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후

고객평점
저자나쓰메 소세키
출판사항민음사, 발행일:2024/07/18
형태사항p.372 국판:23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746087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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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일본 근대 문학의 지표-나쓰메 소세키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의 근대 문학사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일본의 학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널리 애독되고 있다. 얼마 전 이와나미 문고는 창립 90주년을 맞이하여 실시한 독자 설문 조사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1,2위를 차지하였을 뿐만 아니라 100위 안에 총 7권이 수록되었다. 또한 현재 유통되는 1000엔짜리 지폐에 실린 초상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일본의 저명한 문학 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은 “나쓰메 소세키만큼 각가지 장르와 문체를 구사한 작가는 일본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 다양성은 하나의 수수께끼이다.”라고 평한 바 있다. 또한 소설가 고바야시 교지도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은 일본 근대 문학의 선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도 전혀 낡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이것은 가히 기적이다.”라는 말로 나쓰메 문학에 찬사를 보냈다.
나쓰메 소세키는 영국 유학을 다녀온 뒤 도쿄 제국대학 전임 강사로 재직하던 중에 소설가로 데뷔하였다.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보장받았던 제국대 교수가 무엇이 아쉬워 서른여덟이라는 늦은 나이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당시 일본 열도에 팽배했던 서구 자본주의와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현실을 외면하고 도피하기보다는 사회인으로서의 자기 몫을 다하기 위한 나름의 방책이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해 볼 뿐이다.
실제로 나쓰메는 영국 유학 기간 중 연무(煙霧)에 휩싸인 런던 거리를 배회하며 ‘근대’의 모순과 암부를 목격하였다. '그 후'에서는 도쿄 상공에 검은 연기를 쉴 새 없이 내뿜는 공장 굴뚝을 바라보며 암울한 시대 인식에 사로잡히는 주인공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는 40여 년 전 메이지 유신 직후 일본 정부 파견으로 영국 글래스고의 공장 지대를 시찰하던 이토 히로부미 일행이 공장 굴뚝마다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에서 산업 혁명의 눈부신 성취를 목도하고는 절로 ‘아름답다’라고 토로했던 사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처럼 수동적인 근대화의 물결이 일본의 비극이라고 생각했던 나쓰메의 지론은 그의 소설을 통해 형상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나쓰메 소세키는 근대 일본의 소외된 지식인들이 처한 곤경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명료하고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 최초의 작가인 것이다.

‘게으를 수 있는 권리’와 심미주의로 파헤친 시대와 사회의 모순
'그 후'는 나쓰메의 문학 역정에서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나쓰메 문학에 있어서 삼각관계 소설의 원형을 이룬다 해도 무방하다. 한 여자를 둘러싸고 두 남자가 불신과 질투, 사회적 / 개인적 윤리의 갈피에서 고뇌를 거듭하는 것이 작품의 줄기이지만 작가는 사랑의 진행 과정이 아닌 인물의 내적인 갈등과 사고에 집중한다.
나쓰메의 대부분의 소설처럼 '그 후'에서도 지식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다이스케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하지 않고 집에서 경제적 도움을 받으며 유유자적 생활하는 ‘고등유민(高等遊民)’ 이다. 그는 ‘빵과 관련된 경험’을 가장 저열한 것으로 여기며 스스로를 ‘직업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은’ 고귀한 부류로 치부한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메이지 시대는 근대화의 구호로 점철된 시기이다. 서구 자본주의가 도입되면서 노동과 생산이 사회의 중심 가치가 되었고,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부와 명예를 얻고자 하는 입신 출세주의가 위세를 떨쳤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고등유민을 자처하는 다이스케는 분명 반시대적이며 반사회적인 인물이다.
다이스케의 퇴행적이면서 자유분방한 삶의 양태는 이 소설을 세기말적 문맥에서 되짚어 볼 것을 요구한다. 많은 세기말 소설의 주인공들이 게으름을 구가함으로써 속악한 부르주아적 삶의 정형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고 믿었듯이, 부유한 사업가의 아들인 다이스케도 무위도식을 부르주아 사회로부터 스스로의 정신적 우위를 지켜낼 저항 수단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게으르다고 해서 모든 면에서 게으른 것은 아니다. 다이스케는 러시아의 안드레예프나 이탈리아의 단눈치오 같은 데카당적 기질의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그림도 벨기에의 브랭귄이나 아오키 시게루의 작품처럼 탐미적?장식적인 것을 선호한다. 또한 선잠을 잘 때도 꽃향기에 감싸여 잘 정도로 향기에 대한 집착이 유별나다. 다이스케의 감각과 취미에 대한 딜레탕트적인 집착은 사회적 고립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이러한 포즈는 분명 속악한 현실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로 읽을 수 있다. 19세기말 데카당들의 퇴행적 포즈가 ‘진보’에 대한 확고부동의 신념으로 넘치던 시대 현실에 대한 염증의 표출에 다름 아니었듯이. 이러한 견지에서 나쓰메는 다이스케라는 인물을 통해 근대 지식인의 유형을 제시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나쓰메 소세키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국민작가. 당대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고 학자와 작가로서 존경받았고, 백여 년이 지난 지금은 “일본의 노벨문학상 뒤에는 나쓰메 소세키가 있다”라고 칭송받는다. ‘일본의 근대 격동기’인 메이지 시대(1868~1912)와 거의 생애가 겹쳐서, 그의 사상을 곧 ‘메이지 정신’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즉, 메이지 시대는 ‘근대화’라는 미명 아래 전통적 가치(윤리,정의,공동체)가 서구의 가치(돈,성공,개인주의)에 무너지며 혼란했는데, 소세키는 영문학자로서 ‘내가 열심일수록 사회가 정의롭지 않아지는 게 아닐까’ 하는 회의와 고민이 깊었고, 결국 그로 인한 지병(위궤양과 신경쇠약)에 평생 시달리다가 49세(1916)에 내출혈로 사망했다.

1867년 2월 9일 도쿄에서 5남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본명은 나쓰메 긴노스케. ‘소세키’라는 필명은 22세(1889)에 친구 마사오카 시키의 한시 문집에 평을 쓰면서 처음 사용했다. 도쿄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33세(1900)에 국비유학생으로 영국 유학길에 올랐는데, ‘영문학 하는 일본인으로서 서구 문화를 사랑해야 할지 미워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신경쇠약이 심해져서 귀국했다. 하지만 귀국 후에도 생계를 위해 영문학을 강의해야 했기에 신경증이 악화되었는데, 다카하마 교시가 ‘기분 전환 삼아 소설을 써보라’ 권유해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를 썼다. 이것이 뜻밖에 큰 호응을 얻자 38세 늦깎이 소설가로 등단하고 《도련님》(1906), 《풀베개》(1906), 《태풍》(1907) 등을 연이어 발표, 40세(1907)에 교직을 떠나 아사히신문사에 소설 쓰는 전속작가로 입사해서 《산시로》(1908), 《그 후》(1909), 《마음》(1914) 등을 썼다.


옮긴이 : 윤상인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 대학에서 비교문학 전공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런던 대학 객원 연구원과 한양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문학과 근대와 일본』, 『일본의 발명과 근대』(공역) 등이 있고 역서로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를 비롯해 『문학, 어떻게 읽을까』, 『오에 겐자부로, 작가 자신을 말하다』(공역) 등이 있다.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에서 출간한 『世紀末と漱石(세기말과 나쓰메 소세키)』로 일본 산토리학예상을 수상했다.

목 차

그 후

작품 해설|윤상인
작가 연보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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