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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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연수
출판사항문학동네, 발행일:2022/11/15
형태사항p.287 46판:20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463780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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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태어난 지 일 년도 안 돼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어 작가로 자란 카밀라 포트만이라는 한 여자가 있다. 자신의 이름이 어째서 카밀라인지에 대한 물음에 “카밀라는 카밀라니까 카밀라인 거지”라는 무책임한 대답 말고는 들을 수 없는, 불완전한 과거조차 갖고 있지 못한 여자가 말이다. 카밀라는 양부에게서 건네받은, 앳돼 보이는 여자가 어린아이를 안고 동백나무 앞에 서 있는 사진 한 장에 의존해, 자신의 과거를 알기 위해 한국 진남으로 향한다. 하지만 카밀라의 기대와는 달리 막상 진남에 도착했을 때, 자신의 과거와 친부모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약속한 듯 진실을 감추려 든다. 그리고 진실에 가닿기 위한 모든 것이 가로막힌 상황에서 카밀라는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한번 더 용기를 내기로 결심한다.
2012년 현재에서 카밀라가 태어난 해인 1988년으로 거슬러올라갔을 때 떠오른 진실은 섬뜩하고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친오빠의 아이를 낳았다는 추악한 소문에 휩싸인 채 모두의 외면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이를 입양 보내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불경한 소문은, 그 나잇대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질투심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무엇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카밀라의 엄마 정지은은, 외롭게 바닷속으로 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점점 진실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고개를 돌리고 싶어지는 사실들만이 떠오르지만 카밀라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 심연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엄마가 자신을 낳았기 때문에 자신이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이 엄마를 계속해서 생각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때 엄마 역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날개가 필요한 것이죠”

진실을 알기 위해 ‘나는 최선을 다할 거야’라고 말하며 달려가던 정지은과 카밀라의 목소리가 교차되면서, 그것을 감추려 눈을 감았던 ‘우리’라는 존재의 나약함과 비겁함이 반대편에서 떠오른다. 하지만 어렸기에 나약했던, 지킬 것이 많아 비겁했던 ‘우리’는 각자가 알고 있던 진실에 대해 조금씩 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각자의 진실이 겹치면서 이십오 년 동안 묻혀 있던 커다란 이야기가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말에 이른다 해서 카밀라의 친부가 과연 누구인지에 대해 우리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확신과 정답으로 가득한 세계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 카밀라 혹은 우리가 그 다양한 경우 중에서 선택해서 받아들이는 것 역시 진실일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카밀라가 작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나긴 지난함을 거쳐 진실에 가닿으려는 몸짓은 한 편의 소설을 써내려가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이란, 바닷속에 가라앉아 온기도 질감도 느낄 수 없는 대상을 향해, 그럼에도 끝끝내 다가가 잠시나마 서로가 맞닿는 것이라고 말이다. 죽은 정지은과 그의 딸 카밀라가 결국 만나게 되었듯이.

*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열심히 생각하고 기억한다. 사람들 사이에 심연이 있고, 그 심연을 건너기 위해서는 날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김연수는 김연수이기 때문에 그 심연이 깊고도 넓다고 말한다. 하지만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인용하며 다시 말한다. “희망은 날개 달린 것.”짧고도 빛나는 순간의 날갯짓 때문에 인간은 죽을 수도 있고, 다시 살 수도 있다는 것, 인생을 두 번 살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이 소설의 문장들은 참 아름답고 처연하다. _김미현(문학평론가,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 작가 소개

저 : 김연수
전통적 소설 문법의 자장 안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소설적 상상력을 실험하고 허구와 진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김연수. 197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학과를 졸업.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장편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나섰다.

대표작에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 『7번 국도』 『�A빠이, 이상』 『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 소설집 『스무 살』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청춘의 문장들+』 등이 있다. 역서로는 『대성당』(레이먼드 카버), 『기다림』(하 진), 『젠틀 매드니스』(니콜라스 바스베인스), 『달리기와 존재하디』(조지 쉬언) 등이 있다.

2001년 『�A빠이, 이상』으로 제14회 동서문학상을, 2003년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제34회 동인문학상을, 2005년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제13회 대산문학상을, 그리고 2007년에 단편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제7회 황순원문학상을, 2009년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1990년대 초반에 등단하여 그보다 더 오래고 튼실한 문학적 내공으로 오로지 글쓰기로만 승부해온 김연수의 그간 행보는 동세대 작가들 가운데 가장 뚜렷하고 화려했다. 6권의 장편소설과 4권의 소설집에 한국을 대표하는 크고 작은 문학상들의 잇단 수상. 새로운 작품이 소개될 때마다 열혈 팬심은 물론이요, 문단 안팎의 신망은 그만큼 두터워진 게 사실이다. 어느 시인의 단언처럼 ‘21세기 한국문학의 블루칩’ 소설가로서 이미 일가를 이룬 작가 김연수다.

▣ 주요 목차

제1부 카밀라
카밀라는 카밀라니까 카밀라 _011
사과라고 해도, 어쩌면 홍등이라고도 _032
파란 달이 뜨는 바다 아래 오로라물고기 _049
평화와 비슷한 말, 그러니까 고통의 말 _065
바다의 파랑 속에 잠긴 도서실 _084
얼마나 오래 안고 있어야 밤과 낮은 _098

제2부 지은
검은 바다를 건너간다는 것은 _117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 혹은 줄여서 ‘우리사이’ _131
짧게 네 번, 길게 세 번, 짧고 길고 길고 짧게, 짧게 한 번 _144
지나간 시절에, 황금의 시절에 _157
태풍이 불어오기 전날의 검모래 _170
그대가 들려주는 말들은 내 귀로도 들리고 _184

제3부 우리
적적함, 혹은 불안과 성가심 사이의 적당한 온기 _207
날마다 하나의 낮이 종말을 고한다 _220
나한테는 날개가 있어, 바로 이 아이야 _234
저기, 또 저기, 섬광처럼 어떤 얼굴들이 _250

특별전: 가장 차가운 땅에서도
1. 1985년 6월 무렵, 금이 간 그라나다의 뒷유리창 _263
2. 1986년 3월 무렵, 에밀리 디킨슨의 시 _273
3. 2012년의 카밀라, 혹은 1984년의 정지은 _284

작가의 말 _286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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