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다시 플레이볼을 외치며 -
……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쓴 장문일지라도 박진감 넘치는 야구 경기 하나보다 나을 것 없다는 엄연한 실체적 진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
하등 물리적인 거리와는 상관없이 벌써 아득한 느낌마저도 없지 않습니다만, 감히 작년 늦은 가을 첫 책을 내게 되면서 어색하기도 그지없었던 서문의 끝자락에 달았던 단서가 이랬습니다. 내가 쓴 글을 처음으로 정식 출간을 한다는 들뜬 마음에서 본의 아니게 그랬었는지, 아니면 그러한 마음을 애써 내리눌러 보려는 의도에서 일부러 그랬었는지가 지금도 심히 불분명하기는 합니다.
어쨌든, 좋든 싫든 그것을 한번 시험해 볼 수 있는 두 번째 단행본을 채 반년도 안 되어 저 험한 세상을 향하여 홀로 떠나보내게 되었습니다. 미리 고백하자면, 처음이 뭣도 모르는 만용이었다면 이번에는 겁먹은 눈을 한껏 크게 뜨고서도 거의 맹목입니다. 그만큼 처음에 가졌던 원인 모를 두려움이 내심 더 커졌으면 커졌지 절대 줄어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혹시, 그새 또? 이렇게 의아해하실 분들을 위하여 솔직하게 밝히자면, 글 중독에 걸려 있거나 이른바 언어의 감옥에 갇힌 것은 아닙니다. 실은 그럴 주제도 못 되는 것을 저 스스로 잘 알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는 것은, 여기에 실려 있는 글들이 상징적이게도 유난히 불모의 시간이기도 하였었다는 지나간 겨우내 급하게 서둘러서 억지로 뽑아낸 것들만은 적어도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지난 두어 해 동안 습작 삼아 써 두었던 한 편의 중편과 단편 둘을 모아서 우선은 새로 엮어보고 또 일부는 크게 늘리며 손질하여 장편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구색을 갖추어 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실 이것들이 이렇게 우격다짐 격으로 마침 한 권의 체재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요인은 생각건대 그놈의 프로야구 말고는 따로 없는 듯도 합니다만.
바로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행정수도, 다음에는 야구, 그러면 그담에는 축구 이야기? 뭐, 이런 식으로 애초에 저에게는 어설픈 대로 다 계획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이 뒷장에서 펼쳐질 목차를 보고 정신이 사나울 지경의 난삽함이 느껴진다면 프롤로그니, 에필로그니 하는 어쩌면 곁가지들은 가차 없이 쳐내 버리고 본 줄기에만 집중하시기를 조심스럽게 권해 봅니다. 어차피 그것들은 따로 떼어내 별개의 스토리들이라고 말하여도 무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에필로그에서 언뜻 내비치는 바 그대로 다들 무척이나 좋아하는 야구 이야기는 야구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프롤로그 속의 외로웠던 소년처럼 한때 위안을 받았던 이 종목에 대한 기묘한 사랑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아! 허상의 존재 불여우 구단에 관한 본 내용 말입니다. 그리하여, 어쩔 도리 없이 애증의 심정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는 팀과 관련하여 조금이라도 유사한 점이 발견되더라도 그것은 순전히 우연의 일치입니다. 아니면, 모든 것이 가상이고 다 허구임이 소설의 본질적인 운명이라는 점을 제발 놓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자! 이제 어김없이 이번 시즌도 개막입니다. 아니 벌써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참으로 야구를 애증(?) 하시는 팬 여러분!
길고도 지루했을 겨울. 정녕코 안녕들 하셨습니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로야구 가상 프리뷰 쇼, 다시 야구가 시작되기 전에! 입니다.
지난 오프 시즌 내내 여러분께서 고대하고 계시던 드디어 대망의 개막전. 그 주인공은 역시 가상의 구단
레드 폭시스, 일명 불여우입니다.
유구한 두 세기에 걸쳐 영과 욕, 빛과 그늘을 모두 경험하고 있는 우리의 불여우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오늘의 경기를 맞이하게 될까요?
물론 게임의 승패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선발의 중책을 맡게 된 젊은 투수가 몸과 마음을 다하여 세상과
맞서 싸우려는 활약상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 이제 곧 시작합니다. 당신만의 경기를 마음껏 즐겨 보십시오.
작가 소개
대전에서 나고 자라고 배우고 일하며 이제껏 살고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애증의 독수리 형제이자
한국 프로야구 탄생 이전부터의, 더 나아가서 종목 불문 오랜 관전자이기도 하다.
2020년 늦가을에 난생처음으로 <위 빌트 디스 시티>를 서투르게나마 출간한 바 있다.
지역의 행정수도 십 년 논란을 우회적으로 다루어 본 옴니버스식 소설집, 혹은 장편이었다.
목 차
*서문 _ 다시 플레이볼을 외치며
*프롤로그 _ 선을 잘 긋던 아이
*폭스 온 더 런
*전설 혹은 영욕의 기원
*드라마가 끝나고 난 뒤에
*요물 영물이 따로 있나
*이 또한 사람의 일인지라
*불여우는 참 복도 많지
*호젓한 빗속의 그대에게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
*돈맛은 제대로 알아야만
*제 꾀에 넘어갈지언정
*위 아 패밀리
*에필로그 _ 아지랑이 먼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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