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젊은 예술가의 내면을 휘젓는
모든 감정과 딜레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존 쿳시 자전소설 3부작
“쿳시가 스스로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작가가 되기 위해, 과거와 가족의 오점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지 보여준다.” 가디언
우리 시대 가장 솔직하고 잔인한 젊은 예술가의 초상
진실은 인위적인 충만함에 있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결핍과 부족과 억압에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가 모든 것이 껍질을 벗고 알맹이와 알몸만 남은 듯한 사뮈엘 베케트의 문학에서 일말의 동질감을 느끼고 베케트에게서 심오한 영향을 받게 된 것은 어쩌면 그래서였는지 모른다. 실패와 좌절과 실의의 미학이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청년 시절』에서 미래의 위대한 소설가가 절망과 고뇌 속에서 태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만이 그런 느낌을 받는 걸까? _옮긴이의 말 중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부커상 2회 수상에 빛나는 ‘남아프리카의 대가’이자 ‘존재의 중추신경을 건드리는 작가’ J. M. 쿳시의 자전소설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쿳시 자전소설 3부작은 ‘우리 시대 가장 과묵한 작가’로 불릴 만큼 자신의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기로 유명한 쿳시가 자신의 삶과 예술가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잔인할 만큼 솔직한 서술과 절제되면서도 폭발적인 문장으로 쏟아낸 회고록이자 소설이다. 3부작 중 두번째인 『청년 시절』은 혁명의 소용돌이로 혼란에 빠진 남아프리카를 떠난 쿳시가 런던에서 진정한 예술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이십대 시절을 다뤘으며, 국내 초역이다. 예술가의 소명에 대한 동경과 젊은 예술가의 내면을 휘젓는 모든 감정과 딜레마를 그려냈다. 쿳시의 실제 ‘삶’과 소설적 ‘허구’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진실’을 향해 치밀하면서도 거침없이 나아가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
“시인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 시인의 나라에 가야 한다.”
196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백인 정권이 시행한 극단적인 인종분리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절정에 달해 있었고, 그로 인한 인종간의 갈등과 반목이 극심해진 상황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샤프빌의 경찰서 앞에서 아파르트헤이트 반대 시위를 하던 유색인들에게 경찰이 무차별 발포를 가했고, 이를 규탄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일어났다. 당시 케이프타운대학교에서 수학과 영문학을 공부하던 쿳시는 대학 교내에까지 경찰 병력이 동원되고 “수학 개별지도도 평화롭게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개탄하며, 자신의 오랜 꿈이자 소명을 실현할 때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게 혐오스러워진다. 법 자체도 그렇고, 깡패 경찰, 살인자들은 요란스럽게 두둔하면서 죽은 사람들은 비난하는 정부, 너무 두려워서 머리에 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것도 나서서 말하지 못하는 언론도 그렇다. _본문 중에서
대학에 다니는 동안 그는 포드 매독스 포드, 헨리 제임스, 에즈라 파운드, T. S. 엘리엇을 흠모했고 언젠가 시인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시인으로서의 미래를 그려보기에 남아프리카는 너무나 좁고 편협했으며 예술적 이상보다는 정치적 투쟁이 우선과제인 곳이었다. 그래서 그는 런던으로 떠났다. 시인의 나라 런던에서라면 위대한 시의 영감을 받아 시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혹은 그 영감을 가져다줄 뮤즈를 만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면서.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을 아낌없이 내줄
가치가 있는 것은 사랑과 예술뿐이다.”
런던에서의 생활은 그의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 추방당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남아프리카에서 그의 안녕과 성공을 애타게 바라고 있을 어머니를 위해, 그는 IBM에 입사해 프로그래머로 일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이 효율성에 따라 움직이는 IBM 생활에 환멸을 느꼈고 또 그런 생활이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삶이 그를 위해 비축해놓은 모든 걸 견딜 준비를 해야 한다. 설령 그것이 망명과 천한 노동과 비방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만약 그가 예술의 지고한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축복받은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다는 사실이 마침내 드러나면 그것까지 견딜 준비를 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의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준엄한 심판, 이류라는 운명을 견딜 준비를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부름을 받지만 선택받는 건 극소수다. 사자 주변에서 앵앵거리는 모기들처럼, 일류 시인은 하나지만 이류 시인들은 구름처럼 많다. _본문 중에서
실제 삶에서 그가 잘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불행해지는 일뿐이다. 불행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는 아직도 최고다. 그가 스스로에게 끌어들여 견딜 수 있는 불행에는 한계가 없는 듯하다. 불행은 그의 천성이다. 물속의 물고기처럼 그는 불행 속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_본문 중에서
그는 시를 위해 자신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는, 예술은, 영감은 그를 전혀 원하지 않는 듯했다. 틀에 박힌 일과, 무료한 나날이 이어졌고, 그는 외로이 예술 영화를 보러 다니거나 서점을 찾으며 영혼의 허기를 달랬다. 그는 자신에게 예술가의 소명이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고, 위대한 시인이 되기는커녕 자신을 기다리는 것이라곤 모욕과 조롱뿐인 건 아닐까 걱정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모든 고통과 고뇌가 진정한 예술가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남아프리카의 혼란을 견뎌냈듯 이 또한 견디고 버텨야 할 통과의례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남아프리카는 그의 안에 있는 상처다.
얼마나 더 있어야 그 상처에서 피가 흐르지 않을까?”
독재와 폭력으로 얼룩진 남아프리카에 염증을 느끼고 조국도, 가족도 버린 채 런던으로 떠나온 그였지만, 남아프리카는 계속 그의 마음속에 상처로 남아 있었다. 그 상처는 시간이 흘러도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 그는 런던에서도 계속해서 남아프리카의 뉴스를 들을 수 있었고, 런던 사람들은 그에게 남아프리카의 상황에 대한 질문을 던졌으며, 어딜 가도 그에게 붙은 ‘이방인’ 딱지는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일주일에 한 번씩 그에게 편지를 보내 남아프리카와 가족들의 근황을 알렸고, 어머니의 편지는 그가 남아프리카를 철저히 외면할 수 없게 만들었다.
내무성에서는 누가 당신을 핍박하느냐고 물을 것이다. 무엇으로부터 달아나려 하느냐고 물을 것이다. 그는 지루함으로부터, 속물주의로부터, 도덕적 삶의 퇴폐로부터, 수치심으로부터 달아난다고 답변할 것이다. _본문 중에서
애국심, 이것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하는 걸까? 결국 그도 나라 없이는 살 수 없는 걸까? 추하고 새로운 남아프리카의 먼지를 발에서 털어내고 나니, 여전히 에덴이 가능하던 옛날의 남아프리카가 그리운 걸까? _본문 중에서
남아프리카는 그에게 지워버리고 싶은 오점이었지만 그는 결코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남아프리카에서와 마찬가지로 런던에서도 그의 피부색은 그가 완전히 배제당하지 않고 외면받지 않도록 하는 보호막이 되어주었지만 그는 이 사실 역시 괴로웠다. 남아프리카의 백인들이 저지른 악행, 독재와 식민주의와 인종차별의 역사가 자신의 새하얀 피부에 새겨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도서관에서 조국에 관한 책을 찾아보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란다. 그는 자신의 조국에 대해 분노와 애정을 동시에 품고 있었고, 언제나 남아프리카를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작품 곳곳에 남아프리카를 심어두었다. 조국에 대한 이런 복잡한 감정은 그의 작품세계를 이루는 근간이 된다.
실제 ‘현실’과 소설적 ‘허구’ 사이의 ‘진실’에 대하여
『청년 시절』에 나오는 존의 삶과 작가의 실제 삶은 비슷하지만 완전히 부합하지는 않는다. 『청년 시절』에서 존은 결혼하지 않고 ‘영혼의 불꽃’을 알아봐줄 여자를 찾아, 시의 영감을 찾아 런던에서 방황하다가 또다른 ‘시인의 나라’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실제 쿳시는 런던 IBM 지사에서 근무하다가 다시 케이프타운으로 돌아가 결혼을 한 뒤 다시 아내와 함께 런던으로 떠났다. 그리고 다시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1965년 박사과정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로맨스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 비극도 마찬가지다. 어떤 것에든 준비되어 있다. 그로 인해 소진되어 다시 만들어진다면, 그럴 준비도 되어 있다. 결국 그것이 그가 런던에 있는 이유다. 옛 자아를 제거하고 새롭고 진실하고 정열적인 자아를 갖기 위해서 말이다. _본문 중에서
『청년 시절』에는 작가의 실제 삶과 소설적 허구가 뒤섞여 있다. 자신의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기로 거의 ‘전설적인’ 쿳시가 있는 그대로의 삶을 드러냈을 리가 없다. 이 작품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작품 속 내용이 ‘작가의 실제 삶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존이 처한 ‘심리적 현실’이다. 그 심리적 현실이란 젊은 예술가의 내면을 휘젓는 모든 감정과 딜레마이자 정치적 폭력에 무자비하게 노출된 개인의 고뇌이다. 쿳시는 ‘진실’을 위해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는 것도, 또한 거기에 허구적 요소를 가미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소설적 ‘허구’ 때문에 ‘사실’을 왜곡시킬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진실’만을 추구했다. 이를 통해 쿳시는 과거의 오점을 벗어던지고, 혹은 승화함으로써 진정한 작가로 자신을 재창조해나가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그야말로 ‘진실’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J. M. 쿳시
194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태어났다. 케이프타운대학을 졸업하고 1965년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주립대학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8년부터 약 3년 동안 뉴욕주립대학에서 영문학을 강의하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존스홉킨스, 하버드, 스탠퍼드, 시카고 대학에서도 강의했다. 1972년 고국으로 돌아가 케이프타운대학 영문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01년 정년퇴임했다. 이후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해 애들레이드대학에서 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1974년 『어둠의 땅』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한 쿳시는 두번째 소설 『나라의 심장부에서』로 남아프리카 최고의 문학상인 CNA상을 받았고, 『야만인을 기다리며』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마이클 K』와 『추락』으로 한 작가에게 두 번 주지 않는다는 전례를 깨고 부커상을 두 차례 수상했으며, 에트랑제 페미나 상, 예루살렘상, 아이리스 타임스 국제소설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그리고 2003년 “정교한 구성과 풍부
한 대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서구 문명의 도덕적 위선을 날카롭게 비판했다”는 평과 함께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주요 작품으로 『포』 『철의 시대』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슬로우 맨』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 자전소설 3부작 『소년 시절』 『청년 시절』 『서머타임』 등이 있고, 다수의 에세이와 연구서를 집필했다.
옮긴이 : 왕은철
전북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클래리언 대학과 메릴랜드 대학에서 각각 영문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대문학>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으며 유영번역상, 전숙희문학상, 한국영어영문학회학술상, 생명의신비상, 전북대학교 학술상과 수업상을 수상했다. 2018년 현재 전북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피의 꽃잎들』『페테르부르크의 대가』 『마이클 K』 『연을 쫓는 아이』 『전쟁 쓰레기』 등 40여 권의 역서가 있으며, 『문학의 거장들』(한국연구재단 우수도서) 『J. M. 쿳시의 대화적 소설』(문화관광부 우수도서) 『애도 예찬』(전숙희문학상) 『타자의 정치학과 문학』 『트라우마와 문학, 그 침묵의 소리들』(생명의신비상, 세종도서 문학나눔도서) 등의 저서가 있다.
목 차
청년 시절 009
옮긴이의 말 269
J. M. 쿳시 연보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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