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나는 생각했다. 이젠 끝났어. 이제 난 다른 것으로 넘어갈 테야.
난 바깥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로, 삶으로 가겠어.
에로틱한 꿈과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무단이탈한 어느 모험가의 비극이 등장하는 『러시아 소설』의 도입부는 단연 압도적이다. 시종일관 이 작품을 지배하는 음울한 분위기와 더불어 무의식을 파헤치는 카레르의 묘사력이 돋보인다. 본능적인 충동에 따라 금지 구역에 들어선 자의 비참한 최후는 카레르 그 자신도 어찌하지 못하는 삶에 대한 회고와도 같다.
카레르는 작중에서 『적』(2000)의 탈고 이후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기까지 7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한다. 『적』은 프랑스를 충격에 몰아넣은 실제 범죄 사건을 두고 쓰인 르포르타주다. 18년에 걸친 사기 행각과 일가족 몰살이라는 끔찍한 짓을 저지른 인물 장클로드 로망을 카레르는 작가 본인의 1인칭 시점으로 심도 있게 재조명했다. 광기로 점철된 인간 내면을 끈질기게 탐조하며 심적 고통을 겪고, 책으로 묶기까지 여러 난관에 부닥치며 그는 오랫동안 침잠해 있었다.
그리고 다시금 바깥으로, 삶으로 나서는 첫걸음으로서 카레르는 암중모색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여행을 선택한다. 목적지에는 베일에 싸인 한 남자가 존재한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에게 끌려가 소련군의 포로가 되어 러시아 오지 한 정신 병원에서 50년을 산 헝가리인. 오직 [언드라시 토머]라는 이름만 밝혀진 이 남자는 단 한마디의 러시아어도 할 줄 모르며, 끝내 모국어조차 잃어버린 인물이다. 르포르타주 제안을 받은 엠마뉘엘은 영화 촬영 팀을 꾸려 남자가 생활했던 정신 병원이 있는 곳, 러시아의 작은 마을 코텔니치로 향한다.
어둡고 고통스럽고 때로는 절망적이지만, 독자로 하여금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것은 바로 이 순수하고도 강력한 진실의 힘 때문이 아닌가 한다. ― 옮긴이의 말
[러시아 소설]이라는 인상적인 제목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우선 긴 여정의 출발점이 된 헝가리인의 사연과 별개로 엠마뉘엘의 의식 한편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두 인물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공교롭게도 1944년, 언드라시 토머가 고향을 떠난 해에 실종된 외조부 조르주 주라비슈빌리와 애인 소피. 실제 엠마뉘엘 카레르의 어머니인 엘렌 카레르 당코즈는 프랑스 학술원의 종신 원장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며 그 덕에 카레르는 남부러울 것 없는 상류층의 자제로 성장했다. 그러나 나치 부역 혐의로 납치된 외조부의 실종 사건은 오랜 세월 집안에 어둠을 드리운다. 대물림된 생래적인 죄의식과 수치심은 내내 카레르를 따라다닌다.
외조부의 망령을 떨치고자 엠마뉘엘은 어머니의 땅이자 실종자들의 유배지와도 같은 [러시아]로 향한다. 과거에 죽음을 선고하고 새 삶에 뛰어들려는 엠마뉘엘의 기대와 환상은 진짜 현실을 비켜나 있다. 여행길에 오른 그가 몰두하는 것은 광기와 공포가 지워진, 모든 것이 가능한 [소설]의 세계다. 그리하여 끝내 현실로 귀환해 비극으로 남을 소설이 시작된다.
열차 안에서 펼쳐지는 에로틱한 열정의 향연
그리고 끝을 알 수 없는 지옥 같은 고통
한편, 르포르타주 제작을 위해 멀리 떠나 있는 동안 엠마뉘엘은 애인 소피를 그리워한다. 서로를 안 지 불과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둘은 열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자격지심은 때로 관계의 걸림돌이 된다. 또한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하고, 소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길 없는 문제들에 내적으로 몰두하는 엠마뉘엘 사이에는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그녀는 자신에게 새 남자가 생겼다 고백하기에 이른다. 엠마뉘엘은 마침 『르 몽드』에서 들어온 단편소설 원고 청탁을 받아들여 소피에게 전하는 긴 편지로 내용을 채운다.
『러시아 소설』 제3부를 통째로 차지한 사랑의 헌사는 실상 포르노그래피 그 자체다. 엠마뉘엘은 자신이 휴가를 보내는 라로셸로 소피가 기차를 타고 올 시간에 맞춰 『르 몽드』 게재일을 정한다. 그러나 소피가 여행을 포기하면서 그를 들뜨게 했던 공개 프러포즈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절망적인 재회 이후,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는 증거를 대라는 엠마뉘엘의 요구에 끈질기게 버티던 소피는 결국 임신 사실을 알린다. 그렇게 갈등은 일단락된다. 소피는 끝내 엠마뉘엘이 『르 몽드』에 게재한 단편소설을 읽지 않는다. 끔찍한 불안과 자기혐오에 빠진 엠마뉘엘과 달리 그녀는 어느덧 평정을 되찾는다. 각자가 원하는 사랑 방식이 양극단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도 두 사람은 얼마간 관계를 지속하지만 불행의 연속일 뿐이다. 엠마뉘엘의 지독한 자기기만과 집착은 소피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고 만다. 『러시아 소설』은 예측 불가능한 현실에 투입된 자아를 대담하게 해체하고 분석한다.
두 가지 강박의 기원을 추적하는 기나긴 여행
정면으로 응시하는 존재의 슬픔
언드라시 토머를 둘러싼 엇갈리는 증언과 정체가 모호한 주변 인물들 사이에서 표류하던 코텔니치에서의 영화 작업은 팀과 인연을 맺은 현지인 아냐의 죽음으로 돌연 완성에 이른다. 아냐의 부고를 전해 들은 엠마뉘엘과 촬영 팀은 허연 눈발과 헐벗은 나무들뿐인 코텔니치로 또다시 발길을 돌린다. 정보기관 FSB의 요원인 샤샤와 결혼한 아냐는 어린 아들과 함께 미치광이의 손에 살해되었다. 더는 이야기할 것이 없었던, 그 불모지 같은 곳에서 벌어진 참사에 자극을 받은 엠마뉘엘 일행은 마침내 흩어진 영상의 조각을 모아 편집 작업에 착수한다. 엠마뉘엘은 외조부의 운명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이야기하는 문장 10여 개가 들어간 자장가로 영화의 엔딩을 장식한다. 낯익고 친밀한 모어(母語)이지만 이해할 수 없었던 러시아어로 읊조리는 자장가. 침묵으로 그의 작업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던 어머니는 시사회장에서 감동의 눈물을 내비친다. 엠마뉘엘은 근원적 고통의 동반자이자 자신의 또 다른 아픔이었던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로 『러시아 소설』을 끝맺는다.
파리와 코텔니치를 배경으로 한 『러시아 소설』은 카레르가 품은 두 가지 강박의 기원을 추적한다. 외조부의 실종과 끝내 파멸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애인에 대한 에로틱한 열정을 다룬다. 『러시아 소설』은 자전적 이야기의 씨실과 날실을 [내면 여행기]로 엮은 품격 있고 격정적인 산문이다. 도보 여행, 고백, 성애를 콜라주한 역작이다. 이 두려움을 모르는 심판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회피하기 위해 고안한 장치와 그것의 존재로 인해 치러야만 하는 대가(代價)를 조명한다. 『러시아 소설』은 폐쇄적이고 누추하며 잔인한 개인의 슬픔을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언어로 치환한다. [계속해서 살아가고 싸울 것]. 『러시아 소설』은 지옥 같은 고통을 돌파한 승리의 기록이다.
추천사
엠마뉘엘 카레르는 한없는 슬픔에 관해, 지옥 같은 질투에 관해, 격렬한 열정에 관해 썼다. 『러시아 소설』은 그야말로 황홀하다. - 르 몽드
우아하고 감성이 풍부한 자기 성찰이다. 절망으로 가득 차 있지만 거짓과 사랑의 타협에 대한 진실한 통찰력이 엿보인다. - 더 타임스
알프레드 히치콕과 이탈로 칼비노를 연상하게 한다. - 디테일스
이번에는 카레르 그 자신을 적으로 삼은 걸출한 책이다. 작가는 자기를 놀라우리만큼 명쾌하게 폭로하고 대담하게 분석한다. - 르 피가로
아마존 독자 리뷰
별점: ★★★★★
엠마뉘엘 카레르의 탁월한 회고록이자 소설이다.
별점: ★★★★★
내가 접한 소설 가운데 가장 용기 있고 진심이 담겨 있으며 정확한 기록이다.
`
별점: ★★★★★
매혹적인 서사다.
별점: ★★★★★
세련되고 섹시하며 패러독스가 있는 소설을 원하는 당신을 위한 책이다.
▣ 작가 소개
저 : 엠마뉘엘 카레르
현재 프랑스에서 비평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 중의 한 명인 엠마뉘엘 카레르는 1958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1986년 28살의 나이에 발표한 소설 『콧수염』으로 존 업다이크로부터 ‘멋지고, 번득이며, 냉혹한 작품’, 「르 몽드」로부터 ‘문학의 천재’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몽상과 현실을 교묘하게 교차시키는 특이한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겨울 아이』로 1995년 페미나상을 받으면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알려졌으며, 이후 클로드 밀러 감독의 동명 영화로 제작되어 칸 영화제 심사 위원상을 받기도 했다. 2000년에는 일가족을 살해한 실존 인물 장 클로드 로망의 심리를 파헤친 문제작 『적』(2000)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동명의 영화감독에 대한 연구서 『베르너 헤어조크』(1982), 『나는 살아 있고 당신들은 죽었다. 필립 K. 딕의 전기』(1993), 소설로는 『재규어의 친구』(1983), 『용기』(1984년 파시옹상, 보카시옹상 수상), 『베링 해협』(1986년 SF 대상, 발레리 라르보상 수상), 『안전지대』(1988년 클레베르 헤덴스상 수상), 『러시아 소설』(2007) 등이 있다.
『나 아닌 다른 삶』은 작가가 실제로 목격하고 가슴 아픈 사건 ― 여행지 스리랑카에서 지진 해일에 휩쓸린 네 살배기 소녀 쥘리에트와, 33살에 암이 재발한 지방 법원 여판사 쥘리에트의 죽음 ― 을 다룬 기록문학이다. 면밀한 취재와 지인들을 상대로 한 심층적인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에서 카레르는 시종 사실적이고 담담한 문체로, 질병, 장애, 죽음, 헤어날 길 없는 빚과 가난 등 의지와 무관하게 벌어지는 비극에 대처하는 인간의 모습과 그 속에서 더욱 빛나는 삶의 면면을 가슴 뭉클하게 그려 낸다. 쉰을 넘어선 카레르의 작가적 연륜과 한층 깊어진 통찰, 따스한 연민이 돋보이는 역작 『나 아닌 다른 삶』은 「르 몽드」, 「르 피가로」,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주요 일간지를 비롯해 평단의 극찬을 받는 한편, 같은 해에 출간된 기욤 뮈소와 마르크 레비의 신작을 누르고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명실 공히 카레르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렉스프레스』 독자상, 『마리 클레르』 소설 수상작으로 뽑혔으며, 『르 푸앵』 선정 올해의 책 20권에도 이름을 올렸다. 또한 카레르는 이 책에서 불공정한 계약을 일삼는 대출업체의 횡포와 이에 대항한 법적인 투쟁을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사회적 과중한 채무 해결을 위한 기구인 프랑스 크레쉬스(Cresus) 위원회에서 수여하는 크레쉬스상을 받기도 했다.
역 : 임호경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파리 제8대학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피에르 르메트르의 『오르부아르』,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카산드라의 거울』, 『신』(공역), 아니 에르노의 『남자의 자리』, 조르주 심농의 『갈레 씨, 홀로 죽다』, 『누런 개』, 『센 강의 춤집에서』, 『리버티 바』,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 로렌스 베누티의 『번역의 윤리』, 파울로 코엘료의 『승자는 혼자다』, 기욤 뮈소의 『7년 후』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제6부
제7부
옮긴이의 말
나는 생각했다. 이젠 끝났어. 이제 난 다른 것으로 넘어갈 테야.
난 바깥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로, 삶으로 가겠어.
에로틱한 꿈과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무단이탈한 어느 모험가의 비극이 등장하는 『러시아 소설』의 도입부는 단연 압도적이다. 시종일관 이 작품을 지배하는 음울한 분위기와 더불어 무의식을 파헤치는 카레르의 묘사력이 돋보인다. 본능적인 충동에 따라 금지 구역에 들어선 자의 비참한 최후는 카레르 그 자신도 어찌하지 못하는 삶에 대한 회고와도 같다.
카레르는 작중에서 『적』(2000)의 탈고 이후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기까지 7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한다. 『적』은 프랑스를 충격에 몰아넣은 실제 범죄 사건을 두고 쓰인 르포르타주다. 18년에 걸친 사기 행각과 일가족 몰살이라는 끔찍한 짓을 저지른 인물 장클로드 로망을 카레르는 작가 본인의 1인칭 시점으로 심도 있게 재조명했다. 광기로 점철된 인간 내면을 끈질기게 탐조하며 심적 고통을 겪고, 책으로 묶기까지 여러 난관에 부닥치며 그는 오랫동안 침잠해 있었다.
그리고 다시금 바깥으로, 삶으로 나서는 첫걸음으로서 카레르는 암중모색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여행을 선택한다. 목적지에는 베일에 싸인 한 남자가 존재한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에게 끌려가 소련군의 포로가 되어 러시아 오지 한 정신 병원에서 50년을 산 헝가리인. 오직 [언드라시 토머]라는 이름만 밝혀진 이 남자는 단 한마디의 러시아어도 할 줄 모르며, 끝내 모국어조차 잃어버린 인물이다. 르포르타주 제안을 받은 엠마뉘엘은 영화 촬영 팀을 꾸려 남자가 생활했던 정신 병원이 있는 곳, 러시아의 작은 마을 코텔니치로 향한다.
어둡고 고통스럽고 때로는 절망적이지만, 독자로 하여금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것은 바로 이 순수하고도 강력한 진실의 힘 때문이 아닌가 한다. ― 옮긴이의 말
[러시아 소설]이라는 인상적인 제목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우선 긴 여정의 출발점이 된 헝가리인의 사연과 별개로 엠마뉘엘의 의식 한편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두 인물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공교롭게도 1944년, 언드라시 토머가 고향을 떠난 해에 실종된 외조부 조르주 주라비슈빌리와 애인 소피. 실제 엠마뉘엘 카레르의 어머니인 엘렌 카레르 당코즈는 프랑스 학술원의 종신 원장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며 그 덕에 카레르는 남부러울 것 없는 상류층의 자제로 성장했다. 그러나 나치 부역 혐의로 납치된 외조부의 실종 사건은 오랜 세월 집안에 어둠을 드리운다. 대물림된 생래적인 죄의식과 수치심은 내내 카레르를 따라다닌다.
외조부의 망령을 떨치고자 엠마뉘엘은 어머니의 땅이자 실종자들의 유배지와도 같은 [러시아]로 향한다. 과거에 죽음을 선고하고 새 삶에 뛰어들려는 엠마뉘엘의 기대와 환상은 진짜 현실을 비켜나 있다. 여행길에 오른 그가 몰두하는 것은 광기와 공포가 지워진, 모든 것이 가능한 [소설]의 세계다. 그리하여 끝내 현실로 귀환해 비극으로 남을 소설이 시작된다.
열차 안에서 펼쳐지는 에로틱한 열정의 향연
그리고 끝을 알 수 없는 지옥 같은 고통
한편, 르포르타주 제작을 위해 멀리 떠나 있는 동안 엠마뉘엘은 애인 소피를 그리워한다. 서로를 안 지 불과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둘은 열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자격지심은 때로 관계의 걸림돌이 된다. 또한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하고, 소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길 없는 문제들에 내적으로 몰두하는 엠마뉘엘 사이에는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그녀는 자신에게 새 남자가 생겼다 고백하기에 이른다. 엠마뉘엘은 마침 『르 몽드』에서 들어온 단편소설 원고 청탁을 받아들여 소피에게 전하는 긴 편지로 내용을 채운다.
『러시아 소설』 제3부를 통째로 차지한 사랑의 헌사는 실상 포르노그래피 그 자체다. 엠마뉘엘은 자신이 휴가를 보내는 라로셸로 소피가 기차를 타고 올 시간에 맞춰 『르 몽드』 게재일을 정한다. 그러나 소피가 여행을 포기하면서 그를 들뜨게 했던 공개 프러포즈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절망적인 재회 이후,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는 증거를 대라는 엠마뉘엘의 요구에 끈질기게 버티던 소피는 결국 임신 사실을 알린다. 그렇게 갈등은 일단락된다. 소피는 끝내 엠마뉘엘이 『르 몽드』에 게재한 단편소설을 읽지 않는다. 끔찍한 불안과 자기혐오에 빠진 엠마뉘엘과 달리 그녀는 어느덧 평정을 되찾는다. 각자가 원하는 사랑 방식이 양극단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도 두 사람은 얼마간 관계를 지속하지만 불행의 연속일 뿐이다. 엠마뉘엘의 지독한 자기기만과 집착은 소피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고 만다. 『러시아 소설』은 예측 불가능한 현실에 투입된 자아를 대담하게 해체하고 분석한다.
두 가지 강박의 기원을 추적하는 기나긴 여행
정면으로 응시하는 존재의 슬픔
언드라시 토머를 둘러싼 엇갈리는 증언과 정체가 모호한 주변 인물들 사이에서 표류하던 코텔니치에서의 영화 작업은 팀과 인연을 맺은 현지인 아냐의 죽음으로 돌연 완성에 이른다. 아냐의 부고를 전해 들은 엠마뉘엘과 촬영 팀은 허연 눈발과 헐벗은 나무들뿐인 코텔니치로 또다시 발길을 돌린다. 정보기관 FSB의 요원인 샤샤와 결혼한 아냐는 어린 아들과 함께 미치광이의 손에 살해되었다. 더는 이야기할 것이 없었던, 그 불모지 같은 곳에서 벌어진 참사에 자극을 받은 엠마뉘엘 일행은 마침내 흩어진 영상의 조각을 모아 편집 작업에 착수한다. 엠마뉘엘은 외조부의 운명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이야기하는 문장 10여 개가 들어간 자장가로 영화의 엔딩을 장식한다. 낯익고 친밀한 모어(母語)이지만 이해할 수 없었던 러시아어로 읊조리는 자장가. 침묵으로 그의 작업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던 어머니는 시사회장에서 감동의 눈물을 내비친다. 엠마뉘엘은 근원적 고통의 동반자이자 자신의 또 다른 아픔이었던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로 『러시아 소설』을 끝맺는다.
파리와 코텔니치를 배경으로 한 『러시아 소설』은 카레르가 품은 두 가지 강박의 기원을 추적한다. 외조부의 실종과 끝내 파멸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애인에 대한 에로틱한 열정을 다룬다. 『러시아 소설』은 자전적 이야기의 씨실과 날실을 [내면 여행기]로 엮은 품격 있고 격정적인 산문이다. 도보 여행, 고백, 성애를 콜라주한 역작이다. 이 두려움을 모르는 심판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회피하기 위해 고안한 장치와 그것의 존재로 인해 치러야만 하는 대가(代價)를 조명한다. 『러시아 소설』은 폐쇄적이고 누추하며 잔인한 개인의 슬픔을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언어로 치환한다. [계속해서 살아가고 싸울 것]. 『러시아 소설』은 지옥 같은 고통을 돌파한 승리의 기록이다.
추천사
엠마뉘엘 카레르는 한없는 슬픔에 관해, 지옥 같은 질투에 관해, 격렬한 열정에 관해 썼다. 『러시아 소설』은 그야말로 황홀하다. - 르 몽드
우아하고 감성이 풍부한 자기 성찰이다. 절망으로 가득 차 있지만 거짓과 사랑의 타협에 대한 진실한 통찰력이 엿보인다. - 더 타임스
알프레드 히치콕과 이탈로 칼비노를 연상하게 한다. - 디테일스
이번에는 카레르 그 자신을 적으로 삼은 걸출한 책이다. 작가는 자기를 놀라우리만큼 명쾌하게 폭로하고 대담하게 분석한다. - 르 피가로
아마존 독자 리뷰
별점: ★★★★★
엠마뉘엘 카레르의 탁월한 회고록이자 소설이다.
별점: ★★★★★
내가 접한 소설 가운데 가장 용기 있고 진심이 담겨 있으며 정확한 기록이다.
`
별점: ★★★★★
매혹적인 서사다.
별점: ★★★★★
세련되고 섹시하며 패러독스가 있는 소설을 원하는 당신을 위한 책이다.
▣ 작가 소개
저 : 엠마뉘엘 카레르
현재 프랑스에서 비평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 중의 한 명인 엠마뉘엘 카레르는 1958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1986년 28살의 나이에 발표한 소설 『콧수염』으로 존 업다이크로부터 ‘멋지고, 번득이며, 냉혹한 작품’, 「르 몽드」로부터 ‘문학의 천재’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몽상과 현실을 교묘하게 교차시키는 특이한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겨울 아이』로 1995년 페미나상을 받으면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알려졌으며, 이후 클로드 밀러 감독의 동명 영화로 제작되어 칸 영화제 심사 위원상을 받기도 했다. 2000년에는 일가족을 살해한 실존 인물 장 클로드 로망의 심리를 파헤친 문제작 『적』(2000)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동명의 영화감독에 대한 연구서 『베르너 헤어조크』(1982), 『나는 살아 있고 당신들은 죽었다. 필립 K. 딕의 전기』(1993), 소설로는 『재규어의 친구』(1983), 『용기』(1984년 파시옹상, 보카시옹상 수상), 『베링 해협』(1986년 SF 대상, 발레리 라르보상 수상), 『안전지대』(1988년 클레베르 헤덴스상 수상), 『러시아 소설』(2007) 등이 있다.
『나 아닌 다른 삶』은 작가가 실제로 목격하고 가슴 아픈 사건 ― 여행지 스리랑카에서 지진 해일에 휩쓸린 네 살배기 소녀 쥘리에트와, 33살에 암이 재발한 지방 법원 여판사 쥘리에트의 죽음 ― 을 다룬 기록문학이다. 면밀한 취재와 지인들을 상대로 한 심층적인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에서 카레르는 시종 사실적이고 담담한 문체로, 질병, 장애, 죽음, 헤어날 길 없는 빚과 가난 등 의지와 무관하게 벌어지는 비극에 대처하는 인간의 모습과 그 속에서 더욱 빛나는 삶의 면면을 가슴 뭉클하게 그려 낸다. 쉰을 넘어선 카레르의 작가적 연륜과 한층 깊어진 통찰, 따스한 연민이 돋보이는 역작 『나 아닌 다른 삶』은 「르 몽드」, 「르 피가로」,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주요 일간지를 비롯해 평단의 극찬을 받는 한편, 같은 해에 출간된 기욤 뮈소와 마르크 레비의 신작을 누르고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명실 공히 카레르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렉스프레스』 독자상, 『마리 클레르』 소설 수상작으로 뽑혔으며, 『르 푸앵』 선정 올해의 책 20권에도 이름을 올렸다. 또한 카레르는 이 책에서 불공정한 계약을 일삼는 대출업체의 횡포와 이에 대항한 법적인 투쟁을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사회적 과중한 채무 해결을 위한 기구인 프랑스 크레쉬스(Cresus) 위원회에서 수여하는 크레쉬스상을 받기도 했다.
역 : 임호경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파리 제8대학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피에르 르메트르의 『오르부아르』,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카산드라의 거울』, 『신』(공역), 아니 에르노의 『남자의 자리』, 조르주 심농의 『갈레 씨, 홀로 죽다』, 『누런 개』, 『센 강의 춤집에서』, 『리버티 바』,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 로렌스 베누티의 『번역의 윤리』, 파울로 코엘료의 『승자는 혼자다』, 기욤 뮈소의 『7년 후』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제6부
제7부
옮긴이의 말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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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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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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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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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