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학교에서 이탈한 천재 시인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
마울브론 신학교 입학 7개월 만에 자퇴,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기도, 김나지움 자퇴, 시계 공장 견습공 등 ≪수레바퀴 아래서≫(1906년, 29세)는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헤세의 청소년기 경험이 녹아 있는 자전적 소설이다. 주인공 한스는 어두운 학창 시절을 겪고 성인이 되어 자살한 남동생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남동생 한스는 이 소설을 쓴 지 30년 뒤에 자살했는데 헤세는 그의 자살을 예견하지 못했다. 시인이 되고 싶어 했던 헤세에게 당시의 학교는 인간의 개성과 창의성을 무자비하게 짓밟는 공간이었고, 이러한 학교교육에 대한 비판 의식이 ≪수레바퀴 아래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삶의 수레바퀴에 깔린 유약한 천재 소년 한스의 학창 시절
속물근성이 강하고 사고방식이 고루하며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인 아버지 밑에서 어머니의 사랑 없이 엄격하게 자란 한스 기벤라트는 부끄러움 많고 유약한 성격의 소년이다. 타고난 재능으로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한스는 그토록 좋아하던 수영과 낚시, 산 책, 토끼 기르기 등 모든 즐거움을 포기하고 늘 두통과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서 공부에만 매달린 결과 신학교에 2등으로 합격한다. 당시 돈 없고 똑똑한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을 단 하나, 신학교에 입학해 국가의 보조금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가 자선을 베푸는 대가로 학생들은 엄격하게 규율을 지켜야 한다. 신학교에서 한스는 천재적인 시인이자 괴짜이며 몽상가인 헤르만 하일너를 만나면서 새로운 자아에 눈뜬다. 열정적이고 자유로우며 자신의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하일너와 우연한 입맞춤 이후 두 사람은 첫사랑과도 같은 우정에 빠진다. 일등 후보였던 모범생 한스가 하일너에게 나쁜 영향을 받아 성적이 떨어지자, 교사들은 사랑 대신 규율을 2배로 강화한다. 이에 대해 하일너는 점점 더 격하게 반항하는 한편 한스는 점점 더 무기력증에 빠진다. 결국 하일너는 교장의 명령 불복종으로 퇴학을 당하고, 성적이 바닥으로 추락한 한스는 교사들의 냉대와 동급생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몸과 마음까지 지친 채로 고향에 돌아온 한스를 위로해주는 사람은 없다. 아들에 대해 실망한 아버지는 감시하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교장과 목사는 성공할 가능성을 잃어버린 한스에게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공부를 하느라 고향 친구 하나 없었던 한스는 절망과 불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자살을 생각한다. 하지만 젊은 기력은 여전히 삶에 집착하고, 이때 나타난 것이 엠마다. 한스는 싱싱한 여자의 향기를 뿜어내는 엠마에게 푹 빠지고 만다. 그러나 자신이 그녀에게 노리갯감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한스는 실연의 아픔까지 떠안고 더욱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한스는 허약한 몸으로 ‘신학생 대장장이’라는 놀림 속에서 견습공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소소한 기쁨을 포기하고 땀과 눈물을 흘려가면서 공부한 결과가 조롱 속에서 자신이 그토록 경멸했던 견습공이 되기 위해서였던가 하는 회의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견습공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 한스는 자신이 더럽혀지고 굴욕당한 기분에 빠져 더욱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다음 날 한낮에 한스는 강물에 떠내려가는 시신으로 발견된다. 발이 미끄러져서 실수로 강물에 빠졌는지 피곤과 두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게 소년 한스는 한창 꽃을 피울 나이에 즐거운 인생의 길에서 이탈하고 만다. 그의 장례식을 지키던 구둣방 주인 플라이크는 교장과 목사를 가리키며 한스가 그렇게 된 데 일조한 사람들이라고 일괄한다.
개성을 무시하고 권위에 복종하는 인간을 기르는 교육제도에 대한 고발
학교의 임무란 아직 거칠고 미개한 원시림 같은 소년들의 본능을 억제하고 복종하게 하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들은 뛰어나지만 제멋대로 구는 천재 하나보다 라틴어와 수학을 웬만큼 할 줄 아는 평범하고 말 잘 듣는 학생 10명을 더 선호한다. 아름다운 것과 삶의 즐거움에 눈뜨고 잠재된 능력과 개성이 발아되며, 한창 자아를 찾고 독립 의지가 움트기 시작한 소년들은 그것을 억압하는 규칙과 획일화된 공부를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하지 못하고 억누른다. 그러다 마음속 열정을 이기지 못해 폭발하듯 학교를 뛰쳐나가는가 하면, 겉으로 드러내지 못한 채 속으로 창의력과 재능을 사그라뜨리는 소년들도 있다. 수레바퀴에 깔린 달팽이처럼. 이들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헤르만 헤세는 타고난 천재였던 한스가 기존의 교육제도와 교사들의 통념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학교에서 이탈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뛰어난 정신을 가진 인물로 성장할 수 있는 소년들이 오히려 학교교육을 통해 재능을 펼치기는커녕 무기력한 인간으로 변모할 수 있음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물론 과거와 미래에도 유효한 소설
똑같은 목표 의식을 이미 세워놓고 학생들의 취향과 개성, 남다른 재능을 무시한 채 한 가지 길로만 내몰면서 젊은 시절에 누릴 수 있는 모든 인생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오직 공부만 하도록 강요하는 교육제도가 그들이 회복하고자 했던 인간성을 되레 파괴하고 영혼을 멍들게 한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레바퀴 아래서≫는 현재는 물론 과거와 미래에도 유효한 소설이다.
▣ 작가 소개
저 : 헤르만 헤세
Herman Hesse
내면의 변화를 주제로 오랜 작품세계를 그려온 작가로 자기 탐구를 거쳐 삶의 근원적 힘을 깨닫게 되고 관조의 세계를 발견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을 순수하게 사랑하고 삶을 보다 깊이 이해해 나가는 모습들을 주로 그리고 있다. 1877년 남독일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출생하였다. 목사인 아버지와 신학계 집안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1890년 라틴어 학교에 입학하고, 이듬해에 어려운 주(州) 시험을 돌파하여 마울브론의 신학교에 들어갔으나, 천성적인 자연아로 기숙학교의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였다.
1904년에 9세 연상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하고, 스위스의 보덴 호반(湖畔)의 마을 가이엔호펜으로 이사를 간다. 여기서 그는 시를 쓰는데 전념했고, 1923년에는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초기의 낭만적 분위기의 시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인도 여행을 통한 동양에 대한 관심,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쟁의 야만성에 대한 경험, 그리고 전쟁 중 극단적 애국주의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문학계의 비난과 공격, 아내의 정신병과 자신의 병 등 힘들어져가는 가정 생활 등은 그를 변하게 만든다. 그는 정신분석학에서 출구를 찾으려하는데 융의 영향을 받아서 이후로는 ''나''를 찾는 것을 삶의 목표로 내면의 길을 지향하며 현실과 대결하는 영혼의 모습을 그리는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1895년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한 헤세는 첫시집 『낭만적인 노래 Romantische Lieder』(1899)와 산문집 『자정 이후의 한 시간 Eine Stunde hinter Mitternacht』(1899)을 출판하게 된다. 특히 첫 시집『낭만적인 노래』는 R.M. 릴케의 인정을 받으면서 문단도 그를 주목하게된다. 그의 이름을 유명하게 하고 그에게 확고한 문학적 지위를 얻게 해준 것은 최초의 장편소설 『페터카멘친트 Peter Camenzind』(1904)였다.
주요작품으로 현실의 무게는 수레바퀴 밑으로 그들을 밀어 넣지만 결코 짓눌려서도 지쳐서도 안 되는 소중한 청소년기에 청소년들이 겪는 불안한 열정과 미래, 방황과 좌절을 섬세하게 묘사한『수레바퀴 밑에서 Unterm Rad』(1906), 예술가의 내면세계를 그린 소설로 가수 무오토, 작곡가 쿤, 이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르트루트를 그린『게르트루트 Gertrud』(1910), 남성과 여성 속박과 자유 시민성과 예술성이 전편을 통해 끝없는 대립 상태로 이어지면서 결국은 주인공 베리구드가 나름대로의 자유를 얻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 『로스할데 Rosshalde』(1914)와, 3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서정적인 『크눌프 Knulp』(1915)등이 있다.
또한 정신분석학의 영향을 받아 자기탐구의 길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미안 Demian』(1919)은 신앙이 깊고 성결하며 예의바른 부모의 세계와 하녀, 장인들의 입을 통해 듣는 부랑자, 주정뱅이, 강도 등 악의 세계가 자신의 내면에서 대립되고 있어 위태로운 방황을 계속하던 주인공 싱클레어가 데미안이라는 수수께기 소년에 의하여 자기발견의 길로 인도되어 참된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당시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발표되었으나, 비평가의 문체 분석에 의해 작가가 헤세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주인공이 불교적인 절대경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싯다르타 Siddhartha』(1922) 또한 헤세를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진리는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일생에 꼭 한 번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했던 시도가 바로 이 작품으로서 불교적 가르침과 사상의 복음서라기보다는 헤세 자신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깨달음을 갈망하면서 가장 밑바닥의 자아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속세의 쾌락과 정신적 오만을 초극하고 완성자가 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43년 헤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주었던 『유리알유희 Das Glasperlenspiel』는 1931년에 시작되어 1943년에 최종적으로 완성되었는데, 이 긴 성립시기는 나치시대와 일치한다. 히틀러로 상징되는 문화의 침체와 정신의 품위상실, 야만과 원시의 시대에 작가 헤세는 정신적인 봉사와 문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유토피아적 세계를 유리알 유희속에 세운다. 이 밖에 단편집·시집·우화집·여행기·평론·수상(隨想)·서한집 등 다수의 간행물이 있다.
1962년 8월 9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기 실현을 위한 노력을 한시도 쉬지 않았던 그는 1946년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하였다.
역자 : 북트랜스
‘충실한 번역’, ‘쉬운 번역’을 표방하며 젊은 번역가들이 모여 만든 번역 그룹이다. 영어, 독일어, 일어 전공은 물론 해당 언어권에서 수학한 경험이 있는 전문 번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문학 전공자(석사 이상)들로서 ‘북로드 세계문학 컬렉션’ 선정 및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
학교에서 이탈한 천재 시인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
마울브론 신학교 입학 7개월 만에 자퇴,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기도, 김나지움 자퇴, 시계 공장 견습공 등 ≪수레바퀴 아래서≫(1906년, 29세)는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헤세의 청소년기 경험이 녹아 있는 자전적 소설이다. 주인공 한스는 어두운 학창 시절을 겪고 성인이 되어 자살한 남동생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남동생 한스는 이 소설을 쓴 지 30년 뒤에 자살했는데 헤세는 그의 자살을 예견하지 못했다. 시인이 되고 싶어 했던 헤세에게 당시의 학교는 인간의 개성과 창의성을 무자비하게 짓밟는 공간이었고, 이러한 학교교육에 대한 비판 의식이 ≪수레바퀴 아래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삶의 수레바퀴에 깔린 유약한 천재 소년 한스의 학창 시절
속물근성이 강하고 사고방식이 고루하며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인 아버지 밑에서 어머니의 사랑 없이 엄격하게 자란 한스 기벤라트는 부끄러움 많고 유약한 성격의 소년이다. 타고난 재능으로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한스는 그토록 좋아하던 수영과 낚시, 산 책, 토끼 기르기 등 모든 즐거움을 포기하고 늘 두통과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서 공부에만 매달린 결과 신학교에 2등으로 합격한다. 당시 돈 없고 똑똑한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을 단 하나, 신학교에 입학해 국가의 보조금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가 자선을 베푸는 대가로 학생들은 엄격하게 규율을 지켜야 한다. 신학교에서 한스는 천재적인 시인이자 괴짜이며 몽상가인 헤르만 하일너를 만나면서 새로운 자아에 눈뜬다. 열정적이고 자유로우며 자신의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하일너와 우연한 입맞춤 이후 두 사람은 첫사랑과도 같은 우정에 빠진다. 일등 후보였던 모범생 한스가 하일너에게 나쁜 영향을 받아 성적이 떨어지자, 교사들은 사랑 대신 규율을 2배로 강화한다. 이에 대해 하일너는 점점 더 격하게 반항하는 한편 한스는 점점 더 무기력증에 빠진다. 결국 하일너는 교장의 명령 불복종으로 퇴학을 당하고, 성적이 바닥으로 추락한 한스는 교사들의 냉대와 동급생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몸과 마음까지 지친 채로 고향에 돌아온 한스를 위로해주는 사람은 없다. 아들에 대해 실망한 아버지는 감시하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교장과 목사는 성공할 가능성을 잃어버린 한스에게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공부를 하느라 고향 친구 하나 없었던 한스는 절망과 불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자살을 생각한다. 하지만 젊은 기력은 여전히 삶에 집착하고, 이때 나타난 것이 엠마다. 한스는 싱싱한 여자의 향기를 뿜어내는 엠마에게 푹 빠지고 만다. 그러나 자신이 그녀에게 노리갯감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한스는 실연의 아픔까지 떠안고 더욱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한스는 허약한 몸으로 ‘신학생 대장장이’라는 놀림 속에서 견습공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소소한 기쁨을 포기하고 땀과 눈물을 흘려가면서 공부한 결과가 조롱 속에서 자신이 그토록 경멸했던 견습공이 되기 위해서였던가 하는 회의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견습공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 한스는 자신이 더럽혀지고 굴욕당한 기분에 빠져 더욱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다음 날 한낮에 한스는 강물에 떠내려가는 시신으로 발견된다. 발이 미끄러져서 실수로 강물에 빠졌는지 피곤과 두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게 소년 한스는 한창 꽃을 피울 나이에 즐거운 인생의 길에서 이탈하고 만다. 그의 장례식을 지키던 구둣방 주인 플라이크는 교장과 목사를 가리키며 한스가 그렇게 된 데 일조한 사람들이라고 일괄한다.
개성을 무시하고 권위에 복종하는 인간을 기르는 교육제도에 대한 고발
학교의 임무란 아직 거칠고 미개한 원시림 같은 소년들의 본능을 억제하고 복종하게 하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들은 뛰어나지만 제멋대로 구는 천재 하나보다 라틴어와 수학을 웬만큼 할 줄 아는 평범하고 말 잘 듣는 학생 10명을 더 선호한다. 아름다운 것과 삶의 즐거움에 눈뜨고 잠재된 능력과 개성이 발아되며, 한창 자아를 찾고 독립 의지가 움트기 시작한 소년들은 그것을 억압하는 규칙과 획일화된 공부를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하지 못하고 억누른다. 그러다 마음속 열정을 이기지 못해 폭발하듯 학교를 뛰쳐나가는가 하면, 겉으로 드러내지 못한 채 속으로 창의력과 재능을 사그라뜨리는 소년들도 있다. 수레바퀴에 깔린 달팽이처럼. 이들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헤르만 헤세는 타고난 천재였던 한스가 기존의 교육제도와 교사들의 통념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학교에서 이탈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뛰어난 정신을 가진 인물로 성장할 수 있는 소년들이 오히려 학교교육을 통해 재능을 펼치기는커녕 무기력한 인간으로 변모할 수 있음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물론 과거와 미래에도 유효한 소설
똑같은 목표 의식을 이미 세워놓고 학생들의 취향과 개성, 남다른 재능을 무시한 채 한 가지 길로만 내몰면서 젊은 시절에 누릴 수 있는 모든 인생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오직 공부만 하도록 강요하는 교육제도가 그들이 회복하고자 했던 인간성을 되레 파괴하고 영혼을 멍들게 한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레바퀴 아래서≫는 현재는 물론 과거와 미래에도 유효한 소설이다.
▣ 작가 소개
저 : 헤르만 헤세
Herman Hesse
내면의 변화를 주제로 오랜 작품세계를 그려온 작가로 자기 탐구를 거쳐 삶의 근원적 힘을 깨닫게 되고 관조의 세계를 발견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을 순수하게 사랑하고 삶을 보다 깊이 이해해 나가는 모습들을 주로 그리고 있다. 1877년 남독일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출생하였다. 목사인 아버지와 신학계 집안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1890년 라틴어 학교에 입학하고, 이듬해에 어려운 주(州) 시험을 돌파하여 마울브론의 신학교에 들어갔으나, 천성적인 자연아로 기숙학교의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였다.
1904년에 9세 연상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하고, 스위스의 보덴 호반(湖畔)의 마을 가이엔호펜으로 이사를 간다. 여기서 그는 시를 쓰는데 전념했고, 1923년에는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초기의 낭만적 분위기의 시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인도 여행을 통한 동양에 대한 관심,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쟁의 야만성에 대한 경험, 그리고 전쟁 중 극단적 애국주의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문학계의 비난과 공격, 아내의 정신병과 자신의 병 등 힘들어져가는 가정 생활 등은 그를 변하게 만든다. 그는 정신분석학에서 출구를 찾으려하는데 융의 영향을 받아서 이후로는 ''나''를 찾는 것을 삶의 목표로 내면의 길을 지향하며 현실과 대결하는 영혼의 모습을 그리는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1895년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한 헤세는 첫시집 『낭만적인 노래 Romantische Lieder』(1899)와 산문집 『자정 이후의 한 시간 Eine Stunde hinter Mitternacht』(1899)을 출판하게 된다. 특히 첫 시집『낭만적인 노래』는 R.M. 릴케의 인정을 받으면서 문단도 그를 주목하게된다. 그의 이름을 유명하게 하고 그에게 확고한 문학적 지위를 얻게 해준 것은 최초의 장편소설 『페터카멘친트 Peter Camenzind』(1904)였다.
주요작품으로 현실의 무게는 수레바퀴 밑으로 그들을 밀어 넣지만 결코 짓눌려서도 지쳐서도 안 되는 소중한 청소년기에 청소년들이 겪는 불안한 열정과 미래, 방황과 좌절을 섬세하게 묘사한『수레바퀴 밑에서 Unterm Rad』(1906), 예술가의 내면세계를 그린 소설로 가수 무오토, 작곡가 쿤, 이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르트루트를 그린『게르트루트 Gertrud』(1910), 남성과 여성 속박과 자유 시민성과 예술성이 전편을 통해 끝없는 대립 상태로 이어지면서 결국은 주인공 베리구드가 나름대로의 자유를 얻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 『로스할데 Rosshalde』(1914)와, 3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서정적인 『크눌프 Knulp』(1915)등이 있다.
또한 정신분석학의 영향을 받아 자기탐구의 길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미안 Demian』(1919)은 신앙이 깊고 성결하며 예의바른 부모의 세계와 하녀, 장인들의 입을 통해 듣는 부랑자, 주정뱅이, 강도 등 악의 세계가 자신의 내면에서 대립되고 있어 위태로운 방황을 계속하던 주인공 싱클레어가 데미안이라는 수수께기 소년에 의하여 자기발견의 길로 인도되어 참된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당시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발표되었으나, 비평가의 문체 분석에 의해 작가가 헤세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주인공이 불교적인 절대경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싯다르타 Siddhartha』(1922) 또한 헤세를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진리는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일생에 꼭 한 번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했던 시도가 바로 이 작품으로서 불교적 가르침과 사상의 복음서라기보다는 헤세 자신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깨달음을 갈망하면서 가장 밑바닥의 자아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속세의 쾌락과 정신적 오만을 초극하고 완성자가 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43년 헤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주었던 『유리알유희 Das Glasperlenspiel』는 1931년에 시작되어 1943년에 최종적으로 완성되었는데, 이 긴 성립시기는 나치시대와 일치한다. 히틀러로 상징되는 문화의 침체와 정신의 품위상실, 야만과 원시의 시대에 작가 헤세는 정신적인 봉사와 문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유토피아적 세계를 유리알 유희속에 세운다. 이 밖에 단편집·시집·우화집·여행기·평론·수상(隨想)·서한집 등 다수의 간행물이 있다.
1962년 8월 9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기 실현을 위한 노력을 한시도 쉬지 않았던 그는 1946년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하였다.
역자 : 북트랜스
‘충실한 번역’, ‘쉬운 번역’을 표방하며 젊은 번역가들이 모여 만든 번역 그룹이다. 영어, 독일어, 일어 전공은 물론 해당 언어권에서 수학한 경험이 있는 전문 번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문학 전공자(석사 이상)들로서 ‘북로드 세계문학 컬렉션’ 선정 및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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