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비밀

고객평점
저자홍명진
출판사항삶창, 발행일:2017/12/11
형태사항p.232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655090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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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삶은 살아가는 과정의 이름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시간」에서는 친구 재섭의 부고를 받고 조문을 가던 중학 동창생들이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 차가 고장 나 어둠에 갇혀버린 상황에 빠지고 만다. 이 작품은 시종일관 삶이 답답하고 우울한 존재들의 한숨(?)으로 실내가 뿌연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때 “선명했던 무엇인가가 있었”던 삶들이지만, 대체적으로 좌절한 캐릭터들이다. 사고로 갑자기 죽은 재섭도 시를 쓰며 건강한 삶을 꾸려가려고 했지만, 사랑에도 실패하고 갑자기 죽은 경우이다. 오도 가도 못하는 어둠 속에 갇힌 상태에서 구원 같은 불빛이 갑자기 주어질 리 없다.

재섭의 생과는 상관없이 우리는 그 시간을 살 뿐이다. 모든 것은 어제와 같고, 내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어제와 같은 오늘과, 오늘과 다르지 않은 내일 사이에 또 몇몇 죽음을 맞이했고, 우리가 자랐던 그곳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졌다. 나는 이 오류 같은 시간을 믿지 못하면서도 또한 믿을 수밖에 없다. 보잘것없지만,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겠지만 그 시간 속에 우리가 지나온 길이 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듯이.
_「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시간」 85쪽

어쩌면 지금 작가는 ‘전망 부재’의 터널 속에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건강한 삶을 놓치지 않으려는 안간힘이 오늘날에는 가장 윤리적인 태도인지도 모른다. 마치 ‘희망 없이 사랑하라’를 선택이라도 한 듯이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작품집에 암울한 인물들과 사건들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마순희」는 기옥의 시선으로 청각장애인인 마순희의 삶을 조망하고 있는 작품인데, 마순희는 섹스할 때 이상한 소리를 낸다고 이혼을 당한 모욕을 견디며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런 마순희의 활기는 기옥에게도 어떤 움직임을 경험하게 한다. 처음에는 마순희의 적극적인 접근에 당황하지만 말이다. 왜냐면 “기옥은 통속적인 세상의 눈이 두려웠다. 값싼 동정의 위로가 언젠가는 그녀를 비난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몸테라피 강좌를 받는 동안 “마순희는 한 번도 결석이나 지각을 하지 않은 우등생”일 정도로 열심이었는데, 9회차 강좌가 끝나고 옥자 아줌마, 기옥, 마순희만 참가한 뒤풀이에서 기옥은 “술을 못 배웠어요. 술까지 마시면 정말로 병신이 육갑한다고 그럴까 봐”라는 마순희의 말에 “왜 그런 말을 해. 누가 순희 씨더러 병신이라고 그래”라고 버럭 소리를 지른다. 기옥이 마순희 정동에 공명하는 순간이다.

이 소설은 다음과 같이 끝을 맺는데, 사소하고 상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 삶이 사소하고 상투적인 것이기에 그것을 이기고 나온 작은 움은 더 큰 울림을 준다.

기옥이 전동차 안에서 만난 두 여자는 기옥을 오해했다. 기옥은 수화로 격렬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던 그녀들을 부럽고 놀라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들이 뿜어내는 신기한 열기와 활력에 기옥이 매료되었다는 걸 알 수 없었을 테니까. 기옥이 본 그녀들은 거리낌이 없었고, 한편으론 더없이 비밀스러운 자기들만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순희를 처음 만났을 때 기옥이 느꼈던 부담스러움과 거리감, 한사코 그녀와 거리를 가지려 했던 것이 어쩌면 기옥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마순희만이 가진 낯선 활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_「마순희」 162쪽

삶과 삶, 삶과 죽음 사이의 거리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고영직은 이번 홍명진의 작품집을 일러 ‘상처 입은 치유자의 글쓰기’라고 했는데, 『당신의 비밀』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들에서, 상처 입은 자들을 치유하는 것은 다른 상처 입은 자들이라는 것이 명확히 드러난다. 이 점은 홍명진의 소설이 아직도, 변함없이 낮은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창한 구호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삶의 상처는 다른 삶의 상처와 만날 때만이 조금씩 치유된다. 또는 상처와 상처 사이의 적절한 거리에 의해서만 삶은 지탱될 수 있다.

암 병동에서 죽어가는 남편을 간호하는 작중 화자의 술회로 짜여진 「너무 멀리 가지 마」는 그 시적 예로 알맞을 듯싶다. 작품 안에서 환자는 언제나 작중 화자에게 ‘멀리 가지 마’라고 말하는데, 그 언표는 표면적으로는 죽음을 목전에 둔 환자의 나약함에서 발화되는 것처럼 읽힌다. 하지만 문제는 작중 화자의 해석이다. 죽음 쪽으로 다가가는 환자의 ‘멀리 가지 마’는 죽음과 삶의 거리에 대한 환유이며, 죽음이 삶을 밑받침하고 있다는 인식 기호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삶의 결정적 상처인 죽음과의 거리를 가늠해보려는 작가의 의도일지도 모른다.
다음과 같은 단락을 읽어보면 그 점은 조금 더 명확해진다.

너무나 고요하고 맑은 아침이었다. 한쪽으로 치운 눈은 얼어서 빠닥빠닥 빛이 났다. 지그재그로 설치된 통나무 계단을 올라 병원 건물을 빠져나오자 답답하던 호흡이 툭 터졌다. 듬성듬성 서 있는 키 큰 활엽수들이 내장을 다 드러낸 듯 헐벗은 채 눈을 안고 있었다. 외딴 화장실 건물을 향해 걸음을 떼면서 어쩌면 그가 창가에 붙어 서서 내 뒷모습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현듯 뒤를 돌아보았다. (…) 비행기가 항로를 달려갈 때 천천히 돌아가고 있는 지구 역시 그러하겠지. 편서풍이니 하는 바람의 영향이 없더라도 어디에도 오차는 존재하고, 삶과 죽음은 바로 그 오차의 간극이라고, 나는 문득 생각했다.

홍명진의 두 번째 소설집인 『당신의 비밀』은 독자들에게, 아주 구체적인 삶의 결을 아로새길 것이다.

작가의 말

가끔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시간이 나를 제외한 채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닐까 두려워진다. 내가 없다고 시간이 제 멋대로 멈추거나 기다려주는 건 아니니까.
종종 관계의 불안에 대해 생각한다. 「사소한 밤들」을 발표할 때는 사회적인 존재와 근원적인 자아의 불안에 대해 생각했다. 존재의 형식과 질서,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수많은 자아들은 과연 행복한가.
지나간 시간을 우리는 과거라고 부르지만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은, 살아가는 동안은 과거가 현재이고 미래이지 않을까. 그것이 세 개의 분절로 정확하게 나뉘어져 있다고 누가 확신할 수 있을까. 과연 오래된 미래와 도래하지 않을 시간이란 어떤 의미인지… 불현듯 생각하게 된다. 결국 삶과 죽음의 연장선에서 보면 경계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물코를 기워가듯 인류는 그렇게 코와 코가 맞물려 흘러왔다. 태양도 언젠가는 그 생명을 다해 소멸한다는 가설을 생각해보면 인류의 역사는 더욱 오묘한 이야기가 되려나? 집착과 망상을 벗어난 우주적 삶과 죽음 가운데 흐르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8월의 어느 날에 만난 폭우를 떠올린다. 낮이 밤과 같이 어두웠던 11월의 어느 날 오후, 센서등 하나 없는 낡은 건물 속으로 들어서며 떠올렸던 8월의 폭우. 폭우가 쏟아지던 8월의 어느 날 한낮도 밤과 같이 어두웠음을 기억한다.
여기에 실린 단편 작업을 하고 발표하는 동안 몇 해가 지났다.
망설이며 먼저 보냈거나 과감하게 던져버리지 못한 관계들의 여정이다.
돌아보면 문득 내 안에 쌓인 나도 모르는 시간들이 두려워진다. 책을 엮어준 삶창에 감사드린다.

작가 소개

저 : 홍명진

1967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났다. 2001년에 단편소설「바퀴의 집」으로 전태일문학상을 받았으며, 2008년에는 「터틀넥 스웨터」로 장애를 가진 여자의 원초적 욕망을 외면하지 않고, 인간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감싸 안으려는 따뜻한 시선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으며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2012년 제10회 사계절문학상, 백신애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집으로 장편소설 『숨비소리』, 단편 창작집 『터틀넥 스웨터』, 청소년 장편소설과 『우주비행』『벌레들』(공저)가 있다.  

 

목 차

작가의 말 / 5

사소한 밤들 / 9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시간 / 33
조용한 생 / 87
당신의 비밀 / 111
마순희 / 137
해피크리닝 / 165
너무 멀리 가지 마 / 193

해설
상처 입은 치유자의 글쓰기(고영직) / 220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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