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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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앨리스 먼로
출판사항문학동네, 발행일:2019/02/25
형태사항p.387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465508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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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의
 삶을 직시하는 초연한 시선

“소설이란 바로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_존 가드너(소설가)
“이 한 권의 책에 실린 이야기 가운데 빛나지 않는 작품이 없다.” _뉴욕 타임스

2013 노벨문학상 · 1978 총독문학상 수상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우리 시대 최고의 단편 작가 앨리스 먼로의 1978년 작품 『거지 소녀』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6번으로 출간되었다. 1968년 출간된 첫 단편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부터 절필 선언 이전 2012년에 발표한 마지막 작품 『디어 라이프』까지, 먼로의 작품 가운데 『거지 소녀』는 비교적 초기, 먼로가 캐나다 이외의 나라에서도 막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을 무렵에 쓰인 소설이다. 단편으로 이름을 알린 먼로에게 출판사들은 장편을 써볼 것을 제안했고, 그 갈등과 협의의 과정에서 “단편소설의 형식에 장편소설의 내러티브를 결합한”(<뉴 리퍼블릭>) 일종의 연작소설이라 할 수 있는 『거지 소녀』가 탄생했다.
캐나다에서는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Who Do You Think You Are?’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거지 소녀』는 주인공 로즈를 중심으로 연결된 단편 열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난하고 누추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똑똑한 여성 로즈가 그 굴레를 벗어나려 애쓰는 과정, 그리고 새어머니 플로와 쌓아나간 애증의 유대관계가 섬세하게 그려진다. 각 단편은 로즈의 유년기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거의 사십 년의 세월에 걸친 생애의 어느 한 시기를 다루고, 때로는 한 단편 속에서도 수십 년을 훌쩍 뛰어넘기도 한다. 열 편의 단편 각각이 그 자체만으로 완결성을 갖춘 “관조적이고 심미적인 완전체”(<뉴 리퍼블릭>)이면서 동시에 그 단편들이 모여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며 특별한 문학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작품으로 앨리스 먼로는 캐나다 최고 문학상인 총독문학상을 두번째로 수상했고 부커상 후보에도 올랐다.

태연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그려낸 여성의 삶
 그리고 새로운 도약

 주인공 로즈는 앨리스 먼로가 유년기를 보내고 떠났다가 노년에 다시 돌아와 정착한 곳인 윙엄을 모델로 한 온타리오주 핸래티의 시골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가족으로는 가구 수선 일을 하는 아버지, 로즈가 아기일 때 아버지와 결혼해 집을 개조해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새어머니 플로, 그리고 이복동생 브라이언이 있다. 아버지는 헛간에서 일하며 셰익스피어의 희곡 대사를 읊고 “세상의 어떤 책이든 집어들어 제목을 읽어보지 않고는 지나칠 수 없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딸 로즈에게 “너무 똑똑해지지 않는 게 신상에 이로울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자기 안에서 끊임없이 억누르던 동경과 공상 같은 “최악”의 성향이 딸에게서도 보인다는 것, 그리고 딸은 그것을 억누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분노와 좌절, 혐오감마저 느낀다.
로즈가 학생일 때 병으로 세상을 뜬 아버지와 달리, 새어머니 플로는 로즈가 대학에 진학하고 결혼과 이혼을 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나가는 그 세월 내내 고향 핸래티의 집에 머문다. 어린 로즈가 집에 한아름 가지고 오는 책들을 경멸하고 로즈의 “시건방진 행동, 무례함, 지저분함, 자만심”을 지적하며 억누르려 하던 플로는 훗날 성인이 된 로즈에게 현재의 삶과 떠나온 삶의 간극이 얼마나 큰지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된다. 로즈는 새로운 친구들 앞에서 플로의 편지를 읽으며 조롱하기도 하고 자신의 새로운 삶을 보여줘 플로를 주눅들게 하고 싶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은 아직 플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삼스럽게 아찔해진다.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진학한 로즈는 부유한 집안 출신인 패트릭을 만나 결혼하지만 극심한 갈등과 중산층의 폐쇄적 삶에 대한 환멸 때문에 십 년 만에 이혼한다. 표제작인 단편의 제목이기도 한 ‘거지 소녀’는 무력하고 수동적인 거지 소녀와 그녀를 사랑한 코페투아왕을 그린 동명의 그림에서 따온 것으로, 패트릭은 로즈를 거지 소녀에 비교하며 “네가 가난해서 좋다”고 말한다. 결국 패트릭은 로즈라는 사람 자체를 본 것이 아니라 로즈에게 순종적인 이미지를 덧씌워 그 이미지만을 사랑한 것이다. 하지만 로즈 또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현실에서 도피하는 심정으로 결혼을 결심했다. 나중에, 패트릭과의 파경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로즈는 “선택권을 가진 이들은 중산층 사람들뿐”이라고, “자신에게 토론토행 기차표를 살 돈만 있었다면 인생이 달라졌을 거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로즈의 마음 한구석에는 패트릭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가진 권력을 시험해볼 기회를 거부하고 싶지 않다는 허영이 있었기에, 두 사람의 결혼이 파국을 맞은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외롭고 보잘것없을지언정 가장 자신다울 수 있는 자리를 찾아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아가는 로즈의 여정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자리를 구한 로즈는 패트릭과 이혼한 후 낯선 지역으로 이사를 가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이곳저곳을 떠돌며 배우이자 교사로 살아가는 로즈의 삶은 안정적이지도 윤택하지도 않다. 얼룩지고 허름한 아파트는 추운 날씨에도 라디에이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배우로 버는 수입은 터무니없이 적으며 강의를 나가는 대학에서는 학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급여를 깎인다. 그리고 그 삶에서 로즈는 끊임없이 외로워하고, 누군가에게 희망을 품었다가 좌절하고, 그러고 나서도 다시 다른 사람을 찾아 절박한 마음으로 헛된 희망을 품는다.
새로운 관계에 로즈가 품는 환상과 그 환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그녀가 들이는 노력은 애처롭고 딱한 마음이 들 정도로 절박하다. 매번 실패하고 실망하고 때로는 그 실망이 두려워 도망치면서도 로즈는 “도대체 배우는 게 없는 사람”처럼 다시 또다른 관계에 모든 희망을 건다. “지금껏 어떤 남자 때문에 떠나야 해서 혹은 떠나는 것이 두려워서 얼마나 많은 황당한 편지를 썼는지, 얼마나 많은 부풀린 핑계들을 찾았는지”를 생각하며, 그런 자신이 어리석다고, 불필요한 도피를 감행하고 돈을 써버리고 위험을 감수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행복에 대한 환상 때문에 아주 작은 가능성이 보여도 매달리고 만다.
앨리스 먼로는 이런 로즈의 삶을 결코 미화하지 않는다. 시대적 배경이나 로즈의 열악한 사회적 · 개인적 환경을 고려하면, 넉넉하진 않지만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스스로 삶을 꾸려나가는 로즈의 삶을 좀더 긍정적으로 그려낼 법한데도, 먼로는 시종일관 냉정하고 태연한 목소리로 로즈의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자리한 허영과 나약함을 그대로 다 드러낸다. 로즈가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수치심을 느끼면 느끼는 대로 서술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면 가차 없이 로즈 스스로의 생각을 빌려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외롭고 초라할지언정 그 삶은 로즈가 선택한 것이다. 어릴 적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라는 멸시어린 질문을 새어머니 플로로부터, 고등학교 시절 교사로부터 듣고 자란 로즈가 직접 부딪치고 살아본 삶, 스스로 선택하고 끝까지 들여다본 삶인 것이다. 그럼으로써 로즈는 자신이 비록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런 질문을 들어야 하는 하찮은 존재도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낸다. 당신에게는 내 삶에 대해 그렇게 말할 권리가 없다고, 그 모든 수치와 비아냥을 견뎌내야 하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그 삶을 살아보겠다고 온몸으로 말하는 사람이기에, 그런 로즈의 목소리는 더욱 커다란 공감과 울림을 자아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앨리스 먼로
1931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시골 마을 윙엄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던 시절 첫 단편 「그림자의 차원」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1968년 출간된 첫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이 캐나다 최고 권위의 문학상 중 하나인 총독문학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은 이후 영어권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1978년 『거지 소녀』와 1986년 『사랑의 경과』가 총독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세 차례나 총독문학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남겼다. 1998년 『착한 여자의 사랑』과 2004년 『런어웨이』로 길러상을 두 번 수상했다. 1971년 출간한 장편소설 『소녀와 여자들의 삶』으로 캐나다 북셀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앨리스 먼로의 작품은 모국인 캐나다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널리 읽히며 큰 사랑을 받아왔고, 미국에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오헨리상, 펜/맬러머드 상 등을 받았다. 2009년에는 “작가들이 평생에 걸쳐 이룩하는 작품의 깊이와 지혜, 정확성을 매 작품마다 성취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했다. 2012년 소설집 『디어 라이프』를 발표했다. “오랜 커리어의 절정”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은 트릴리엄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작품을 끝으로 먼로는 더이상 글을 쓰지 않겠다고 밝혀, 『디어 라이프』는 사실상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우리 시대의 체호프’라 불리는 앨리스 먼로는, 2013년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이라는 평을 들으며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 민은영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 윌리엄 포크너 『곰』, 아모스 오즈 『친구 사이』, 파울로 코엘료 『불륜』, 이언 매큐언 『칠드런 액트』, 존 치버 『존 치버의 편지』, 폴 하딩 『에논』, 세라 윈먼 『마블러스 웨이즈의 일 년』 등이 있다.

 

목 차

장엄한 매질 009
특권 049
자몽 반 개 075
야생 백조 105
거지 소녀 125
장난질 181
섭리 241
사이먼의 행운 275
스펠링 313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339

해설 | 삶을 직시하는 냉정한 시선 371
앨리스 먼로 연보 383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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