다니던 시절을 떠올리며 쓴 자전적인 소설이다. 육순의 유모와 뇌손상을 입었지만 체스 실력만큼은 막강한 아파트 수위 노인의 수줍은 로맨스, 서툰 영어가 빚는 촌극, 동양과 서양이라는 두 세계와 어른과 아이의 중간 단계에서 이중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사춘기 소년의 성장통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어느 한 곳의 이야기는 다른 모든 곳의 이야기
이 책의 무대가 되는 인도아대륙과 유럽의 여러 나라가 어쩌면 먼 곳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루슈디가 말한 바 있듯 “어느 한 곳의 이야기는 다른 모든 곳의 이야기”([파리 리뷰] 인터뷰)가 되기에, 『이스트, 웨스트』의 아홉 단편은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루슈디는 이민자라는 위치가 제공해준 정치적, 윤리적 중간 지대에서 권위와 관습을 벗어던지고 창조적 일탈을 꿈꾸며 글을 통해 세상을 조금 더 넓혀보려고 노력한다. 『이스트, 웨스트』는 단편집이지만, 그 속에 담긴 주제와 혜안은 결코 작지 않으며, 환상적인 필치와 현란한 문체 또한 전혀 모자라지 않다. 말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위해 목숨까지 내걸었던 작가에게 잠시 귀를 내어줘도 좋겠다. 우리는 앞으로도 영원히 이야기와 함께 살아가야 할 테니.”(‘옮긴이의 말’)
추천사
사납게 독창적이다 …… 부드럽게 도발적이다. 뉴욕 타임스 북리뷰
루슈디는 그칠 줄 모르는 이야기꾼이다. 뉴요커
인간의 희망과 무상에 대해 따뜻하면서도 애잔한 시선을 던진다. 시카고 트리뷴
이 작가의 짓궂음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테리 이글턴--- p.문학비평가)
▣ 작가 소개
저 : 살만 루시디
Salman Rushdie,Ahmed Salman Rushdie
신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필치와 장중하고 지적인 문체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1947년 인도의 뭄바이(예전의 봄베이)에서 태어났다. 14세 때 영국으로 건너가 중학교를 다니게 된 루시디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리 독립 과정에서 가족은 파키스탄에 정착하였지만 마음은 인도에 등을 돌리지 못하는 심리적 무국적 상태를 겪는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킹스 칼리지에서 역사를 전공하였고 대학 극단에서 활동하기도 하였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파키스탄에 살고 있던 가족들과 지내면서 잠시 방송국에서 일하다가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였다.
28세 되던 해인 1975년 소설 『그리머스 Grimus』(1975)로 문단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두번째 작품 『한밤의 아이들』(1981)로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루슈디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이 소설은 그해 부커 상과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 프라이즈를 수상하고, 1993년에는 지난 25년간 부커 상 수상작 중 최고의 작품을 뽑는 ''부커 오브 부커스''에 선정되었다.
파키스탄의 정치 상황을 다룬 『부끄러움 Shame』(1983)을 내놓은 데 이어, 선과 악, 종교적 신념과 광신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 소설 『악마의 시 The Satanic Verses』(1988)로 휘트브레드 상을 수상하였다. 이 소설을 내놓은 뒤 살만 루시디는 이슬람 세계로부터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격렬한 비난을 받다가 마침내 1989년 이란 정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기에 이른다. 영국 정부의 보호 아래에서 줄곧 숨어 지내던 살만 루시디는 1998년 호메이니가 사망하고 나서야 사면을 받을 수 있었다. 도피 중에도 살만 루시디의 창작 활동은 계속 이어진다.
온갖 상상력이 가득한 『하룬과 이야기 바다 Haroun and the sea of stories』(1990)로 영국 작가 협회상을 받았으며, 향신료 무역업을 하는 인도의 한 집안 이야기 『무어의 마지막 한숨 The Moor''s Last Sigh』(1995)로 다시 문단의 주목을 끌었다. 신화의 신비한 세계와 락앤롤의 현실적인 세계를 융합한 『그녀가 딛고 있는 땅 The Ground Beneath Her Feet』(1999)에 이어 『분노』(2001) 『피렌체의 여마법사』(2008) 등을 발표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명예교수를 역임했으며, 2007년 봄부터 애틀랜타 에모리 대학에서 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소설가이자 수필가, 극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표현의 자유를 위한 순교자이자 불합리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비판자이기도 했던 살만 루시디는 자신의 문학적 성취뿐만 아니라 문학을 둘러싼 논쟁에 있어서도 단연 돋보이는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소설가이다. 첫 작품을 발표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약 30년 동안 받아 보지 않은 상이 없을 만큼 큰 성공을 거두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살만 루시디가 학식이 깊고 대중문화에도 깊은 조예를 보이는 열정적인 작가의 화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 주요 목차
좋은 충고는 루비보다 드물다/ 공짜 라디오/ 예언자의 머리카락/ 요릭/ 루비구두 경매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 관계를 맺다(산타페, 서기 1492년)/ 천체의 음악/ 체코브와 줄루/ 코터
“이스트 , 웨스트 사이의 쉼표 ― 그것이 나 자신이다!”_살만 루슈디
루슈디는 제목『이스트, 웨스트』의 ‘쉼표’가 바로 자기 자신과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두 세계의 간극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둘 사이를 연결하는”(테리 이글턴, [런던 리뷰 오브 북스]) 이 쉼표는 두 세계 사이에서 소설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루슈디의 이력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루슈디는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하던 해인 1947년 인도에서 태어나, 봄베이(지금의 뭄바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가 “동양과 서양이 완전히 뒤섞인 도시”([파리 리뷰] 인터뷰)였다고 회고하는 봄베이의 풍경은 장차 그의 작품에서 주요한 영감의 원천이 된다. 그리고 루슈디는 열세 살에, 바로 얼마 전까지 식민 본국이었던 영국으로 건너가 유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두 세계의 충돌’을 겪었다. 이 시기에 대한 기억은 『이스트, 웨스트』에 수록된 자전적 작품 「코터」에서 유쾌하면서도 서글프게 재생된다.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바뀐 이 경험은 루슈디의 작품세계에 두고두고 영향을 미쳤다.
루슈디는 1981년 고국 인도를 향한 진한 애정을 담아 장편소설 『한밤의 아이들』을 발표해 부커 상을 수상하며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루슈디가 장편소설 『악마의 시』로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루슈디의 입국을 금지했다. 뒤이어 루슈디는 이란 지도자 호메이니로부터 암살 대상으로 지목되어 20세기 문학사상 가장 논쟁적인 작가로 떠올랐고, 살해 위협 속에 긴 도피생활을 했다. 루슈디는 “사랑하는 모국으로부터 강제로 유배당한”(본문 197쪽) 채 오랫동안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이스트, 웨스트』는 이 지난한 도피생활의 한가운데인 1994년에 영국에서 첫 출간됐다. 작가로서 깊은 내상을 입은 상태였지만, 루슈디는 오히려 고통을 질료로 삼아 이 책을 펴냈고, 살해 위협 속에서도 특유의 익살과 날카로운 풍자를 천연덕스럽게 부려놓았다. 당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루슈디의 건재에 안도하며 『이스트, 웨스트』를 이렇게 칭송했다. “루슈디가 집필을 계속하는 것은 그의 적대자들뿐 아니라 추종자들에게도 도전이 된다. 편협한 사고의 희생양이 된 작가의 작품을 비판하면 광신적 행동을 돕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쁘게도 『이스트, 웨스트』는 이러한 걱정을 일소했다.”
아라비안나이트와 햄릿, 오즈의 마법사, 스타트렉이 만난다면?
-고전과 대중문화, 역사와 허구를 오가는 환상적인 이야기!
동양과 서양, 역사와 허구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루슈디의 지적인 사유는 『이스트, 웨스트』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인도 총리 인디라 간디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각종 억압 조치들을 단행했던 1970년대 인도의 사회상을 풍자하기도 하고(「공짜 라디오」), ‘신대륙 인도’를 꿈꾸며 대항해시대의 서막을 연 콜럼버스를, “술고래” “망상으로 가득한 커다란 더벅머리” “황금빛 낙원을 꿈꾸는 바보” “외국인”으로 그려내기도 한다(「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 관계를 맺다(산타페, 서기 1492년)」).
게다가 루슈디는 여러 고전과 대중문화 작품에서 인물과 소재를 빌려와 화려한 콜라주를 보는 듯한 즐거움까지 준다. 아라비안나이트를 연상케 하는 재기발랄한 이야기에 햄릿을 정교하게 직조해 넣었고(「요릭」), 오즈의 마법사, 스타트렉을 재해석해 루슈디표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루비구두 경매에서」 「체코브와 줄루」). 천부적인 재담가답게 루슈디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변사처럼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러쿵저러쿵 하소연을 하며 총 아홉 편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루슈디가 1981년부터 1994년까지 쓴 이 아홉 단편들은 ‘이스트’ ‘웨스트’ ‘이스트, 웨스트’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실려 있다.
1부에 해당하는 ‘이스트’에는 「좋은 충고는 루비보다 드물다」 「공짜 라디오」 「예언자의 머리카락」 이렇게 세 편이 실려 있다. 이들 작품에는 “파키스탄과 인도, 그리고 두 나라의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가 공간적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작가는 자신이 한때 속했던 세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의 시선으로 그곳의 삶에 바짝 다가들어 등장인물과 그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묘사한다.”(‘옮긴이의 말’) 루슈디는 모국어인 우르두어와 힌디어를 슬쩍슬쩍 등장시키며 작품에 독특한 질감을 더했다.
2부 ‘웨스트’에는 “서양의 문학과 영화, 역사를 글감으로 삼아 세상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풍자”(‘옮긴이의 말’)하는 세 작품 「요릭」 「루비구두 경매에서」 「콜럼버스와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 관계를 맺다(산타페, 서기 1492년)」가 실려 있다.
이중 「요릭」은 가장 야심 넘치는 작품이다. 루슈디는 영미문학 최고의 고전 『햄릿』을 재해석해, 고뇌하는 청년 햄릿을 되바라진 일곱 살 아이로, 햄릿의 연인 오필리아를 궁정 광대 요릭의 아내이자 지독한 입냄새를 풍기는 우스꽝스러운 여인으로 탈바꿈시켰다. 기막힌 패러디와 언어유희를 쉴 틈 없이 구사하는 작품 자체의 재미도 재미거니와, 영국의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이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고 찬미한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고의로 오독하는 인도 출신 작가의 짓궂음도 흥미롭다.
「루비구두 경매에서」는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한 작품으로,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를 캔자스 집으로 돌려보내주는 루비구두(프랭크 바움이 쓴 영화의 원작 소설에서는 ‘은구두’로 묘사됐다)를 소재로, 모든 것을 돈으로 사고파는 미래, ‘집’이라는 개념마저 손상된 디스토피아를 몽환적으로 그렸다. 집필 당시 기나긴 도피생활에 지쳐 있던 루슈디는 이 영화의 집과 우정이라는 주제에 깊이 감정이입을 했었다고 자서전 『조지프 앤턴』 에서 밝힌 바 있다.
마지막 3부에 해당하는 ‘이스트, 웨스트’에서는 “[루슈디 자신이] 영국 이민자로서 겪었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두 세계가 만나서 병존하고, 경쟁하고, 조화하고,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옮긴이의 말’) 「천체의 음악」은 루슈디의 케임브리지 동문인 친구의 실제 죽음에 기초해 쓴 작품이고, 「체코브와 줄루」는 미국 텔레비전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설정을 빌려왔다. 1984년 시크교도 경호원들에 의한 인디라 간디 암살 사건과 뒤이어 벌어진 집권당의 시크교도 보복공격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 [스타트렉]에 심취했던 두 친구가 첩보원으로 재회해 나누는 우정과 갈등이 그려진다.
이 책에서 가장 긴 이야기인 「코터」는, 영국에서 유학중인 인도 출신 십대 소년과 그 가족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작품으로, 루슈디가 1960년대 중반 영국에서 기숙학교에 다니던 시절을 떠올리며 쓴 자전적인 소설이다. 육순의 유모와 뇌손상을 입었지만 체스 실력만큼은 막강한 아파트 수위 노인의 수줍은 로맨스, 서툰 영어가 빚는 촌극, 동양과 서양이라는 두 세계와 어른과 아이의 중간 단계에서 이중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사춘기 소년의 성장통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어느 한 곳의 이야기는 다른 모든 곳의 이야기
이 책의 무대가 되는 인도아대륙과 유럽의 여러 나라가 어쩌면 먼 곳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루슈디가 말한 바 있듯 “어느 한 곳의 이야기는 다른 모든 곳의 이야기”([파리 리뷰] 인터뷰)가 되기에, 『이스트, 웨스트』의 아홉 단편은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루슈디는 이민자라는 위치가 제공해준 정치적, 윤리적 중간 지대에서 권위와 관습을 벗어던지고 창조적 일탈을 꿈꾸며 글을 통해 세상을 조금 더 넓혀보려고 노력한다. 『이스트, 웨스트』는 단편집이지만, 그 속에 담긴 주제와 혜안은 결코 작지 않으며, 환상적인 필치와 현란한 문체 또한 전혀 모자라지 않다. 말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위해 목숨까지 내걸었던 작가에게 잠시 귀를 내어줘도 좋겠다. 우리는 앞으로도 영원히 이야기와 함께 살아가야 할 테니.”(‘옮긴이의 말’)
추천사
사납게 독창적이다 …… 부드럽게 도발적이다. 뉴욕 타임스 북리뷰
루슈디는 그칠 줄 모르는 이야기꾼이다. 뉴요커
인간의 희망과 무상에 대해 따뜻하면서도 애잔한 시선을 던진다. 시카고 트리뷴
이 작가의 짓궂음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테리 이글턴--- p.문학비평가)
▣ 작가 소개
저 : 살만 루시디
Salman Rushdie,Ahmed Salman Rushdie
신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필치와 장중하고 지적인 문체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1947년 인도의 뭄바이(예전의 봄베이)에서 태어났다. 14세 때 영국으로 건너가 중학교를 다니게 된 루시디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리 독립 과정에서 가족은 파키스탄에 정착하였지만 마음은 인도에 등을 돌리지 못하는 심리적 무국적 상태를 겪는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킹스 칼리지에서 역사를 전공하였고 대학 극단에서 활동하기도 하였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파키스탄에 살고 있던 가족들과 지내면서 잠시 방송국에서 일하다가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였다.
28세 되던 해인 1975년 소설 『그리머스 Grimus』(1975)로 문단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두번째 작품 『한밤의 아이들』(1981)로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루슈디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이 소설은 그해 부커 상과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 프라이즈를 수상하고, 1993년에는 지난 25년간 부커 상 수상작 중 최고의 작품을 뽑는 ''부커 오브 부커스''에 선정되었다.
파키스탄의 정치 상황을 다룬 『부끄러움 Shame』(1983)을 내놓은 데 이어, 선과 악, 종교적 신념과 광신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 소설 『악마의 시 The Satanic Verses』(1988)로 휘트브레드 상을 수상하였다. 이 소설을 내놓은 뒤 살만 루시디는 이슬람 세계로부터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격렬한 비난을 받다가 마침내 1989년 이란 정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기에 이른다. 영국 정부의 보호 아래에서 줄곧 숨어 지내던 살만 루시디는 1998년 호메이니가 사망하고 나서야 사면을 받을 수 있었다. 도피 중에도 살만 루시디의 창작 활동은 계속 이어진다.
온갖 상상력이 가득한 『하룬과 이야기 바다 Haroun and the sea of stories』(1990)로 영국 작가 협회상을 받았으며, 향신료 무역업을 하는 인도의 한 집안 이야기 『무어의 마지막 한숨 The Moor''s Last Sigh』(1995)로 다시 문단의 주목을 끌었다. 신화의 신비한 세계와 락앤롤의 현실적인 세계를 융합한 『그녀가 딛고 있는 땅 The Ground Beneath Her Feet』(1999)에 이어 『분노』(2001) 『피렌체의 여마법사』(2008) 등을 발표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명예교수를 역임했으며, 2007년 봄부터 애틀랜타 에모리 대학에서 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소설가이자 수필가, 극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표현의 자유를 위한 순교자이자 불합리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비판자이기도 했던 살만 루시디는 자신의 문학적 성취뿐만 아니라 문학을 둘러싼 논쟁에 있어서도 단연 돋보이는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소설가이다. 첫 작품을 발표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약 30년 동안 받아 보지 않은 상이 없을 만큼 큰 성공을 거두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살만 루시디가 학식이 깊고 대중문화에도 깊은 조예를 보이는 열정적인 작가의 화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 주요 목차
좋은 충고는 루비보다 드물다/ 공짜 라디오/ 예언자의 머리카락/ 요릭/ 루비구두 경매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 관계를 맺다(산타페, 서기 1492년)/ 천체의 음악/ 체코브와 줄루/ 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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