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감성과 색채의 소설가 변영희
“선생님 소설은 언제 쓰세요?”
“글쎄... 내가 세상에 못한 말을 누군가에게 하고 싶을 때이지 않을까?”
수줍음을 감추고 먼 곳을 바라보며 속삭이듯 답하는 그녀의 한마디는 순백의 하얀 눈을 연상케 한다.
온화하지만 정제되어 있는 시선, 배려 깊은 언어지만 그 속에 감춰진 날카로운 선율,
그녀의 언어와 사유는 다채롭지만 신비한 색깔들을 지니고 있다.
그녀의 감성을 색채로 규정한다면 그녀는 팔색조의 그것을 소유한 다감각의 소설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총 8편의 단편으로 되어 있다.
혼돈과 미로라는 단어 속에 갇힌 주인공의 방황에서 시작된 이 소설집은 결국 타인의 죽음을 견뎌내는 외로움이란 단어로 막을 내린다. 연작을 염두 하여 쓰진 않았지만 8편의 소설은 마치 연작인 듯 오묘한 연결고리로 이어진다. 이 작품들은 인간은 누구나 죽음에 직면하고 또 타인의 죽음을 견뎌내며 다시금 죽은 자들을 그리워하는 외로움 속에 살아가는 존재임을 각인시킨다.
“욕조 안이 좁다고 아우성치며 이리저리 헤엄치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배를 허옇게 뒤집은 놈들도 있다. 다양한 어족들이 욕조에 반 이상이나 채워져 있다.”
-?고래 춤추다? 중에서
이 단편들은 독자들에게 슬픔의 어두운 잿빛 속에 감춰진 희망에 대해 역설한다. 작가 특유의 언어로 저 마다의 다채로운 빛을 독자에게 선물한다. 소설의 화자는 ‘나의 불빛이, 자기만의 방이, 한 사람의 인간이 그리워진다.’라는 버지니아 울프의 언어를 빌려 삶의 고뇌와 외로움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독자를 가두기도 한다.
결국 작가는 ‘반복되는 어둠과 빛은 우리가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양면의 날개’라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빛과 희망만 있는 세상은 결코 좋은 세상인 것만도 아니고 가능하지도 않다는 현실 인식을 색채감성을 통해 다시금 환기시킨다.
작가 소개
번영희
청주 출생. 동국대학교(문학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박사)
1984 문예운동소설 <동창회 소묘(素描)>
1985 한국수필<풍매화(風媒花)> 등단
작품 : 장편소설 3부작 마흔넷의 반란, 황홀한 외출, 오년 후 소설집 영혼 사진관, 매지리에서 꿈꾸다입실파티 수필집 비오는 밤의 꽃다발, 애인 없으세요?, 문득 외로움이, 엄마는 염려 마, 뭐가 잘 났다고, 몰두의 단계, 나의 삶 나의 길, 거울 연못의 나무 그림자, 갈 곳 있는 노년 E-book 사랑 파도를 넘다, 이방 지대, 졸병의 고독외 15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지원금 (1회)
손소희소설문학상, 무궁화문학상소설대상, 한국수필문학상
한국소설가협회이사, 국제펜입회심의위원, 한국문인협회전자문학위원
목 차
그 가을의 카오스 chaos 13
어머니의 구호 口號 46
입실 파티 75
고래 춤추다 104
기쁨의 화신 124
끝없는 여정 157
악양 호박 185
외나무 다리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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