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나더쉬 피테르 문학의 수수께끼를 풀 단초이자 그 실험적 글쓰기의 정수
파시즘이 지배하던 시기에 태어나 공산주의와 전체주의가 난무하던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나더쉬 피테르는 그때 체득한 문제의식과 자각을 고스란히 작품에 투영시켰다. 성경, 유대인 박해, 새끼 양, 부활절 등 종교적 모티브뿐만 아니라 정원, 동물, 신화, 동성애, 부드럽고 신비한 어머니, 낯선 존재인 아버지, 전체주의적 군중의 폭력, 이유 없는 소년의 공격성, 모순적인 공산주의자와 같은 주제는 나중에 쓰인 장편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들이다.
1968년을 기점으로 그의 작품 세계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 더 이상 19세기의 전통적 글쓰기 형태를 취하지 않는 것이다. 이 소설집에 실린 「생체 해부」에서 화자는 더 이상 진실을 사실 그대로 묘사하거나 옮기는 이가 아님을 선언한다. 그는 자신이 한 모든 서술을 반박하며 “만약 왜곡된 것, 왜곡하는 것, 그리고 왜곡의 관계를 명확히 하려고 노력한다면, 진실의 애매모호함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플라톤의 동굴 우화에서 그림자가 애매한 진실이듯이, 우리가 글을 통해 보는 진실의 실체란 항상 애매하기 마련이다.
진실의 애매모호함을 극복하려는 의지는 이후 작품들에서 한층 심화된 실험적 글쓰기 형태로 나타나는데, 「모래사장」, 「서술」, 「흰색」에서는 일인칭 시점의 화자와 삼인칭 시점의 화자가 번갈아 등장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불분명한 시간, 들어가고 나오는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 수 없는 미로,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 서술의 반복 등은 그림자만으로 바깥세상에 빨갛고 노란 꽃을 설명하려는 시도처럼 무모하면서도 간절하다.
미노타우로스, 빛과 그림자로 그려낸 진실의 미로 속으로
「미노타우로스」를 이 소설집의 제목으로 선택한 것만 보아도 작가가 이 작품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는 그가 이전부터 자주 다루었던 기독교와 신화의 주제가 뒤섞여 나타난다. 마리어와 요제프는 기독교에서 성(聖)가정을 의미하는 상징적 이름이지만 그들의 아들로 반신반인의 예수가 아닌 반인반수의 미노타우로스가 등장하면서 신성모독적인 성경의 패러디가 된다. 연극 시나리오와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에 대해 나더쉬 피테르는 자신이 “완성한 첫 번째 시(詩)”라고 평한 바 있다. 이 작품에서 그는 1968년부터 시도해온 새로운 글쓰기 방법을 심화하는 한편, 계속해서 단어와 문장, 상황을 반복하는데, 이러한 반복법은 작품의 주제인 미로 속에 갇힌 미노타우로스처럼 독자 역시 책 속에서 영원히 길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헝가리어를 모국어로 하는 독자에게조차 나더쉬 피테르의 작품을 읽는 일은 쉽지 않다.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몇 조각으로 되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자리가 완벽하게 정해지지 않은 퍼즐을 맞추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결코 완성되지 않을 이 퍼즐이 나타내는 그림이 온전한 그림보다 훨씬 더 진실에 접근해 있다는 점에서 나더쉬 피테르는 분명 위대한 작가다. 그는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내용만큼이나 형식에도 커다란 비중을 두고 헝가리어 자체의 문법과 어휘, 용법의 한계치 내에서 실험적 글쓰기를 시도해왔다. 이 거인의 어깨 위에서 미로 같은 세상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일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커다란 도전이자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나더쉬 피테르
20세기 헝가리가 낳은 가장 중요한 작가인 나더쉬 피테르는 부다페스트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열세 살에 노동자였던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열여섯 살에는 공무원이었던 아버지가 공금횡령 모략의 희생자가 되어 자살한다. 양친을 모두 잃은 뒤 어려운 생활을 하던 그는 기자였던 삼촌이 선물해준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면서 저널리즘의 세계에 매료되었고, 19세부터 21세까지 저널리즘과 사진을 공부한다. 기자와 포토 리포터로 활약하다 소련의 체코 침공을 기점으로 기자를 그만두고 작가의 길에 들어선다. 1965년 문예지 《새로운 글쓰기(Uj Iras)》에 처녀작을 실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신화와 전설을 주제로 삼은 이들 작품은 훗날 소설집 『미노타우로스(Minotauros)』(1997)에 수록된다. 1986년 12년에 걸쳐 쓴 대하소설 『기억의 책(Emlekiratok konyve)』을 발표하며 뛰어난 걸작이라는 격찬을 받았다. 2005년에 완성한 대하 3부작 『평행 이야기(Parhuzamos tortenetek)』는 18년에 걸친 필생의 작업으로, 그의 문학적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나더쉬 피테르는 전통적 이야기를 거부한 로베르트 무질과 마르셀 프루스트에 종... 종 비견된다. 나더쉬의 열렬한 옹호자인 수전 손택은 그를 ‘우리 시대의 토마스 만’이라 칭했고, 그의 작품을 피나 바우쉬와 토마스 베른하르트에 비유하며 “가장 중요한 현대소설이자 우리 세기의 가장 위대한 책”이라 격찬하기도 했다. 나더쉬 피테르의 작품은 헝가리 검열의 서슬 퍼런 칼날 아래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으나, 곧 천재적인 문학성을 인정받아 전 세계에 번역되었고, 오스트리아 정부가 수여한 유럽문학상(1991), 도리스 레싱, 밀란 쿤데라, 마르그리트 뒤라스 등이 수상한 라이프치히 도서대상(1995), 프란츠 카프카상(2003), 뷔히너 문학상, 산도르 마라이상(2006) 등 유럽 각국의 유수한 문학상을 석권했다. 문화와 관련된 헝가리 최고 훈장인 코슈트상을 수상했으며(1992), 헝가리 문예원 회원(1993), 베를린 예술원 회원으로도 선출되었다(2006). 그의 작품은 독자들에게 지적이고 세밀하며 강렬하고 신선한 자극을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역자 : 진경애
한국외국어대학교 헝가리어과와 동대학원 동유럽어문학과를 졸업하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에서 헝가리 현대문학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 중이며,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을 헝가리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나더쉬 피테르 문학의 수수께끼를 풀 단초이자 그 실험적 글쓰기의 정수
파시즘이 지배하던 시기에 태어나 공산주의와 전체주의가 난무하던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나더쉬 피테르는 그때 체득한 문제의식과 자각을 고스란히 작품에 투영시켰다. 성경, 유대인 박해, 새끼 양, 부활절 등 종교적 모티브뿐만 아니라 정원, 동물, 신화, 동성애, 부드럽고 신비한 어머니, 낯선 존재인 아버지, 전체주의적 군중의 폭력, 이유 없는 소년의 공격성, 모순적인 공산주의자와 같은 주제는 나중에 쓰인 장편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들이다.
1968년을 기점으로 그의 작품 세계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 더 이상 19세기의 전통적 글쓰기 형태를 취하지 않는 것이다. 이 소설집에 실린 「생체 해부」에서 화자는 더 이상 진실을 사실 그대로 묘사하거나 옮기는 이가 아님을 선언한다. 그는 자신이 한 모든 서술을 반박하며 “만약 왜곡된 것, 왜곡하는 것, 그리고 왜곡의 관계를 명확히 하려고 노력한다면, 진실의 애매모호함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플라톤의 동굴 우화에서 그림자가 애매한 진실이듯이, 우리가 글을 통해 보는 진실의 실체란 항상 애매하기 마련이다.
진실의 애매모호함을 극복하려는 의지는 이후 작품들에서 한층 심화된 실험적 글쓰기 형태로 나타나는데, 「모래사장」, 「서술」, 「흰색」에서는 일인칭 시점의 화자와 삼인칭 시점의 화자가 번갈아 등장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불분명한 시간, 들어가고 나오는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 수 없는 미로,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 서술의 반복 등은 그림자만으로 바깥세상에 빨갛고 노란 꽃을 설명하려는 시도처럼 무모하면서도 간절하다.
미노타우로스, 빛과 그림자로 그려낸 진실의 미로 속으로
「미노타우로스」를 이 소설집의 제목으로 선택한 것만 보아도 작가가 이 작품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는 그가 이전부터 자주 다루었던 기독교와 신화의 주제가 뒤섞여 나타난다. 마리어와 요제프는 기독교에서 성(聖)가정을 의미하는 상징적 이름이지만 그들의 아들로 반신반인의 예수가 아닌 반인반수의 미노타우로스가 등장하면서 신성모독적인 성경의 패러디가 된다. 연극 시나리오와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에 대해 나더쉬 피테르는 자신이 “완성한 첫 번째 시(詩)”라고 평한 바 있다. 이 작품에서 그는 1968년부터 시도해온 새로운 글쓰기 방법을 심화하는 한편, 계속해서 단어와 문장, 상황을 반복하는데, 이러한 반복법은 작품의 주제인 미로 속에 갇힌 미노타우로스처럼 독자 역시 책 속에서 영원히 길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헝가리어를 모국어로 하는 독자에게조차 나더쉬 피테르의 작품을 읽는 일은 쉽지 않다.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몇 조각으로 되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자리가 완벽하게 정해지지 않은 퍼즐을 맞추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결코 완성되지 않을 이 퍼즐이 나타내는 그림이 온전한 그림보다 훨씬 더 진실에 접근해 있다는 점에서 나더쉬 피테르는 분명 위대한 작가다. 그는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내용만큼이나 형식에도 커다란 비중을 두고 헝가리어 자체의 문법과 어휘, 용법의 한계치 내에서 실험적 글쓰기를 시도해왔다. 이 거인의 어깨 위에서 미로 같은 세상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일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커다란 도전이자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나더쉬 피테르
20세기 헝가리가 낳은 가장 중요한 작가인 나더쉬 피테르는 부다페스트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열세 살에 노동자였던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열여섯 살에는 공무원이었던 아버지가 공금횡령 모략의 희생자가 되어 자살한다. 양친을 모두 잃은 뒤 어려운 생활을 하던 그는 기자였던 삼촌이 선물해준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면서 저널리즘의 세계에 매료되었고, 19세부터 21세까지 저널리즘과 사진을 공부한다. 기자와 포토 리포터로 활약하다 소련의 체코 침공을 기점으로 기자를 그만두고 작가의 길에 들어선다. 1965년 문예지 《새로운 글쓰기(Uj Iras)》에 처녀작을 실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신화와 전설을 주제로 삼은 이들 작품은 훗날 소설집 『미노타우로스(Minotauros)』(1997)에 수록된다. 1986년 12년에 걸쳐 쓴 대하소설 『기억의 책(Emlekiratok konyve)』을 발표하며 뛰어난 걸작이라는 격찬을 받았다. 2005년에 완성한 대하 3부작 『평행 이야기(Parhuzamos tortenetek)』는 18년에 걸친 필생의 작업으로, 그의 문학적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나더쉬 피테르는 전통적 이야기를 거부한 로베르트 무질과 마르셀 프루스트에 종... 종 비견된다. 나더쉬의 열렬한 옹호자인 수전 손택은 그를 ‘우리 시대의 토마스 만’이라 칭했고, 그의 작품을 피나 바우쉬와 토마스 베른하르트에 비유하며 “가장 중요한 현대소설이자 우리 세기의 가장 위대한 책”이라 격찬하기도 했다. 나더쉬 피테르의 작품은 헝가리 검열의 서슬 퍼런 칼날 아래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으나, 곧 천재적인 문학성을 인정받아 전 세계에 번역되었고, 오스트리아 정부가 수여한 유럽문학상(1991), 도리스 레싱, 밀란 쿤데라, 마르그리트 뒤라스 등이 수상한 라이프치히 도서대상(1995), 프란츠 카프카상(2003), 뷔히너 문학상, 산도르 마라이상(2006) 등 유럽 각국의 유수한 문학상을 석권했다. 문화와 관련된 헝가리 최고 훈장인 코슈트상을 수상했으며(1992), 헝가리 문예원 회원(1993), 베를린 예술원 회원으로도 선출되었다(2006). 그의 작품은 독자들에게 지적이고 세밀하며 강렬하고 신선한 자극을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역자 : 진경애
한국외국어대학교 헝가리어과와 동대학원 동유럽어문학과를 졸업하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에서 헝가리 현대문학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 중이며,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을 헝가리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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