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 일상의 균열을 통해 피어나는 삶의 질문들
소설 「끌」은 평생 가구를 만들며 성실하게 살아온 목수의 이야기다. 가구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그것을 보람으로 삼는 주인공(남편)에게 두 가지 시련이 닥친다. 하나는 가구 업계의 불황이고, 두 번째는 아내의 외도다. 호구지책으로 닥치는 대로 일을 하던 주인공은 친구의 주선으로 다시 나무와 연장을 만지며 자신을 가다듬는다. 끌로 생채기 난 가구를 다듬으면서 자신의 내면에 쌓인 분노와 원망도 함께 끌질해 나간다. 소설 「끌」에서는 주인공과 아내의 관계를 끌과 나무의 관계로 보여주며 아내의 외도로 상처받은 주인공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다.
서랍장 생채기를 화심으로 삼아 꽃을 갉작갉작 그린다. 가는 꽃문양이 새겨지는 자리마다 물비린내와 습한 흙냄새가 섞인 듯한 생나무 냄새가 난다. 나무 가루가 날린다. 끌 자루를 잡은 손에 느슨하게 힘을 풀어 포개진 꽃잎 안쪽 선을 다독이듯 민다. 자잘한 금을 꽃술로 삼아 가는 평끌 끝을 쓱싹쓱싹 그린다. 안쪽으로 오므린 꽃잎 부분을 지날 때 끌 자루에 힘을 살짝 뗀다. 내가 끌 자루에 매달린 것 같다. 몇 걸음 물러서서 서랍장을 본다. 생채기는 꽃으로 피어났다. _「끌」에서.
「슬리퍼」는 남편의 의처증에 시달리는 여자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여자는 출장 피아노 레슨 강사이고 그녀의 남편 K는 피아니스트이자 음대 교수다. 여자는 자신의 외도를 의심하며 옥죄고 다그치는 남편 K를 떠나 바닷가로 향한다. 평소 외반무지증이 심해 꽉 조이는 신발을 신지 못하는 그녀는 슬리퍼를 신고 백사장을 거닐며 늦여름의 바닷가의 풍경을 음미한다. 소설 말미, 집에서 입던 옷에 슬리퍼를 신고 남편의 피아노 협연을 보는 여자의 모습을 통해 ‘나’와 ‘자유’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슬리퍼’라는 일상의 소재를 통해 자신을 진정으로 자유롭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음을 던진다.
K는 무대 뒤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와 피아노 앞에 앉았다. 객석은 조용해졌다. K가 건반에 손을 올리자 여기저기서 들리는 헛기침 소리도 멎었다. 앙코르곡은 브람스의 소품 ‘왈츠’였다. ‘왈츠’라는 곡목과는 어울리지 않게 애잔한 선율이었다. 여자를 안고 업었으며 여자의 목을 조르던 저 손으로 K는 지금 왈츠를 치고 있다. 여자는 앞좌석 의자 밑 저 깊숙이 밀려나 있는 슬리퍼를 발로 당겨 신었다. _「슬리퍼」에서.
▶ 소통의 부재를 그려낸 현대인의 자화상
소설집 『끌』에서는 빚에 허덕이는 생활고, 반지하와 같은 허름한 주거환경,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믿음 등이 등장인물들의 일상을 장악한다. 소설은 주인공들의 이러한 남루한 삶을 통해서 소통의 부재와 비윤리성을 드러낸다.
소설「인질」은 택시기사 동수가 손님이 두고 내린 스마트폰을 돌려주기 위한 과정 속에 생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수는 습득한 스마트폰을 인질로 삼아 사례비를 뜯어내려고 하지만 습득한 폰에는 가장 가까운 사람의 번호가 하나도 저장되어 있지 않다. 즐겨찾기에 저장된 사람들도 폰 주인에게 욕설을 내뱉을 뿐, 정작 폰 주인에게는 무관심하다. 핸드폰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전자기기임에도 불구하고, 핸드폰의 주인공과 즐겨찾기에 저장된 사람들은 부재중이다. 독자는 현대 사회의 대표적 사물인 스마트폰(핸드폰)을 통해 현대인들의 소통이 부재한 각박한 삶을 읽어 내려갈 수 있다. 더불어 끝까지 핸드폰(인질)의 주인에게 전화가 오지 않는 결말을 통해 허상에 사로잡혀 필요 없이 부박하게 사는 우리네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여기 택시로 오기엔 아주 멀어.”
“허명이라는 사람의 집은 어딥니까?”
“집? 그 아이의 집을 알았다면 내가 이러고 있지도 않지.”
“아이, 어서 안 들어오고 뭘 해?”
언감생심 목소리 사이로 여자의 고태 어린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지금 내가 아주 급한 볼일을 보는 중이거든, 그럼 이만.”
동수는 남아 있는 팥빵을 마저 욱여넣고 우적우적 씹는다. 지방까지 갖다 줬다고 사례비와 차비에 웃돈까지 바랐던 것이야 말로 언감생심이었다. _「인질」에서.
「창」의 주인공 나는 창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대기업 하청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복학준비생이다. 창틀을 수리하는 A/S 과장을 따라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창을 통해 세상을 엿본다. ‘창’은 소통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모두 창 안에 갇혀 있거나, 창밖으로 내몰려 있다. 소설은 소통의 대표적 이미지로 ‘창’을 보여주면서 그 속의 혹은 그 밖의 고독한 현대인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창을 통해 보고 싶어 하는 것, 소통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소설 속에 녹아 있는 이러한 질문을 통해 현대 사회의 소통에 대해 꼬집는다.
“앞이 트였다고 모두 전망인 것은 아니라고. 김 군도 아파트를 많이 다녀봐서 알겠지만 창 앞에 볼 게 뭐 있었어? 전망, 전망들 하지만 정작 전망 좋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그것을 전망이라 하지 않지. 요새 사람들, 세계로 어디로 다니면서 좋은 것은 다 보고 사는데 뭘 더 보고 싶겠어. 사람들이 넓은 창을 원하는 것은 뭘 보겠다는 뜻이 아니라 누가 저들을 봐 주기를 바라는 거지.” _「창」에서.
▶ 문학과 예술에 대한 숙고
「부벽완월」과 「비문」은 일종의 예술가소설이다. (…) 예술의 목적, 예술과 정치(도덕)의 관계,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 등 전통적인 미학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들 두 단편은 예술가소설의 범주에 속한다. _황국명(문학평론가)
「부벽완월」은 고려 말 묘청의 난을 평정한 김부식이 부벽루에 올라 달을 보며 정지상을 회상하는 이야기다. 김부식이 정지상에게 질투를 품어 묘청의 난 때 그를 죽였다는 역사학자들의 주장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소설은 김부식 입장에서 그 사실에 대한 변명의 기회를 준다. 「부벽완월」은 서경천도, 묘청의 난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부식이 지상에게 품은 것은 질투가 아니라 동경과 흠모였다는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쓰였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보이는 김부식이 시 구절 하나를 취하기 위해 괴로워하는 장면에서 ‘문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과 문학에 대한 열망을 들여다볼 수 있다.
저 홀로 발아되어 꽃을 피운 가요처럼 지상의 시들도 모두 제 흥에 겨운 시들이었다. 지상의 시 어디에도 세상과 엮이고 싶은 마음은 서려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은 세상의 한복판에 쓰러지고 말았다. _「부벽완월」에서.
「비문(飛蚊)」은 18세기 무렵 조선의 화공 최수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리는 타락한 양반 안유백의 하인으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엄숙한 태도를 드러내거나 예술적 행위에 대해 특권을 주장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수리의 예술적 경험과 그 기록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수리의 그림을 된장독 덮개로 쓰거나 불쏘시개로 사용하는 안유백의 억압이 그러하다. 잔인한 주인 안유백은 수리의 동료이자 도망 노비인 상두를 놓아주는 조건으로 초상화를 그리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붙들린 상두는 모진 매질 끝에 끝내 자결하고, 수리는 화폭 가득 검은 먹물만 칠해진 것을 초상화라고 제시하여 안유백의 격분을 산다. 조선시대 후기의 변화하는 시대상에 역행하는 안유백에게 저항하는 화공 최수리를 통해 예술가의 역할과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나리 눈엔 이것이 검은 바탕으로만 보이십니까? 소인의 눈엔 쉬파리들이 빈틈없이 빽빽하게 꼬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리께서는 혹시 비문증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눈 한쪽 망막에 검은 점이 있어 언제나 파리 한두 마리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병이지요. 나리는 모르셨겠지만 저는 오랫동안 비문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앓는 비문증은 이상하게도 푹푹 썩은 것만 보면 온통 파리가 바글바글 들끓는 것처럼 보입니다.” _「비문(飛蚊)」에서.
▣ 작가 소개
저자 : 이병순
부산에서 출생했다. 201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끌」이 당선되어 소설가로 등단했다.
▣ 주요 목차
인질
놋그릇
끌
부벽완월
슬리퍼
창(窓)
닭발
비문(飛蚊)
해설: 불안한 균형,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에서-황국명
작가의 말
▶ 일상의 균열을 통해 피어나는 삶의 질문들
소설 「끌」은 평생 가구를 만들며 성실하게 살아온 목수의 이야기다. 가구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그것을 보람으로 삼는 주인공(남편)에게 두 가지 시련이 닥친다. 하나는 가구 업계의 불황이고, 두 번째는 아내의 외도다. 호구지책으로 닥치는 대로 일을 하던 주인공은 친구의 주선으로 다시 나무와 연장을 만지며 자신을 가다듬는다. 끌로 생채기 난 가구를 다듬으면서 자신의 내면에 쌓인 분노와 원망도 함께 끌질해 나간다. 소설 「끌」에서는 주인공과 아내의 관계를 끌과 나무의 관계로 보여주며 아내의 외도로 상처받은 주인공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다.
서랍장 생채기를 화심으로 삼아 꽃을 갉작갉작 그린다. 가는 꽃문양이 새겨지는 자리마다 물비린내와 습한 흙냄새가 섞인 듯한 생나무 냄새가 난다. 나무 가루가 날린다. 끌 자루를 잡은 손에 느슨하게 힘을 풀어 포개진 꽃잎 안쪽 선을 다독이듯 민다. 자잘한 금을 꽃술로 삼아 가는 평끌 끝을 쓱싹쓱싹 그린다. 안쪽으로 오므린 꽃잎 부분을 지날 때 끌 자루에 힘을 살짝 뗀다. 내가 끌 자루에 매달린 것 같다. 몇 걸음 물러서서 서랍장을 본다. 생채기는 꽃으로 피어났다. _「끌」에서.
「슬리퍼」는 남편의 의처증에 시달리는 여자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여자는 출장 피아노 레슨 강사이고 그녀의 남편 K는 피아니스트이자 음대 교수다. 여자는 자신의 외도를 의심하며 옥죄고 다그치는 남편 K를 떠나 바닷가로 향한다. 평소 외반무지증이 심해 꽉 조이는 신발을 신지 못하는 그녀는 슬리퍼를 신고 백사장을 거닐며 늦여름의 바닷가의 풍경을 음미한다. 소설 말미, 집에서 입던 옷에 슬리퍼를 신고 남편의 피아노 협연을 보는 여자의 모습을 통해 ‘나’와 ‘자유’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슬리퍼’라는 일상의 소재를 통해 자신을 진정으로 자유롭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음을 던진다.
K는 무대 뒤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와 피아노 앞에 앉았다. 객석은 조용해졌다. K가 건반에 손을 올리자 여기저기서 들리는 헛기침 소리도 멎었다. 앙코르곡은 브람스의 소품 ‘왈츠’였다. ‘왈츠’라는 곡목과는 어울리지 않게 애잔한 선율이었다. 여자를 안고 업었으며 여자의 목을 조르던 저 손으로 K는 지금 왈츠를 치고 있다. 여자는 앞좌석 의자 밑 저 깊숙이 밀려나 있는 슬리퍼를 발로 당겨 신었다. _「슬리퍼」에서.
▶ 소통의 부재를 그려낸 현대인의 자화상
소설집 『끌』에서는 빚에 허덕이는 생활고, 반지하와 같은 허름한 주거환경,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믿음 등이 등장인물들의 일상을 장악한다. 소설은 주인공들의 이러한 남루한 삶을 통해서 소통의 부재와 비윤리성을 드러낸다.
소설「인질」은 택시기사 동수가 손님이 두고 내린 스마트폰을 돌려주기 위한 과정 속에 생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수는 습득한 스마트폰을 인질로 삼아 사례비를 뜯어내려고 하지만 습득한 폰에는 가장 가까운 사람의 번호가 하나도 저장되어 있지 않다. 즐겨찾기에 저장된 사람들도 폰 주인에게 욕설을 내뱉을 뿐, 정작 폰 주인에게는 무관심하다. 핸드폰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전자기기임에도 불구하고, 핸드폰의 주인공과 즐겨찾기에 저장된 사람들은 부재중이다. 독자는 현대 사회의 대표적 사물인 스마트폰(핸드폰)을 통해 현대인들의 소통이 부재한 각박한 삶을 읽어 내려갈 수 있다. 더불어 끝까지 핸드폰(인질)의 주인에게 전화가 오지 않는 결말을 통해 허상에 사로잡혀 필요 없이 부박하게 사는 우리네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여기 택시로 오기엔 아주 멀어.”
“허명이라는 사람의 집은 어딥니까?”
“집? 그 아이의 집을 알았다면 내가 이러고 있지도 않지.”
“아이, 어서 안 들어오고 뭘 해?”
언감생심 목소리 사이로 여자의 고태 어린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지금 내가 아주 급한 볼일을 보는 중이거든, 그럼 이만.”
동수는 남아 있는 팥빵을 마저 욱여넣고 우적우적 씹는다. 지방까지 갖다 줬다고 사례비와 차비에 웃돈까지 바랐던 것이야 말로 언감생심이었다. _「인질」에서.
「창」의 주인공 나는 창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대기업 하청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복학준비생이다. 창틀을 수리하는 A/S 과장을 따라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창을 통해 세상을 엿본다. ‘창’은 소통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모두 창 안에 갇혀 있거나, 창밖으로 내몰려 있다. 소설은 소통의 대표적 이미지로 ‘창’을 보여주면서 그 속의 혹은 그 밖의 고독한 현대인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창을 통해 보고 싶어 하는 것, 소통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소설 속에 녹아 있는 이러한 질문을 통해 현대 사회의 소통에 대해 꼬집는다.
“앞이 트였다고 모두 전망인 것은 아니라고. 김 군도 아파트를 많이 다녀봐서 알겠지만 창 앞에 볼 게 뭐 있었어? 전망, 전망들 하지만 정작 전망 좋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그것을 전망이라 하지 않지. 요새 사람들, 세계로 어디로 다니면서 좋은 것은 다 보고 사는데 뭘 더 보고 싶겠어. 사람들이 넓은 창을 원하는 것은 뭘 보겠다는 뜻이 아니라 누가 저들을 봐 주기를 바라는 거지.” _「창」에서.
▶ 문학과 예술에 대한 숙고
「부벽완월」과 「비문」은 일종의 예술가소설이다. (…) 예술의 목적, 예술과 정치(도덕)의 관계,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 등 전통적인 미학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들 두 단편은 예술가소설의 범주에 속한다. _황국명(문학평론가)
「부벽완월」은 고려 말 묘청의 난을 평정한 김부식이 부벽루에 올라 달을 보며 정지상을 회상하는 이야기다. 김부식이 정지상에게 질투를 품어 묘청의 난 때 그를 죽였다는 역사학자들의 주장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소설은 김부식 입장에서 그 사실에 대한 변명의 기회를 준다. 「부벽완월」은 서경천도, 묘청의 난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부식이 지상에게 품은 것은 질투가 아니라 동경과 흠모였다는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쓰였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보이는 김부식이 시 구절 하나를 취하기 위해 괴로워하는 장면에서 ‘문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과 문학에 대한 열망을 들여다볼 수 있다.
저 홀로 발아되어 꽃을 피운 가요처럼 지상의 시들도 모두 제 흥에 겨운 시들이었다. 지상의 시 어디에도 세상과 엮이고 싶은 마음은 서려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은 세상의 한복판에 쓰러지고 말았다. _「부벽완월」에서.
「비문(飛蚊)」은 18세기 무렵 조선의 화공 최수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리는 타락한 양반 안유백의 하인으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엄숙한 태도를 드러내거나 예술적 행위에 대해 특권을 주장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수리의 예술적 경험과 그 기록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수리의 그림을 된장독 덮개로 쓰거나 불쏘시개로 사용하는 안유백의 억압이 그러하다. 잔인한 주인 안유백은 수리의 동료이자 도망 노비인 상두를 놓아주는 조건으로 초상화를 그리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붙들린 상두는 모진 매질 끝에 끝내 자결하고, 수리는 화폭 가득 검은 먹물만 칠해진 것을 초상화라고 제시하여 안유백의 격분을 산다. 조선시대 후기의 변화하는 시대상에 역행하는 안유백에게 저항하는 화공 최수리를 통해 예술가의 역할과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나리 눈엔 이것이 검은 바탕으로만 보이십니까? 소인의 눈엔 쉬파리들이 빈틈없이 빽빽하게 꼬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리께서는 혹시 비문증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눈 한쪽 망막에 검은 점이 있어 언제나 파리 한두 마리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병이지요. 나리는 모르셨겠지만 저는 오랫동안 비문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앓는 비문증은 이상하게도 푹푹 썩은 것만 보면 온통 파리가 바글바글 들끓는 것처럼 보입니다.” _「비문(飛蚊)」에서.
▣ 작가 소개
저자 : 이병순
부산에서 출생했다. 201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끌」이 당선되어 소설가로 등단했다.
▣ 주요 목차
인질
놋그릇
끌
부벽완월
슬리퍼
창(窓)
닭발
비문(飛蚊)
해설: 불안한 균형,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에서-황국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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