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미국 문학계의 획기적인 사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의 영원히 잊히지 않을 소설!
“셰익스피어가 블루스를 부르는 것만 같다.” 코즈모폴리턴
“아름다운 소설이다. 서정적이고 주도면밀하며 감동적이다.” 커커스 리뷰
심오한 사랑 이야기에 등장하는 또렷한 열정과 달곰씁쓸한 서정성,
강력하고 우아한 스타일 속 절제된 관능미가 마법을 건다.
미국문학의 대모이자 미국 흑인 사회의 위대한 멘토인 토니 모리슨, 그녀의 작품 중 가장 도발적이고 획기적인 소설 『재즈』가 문학동네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출간된다. 1992년 『재즈』가 발표되자마자 이를 번역해 한국에 토니 모리슨이라는 작가를 소개하고, 2014년에는 그녀의 대표작 『빌러비드』를 번역한 번역가 최인자가 기존 번역본을 토대로 고심을 거듭하며 새롭게 원고를 다듬었다.
『재즈』는 1987년 『빌러비드』를 발표하며 대중과 평단의 큰 사랑을 받은 토니 모리슨이 5년 만인 1992년 야심차게 내놓은 여섯번째 장편소설이며, 출간 다음해인 1993년 토니 모리슨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그녀의 대표작이다. 작가이자 문학평론가인 헨리 루이스 게이츠 주니어는 “토니 모리슨은 본질적으로 『빌러비드』와 『재즈』, 이 두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재즈는 진정 눈부신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퍼블리셔 위클리는 “재즈 음악의 모티프를 능수능란하게 차용한 토니 모리슨의 이 권위 있는 소설은 1920년대 할렘의 분위기와 흥분을 손에 만질 수 있을 만큼 생생하게 그려냈다”고 평했다.
재즈의 선율에 맞춰 춤추는 관능적인 삶의 얼굴들
끊임없이 변주하는 은밀하고 육감적인 속삭임
모두가 미래를 낙관하던 1926년 겨울, 뉴욕의 할렘. 중년의 화장품 외판원 조 트레이스는 열여덟 살의 연인 도카스를 총으로 쏴 죽인다. 조의 아내 바이올렛은 소녀의 장례식에 찾아가 관 속에 누운 소녀의 시신에 칼을 휘두르며 소란을 피운다. 장례식에서 쫓겨나 눈길을 헤치며 집으로 돌아온 바이올렛은 절망에 휩싸인 채, 키우던 새들을 날려 보낸다. 그녀는 남편의 어린 연인이었던 도카스가 궁금해지기 시작하고 그 소녀의 흔적을 좇는다.
버지니아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다 호두나무 아래에서 만나 결혼한 조와 바이올렛은 1906년, 서던스카이 열차의 흑인 전용칸에 올라 춤을 추며 꿈과 기회의 땅인 할렘으로 흘러들었다. 바이올렛은 집에서 손님을 받는 미용사로 억척스럽게 일했고, 조 역시 성실하기 그지없는 남편이었다. 하지만 20년 후, 바이올렛은 집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인형을 안아야 잠들며 가끔 길바닥에 주저앉기도 하는 골칫거리 아내가 되었다. 흠 잡을 데 없는 남편이었던 조는 살인범이 되고 말았다.
끝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화자 ‘나’는 조, 바이올렛, 도카스 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수시로 그 시선을 다른 인물들에게도 던지며 이야기를 확장한다. 백인들에게 모든 재산을 빼앗긴 후 우물에 몸을 던져 자살한 바이올렛의 어머니 로즈 디어, 모시던 백인 아가씨 베라 루이즈가 비밀리에 낳은 흑인 혼혈아 골든 그레이를 사랑으로 키운 바이올렛의 할머니 트루 벨, 흑인인 친부를 찾으러 나섰다가 숲속에서 와일드라는 미친 여자를 만나는 골든 그레이, 이스트세인트루이스 폭동 때 백인들의 방화에 부모를 잃은 조카 도카스를 맡아 키우는 앨리스 맨프리드…… 화자는 능수능란하고 리드미컬하게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물 흐르듯 이으며 감각적으로 펼쳐내고, 각각의 이야기들은 묘하게 맞물리며 더 큰 이야기를 완성한다.
“진짜 조언을 해주지.
뭐든 사랑할 만한 게 남았으면 아무거라도 그냥 사랑해봐.”
『빌러비드』나 『자비』가 흑인 노예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라면 『재즈』는 노예제 폐지 후의 흑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들의 부모나 조부모는 한때 노예였지만 그들은 자유인이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노예제 폐지 후의 세상에서도 행복하지 못했다. 더이상 노예가 아니었음에도 여전히 차별과 폭력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흑인들이 인종차별이 심한 남부를 떠나 북부의 도시로 이주했다. 주인공인 조와 바이올렛도 완전히 새로운 삶을 꿈꾸며 북부의 도시를 찾은 이들이다.
그러나 도시에서도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품었던 희망만큼 절망도 컸다.
‘원하는 대로 살 수 없다면, 그런 세상이 무슨 소용이지?’
‘원하는 대로요?’
‘그래, 원하는 대로. 지금 사는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하지 않니?’
‘그게 뭐 중요한가요? 어차피 내가 바꿀 수도 없는데.’
‘바로 그게 문제란다. 만일 네가 삶을 바꾸지 못하면 삶이 너를 바꿔놓을 거야. 그리고 그건 전부 네 잘못이 되지. 네가 그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둔 거니까. 나는 그냥 내버려두었고, 덕분에 인생을 망쳐버렸어.’본문 318쪽
하지만 그들은 슬퍼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재즈 음악을 즐겼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20년대는 ‘재즈시대’로 불렸다. 거리에는 늘 재즈 음악이 흘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재즈의 선율에 몸을 흔들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리듬에 맞춰 손가락을 튕겼다. 재즈는 단순한 대중음악이 아니라 흑인들이 겪은 고통의 역사와 그들이 휩쓸리고 있는 삶의 새로운 모습들이 고스란히 녹아든 음악이다. 슬픔과 동시에 에너지와 흥이 넘치는 음악이다. 그것은 경제적 번영이 주는 흥분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함께 나타내는 시대의 특성과 묘하게 닮아 있다.
토니 모리슨은 이러한 재즈 음악을 통해 1920년대를 살아가는 흑인들의 삶을 효과적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전통적 서사 기법의 틀을 깨고 재즈의 즉흥연주와 변주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었다. 대강의 플롯을 갈무리하듯 제시한 후, 뒤에서 다른 목소리와 다른 관점으로 그 이야기를 새롭게 되풀이했다. 그때마다 이야기는 겹겹이 의미를 쌓으며 풍성해진다. 그 과정에서 소설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전통적 구조의 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은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토니 모리슨은 고집스럽게, 치밀한 계획에 따라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엮은 이야기 구조 속에 특유의 서정적이고 시적인 언어와 이미지들을 채워넣었다.
“재즈는 연주자뿐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한 음악입니다.
재즈는 예술이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합니다. 또다른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바로 그 일을요.
저는 제 작품도 그렇게, 은밀하지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
_토니 모리슨
토니 모리슨은 재즈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몸을 들썩이고 입술을 달싹이듯, 『재즈』를 읽는 이들 또한 상상력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소설을 자기만의 것으로 완성해내기를 바랐다. 믿음직스럽지 않은 정체불명의 ‘나’라는 인물을 중심 화자로 설정한 것, 주변 인물을 단지 주인공의 이야기 전개를 위해 등장하는 보조적인 역할로 한정하지 않은 것, 소설의 후반부에서 화자의 자기반성적 발언을 보여주는 것 또한 이러한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토니 모리슨은 『재즈』에서 울려나오는 멜로디를 함께 흥얼거리며 즉흥연주에 참여하라고 독자들에게 손짓한다. 심오한 사랑 이야기와 달곰씁쓸한 서정성, 강력하고 우아한 스타일 속의 절제된 관능미는 독자들에게 마법을 걸기에 충분하다.
▣ 작가 소개
저 : 토니 모리슨
Toni Morrison,본명: Chloe Anthony Wofford
1993년 미국 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여 전 세계인의 이목을 흑인 문학에 집중시킨 작가이자, 타임지 선정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명'' 중 하나로 꼽히는 작가로, 그녀는 작품속에서 흑인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룬다. 이러한 소재를 정교한 문체와 서정적인 어구들로 아름답게 구현하여 감동을 이끌어낸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정체성 회복에 많은 관심을 두어, 비난의 목소리를 담기 보다는 미국 흑인들의 뼈아픈, 그리고 잊혀진 역사를 작품의 틀로 삼고 이를 복원하고자 한다. 한 곡의 재즈음악을 듣는 듯한 유창한 서술, 그 속에서 배어 나오는 흑인들의 깊은 절망과 한숨이 촘촘히 박아놓은 토니 모리슨의 언어 속에는 그녀 한 사람이 아닌, 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1931년 미국 오하이오 주의 작은 마을인 로레인에서 태어난 토니 모리슨은 미국 북부에서 자랐지만 유전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남부적 전통을 지난 가계의 후손이다. 아버지는 백인을 증오하는 조선소 용접공이었고 어머니는 인종 차별과 그 역차별까지 반대하는 사람이었다. 토니 모리슨은 인종 차별은 물론이고 미국 사회의 다양하고 극심한 차별이 없어지는 날이 올 거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컸다. 교육적이고 종교적인 환경에서 자라던 어린 모리슨은 인디언 태생의 발레리나 마리아 톨치프를 우상으로 여겼다. 1953년 흑인을 위해 설립된 하워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1955년 코넬 대학교에서 문학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대학에서 버지니아 울프와 윌리엄 포크너를 연구했다. 시점 교차와 다중 화법, 현실과 비현실의 넘나듦, 전설과 이야기 등으로 특징되는 토니 모리슨의 작품 세계가 두 거장 소설가로부터 일정하게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같은 작품이나 윌리엄 포크너의 <압살롬 압살롬> 같은 작품은 토니 모리슨 작품의 양대 축인 ''여성''과 ''인종''이라는 강렬한 소재의 원천이 된다.
코넬 대를 졸업 후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1965년부터 랜덤하우스 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텍사스 서던 대학교에 이어 하워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틈틈이 단편들을 발표했다. 백인 중심주의 문화와 그 이야기 방식에서 벗어나는 글쓰기를 한 그녀는, 특유의 복합적인 내러티브와 다중 화자(혹은 다층 시점) 방식을 통해 자기 목소리를 찾아내기 위한 흑인 소설가의 강렬한 자의식의 무기를 획득하였다.
우울증과 고립에 대한 자신의 치료법을 기술한 『가장 파란 눈』을 데뷔작으로 주목받았고, 모리슨의 이름이 점차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1988년 출간한 『소중한 사람들 Beloved』로 퓰리처 상을, 199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2006년까지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F. 고힌 기금교수로 있었다. 이후 루브르 박물관 강의를 하였고, 2008년 프린스턴 대학으로 돌아와 ''이방인의 집''이라는 세미나를 이끌고 있다.
『가장 파란 눈』은 인종적인 증오심, 역사적 기억, 현란한 언어 구사에 이르기까지 이후 토니 모리슨 작품의 특징을 이루는 요소들이 모두 망라되어 있어 모리슨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을 받는다.
『소중한 사람들 Beloved』은 그녀에게 미국 언론 최고의 권위인 퓰리처상을 안겨주었다. 한 여인이 자신의 딸이 노예가 되지 않도록 살해한 눈물겨운 얘기를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정열적이고도 현란한 언어와 서정적인 감동의 힘으로 구성, 경험에서 나온 진실과 비전을 섬세하게 교직 하는데 성공하였다. 환상과 암시적인 시적 문체를 사용하고 신화를 풍부하게 짜 넣은 그녀의 작품은 힘이 있고 구성이 치밀하다.
또한 그녀는 작가이기 전에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운 엄마로서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은 그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될 때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작가로서의 책임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로서 직접 체험한 감성을 바탕으로 동화책을 쓰고자 하였으며, 그 꿈을 아들인 슬레이드 모리슨과 함께 동화책을 쓰며 실현시켰다.
저서로는 『가장 푸른 눈』, 『소중한 사람들(빌러브드)』, 『술라』, 『재즈』, 『솔로몬의 노래』, 『네모 상자 속의 아이들』, 『파라다이스』, 『얄미운 사람들에 관한 책』, 『누가 승자일까요?』, 『타르 베이비』, 『A Mercy』,『빌러비드』 등 다수가 있다.
역 : 최인자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비교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평론부문 당선으로 등단, 현재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논문으로 「에밀리 디킨슨의 여성 비평적 접근」, 「글쓰기와 권력적 주체」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세계 속의 길』, 『문학의 죽음』, 『재즈』, 『오즈의 에메랄드 시』, 『천 그루의 밤나무』, 『외국인 학생』, 『톰 소여의 아프리카 모험』,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프랑켄슈타인』, 『길가메시』, 『나의 삼촌 에밀리』, 『데이지 밀러』,『기쁨의 집』,『빌러비드』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재즈 ... 11
작가의 말 ... 353
옮긴이의 말 ... 363
미국 문학계의 획기적인 사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의 영원히 잊히지 않을 소설!
“셰익스피어가 블루스를 부르는 것만 같다.” 코즈모폴리턴
“아름다운 소설이다. 서정적이고 주도면밀하며 감동적이다.” 커커스 리뷰
심오한 사랑 이야기에 등장하는 또렷한 열정과 달곰씁쓸한 서정성,
강력하고 우아한 스타일 속 절제된 관능미가 마법을 건다.
미국문학의 대모이자 미국 흑인 사회의 위대한 멘토인 토니 모리슨, 그녀의 작품 중 가장 도발적이고 획기적인 소설 『재즈』가 문학동네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출간된다. 1992년 『재즈』가 발표되자마자 이를 번역해 한국에 토니 모리슨이라는 작가를 소개하고, 2014년에는 그녀의 대표작 『빌러비드』를 번역한 번역가 최인자가 기존 번역본을 토대로 고심을 거듭하며 새롭게 원고를 다듬었다.
『재즈』는 1987년 『빌러비드』를 발표하며 대중과 평단의 큰 사랑을 받은 토니 모리슨이 5년 만인 1992년 야심차게 내놓은 여섯번째 장편소설이며, 출간 다음해인 1993년 토니 모리슨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그녀의 대표작이다. 작가이자 문학평론가인 헨리 루이스 게이츠 주니어는 “토니 모리슨은 본질적으로 『빌러비드』와 『재즈』, 이 두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재즈는 진정 눈부신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퍼블리셔 위클리는 “재즈 음악의 모티프를 능수능란하게 차용한 토니 모리슨의 이 권위 있는 소설은 1920년대 할렘의 분위기와 흥분을 손에 만질 수 있을 만큼 생생하게 그려냈다”고 평했다.
재즈의 선율에 맞춰 춤추는 관능적인 삶의 얼굴들
끊임없이 변주하는 은밀하고 육감적인 속삭임
모두가 미래를 낙관하던 1926년 겨울, 뉴욕의 할렘. 중년의 화장품 외판원 조 트레이스는 열여덟 살의 연인 도카스를 총으로 쏴 죽인다. 조의 아내 바이올렛은 소녀의 장례식에 찾아가 관 속에 누운 소녀의 시신에 칼을 휘두르며 소란을 피운다. 장례식에서 쫓겨나 눈길을 헤치며 집으로 돌아온 바이올렛은 절망에 휩싸인 채, 키우던 새들을 날려 보낸다. 그녀는 남편의 어린 연인이었던 도카스가 궁금해지기 시작하고 그 소녀의 흔적을 좇는다.
버지니아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다 호두나무 아래에서 만나 결혼한 조와 바이올렛은 1906년, 서던스카이 열차의 흑인 전용칸에 올라 춤을 추며 꿈과 기회의 땅인 할렘으로 흘러들었다. 바이올렛은 집에서 손님을 받는 미용사로 억척스럽게 일했고, 조 역시 성실하기 그지없는 남편이었다. 하지만 20년 후, 바이올렛은 집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인형을 안아야 잠들며 가끔 길바닥에 주저앉기도 하는 골칫거리 아내가 되었다. 흠 잡을 데 없는 남편이었던 조는 살인범이 되고 말았다.
끝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화자 ‘나’는 조, 바이올렛, 도카스 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수시로 그 시선을 다른 인물들에게도 던지며 이야기를 확장한다. 백인들에게 모든 재산을 빼앗긴 후 우물에 몸을 던져 자살한 바이올렛의 어머니 로즈 디어, 모시던 백인 아가씨 베라 루이즈가 비밀리에 낳은 흑인 혼혈아 골든 그레이를 사랑으로 키운 바이올렛의 할머니 트루 벨, 흑인인 친부를 찾으러 나섰다가 숲속에서 와일드라는 미친 여자를 만나는 골든 그레이, 이스트세인트루이스 폭동 때 백인들의 방화에 부모를 잃은 조카 도카스를 맡아 키우는 앨리스 맨프리드…… 화자는 능수능란하고 리드미컬하게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물 흐르듯 이으며 감각적으로 펼쳐내고, 각각의 이야기들은 묘하게 맞물리며 더 큰 이야기를 완성한다.
“진짜 조언을 해주지.
뭐든 사랑할 만한 게 남았으면 아무거라도 그냥 사랑해봐.”
『빌러비드』나 『자비』가 흑인 노예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라면 『재즈』는 노예제 폐지 후의 흑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들의 부모나 조부모는 한때 노예였지만 그들은 자유인이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노예제 폐지 후의 세상에서도 행복하지 못했다. 더이상 노예가 아니었음에도 여전히 차별과 폭력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흑인들이 인종차별이 심한 남부를 떠나 북부의 도시로 이주했다. 주인공인 조와 바이올렛도 완전히 새로운 삶을 꿈꾸며 북부의 도시를 찾은 이들이다.
그러나 도시에서도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품었던 희망만큼 절망도 컸다.
‘원하는 대로 살 수 없다면, 그런 세상이 무슨 소용이지?’
‘원하는 대로요?’
‘그래, 원하는 대로. 지금 사는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하지 않니?’
‘그게 뭐 중요한가요? 어차피 내가 바꿀 수도 없는데.’
‘바로 그게 문제란다. 만일 네가 삶을 바꾸지 못하면 삶이 너를 바꿔놓을 거야. 그리고 그건 전부 네 잘못이 되지. 네가 그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둔 거니까. 나는 그냥 내버려두었고, 덕분에 인생을 망쳐버렸어.’본문 318쪽
하지만 그들은 슬퍼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재즈 음악을 즐겼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20년대는 ‘재즈시대’로 불렸다. 거리에는 늘 재즈 음악이 흘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재즈의 선율에 몸을 흔들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리듬에 맞춰 손가락을 튕겼다. 재즈는 단순한 대중음악이 아니라 흑인들이 겪은 고통의 역사와 그들이 휩쓸리고 있는 삶의 새로운 모습들이 고스란히 녹아든 음악이다. 슬픔과 동시에 에너지와 흥이 넘치는 음악이다. 그것은 경제적 번영이 주는 흥분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함께 나타내는 시대의 특성과 묘하게 닮아 있다.
토니 모리슨은 이러한 재즈 음악을 통해 1920년대를 살아가는 흑인들의 삶을 효과적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전통적 서사 기법의 틀을 깨고 재즈의 즉흥연주와 변주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었다. 대강의 플롯을 갈무리하듯 제시한 후, 뒤에서 다른 목소리와 다른 관점으로 그 이야기를 새롭게 되풀이했다. 그때마다 이야기는 겹겹이 의미를 쌓으며 풍성해진다. 그 과정에서 소설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전통적 구조의 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은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토니 모리슨은 고집스럽게, 치밀한 계획에 따라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엮은 이야기 구조 속에 특유의 서정적이고 시적인 언어와 이미지들을 채워넣었다.
“재즈는 연주자뿐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한 음악입니다.
재즈는 예술이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합니다. 또다른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바로 그 일을요.
저는 제 작품도 그렇게, 은밀하지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
_토니 모리슨
토니 모리슨은 재즈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몸을 들썩이고 입술을 달싹이듯, 『재즈』를 읽는 이들 또한 상상력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소설을 자기만의 것으로 완성해내기를 바랐다. 믿음직스럽지 않은 정체불명의 ‘나’라는 인물을 중심 화자로 설정한 것, 주변 인물을 단지 주인공의 이야기 전개를 위해 등장하는 보조적인 역할로 한정하지 않은 것, 소설의 후반부에서 화자의 자기반성적 발언을 보여주는 것 또한 이러한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토니 모리슨은 『재즈』에서 울려나오는 멜로디를 함께 흥얼거리며 즉흥연주에 참여하라고 독자들에게 손짓한다. 심오한 사랑 이야기와 달곰씁쓸한 서정성, 강력하고 우아한 스타일 속의 절제된 관능미는 독자들에게 마법을 걸기에 충분하다.
▣ 작가 소개
저 : 토니 모리슨
Toni Morrison,본명: Chloe Anthony Wofford
1993년 미국 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여 전 세계인의 이목을 흑인 문학에 집중시킨 작가이자, 타임지 선정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명'' 중 하나로 꼽히는 작가로, 그녀는 작품속에서 흑인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룬다. 이러한 소재를 정교한 문체와 서정적인 어구들로 아름답게 구현하여 감동을 이끌어낸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정체성 회복에 많은 관심을 두어, 비난의 목소리를 담기 보다는 미국 흑인들의 뼈아픈, 그리고 잊혀진 역사를 작품의 틀로 삼고 이를 복원하고자 한다. 한 곡의 재즈음악을 듣는 듯한 유창한 서술, 그 속에서 배어 나오는 흑인들의 깊은 절망과 한숨이 촘촘히 박아놓은 토니 모리슨의 언어 속에는 그녀 한 사람이 아닌, 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1931년 미국 오하이오 주의 작은 마을인 로레인에서 태어난 토니 모리슨은 미국 북부에서 자랐지만 유전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남부적 전통을 지난 가계의 후손이다. 아버지는 백인을 증오하는 조선소 용접공이었고 어머니는 인종 차별과 그 역차별까지 반대하는 사람이었다. 토니 모리슨은 인종 차별은 물론이고 미국 사회의 다양하고 극심한 차별이 없어지는 날이 올 거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컸다. 교육적이고 종교적인 환경에서 자라던 어린 모리슨은 인디언 태생의 발레리나 마리아 톨치프를 우상으로 여겼다. 1953년 흑인을 위해 설립된 하워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1955년 코넬 대학교에서 문학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대학에서 버지니아 울프와 윌리엄 포크너를 연구했다. 시점 교차와 다중 화법, 현실과 비현실의 넘나듦, 전설과 이야기 등으로 특징되는 토니 모리슨의 작품 세계가 두 거장 소설가로부터 일정하게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같은 작품이나 윌리엄 포크너의 <압살롬 압살롬> 같은 작품은 토니 모리슨 작품의 양대 축인 ''여성''과 ''인종''이라는 강렬한 소재의 원천이 된다.
코넬 대를 졸업 후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1965년부터 랜덤하우스 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텍사스 서던 대학교에 이어 하워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틈틈이 단편들을 발표했다. 백인 중심주의 문화와 그 이야기 방식에서 벗어나는 글쓰기를 한 그녀는, 특유의 복합적인 내러티브와 다중 화자(혹은 다층 시점) 방식을 통해 자기 목소리를 찾아내기 위한 흑인 소설가의 강렬한 자의식의 무기를 획득하였다.
우울증과 고립에 대한 자신의 치료법을 기술한 『가장 파란 눈』을 데뷔작으로 주목받았고, 모리슨의 이름이 점차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1988년 출간한 『소중한 사람들 Beloved』로 퓰리처 상을, 199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2006년까지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F. 고힌 기금교수로 있었다. 이후 루브르 박물관 강의를 하였고, 2008년 프린스턴 대학으로 돌아와 ''이방인의 집''이라는 세미나를 이끌고 있다.
『가장 파란 눈』은 인종적인 증오심, 역사적 기억, 현란한 언어 구사에 이르기까지 이후 토니 모리슨 작품의 특징을 이루는 요소들이 모두 망라되어 있어 모리슨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을 받는다.
『소중한 사람들 Beloved』은 그녀에게 미국 언론 최고의 권위인 퓰리처상을 안겨주었다. 한 여인이 자신의 딸이 노예가 되지 않도록 살해한 눈물겨운 얘기를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정열적이고도 현란한 언어와 서정적인 감동의 힘으로 구성, 경험에서 나온 진실과 비전을 섬세하게 교직 하는데 성공하였다. 환상과 암시적인 시적 문체를 사용하고 신화를 풍부하게 짜 넣은 그녀의 작품은 힘이 있고 구성이 치밀하다.
또한 그녀는 작가이기 전에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운 엄마로서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은 그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될 때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작가로서의 책임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로서 직접 체험한 감성을 바탕으로 동화책을 쓰고자 하였으며, 그 꿈을 아들인 슬레이드 모리슨과 함께 동화책을 쓰며 실현시켰다.
저서로는 『가장 푸른 눈』, 『소중한 사람들(빌러브드)』, 『술라』, 『재즈』, 『솔로몬의 노래』, 『네모 상자 속의 아이들』, 『파라다이스』, 『얄미운 사람들에 관한 책』, 『누가 승자일까요?』, 『타르 베이비』, 『A Mercy』,『빌러비드』 등 다수가 있다.
역 : 최인자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비교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평론부문 당선으로 등단, 현재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논문으로 「에밀리 디킨슨의 여성 비평적 접근」, 「글쓰기와 권력적 주체」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세계 속의 길』, 『문학의 죽음』, 『재즈』, 『오즈의 에메랄드 시』, 『천 그루의 밤나무』, 『외국인 학생』, 『톰 소여의 아프리카 모험』,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프랑켄슈타인』, 『길가메시』, 『나의 삼촌 에밀리』, 『데이지 밀러』,『기쁨의 집』,『빌러비드』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재즈 ... 11
작가의 말 ... 353
옮긴이의 말 ... 363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