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용서받지 못할 죄악에는 반역으로 맞서겠다!
베스트셀러 『미실』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별아,
『백범』과 『가미가제 독고다이』를 잇는 근대 3부작의 징검돌!
1923년 9월, 진도 7의 관동대지진 직후 일본 곳곳에서 조선인들은 누명을 뒤집어쓰고 죽임을 당했다. 학살의 명분을 날조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간계로 체포되지만 죽음 앞에서도 끝까지 당당하였던 두 사람,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는 그로부터 시작된다.
『미실』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은 김별아 작가의 장편소설 『열애』가 개정 출간된다. 작가는 2009년 발표한 원고를 재구성하고 부분적으로 표현을 다듬었다. 이 작품은 『가미가제 독고다이』와 『백범』을 잇는 김별아 작가의 근대 3부작 중 한 작품으로, ‘조선인 독립운동가와 그의 일본인 아내’로 정형화되어 근대사의 변방에 붙박여 있었던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뜨거운 삶과 사랑을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시와 수필, 선언문을 의도적으로 소설 속에 재조립하여 그들의 삶과 사랑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내 육체야 자네들 마음대로 죽이려거든 죽여라! 그러나 나의 정신이야 어찌할 수 있겠는가?”로 표현되는 그들의 삶을 통해 작가는 부당한 현실 속에서도 끝내 자신이 믿는 진실을 포기하지 않은 인간이 겪어내야 했던 고난과 그 가치를 드러냈다.
작가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만남이 필연적이었음을 강조한다. 식민지 현실에서 태어난 조선인 독립운동가 박열과 어린 시절부터 부모, 친척, 이웃들의 모진 학대에 시달린 일본 여인 가네코 후미코는 서로 같은 운명을 지니고 있었다. 박열은 교육자의 꿈을 안고 경성 제2고등보통학교에 진학했으나 조선어 사용을 금하고 일본의 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조선의 시조로 가르치는 선생들을 보며 자퇴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니가타 현의 노동현장에 위장 취업하여 참혹한 실태를 고발하고 흑우회, 불령사 등의 단체를 조직해 동지들과 교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인 인물이다. 가네코 후미코가 박열의 시 「나는 개새끼로소이다」를 읽고 전율했던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것이다. 작가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전 생애를 추적하며 국적도 성별도 뛰어넘은 그들의 사랑과 우정이 운명적인 것임을 밝혀낸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가 다다미 6장짜리 단칸방이나마 함께여서 행복했던 시절도 잠시, 그들은 일본 천황 암살을 시도했다는 ‘대역사건’의 누명을 쓰고 옥에 갇힌다. 박열은 고압적인 대일본 제국 재판정에서도 조선 선비의 예복 차림을 하고 조선말을 쓰는 등 유례없는 행보를 이어나간다. 김별아 작가는 그들의 사랑이 비극으로 끝나지만, 자기 자신이 되고자 했던 그들의 ‘자유의지’는 죽음도 꺾지 못했음을 소설에 담았다.
영화 [박열]의 이준익 감독이 “부당한 권력은 개인을 억압하기도 하지만 깨어나게도 한다”라고 추천하였듯, 고난 앞에서 더욱 강해지는 그들의 삶과 사랑은 오늘을 사는 독자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추천사
“부당한 권력은 개인을 억압하기도 하지만 깨어나게도 한다. 박열과 후미코의 그 깨어 있음은 제국주의도 막지 못한 사랑으로 남았다.”
―이준익Ⅰ영화 [박열] 감독
작가 소개
저 : 김별아
1969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후 1993년 실천문학에 「닫힌 문 밖의 바람소리」를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2005년 장편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데뷔 초기 사회변화와 함께 불어닥친 혼란을 개인적 감성으로 써내려간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개인적 체험』을 발표해 젊은 작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이후 소재의 다각화에 몰두한 『축구전쟁』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의 대표작 『미실』은 '화랑세기'에 기록된 신비의 여인, 미실을 천오백 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현대에 되살린 소설이다. 타고난 미색으로 진흥제, 진지제, 진평제와 사다함 등 당대 영웅호걸들을 녹여내고 신라왕실의 권력을 장악해 간 미실의 일대기를 통해 현대와 같은 성모럴이 확립되기 전의 여성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작가는 본능에 충실하면서도 요녀로 전락하지 않은 자유로운 혼의 여인과 그런 여인이 가능했던 신라를 그려낸다. 또한 가장 자연스러운 여성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이 작품은 적극적인 탐구 정신, 작가적 상상력, 호방한 서사 구조를 바탕으로 그간 우리 문학에서 만나지 못했던 전혀 새롭고 개성적인 여성상을 그려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스럽고도 우아한 문체 속에 거침없는 성애 묘사가 소설과 역사를 읽는 묘미를 풍성하게 해준다.
『가족 판타지』에서 작가는 아이와 그녀의 사랑이, 그가 중심이 되어 이루고 있는 가족 관계가, 그리고 전통적 가족의 범위를 벗어난 확장된 관계로서의 가족이 인류애와 박애주의로 연대하는 것을 꿈꾸고 내일에 저당 잡히지 않은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 혼자서도 행복하고, 헤어져서도 행복하고, 다시 만나서도 행복하고, 상처와 장애와 실패와 절망 속에서마저 행복할 수 있는 것이 그가 희망하는 가족 판타지를 넘어선 가족의 참모습을 제시하였다.
‘일본 천황가 폭탄 투척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조선 청년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치명적 사랑을 그린 『열애』에서 작가는 『미실』에 이어 다시 한 번 가열 차게 벼린 내공 풍부한 역사소설을 선보인다. 일본제국주의와 식민지 간의 관계, 일본 내의 식민지였던 가네다 후미코, 일본 사상사에서 후미코의 의미, 아나키스트이자 허무주의자이며, 테러리스트이자 시인인 박열의 투쟁 그리고 이들의 사랑을 버무려 그저 ‘조선인 독립운동가와 일본인 아내'라는 한 문장으로 일축되었던 이들을 생생하게 복원하였다. 국경, 이념, 죽음까지도 초월한 ‘인간의 인간에 대한 사랑’, 즉 인류의 숭고한 가치인 휴머니즘이 발로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에세이집 『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에서는 상처와 시련이 바닥을 치는 고통 속에서도, 죽도록 사랑할 수 있는 지금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귀하고 감사한 일인지. 저자는 자신이 책과 시를 읽으며 삶과 사랑을 사유하고 길을 찾아간 경험을 토대로 눈물 흘리고 힘을 얻고 닫힌 마음을 열었던 그의 지난한 기억들을 글로 담아냈다.
소설집으로는 『꿈의 부족』, 장편소설 『미실』『열애』『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개인적 체험』『축구전쟁』『영영이별 영이별』, 산문집 『톨스토이처럼 죽고 싶다』『식구-우리가 사랑하는 이상한 사람들』,『가족 판타지』,『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등이 있다.
목 차
매운 사랑│어디에도 없는 아이│아프고 슬픈 민족│하늘 아래 가장 무거운 것│불령선인│어두운 밤의 들개처럼│나는 개새끼로소이다│서투른 고백│불온한 둥지│허무가 허무에게│다만 반역이라는 것│발밑의 균열│손끝이 스칠만한 거리│마지막 입맞춤│재판│은사, 그리고 음모│풀의 선택
결(結) 열아홉 번의 여름이 가고
후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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