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최혜인 소설가 판소리 역사소설 『소릿고』 출간
경남일보에 단편소설 「결」이, 동양일보에 「소금 볶는 여자」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첫 소설집 『학이 날고』로 경남문학 우수작품집상을 받았던 최혜인 소설가가 첫 장편소설 『소릿고』를 출간했다.
판소리 역사소설인 『소릿고』는 몇 해 전 ‘혼불문학상’ 최종심까지 올랐다. 그 이후 작가가 구도의 길을 걸으면서 함께 성숙되고 승화되었으며 더 많은 각고와 산통을 통하여 거듭난 것이다. 최혜인 작가는 ‘글 쓰는 중(僧)’이 되고 싶어 출가를 했으나 예상과 달리 불가의 전통 수행법은 소설 창작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다. 그래서 산 속 칩거생활을 접고 내려와 사람들 속에서 홀로 사는 토굴생활을 선택했다.
장편소설 『소릿고』는 조선 후기 판소리를 집대성한 대표적 이론가이자 당대 최고의 고수였던 동리 신재효와, 그가 목숨처럼 아끼던 조선 최초의 여성 소리꾼인 애제자 진채선과의 사랑과 예술혼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다.
1867년 경복궁 재건을 축하하는 ‘낙성연’에서 흥선대원군의 눈에 띈 이후 진채선의 행적은 공식 기록에서 사라지고 없다. 하지만 최혜인 작가는 수차례 취재 여행을 거쳐 신재효와 진채선의 출생부터 사망까지를 작가적 상상력으로 되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소릿고』를 쓰게 된 연유를 이렇게 밝혀 놓았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짜디짠 바닷물을 채운 물지게를 지고 뻘밭을 기는 행위였다. 끝없이 기고 또 기어도 물지게는 채워지지 않았다. 목이 말랐다. 그래서 마셨다. 그렇게 마셔 채운 위장 속에서 150여 년을 잠자고 있던 진채선과 신재효가 눈을 떴다. 따스한 잠자리, 달콤한 혀, 부른 배를 위해 제공되는 모든 것을 반납하고 스스로를 백척간두에 세운 채 외다리로 서서 만 시간을 버틴 끝에 내게로 와준 그들은, 길을 걸을 때도 책을 읽을 때도 잠을 잘 때도 언제나 나와 함께였다. 그러나 그들은 내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었다”고.
초고를 읽은 교육학 박사이기도 한 조문주 시인은 “『소릿고』를 읽던 날 밤의 벅찬 감정을 잊을 수 없다. 한때 판소리를 배웠던 나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신재효와 진채선이 『소릿고』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두 사람이 흘린 피와 뒤집힌 눈알이 행간 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이 나라 판소리 열두 마당이 두 사람의 각골과 각혈의 꽃이었다는 것을 새삼 인지한 그날 밤. 내 가슴에서 『소릿고』는 소릿고(苦)와 소릿고(鼓)가 되어 쿵쿵 울렸다.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 내가 이 소설의 초고를 읽었다는 것은 행운이다”라고 추천사에서 밝혔다.
작가 소개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것은 산적도, 멧돼지도, 징그러운 뱀도 아니었구나. 이 연약한 한 줄 오라기였구나. 산책길을 가로지른 거미줄 앞에서 서서 이딴 걸 깨달음이라 환희하면서 살고 있는 철없는 중(僧)이다.
경남일보에 단편소설 「결」이, 동양일보에 단편소설 「소금 볶는 여자」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첫 소설집 『학이 날고』로 경남문학 우수작품집상을 수상했다.
목 차
프롤로그 6
제1장 무녀의 길
월녀 · 10 | 채선 · 12 | 검당포 · 17
금파 · 19 | 동리 · 23 | 내림굿 · 30
제2장 광대의 길
운명 · 50 | 선운사 동백은 붉기만 하네 · 58
회생 · 67 | 내 이름은 광대 · 76
제3장 서러움의 길
가슴에 핀 연꽃 · 98 | 사라진 옥비녀 · 109
옥비녀의 행방 · 117 | 오해 · 122 | 후회 · 127
제4장 시련의 길
석파란 · 144 | 석파 흥선대원군 이하응 · 150
은신 · 155 | 혹독하여라 · 167
제5장 득음의 길
도리화 · 190 | 득음의 길 · 202
미궁 속으로 · 208 | 처녀무대 · 213
제6장 운명의 길
다시 검당포 · 228 | 다시 동리정사 · 240 | 이별 · 247
이별, 그 후…. · 256 | 눈 속에서 피는 꽃 · 266
에필로그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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