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올 늦봄에 포르투갈에 가기 위한 어느 공항에서 서른셋에 출간한 산문집인 이 책 『아름다운 그늘』을 읽었다. 아마도 나는 리스본에서 만날 사람을 위해 이 책을 가방에 넣어갔을 것이다. 미처 다른 읽을 것을 챙기지 못해 결국 내 책을 내가 읽고 있는데 마음이 격렬해졌다. 첫 산문집이어서였을 것이다. 이 책 속에 세상과 문학을 향한 나의 첫 마음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어서……
십오 년을 무사히 건너와 이렇게 새옷을 입게 된 것에 감사한다.
_신경숙, 3판 서문
“이렇게 일찍 산문집을 갖게 될 줄 몰랐습니다. 겨우 서른셋에요.”
그렇게 수줍어하며 책을 펴냈던 것이 1995년. 『아름다운 그늘』은 소설가 신경숙의 첫 산문집이다.
읽는 이의 마음자리가 달라져서일까, 오래전에 씌어진 글들인데도 오늘에 더 와 닿는 것은. 그의 글은 늘 그 자리에 있는 듯하면서도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고 있는 신경숙 문학의 자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다.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 습작 시절의 고통과 추억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산문집을 통해 우리는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신경숙 문학세계의 근원과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깊고 그윽한 말들의 무늬, 향기로운 산문의 매혹
신경숙은 1985년 「겨울우화」로 ‘문예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존재의 텅 빈 심연을 응시하는 예민하면서도 따뜻한 시선, 삶의 미세한 기미를 포착해내는 울림이 큰 문체의 향연으로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이러한 신경숙의 소설이 그의 문학세계의 꽃이자 열매라면, 문학에 대한 열망과 근원을 추슬러 담은 이 산문집은 삶과 사물의 심연을 찾아 하강하는 신경숙 문학의 뿌리이자 그 뿌리를 타고 상승하는 수액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그늘』은 그야말로 매혹적인 문장과 서정의 진경이다. 신경숙 특유의 개성적인 문체는 인간의 말로써 “말해질 수 없는 것들”, 저자가 “살아보려 했으나 마음 붙이지 못한 헤어짐들, 슬픔들, 아름다움들, 사라져버린 것들, 과학적인 접근으로는 닿지 못할 논리 밖의 세계들”을 드러내고, 그것은 다시 “이미 찌그려져버렸거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익명의 존재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싶은 욕망, 도처에 어른거리는 죽음의 그림자나, 시간 앞에 무력하기만 한 사랑, 불가능한 것에 대한 매달림, 여기 없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들을 불러와 유연하게 삶과 사물의 본질에 닿게 하고 싶어하는 한 예민한 영혼의 이력과 그러한 것들을 “글쓰기로 재현해내고 싶은 꿈”을 드러낸다.
신경숙 문학세계의 원류를 찾아서
고향과 흙 속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의 속내 이야기, 책과 문학과 그가 만난 사람들, 햇살과 바람이 빚는 자연의 미세한 움직임 속에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저자의 자연친화적인 정서와 시골 내음을 맡을 수 있다. 이같은 고향의 기억은 저자의 문학관에도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 “그것을 끊임없이 표현해내려고 애썼”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글을 쓰는 것은 “한때의 진실이 남기고 간 발자국들. 가두려고 할수록 뚫고 지나가버리는 것. 태어남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소멸. 설명하려 할수록 해체되어버리는 것. 가까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것. 참을 수 없는데 참아지는” 무형의 언어를 가시화하려는 노력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서 환기로서의 문학’ ‘삶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심미적 체험’으로서의 문학관을 독자들은 산문집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산문집은 저자의 체험이 어떻게 작품화되었는지, 체험과 소설의 간극은 어떠한지 하는 점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산문집 안에는 소설집 『풍금이 있던 자리』, 장편소설 『외딴 방』에 나타난 죽음에 관한 사실적인 고백이 있고, 단편소설 「배드민턴 치는 여자」에 이어 장편소설 『바이올렛』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원체험이 있다.
그 외에도 산문집 안에는 습작 시절 서정인, 최인훈, 김승옥, 이제하, 오정희, 이청준, 윤흥길, 최창학, 강호무의 작품을 필사하던 습작 시절의 이야기, 또한 “자신이 하는 일에 열심인 사람”, 그 주변까지 풍요롭게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사진작가 최민식,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소설가 박상륭과 이문구, 화가 강연균, 운보 김기창 화백, 조카들, 농부 아버지 등 저자가 독서를 통해 만났거나 전시회, 공연, 일상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초상이 스크랩되어 있다.
신경숙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출판사에서 만난 “미스 리”나 시인 허수경에 관한 글, 성철 스님의 다비식 참관기, 소설가 박경리 선생께 보내는 편지, 소설가 오정희 선생 탐방기 등을 통해 저자는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진지한 성찰의 몸짓을 보여주기도 한다.
싱그러운 말들의 풍경, 잔잔한 감동
쉼표 하나 마침표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치밀한 문장, 싱그러운 감성의 향연으로 우리 산문의 진경을 보여준 『아름다운 그늘』의 개정판을 십 년 만에 내놓으면서 저자는 “세월이 흘러도 그 마음이 그 마음이지 여겼으나 한 해 두 해 쌓여 십여 년이 흐르고 보니 어떤 마음으로부터는 너무 멀리 와서 돌아갈 수가 없고 간혹 어떤 마음한테는 가고 싶어 사무치나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마음들을 독자들에게 다시 선보이게 되었으니,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글을 쓰고 싶은” 그때의 마음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 작가 소개
저 : 신경숙
申京淑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은 시선, 상징과 은유가 다채롭게 박혀 빛을 발하는 문체,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를 통해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한국의 대표 작가다.
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 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사는 ''닭장집''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누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공장에 다니며 영등포여고 산업체 특별학급에 다니다 최홍이 선생님을 만나 문학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컨베이어벨트 아래 소설을 펼쳐 놓고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들을 첫 장부터 끝장까지 모조리 베껴 쓰는 것이 그 수업 방식이었다. 그 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문예중앙』에 중편소설 「겨울우화」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스물두 살에 등단하였을 때는 그리 주목받는 작가는 아니었다. 1988년 『문예중앙』신인상에 당선된 뒤 창작집 『겨울우화』를 내었고, 방송국 음악프로그램 구성작가로 일하기도 하다가 1993년 장편소설 『풍금이 있던 자리』를 출간해 주목을 받았다. 『강물이 될 때까지』,『풍금이 있던 자리』,『오래 전 집을 떠날 때』,『딸기밭』, 장편소설 『깊은 슬픔』,『외딴방』,『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말하고자, 혹은 다가설 수 없는 것들에 다가서고자 하는 소망"을 더듬더듬 겨우 말해 나가는 특유의 문체로 슬프고도 아름답게 형상화하여 19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신경숙의 첫 장편소설 『깊은 슬픔』은 한 여자와, 그녀가 짧은 생애 동안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그 여자 ''은서'', 그리고 ''완''과 ''세''라는 두 남자를 소설의 표면에 떠올려놓고 있다. 그들 세 사람을 맺어주고 환희에 빠뜨리며 절망케 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의 올이 얽히고 풀림에 따라, 고향 ''이슬어지''에서 함께 자라난 세 사람의 운명은 서로 겹치고 어긋난다. 그러나 『깊은 슬픔』이 정밀하게, 더없는 슬픔과 안타까움이 실린 시선으로, 그리하여 진하고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그려 보이는 것은, 그들의 사랑과 운명이 화해롭게 겹치는 국면이라기보다, 자꾸만 어긋나면서 서로의 기대와 희망을 배반하는 광경이다. 아니, 차라리 그들의 관계에선 겹침이 곧 어긋남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불행했던 과거를 너무 쉽게 잊는다. 신경숙의 『외딴방』은 어제가 있어서 오늘이 있고 내일이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려웠던 그 시절을 되짚어 보게함으로써 현재를 돌아보는 자성(自肖)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또한 이 작품은 작가의 자폐적 기질,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동경, 삶의 속절없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고요히 수납하는 태도 등이 어디서 발원했는지를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내성의 문학''이라 부를 수 있는 신경숙 문학의 정점이자 제목 그대로 외딴방에서 외롭게 죽어간 한 가여운 넋에 대한 진혼가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신경숙은 자신의 체험을 질료로 한 글쓰기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과 그럼에도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의지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보여준다.
『풍금이 있던 자리』는 유부남과 불륜의 관계에 있는 여자가 그 남자와 새로운 삶을 꾸리려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되짚어준다. 특히 화자의 기억 속에 있는 아버지의 새 여자와 어머니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삶에 찌들어 꾸밈이란 없이 소박하게 가정을 꾸려 나갔던 이 땅을 일구어낸 「어머니」와,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 땅의 「여성」과의 사이, 그 사이를 보여준다. 그 사이 속에는 무시 할 수 없는 사회 통념이 들어가 있다. 「어머니」를 긍정해야하면서 동시에 부정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요구되는 이중적 잣대는 있지도 않는 풍금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 내고 제 3의 새 여자, 또 다른 화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 한다.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은 『엄마를 부탁해』는 섬세하고 깊은 성찰, 따뜻한 시선의 작가의 절정의 기량으로 풀어낸 엄마 이야기이자 엄마를 통해서 생각하는 가족 이야기이다. 늘 곁에서 보살펴주고 무한정한 사랑을 주기만 하던,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 엄마가 어느날 실종됨으로써 시작하는 이 소설은, 가족들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2011년 ''Please Look After Mom''라는 제목의 영문판이 제작되어 출간 전부터 호평을 받고 있으며,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22여 개국에 판권이 판매되었다.
일곱번째 장편소설인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을 통과하며 세상을 향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청춘세대를 향한 신경숙 문학의 간절하고 절실한 소통의 발신음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시대와 시간을 뚫고 나가 어떻게 서로를 성장시키며 불멸의 풍경이 되는지를 여러 개의 종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지듯 보여준다.
팔 년 만에 출간되는 여섯번째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은 세계로부터 단절된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들을 소통시키기 위한 일곱 편의 순례기로, 익명의 인간관계 사이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작가는 특유의 예민한 시선과 마음을 집중시키는 문체로, 소외된 존재들이 마지막으로 조우하는 삶의 신비와 절망의 극점에서 발견되는 구원의 빛들을 포착해내어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바닥 모를 생의 불가해성을 탐색한다.
이외의 작품으로 소설집 『강물이 될 때까지』, 『감자 먹는 사람들』, 『오래 전 집을 떠날 때』, 『딸기밭』, 『종소리』,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짧은 소설집 『J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내 슬픔아』,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이 있다
올 늦봄에 포르투갈에 가기 위한 어느 공항에서 서른셋에 출간한 산문집인 이 책 『아름다운 그늘』을 읽었다. 아마도 나는 리스본에서 만날 사람을 위해 이 책을 가방에 넣어갔을 것이다. 미처 다른 읽을 것을 챙기지 못해 결국 내 책을 내가 읽고 있는데 마음이 격렬해졌다. 첫 산문집이어서였을 것이다. 이 책 속에 세상과 문학을 향한 나의 첫 마음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어서……
십오 년을 무사히 건너와 이렇게 새옷을 입게 된 것에 감사한다.
_신경숙, 3판 서문
“이렇게 일찍 산문집을 갖게 될 줄 몰랐습니다. 겨우 서른셋에요.”
그렇게 수줍어하며 책을 펴냈던 것이 1995년. 『아름다운 그늘』은 소설가 신경숙의 첫 산문집이다.
읽는 이의 마음자리가 달라져서일까, 오래전에 씌어진 글들인데도 오늘에 더 와 닿는 것은. 그의 글은 늘 그 자리에 있는 듯하면서도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고 있는 신경숙 문학의 자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다.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 습작 시절의 고통과 추억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산문집을 통해 우리는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신경숙 문학세계의 근원과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깊고 그윽한 말들의 무늬, 향기로운 산문의 매혹
신경숙은 1985년 「겨울우화」로 ‘문예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존재의 텅 빈 심연을 응시하는 예민하면서도 따뜻한 시선, 삶의 미세한 기미를 포착해내는 울림이 큰 문체의 향연으로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이러한 신경숙의 소설이 그의 문학세계의 꽃이자 열매라면, 문학에 대한 열망과 근원을 추슬러 담은 이 산문집은 삶과 사물의 심연을 찾아 하강하는 신경숙 문학의 뿌리이자 그 뿌리를 타고 상승하는 수액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그늘』은 그야말로 매혹적인 문장과 서정의 진경이다. 신경숙 특유의 개성적인 문체는 인간의 말로써 “말해질 수 없는 것들”, 저자가 “살아보려 했으나 마음 붙이지 못한 헤어짐들, 슬픔들, 아름다움들, 사라져버린 것들, 과학적인 접근으로는 닿지 못할 논리 밖의 세계들”을 드러내고, 그것은 다시 “이미 찌그려져버렸거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익명의 존재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싶은 욕망, 도처에 어른거리는 죽음의 그림자나, 시간 앞에 무력하기만 한 사랑, 불가능한 것에 대한 매달림, 여기 없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들을 불러와 유연하게 삶과 사물의 본질에 닿게 하고 싶어하는 한 예민한 영혼의 이력과 그러한 것들을 “글쓰기로 재현해내고 싶은 꿈”을 드러낸다.
신경숙 문학세계의 원류를 찾아서
고향과 흙 속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의 속내 이야기, 책과 문학과 그가 만난 사람들, 햇살과 바람이 빚는 자연의 미세한 움직임 속에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저자의 자연친화적인 정서와 시골 내음을 맡을 수 있다. 이같은 고향의 기억은 저자의 문학관에도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 “그것을 끊임없이 표현해내려고 애썼”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글을 쓰는 것은 “한때의 진실이 남기고 간 발자국들. 가두려고 할수록 뚫고 지나가버리는 것. 태어남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소멸. 설명하려 할수록 해체되어버리는 것. 가까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것. 참을 수 없는데 참아지는” 무형의 언어를 가시화하려는 노력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서 환기로서의 문학’ ‘삶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심미적 체험’으로서의 문학관을 독자들은 산문집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산문집은 저자의 체험이 어떻게 작품화되었는지, 체험과 소설의 간극은 어떠한지 하는 점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산문집 안에는 소설집 『풍금이 있던 자리』, 장편소설 『외딴 방』에 나타난 죽음에 관한 사실적인 고백이 있고, 단편소설 「배드민턴 치는 여자」에 이어 장편소설 『바이올렛』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원체험이 있다.
그 외에도 산문집 안에는 습작 시절 서정인, 최인훈, 김승옥, 이제하, 오정희, 이청준, 윤흥길, 최창학, 강호무의 작품을 필사하던 습작 시절의 이야기, 또한 “자신이 하는 일에 열심인 사람”, 그 주변까지 풍요롭게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사진작가 최민식,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소설가 박상륭과 이문구, 화가 강연균, 운보 김기창 화백, 조카들, 농부 아버지 등 저자가 독서를 통해 만났거나 전시회, 공연, 일상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초상이 스크랩되어 있다.
신경숙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출판사에서 만난 “미스 리”나 시인 허수경에 관한 글, 성철 스님의 다비식 참관기, 소설가 박경리 선생께 보내는 편지, 소설가 오정희 선생 탐방기 등을 통해 저자는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진지한 성찰의 몸짓을 보여주기도 한다.
싱그러운 말들의 풍경, 잔잔한 감동
쉼표 하나 마침표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치밀한 문장, 싱그러운 감성의 향연으로 우리 산문의 진경을 보여준 『아름다운 그늘』의 개정판을 십 년 만에 내놓으면서 저자는 “세월이 흘러도 그 마음이 그 마음이지 여겼으나 한 해 두 해 쌓여 십여 년이 흐르고 보니 어떤 마음으로부터는 너무 멀리 와서 돌아갈 수가 없고 간혹 어떤 마음한테는 가고 싶어 사무치나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마음들을 독자들에게 다시 선보이게 되었으니,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글을 쓰고 싶은” 그때의 마음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 작가 소개
저 : 신경숙
申京淑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은 시선, 상징과 은유가 다채롭게 박혀 빛을 발하는 문체,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를 통해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한국의 대표 작가다.
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 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사는 ''닭장집''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누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공장에 다니며 영등포여고 산업체 특별학급에 다니다 최홍이 선생님을 만나 문학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컨베이어벨트 아래 소설을 펼쳐 놓고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들을 첫 장부터 끝장까지 모조리 베껴 쓰는 것이 그 수업 방식이었다. 그 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문예중앙』에 중편소설 「겨울우화」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스물두 살에 등단하였을 때는 그리 주목받는 작가는 아니었다. 1988년 『문예중앙』신인상에 당선된 뒤 창작집 『겨울우화』를 내었고, 방송국 음악프로그램 구성작가로 일하기도 하다가 1993년 장편소설 『풍금이 있던 자리』를 출간해 주목을 받았다. 『강물이 될 때까지』,『풍금이 있던 자리』,『오래 전 집을 떠날 때』,『딸기밭』, 장편소설 『깊은 슬픔』,『외딴방』,『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말하고자, 혹은 다가설 수 없는 것들에 다가서고자 하는 소망"을 더듬더듬 겨우 말해 나가는 특유의 문체로 슬프고도 아름답게 형상화하여 19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신경숙의 첫 장편소설 『깊은 슬픔』은 한 여자와, 그녀가 짧은 생애 동안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그 여자 ''은서'', 그리고 ''완''과 ''세''라는 두 남자를 소설의 표면에 떠올려놓고 있다. 그들 세 사람을 맺어주고 환희에 빠뜨리며 절망케 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의 올이 얽히고 풀림에 따라, 고향 ''이슬어지''에서 함께 자라난 세 사람의 운명은 서로 겹치고 어긋난다. 그러나 『깊은 슬픔』이 정밀하게, 더없는 슬픔과 안타까움이 실린 시선으로, 그리하여 진하고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그려 보이는 것은, 그들의 사랑과 운명이 화해롭게 겹치는 국면이라기보다, 자꾸만 어긋나면서 서로의 기대와 희망을 배반하는 광경이다. 아니, 차라리 그들의 관계에선 겹침이 곧 어긋남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불행했던 과거를 너무 쉽게 잊는다. 신경숙의 『외딴방』은 어제가 있어서 오늘이 있고 내일이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려웠던 그 시절을 되짚어 보게함으로써 현재를 돌아보는 자성(自肖)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또한 이 작품은 작가의 자폐적 기질,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동경, 삶의 속절없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고요히 수납하는 태도 등이 어디서 발원했는지를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내성의 문학''이라 부를 수 있는 신경숙 문학의 정점이자 제목 그대로 외딴방에서 외롭게 죽어간 한 가여운 넋에 대한 진혼가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신경숙은 자신의 체험을 질료로 한 글쓰기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과 그럼에도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의지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보여준다.
『풍금이 있던 자리』는 유부남과 불륜의 관계에 있는 여자가 그 남자와 새로운 삶을 꾸리려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되짚어준다. 특히 화자의 기억 속에 있는 아버지의 새 여자와 어머니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삶에 찌들어 꾸밈이란 없이 소박하게 가정을 꾸려 나갔던 이 땅을 일구어낸 「어머니」와,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 땅의 「여성」과의 사이, 그 사이를 보여준다. 그 사이 속에는 무시 할 수 없는 사회 통념이 들어가 있다. 「어머니」를 긍정해야하면서 동시에 부정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요구되는 이중적 잣대는 있지도 않는 풍금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 내고 제 3의 새 여자, 또 다른 화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 한다.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은 『엄마를 부탁해』는 섬세하고 깊은 성찰, 따뜻한 시선의 작가의 절정의 기량으로 풀어낸 엄마 이야기이자 엄마를 통해서 생각하는 가족 이야기이다. 늘 곁에서 보살펴주고 무한정한 사랑을 주기만 하던,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 엄마가 어느날 실종됨으로써 시작하는 이 소설은, 가족들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2011년 ''Please Look After Mom''라는 제목의 영문판이 제작되어 출간 전부터 호평을 받고 있으며,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22여 개국에 판권이 판매되었다.
일곱번째 장편소설인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을 통과하며 세상을 향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청춘세대를 향한 신경숙 문학의 간절하고 절실한 소통의 발신음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시대와 시간을 뚫고 나가 어떻게 서로를 성장시키며 불멸의 풍경이 되는지를 여러 개의 종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지듯 보여준다.
팔 년 만에 출간되는 여섯번째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은 세계로부터 단절된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들을 소통시키기 위한 일곱 편의 순례기로, 익명의 인간관계 사이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작가는 특유의 예민한 시선과 마음을 집중시키는 문체로, 소외된 존재들이 마지막으로 조우하는 삶의 신비와 절망의 극점에서 발견되는 구원의 빛들을 포착해내어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바닥 모를 생의 불가해성을 탐색한다.
이외의 작품으로 소설집 『강물이 될 때까지』, 『감자 먹는 사람들』, 『오래 전 집을 떠날 때』, 『딸기밭』, 『종소리』,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짧은 소설집 『J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내 슬픔아』,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이 있다
01. 반품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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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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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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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