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아무것도 아닌 것 속에 존재하는 것 같았다
평범한 일요일 아침, 열여섯 살 라이너스는 거리를 배회 중이다. 그러다가 역 근처에서 무거운 여행 가방을 들고 끙끙거리는 시각 장애인 남자를 본다. 도움을 주려고 다가갔다가 그길로 남자의 손에 납치되고 만다. 라이너스는 클로로포름 마취에서 깨어나 어딘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외딴 벙커에 갇힌 자신을 발견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제각각인 사람들이 줄줄이 납치되어 벙커에 도착한다. 아홉 살짜리 여자아이 제니, 런던 중심가에서 일하는 경영 컨설턴트 버드, 덩치 큰 마약 중독자 프레드, 화려한 미모를 뽐내는 부동산업자 아냐, 저명한 흑인 물리학자 러셀. 라이너스를 포함한 이들 여섯 사람은 감시 카메라와 도청 장치가 설치된 벙커에서의 달갑지 않은 동거를 시작한다.
이 침묵, 이 정적, 이 감정의 부재 -
이것이 네가 가고 있는 곳이다
『벙커 다이어리』는 밀실에 갇힌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점에서 할리우드의 사이코 스릴러 영화들 ― 1999년 작 「큐브」, 2004년 작 「쏘우」등 ― 을 연상시킨다. 영화 못지않은 긴박감을 선사하며 이야기에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든다. 하지만 『벙커 다이어리』는 주인공인 열여섯 살 소년 라이너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년이 처한 끔찍한 상황은 성인의 경우보다 훨씬 부당하고 처참하게 느껴진다.
데뷔작 『마틴 피그』(2002)를 비롯하여 케빈 브룩스가 쓴 다수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특이점은, 종종 그가 그려 내는 어른은 신뢰하거나 기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부모의 무관심이나 이기심, 학대는 어린 주인공을 사회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주원인으로 작용한다. 『벙커 다이어리』에서 라이너스의 아버지는 유명인인 데다가 부자이지만 자신의 인생에만 온통 정신이 팔려 있으며 이기적이다. 따돌림당하던 기숙 학교를 뛰쳐나온 라이너스는 자발적으로 노숙자가 된다. 보호받지 못하는 가정에서 이탈해 거리를 떠돌다 범죄에 노출되고 목숨마저 위태로운 아이들의 처지는 주변에서 실제 접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더욱 가슴을 아프게 파고든다. 한편, 벙커에서 라이너스의 정신적 지주가 된 자연 철학자 러셀 랜싱조차 병마에 시달리는 약하디약한 노인일 뿐이다. 라이너스가 기대려는 순간, 단정한 러셀의 정신은 병든 육체에게 자리를 내주고 만다. 케빈 브룩스는 문제적인 어른의 모습을 매우 간략하면서도 현실감 있게 묘사한다. 독자는 역할을 외면한 성인에게서 불쾌감과 혐오감을 느끼는 동시에 자연스레 경각심을 갖게 된다.
이성이 마비될 정도로 암담한 상황 앞에서 가장 먼저 탈출구를 모색하고 연대하는 것은 주인공 라이너스와 어린 제니이다. 라이너스는 제니를 친동생처럼 아끼며 보살핀다. 성숙한 마음씨를 지닌 제니도 라이너스의 조력자가 되어 우애를 나눈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집과 위선, 질투와 허영에 찌들어 남에게 귀 기울이지 않고 제 욕망만 채우려는 버드와 아냐 등 어른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말해 준다. 『벙커 다이어리』의 성인 등장인물들은 범죄의 피해자면서 2차 가해자이기도 하다. 때로 그들은 일그러진 정신과 욕망으로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신원 미상의 납치범과 겹쳐 보이기까지 한다.
두려움은 도움이 된다
그것은 우리를 살아 있게 한다
청소년 소설에 주력해 온 케빈 브룩스의 작품에 이토록 어둡고 불행한 내용이 자주 등장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는 2014년 11월 라트로브 대학교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인생에서 늘 어딘가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기에 아웃사이더인 인물의 관점을 빌리는 것이 편하다. (……) 매일 받아 보는 신문 어디에서건 어린이와 청소년이 읽을 것을 우려해 성인용 콘텐츠라고 표시하거나 따로 연령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 오히려 많은 어른들은 아이들이 신문을 펼쳐 읽는 것을 흐뭇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실제 폭력과 광증, 구역질 나고 충격적인 각종 사건으로 칠갑된 끔찍한 곳이다. 내 생각에 아이들이 그런 [어려운] 주제로 꽉 찬 신문을 읽는 것이 괜찮다면, 작가도 아이들이 읽는 책을 집필할 때 통찰력을 지니고 동일한 주제를 다뤄도 된다고 본다.]
『벙커 다이어리』의 납치범은 사람들을 벙커에 가두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음식 공급을 중단하거나 약을 먹이고, 가스를 살포하고 끔찍한 소음을 틀어 고문하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아무도 범인의 의중을 헤아리지 못한다. 각자의 기억을 조합한 결과, 범인의 인상착의는 평범하기 이를 데 없다. 외양적으로 그는 너무도 평범해서 경계심을 누그러뜨릴 수밖에 없는 남자였다. 남자의 얼굴을 안들 탈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느 날처럼 너무도 평범한 날에 당한 습격의 충격으로 사람들은 서서히 무력해진다. 본모습을 잃고 짐승처럼 본능에만 충실하며 수동적인 일상을 이어 나간다. 결국 납치범의 목적은 돈도 무엇도 아닌 그만의 단순한 쾌락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면서.
열여섯 살 라이너스의 일기장은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독자들은 어느새 이 소설 속 인물들의 상황에 자신을 투영해 보면서 고민하게 될 것이다. ― 옮긴이의 말
극한의 상황에서 발가벗겨진 인간의 동물적인 욕망, 평범한 사람들을 낚아 생과 사를 간단히 결정지어 버리는 존재의 무게감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케빈 브룩스는 지독한 현실의 일면을 독자의 코앞에 들이민다. 『벙커 다이어리』에서 보듯 불행은 불시에 찾아오고 벗어나려 할수록 더 깊은 구덩이로 우리의 발목을 잡아 내린다. 삶은 그리 친절하지도 상냥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그는 덤덤하게 이야기로 풀어낸다. 알 수 없는 존재의 무자비한 장난으로 인간의 오만과 허영이 순식간에 난도질당한다. 그러나 『벙커 다이어리』는 허무를 상징하는 소설이 아니다. 모두가 희망을 놓은 순간에도 주인공 라이너스는 집요하게 탈출을 시도한다. 힘이 닿는 한, 펜을 쥐고 현장을 기록하고 생각을 쓴다.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에게 절박할 수밖에 없는 삶 그 자체로서 우리가 살아 있는 이 순간,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말하고 있다.
추천사
★ 강박적이면서 분위기로 자아내는 미스터리. ― 『선데이 타임스』
★대가라고 부를 만한 작가다. ― 『메일 온 선데이』
★그는 독창적이다. 그리고 굉장한 이야기를 쓴다. ― 메그 로소프, 『내가 사는 이유How I Live』의 저자
★굉장히 재미있으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
★케빈 브룩스는 시작이 눈부셨고, 최고가 되기 위한 작품을 남긴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는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 ― 『선데이 텔레그래프』
아마존 독자 리뷰
별점: ★★★★★
앉은 자리에서 모조리 읽어 버렸다.
별점: ★★★★★
뜻밖의 결말과 함께 훌륭한 구성을 보여 주는 대단한 소설이다.
별점: ★★★★★
등골이 오싹하다.
별점: ★★★★★
절망적이고 음울한 소설이지만 주인공의 마음을 내보이는 매혹적인 방식으로 쓰였다. 이 작품의 열린 결말을 즐길 것을 권유한다.
별점: ★★★★★
추천할 만한 좋은 책이다.
별점: ★★★★★
잘 짜인 소설이고 괜찮은 이야기이기에 좋아할 수밖에 없다.
▣ 작가 소개
저자 : 케빈 브룩스
Kevin Brooks
획기적인 작품을 잇달아 출간하며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선 소설가이자 컬트 히어로. 케빈 브룩스는 1959년 영국 남부 데번 주의 항구 도시 엑서터에서 출생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부유층 급우들과 동떨어져 독서에서 위안을 얻었고, 특히 탐정 소설을 즐겨 읽었다. 이후 버밍엄의 에스턴 대학에서 심리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런던에서 화장터의 잡역부, 동물원의 노점상, 자동차 정비소의 주유원, 우체국 계산원, 기차표 판매원 등 여러 직업을 거친 끝에 전업 소설가가 됐다. 그가 쓴 대부분의 작품은 미스터리와 서스펜스적 요소가 강하며 범죄를 다룬다. 데뷔작 『마틴 피그』(2002)는 그해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을 낸 신인 작가와 편집자에게 수여하는 브랜포드 보스상을 받고 카네기 메달 후보작에 올랐다. 『그해 여름 나는 루카스를 만났다』(2002) 역시 가디언 문학상 후보작에 오르고 2004년 노스이스트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i보이』(2010)는 2017년 애덤 랜들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영국과 영국, 독일에서 선보였다.
2013년 출간된 『벙커 다이어리』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충격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열여섯 살 소년 라이너스가 쓴... 일기 형식으로 벙커에 갇힌 사람들의 생활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린다. 극한 상황에서 발가벗겨진 인간의 동물적인 욕망, 평범한 사람들을 낚아 생사를 간단히 결정지어 버리는 존재의 무게감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거센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2014년 영국 도서관 협회가 수여하는 카네기 메달을 받았다.
케빈 브룩스가 쓴 그 밖의 작품으로는 [조니 델가도], [존 크레인], [트레비스 델라니] 시리즈가 있으며,『키싱 더 레인』(2004), 『혈통』(2004), 『캔디』(2005), 『죽음의 길』(2006), 『존재』(2007), 『블랙 래빗 서머』(2008), 『악마의 천사』(2014) 등이 있다. 그는 현재 노스요크셔에서 살고 있다. 펼처보기 닫기
역자 : 오숙은
1965년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브리태니커 편집실에서 일했다.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콜럼 토빈의 『브루클린』, 솔로몬 노섭의 『노예 12년』, 메리 W.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조르지 아마두의 『도나 플로르와 그녀의 두 남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러시아 기행』, 『토다 라바』, 타네하시 코츠의 『세상과 나 사이』, 도널드 서순의 『유럽 문화사』(공역), 아이웨이웨이의 『아이웨이웨이 블로그』, 움베르토 에코의 『추의 역사』, 『궁극의 리스트』, 『전설의 땅 이야기』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벙커 다이어리 5
옮긴이의 말 359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아무것도 아닌 것 속에 존재하는 것 같았다
평범한 일요일 아침, 열여섯 살 라이너스는 거리를 배회 중이다. 그러다가 역 근처에서 무거운 여행 가방을 들고 끙끙거리는 시각 장애인 남자를 본다. 도움을 주려고 다가갔다가 그길로 남자의 손에 납치되고 만다. 라이너스는 클로로포름 마취에서 깨어나 어딘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외딴 벙커에 갇힌 자신을 발견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제각각인 사람들이 줄줄이 납치되어 벙커에 도착한다. 아홉 살짜리 여자아이 제니, 런던 중심가에서 일하는 경영 컨설턴트 버드, 덩치 큰 마약 중독자 프레드, 화려한 미모를 뽐내는 부동산업자 아냐, 저명한 흑인 물리학자 러셀. 라이너스를 포함한 이들 여섯 사람은 감시 카메라와 도청 장치가 설치된 벙커에서의 달갑지 않은 동거를 시작한다.
이 침묵, 이 정적, 이 감정의 부재 -
이것이 네가 가고 있는 곳이다
『벙커 다이어리』는 밀실에 갇힌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점에서 할리우드의 사이코 스릴러 영화들 ― 1999년 작 「큐브」, 2004년 작 「쏘우」등 ― 을 연상시킨다. 영화 못지않은 긴박감을 선사하며 이야기에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든다. 하지만 『벙커 다이어리』는 주인공인 열여섯 살 소년 라이너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년이 처한 끔찍한 상황은 성인의 경우보다 훨씬 부당하고 처참하게 느껴진다.
데뷔작 『마틴 피그』(2002)를 비롯하여 케빈 브룩스가 쓴 다수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특이점은, 종종 그가 그려 내는 어른은 신뢰하거나 기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부모의 무관심이나 이기심, 학대는 어린 주인공을 사회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주원인으로 작용한다. 『벙커 다이어리』에서 라이너스의 아버지는 유명인인 데다가 부자이지만 자신의 인생에만 온통 정신이 팔려 있으며 이기적이다. 따돌림당하던 기숙 학교를 뛰쳐나온 라이너스는 자발적으로 노숙자가 된다. 보호받지 못하는 가정에서 이탈해 거리를 떠돌다 범죄에 노출되고 목숨마저 위태로운 아이들의 처지는 주변에서 실제 접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더욱 가슴을 아프게 파고든다. 한편, 벙커에서 라이너스의 정신적 지주가 된 자연 철학자 러셀 랜싱조차 병마에 시달리는 약하디약한 노인일 뿐이다. 라이너스가 기대려는 순간, 단정한 러셀의 정신은 병든 육체에게 자리를 내주고 만다. 케빈 브룩스는 문제적인 어른의 모습을 매우 간략하면서도 현실감 있게 묘사한다. 독자는 역할을 외면한 성인에게서 불쾌감과 혐오감을 느끼는 동시에 자연스레 경각심을 갖게 된다.
이성이 마비될 정도로 암담한 상황 앞에서 가장 먼저 탈출구를 모색하고 연대하는 것은 주인공 라이너스와 어린 제니이다. 라이너스는 제니를 친동생처럼 아끼며 보살핀다. 성숙한 마음씨를 지닌 제니도 라이너스의 조력자가 되어 우애를 나눈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집과 위선, 질투와 허영에 찌들어 남에게 귀 기울이지 않고 제 욕망만 채우려는 버드와 아냐 등 어른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말해 준다. 『벙커 다이어리』의 성인 등장인물들은 범죄의 피해자면서 2차 가해자이기도 하다. 때로 그들은 일그러진 정신과 욕망으로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신원 미상의 납치범과 겹쳐 보이기까지 한다.
두려움은 도움이 된다
그것은 우리를 살아 있게 한다
청소년 소설에 주력해 온 케빈 브룩스의 작품에 이토록 어둡고 불행한 내용이 자주 등장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는 2014년 11월 라트로브 대학교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인생에서 늘 어딘가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기에 아웃사이더인 인물의 관점을 빌리는 것이 편하다. (……) 매일 받아 보는 신문 어디에서건 어린이와 청소년이 읽을 것을 우려해 성인용 콘텐츠라고 표시하거나 따로 연령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 오히려 많은 어른들은 아이들이 신문을 펼쳐 읽는 것을 흐뭇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실제 폭력과 광증, 구역질 나고 충격적인 각종 사건으로 칠갑된 끔찍한 곳이다. 내 생각에 아이들이 그런 [어려운] 주제로 꽉 찬 신문을 읽는 것이 괜찮다면, 작가도 아이들이 읽는 책을 집필할 때 통찰력을 지니고 동일한 주제를 다뤄도 된다고 본다.]
『벙커 다이어리』의 납치범은 사람들을 벙커에 가두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음식 공급을 중단하거나 약을 먹이고, 가스를 살포하고 끔찍한 소음을 틀어 고문하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아무도 범인의 의중을 헤아리지 못한다. 각자의 기억을 조합한 결과, 범인의 인상착의는 평범하기 이를 데 없다. 외양적으로 그는 너무도 평범해서 경계심을 누그러뜨릴 수밖에 없는 남자였다. 남자의 얼굴을 안들 탈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느 날처럼 너무도 평범한 날에 당한 습격의 충격으로 사람들은 서서히 무력해진다. 본모습을 잃고 짐승처럼 본능에만 충실하며 수동적인 일상을 이어 나간다. 결국 납치범의 목적은 돈도 무엇도 아닌 그만의 단순한 쾌락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면서.
열여섯 살 라이너스의 일기장은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독자들은 어느새 이 소설 속 인물들의 상황에 자신을 투영해 보면서 고민하게 될 것이다. ― 옮긴이의 말
극한의 상황에서 발가벗겨진 인간의 동물적인 욕망, 평범한 사람들을 낚아 생과 사를 간단히 결정지어 버리는 존재의 무게감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케빈 브룩스는 지독한 현실의 일면을 독자의 코앞에 들이민다. 『벙커 다이어리』에서 보듯 불행은 불시에 찾아오고 벗어나려 할수록 더 깊은 구덩이로 우리의 발목을 잡아 내린다. 삶은 그리 친절하지도 상냥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그는 덤덤하게 이야기로 풀어낸다. 알 수 없는 존재의 무자비한 장난으로 인간의 오만과 허영이 순식간에 난도질당한다. 그러나 『벙커 다이어리』는 허무를 상징하는 소설이 아니다. 모두가 희망을 놓은 순간에도 주인공 라이너스는 집요하게 탈출을 시도한다. 힘이 닿는 한, 펜을 쥐고 현장을 기록하고 생각을 쓴다.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에게 절박할 수밖에 없는 삶 그 자체로서 우리가 살아 있는 이 순간,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말하고 있다.
추천사
★ 강박적이면서 분위기로 자아내는 미스터리. ― 『선데이 타임스』
★대가라고 부를 만한 작가다. ― 『메일 온 선데이』
★그는 독창적이다. 그리고 굉장한 이야기를 쓴다. ― 메그 로소프, 『내가 사는 이유How I Live』의 저자
★굉장히 재미있으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
★케빈 브룩스는 시작이 눈부셨고, 최고가 되기 위한 작품을 남긴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는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 ― 『선데이 텔레그래프』
아마존 독자 리뷰
별점: ★★★★★
앉은 자리에서 모조리 읽어 버렸다.
별점: ★★★★★
뜻밖의 결말과 함께 훌륭한 구성을 보여 주는 대단한 소설이다.
별점: ★★★★★
등골이 오싹하다.
별점: ★★★★★
절망적이고 음울한 소설이지만 주인공의 마음을 내보이는 매혹적인 방식으로 쓰였다. 이 작품의 열린 결말을 즐길 것을 권유한다.
별점: ★★★★★
추천할 만한 좋은 책이다.
별점: ★★★★★
잘 짜인 소설이고 괜찮은 이야기이기에 좋아할 수밖에 없다.
▣ 작가 소개
저자 : 케빈 브룩스
Kevin Brooks
획기적인 작품을 잇달아 출간하며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선 소설가이자 컬트 히어로. 케빈 브룩스는 1959년 영국 남부 데번 주의 항구 도시 엑서터에서 출생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부유층 급우들과 동떨어져 독서에서 위안을 얻었고, 특히 탐정 소설을 즐겨 읽었다. 이후 버밍엄의 에스턴 대학에서 심리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런던에서 화장터의 잡역부, 동물원의 노점상, 자동차 정비소의 주유원, 우체국 계산원, 기차표 판매원 등 여러 직업을 거친 끝에 전업 소설가가 됐다. 그가 쓴 대부분의 작품은 미스터리와 서스펜스적 요소가 강하며 범죄를 다룬다. 데뷔작 『마틴 피그』(2002)는 그해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을 낸 신인 작가와 편집자에게 수여하는 브랜포드 보스상을 받고 카네기 메달 후보작에 올랐다. 『그해 여름 나는 루카스를 만났다』(2002) 역시 가디언 문학상 후보작에 오르고 2004년 노스이스트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i보이』(2010)는 2017년 애덤 랜들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영국과 영국, 독일에서 선보였다.
2013년 출간된 『벙커 다이어리』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충격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열여섯 살 소년 라이너스가 쓴... 일기 형식으로 벙커에 갇힌 사람들의 생활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린다. 극한 상황에서 발가벗겨진 인간의 동물적인 욕망, 평범한 사람들을 낚아 생사를 간단히 결정지어 버리는 존재의 무게감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거센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2014년 영국 도서관 협회가 수여하는 카네기 메달을 받았다.
케빈 브룩스가 쓴 그 밖의 작품으로는 [조니 델가도], [존 크레인], [트레비스 델라니] 시리즈가 있으며,『키싱 더 레인』(2004), 『혈통』(2004), 『캔디』(2005), 『죽음의 길』(2006), 『존재』(2007), 『블랙 래빗 서머』(2008), 『악마의 천사』(2014) 등이 있다. 그는 현재 노스요크셔에서 살고 있다. 펼처보기 닫기
역자 : 오숙은
1965년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브리태니커 편집실에서 일했다.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콜럼 토빈의 『브루클린』, 솔로몬 노섭의 『노예 12년』, 메리 W.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조르지 아마두의 『도나 플로르와 그녀의 두 남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러시아 기행』, 『토다 라바』, 타네하시 코츠의 『세상과 나 사이』, 도널드 서순의 『유럽 문화사』(공역), 아이웨이웨이의 『아이웨이웨이 블로그』, 움베르토 에코의 『추의 역사』, 『궁극의 리스트』, 『전설의 땅 이야기』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벙커 다이어리 5
옮긴이의 말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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