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보이

고객평점
저자매트 헤이그
출판사항미래엔아이세움, 발행일:2015/10/30
형태사항p.593 46판:20
매장위치문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781863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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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내가 에코를 사자고 했다.
결정적 한 표를 쥐고 있던 내가 에코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모든 사건은 주인공 오드리가 교통사고로 몸이 불편한 아빠에게 ‘우리 집에도 에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첨단 기술 회의론자로 유명한 아빠는 에코 구매를 끝까지 반대했지만, 결국 오드리의 의견에 따라 집에 최신형 에코인 ‘알리사’를 들인다. 그러나 5주 뒤, 알 수 없는 오작동으로 오드리의 아빠와 엄마가 알리사에게 살해당하고, 모든 것이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해 죄책감을 느끼는 오드리 앞에 유럽 부자 서열 3위이자 유럽 최대 첨단 기술 기업의 대표인 삼촌 알렉스 캐슬이 나타난다. 그렇게 삼촌의 보살핌을 받게 되지만, 오드리는 삼촌 집에 가득한 각종 첨단 기기와 수많은 에코들이 그저 불편하기만 하다. 특히, 이 유난스런 에코, 대니얼이 가장 신경 쓰인다. 에코는 생각을 말할 수도, 감정과 고통을 느낄 수도 없는데, 대니얼은 삼촌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것은 물론, 오드리에게 ‘네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에 내가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대니얼은 오드리의 부모님을 죽인 진짜 범인은 ‘알리사’가 아니라는 충격적인 말을 전한다. 오드리는 고통스런 나날을 보낸다. 진짜 범인은 누구인지, 대니얼은 어떻게 진짜 범인을 알고 있는지, 그리고 대체 왜, 이 별난 에코 대니얼은 자기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하는 것인지.

대니얼은 어깨에서 무엇인가 타오르는 듯한 고통에 눈을 떴다. 탱크 안이었다. 가까스로 탱크 밖으로 나왔지만,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 공포를 느꼈다. 어떤 여자가 가까이 다가와 대니얼에게 수상한 물체를 주고 귀에 넣으라고 지시했다. 귀에 그 물체를 넣자 신기하게도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에코라는 사실, 이름은 대니얼이라는 사실. 그리고 에코는 두려움과 절망을 느껴서는 안 된다는 사실…….

SF적 상상력이 총 동원된 생생한 묘사로
100년 뒤인 2115년의 첨단 미래상을 미리 만나다

소설 《에코 보이》는 가깝지도, 그러나 멀지도 않은 100년 뒤의 미래를 15살 소녀 오드리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리고 지극히 건조하게 묘사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인 오드리와 대니얼이 지난 2주 간 겪었던 모든 일들을 각자의 미래형 블로그, 즉 손으로 타이핑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닌 머릿속 생각이 저절로 글로 옮겨지는 ‘마인드 로그’에 기록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15살 인간 소녀 오드리의 눈으로 바라본 2115년의 세계는 상당히 흥미롭다. 오드리는 마인드 로그에 ‘우울하기로는 21세기 역사가 최고였지만, 기후학도 그에 못지않았다.’고 하며 22세기를 퍽 암울하게 묘사했다. 대홍수로 국토의 반 이상이 물에 잠기고 뉴욕이 사라졌으며, 유럽 전역에 콜레라 재확산, 2040년대의 연료 전쟁, 대기근, 내전, 심각한 가뭄 등……. (저자는 오드리의 기록을 빌려 22세기에 한국 전쟁이 한 차례 더 일어났다고 하는 등, 작품 속에 한국을 종종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한국에 관심이 꽤 많은 듯하다.) 오늘날에도 왕왕 언급되는 이러한 사회?환경 문제들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독자들은 쉽게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끔찍한 재앙에도 소설 속 ‘살아남은’ 인류는 도태되지 않고 첨단 기술의 진보로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점이다. 물에 잠긴 건물과 건물 사이, 방과 방 사이를 건널 수 있는 이동 수단 ‘레비보드’, 인간을 대신해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는 인공 지능 첨단 기계 ‘에코’, 4D 화면으로 과거의 모든 역사적 순간으로 돌아가 그 상황을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가상 현실 포드’, 착용만 하면 각종 네트워크에 저절로 접속돼 원하는 모든 정보를 눈앞에 볼 수 있고 눈 깜빡임만으로도 사진 촬영부터 영상 촬영까지 가능한 ‘인포 렌즈’, 기억이나 분별력은 건드리지 않고 마음속 깊은 고통만을 없애 주는 ‘신경 패치’ 등 저자의 기발한 상상력이 극대화된 첨단 기기들의 모습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100년 안에 이러한 첨단 기기들이 실제로 등장할지, 소설 속 인류의 재앙이 현실이 될지 예측해 보는 재미가 독자들이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각종 첨단 기기로 무장된 소설 속 미래 세계는 과연 장밋빛일까?

‘첨단 기술의 진보’는 과연 축복일까, 재앙일까?
소설 속 가상공간 〈복원 생물 보호 구역〉에 비친 미래 세계의 명암

《에코 보이》에 등장하는 여러 가상공간 가운데, 작품 속이나 작품 밖에서나 가장 논란이 될 곳은 단연 ‘복원 생물 보호 구역’일 것이다. 작품 내내 ‘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일관되게 주장되고 있는 이곳은 실제 영국에 존재하는 ‘리젠트 공원’에 가상의 이미지를 덧입힌 공간으로, 2115년의 리젠트 공원은 멸종한 생물들을 복원해 가두어 놓은 거대한 동물원이다. 동물원은 지금도 존재하는 공간인데, 무엇이 문제인지 의아할 것이다. 문제는, 이 2115년의 복원 생물 보호 구역에 3만 년 전에 사라진 네안데르탈인이 있다는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이 복원 생물 보호 구역 말고는 갈 곳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유가 없으면 죽는 게 낫다’며 죽어서라도 이곳을 떠나고 싶어 한다. 이 우리 안에 갇힌 네안데르탈인은 마치 조선 사람들을 ‘인간 동물원’처럼 전시해 둔 1903년 일본 오사카박람회와 1907년 도쿄박람회를 떠올리게 해 씁쓸함을 안겨 준다. 또한 이곳에서는 인간의 살과 피를 가졌지만 인간은 아닌 존재, 에코들의 살육까지 가차 없이 행해진다.

이 복원 생물 보호 구역의 중심에 바로 오드리의 삼촌, 알렉스 캐슬이 있다. 저자는 윤리적 고찰이 결여된 첨단 기술 발전의 극단적인 결과를 이 복원 생물 보호 구역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첨단 기술을 오직 돈으로만 생각하는 알렉스 캐슬을 비판함과 동시에 네안데르탈인 복원의 윤리적 문제를 방관하는 수많은 관람객, 즉 대중도 함께 비판한다. 첨단 기술에 익숙해진 대중은 이제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현실인지, 가상 현실인지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때문에 실제 일어나는 살육 현장도 스크린을 통해 보면 그저 단순한 구경거리처럼 느끼다가도, 바로 눈앞에서 살육을 목격하게 되면 그 참혹함에 고개를 돌려 버린다. 눈앞에 갇혀 있는 네안데르탈인을 가엾게 여기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대중. 저자는 대중의 이러한 이중적인 폭력성까지 함께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처럼 생각하고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을 지닌 에코 대니얼을 복원 생물 보호 구역에서 일하게 하여, ‘인간성’을 상실한 진짜 인간들의 이중성을 지적하고, 독자들에게 과학 기술의 발달이 진정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들었는지를 지속적으로 묻는다. 그리고 이러한 물음은, 오드리의 삼촌 알렉스 캐슬이 숨겨 왔던 비밀이 드러나면서 마침표를 찍게 된다.

그 누구보다 인간다운 첨단 기계 ‘에코’ 대니얼과
피도 눈물도 없는 극악무도한 ‘인간’ 알렉스 캐슬.
과연 누구를,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청소년 독자들은 알렉스 캐슬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에, 이미 짐작했을 수도 있다. 오드리에게 하는 말과는 맞지 않는 알렉스 캐슬의 행동은 독자들이 그의 정체를 쉽게 의심할 수 있게 한다. 서서히 드러나는 알렉스 캐슬의 잔인함은, 오드리가 대니얼에게 마음을 열어 갈수록 깨닫게 되는 대니얼의 인간다움과 크나큰 대비를 이룬다.

진짜 심장과 피를 가진 삼촌의 행동은 인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악무도하다. 자신이 가진 최대의 무기인 ‘부’를 이용해 사람을 사서 다른 이를 함정에 빠뜨린 다음, 다른 사람의 손을 더럽히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 낸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목숨을 잃어도 개의치 않는다. 아니, 자신의 앞길을 막는 자들은 인간이든 에코든, 모두 거추장스러운 짐일 뿐이다.

이와 반대로 겉모습은 인간을 꼭 닮았지만 머리에는 진짜 뇌 대신 칩이 들어 있고 스스로 무언가를 배워 깨우치는 대신 ‘점화 장치’라는 물건을 몸속에 넣어야지만 깨닫는 첨단 기계 대니얼은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다. 인간의 불완전함을 사랑하고,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인간을 부러워하는 기계. 죄 없는 사람들이 죽어갈 때 슬픔을 느끼고, 다른 사람의 불행을 목도했을 때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이 드는 기계. 그 과정에서 비록 자신이 희생될지라도, 이를 감수하는 첨단 기계.

독자들은 알렉스 캐슬을 인간이라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대니얼을 인간이라 말할 수 있을까? 이 중 과연 누구를 진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삼촌을 피해 지구를 떠나 달로 향하며 인간의 삶을 포기하고 에코의 삶을 선택한 오드리, 그리고 일순간 깨달은 감정 하나만으로 인간 소녀와 평생 함께하기로 결심한 대니얼의 선택으로 그 판단을 대신한다.

인간이 에코의 삶을 선택한다는 것, 에코와 인간이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이 꽤나 파격적이고 오싹하긴 하지만, 저자는 오직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두려움과 사랑, 아름다움을 맛본 기계, 제거하거나 파괴할 수 없는 것을 마음에 지닌 기계는 더 이상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만이 느끼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바로 그 순간, 인간이고 에코이고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 대신, 오직 ‘살아 있다’는 것 자체에 집중하자고 말한다.

소설 《에코 보이》 결말에, 청소년 독자들은 공감할 수도, 아니면 불쾌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렇게 전하고 싶다.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 지금, 당신은 ‘살아 있는 것’이라고. 신의 영역에 다가가고자 하는 인간의 욕심이 커질수록, 결코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가치를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매트 헤이그
영국 셰필드에서 태어나 〈가디언〉 〈선데이 타임즈〉 같은 신문의 기고자로 활동하다 소설가가 되었다. 2005년에 낸 첫 소설 《영국의 마지막 가족》부터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첫 판타지 동화 《그림자 숲의 비밀》도 비평계와 독자 양쪽에서 두루 사랑을 받았다. 셰익스피어 희곡 같은 고전물을 패러디한 소설을 비롯해, 뱀파이어, 트롤, 외계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과 동화를 꾸준히 내고 있다. 《에코 보이》는 저자의 두 번째 SF 소설로, 인공 지능을 가진 ‘에코’가 인간들을 위해 온갖 일을 하는 2115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으로 《고양이가 되다》 《휴먼 : 어느 외계인의 기록》 《그림자 숲의 비밀》 들이 있다.

역자 : 정현선
홍익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했다. 좋아하는 이야기를 남들보다 먼저 읽고자 외국어를 배웠고, 익힌 언어를 십분 활용해 영어 강사 및 영어 도서 출판 기획자로 일했다.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독자들에게 멋진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낯선 언어와 쉼 없이 씨름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휴먼 : 어느 외계인의 기록》 《한 권으로 읽는 구름책》 《하이 파이낸셔》 《환경을 지키는 영웅들》 《핫 버튼》 《우리 아기 첫 두뇌발달 놀이》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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