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광기어린 전쟁과 혼돈의 패주 끝에 파멸한
한 시대와 인간들의 슬픔으로 그린 피의 벽화
에밀 졸라의 담대한 문학적 쇄신을 입증하는 걸작
자연주의 거장 에밀 졸라의 루공마카르총서 제19작 『패주』(1892)는 프로이센-프랑스전쟁(보불전쟁)과 파리코뮌을 배경으로 파멸하는 한 시대와 인간들의 격동과 고통을 압도적 내러티브로 구현한 작품으로, 제2제정 시대의 총체적 벽화라 할 수 있는 루공마카르총서 최대의 장편이자 실질적 완결편이다. 전쟁에서의 잇따른 패배와 후퇴, 타락한 제정 사회의 붕괴, 굴욕적 강화와 수도 파리 포위, 코뮌 방화와 ‘피의 일주일’까지 역사적 사건들과 허구의 서사를 교직한 대작 [패주]는 프랑스인의 집단의식 한복판에 존재하는 상처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도 같으며, “완전하고 위대하고 영웅적인 우정, 한 세계의 종말, 한 국가에 닥칠 수 있는 가장 참혹한 재앙”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프랑스를 그린 “19세기 프랑스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상찬되었다.
민중의 공포와 슬픔이 어린 서정적 사실주의 전쟁소설
국내에서 처음 번역 소개되는 『패주』는 제2제정 시기 아델라이드 푸크라는 여성의 후손 다섯 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프랑스 사회와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기록한 기념비적 시리즈 루공마카르총서 중 하나로, 1870년 8월 6일 프뢰슈빌러 전투에서 1871년 5월 28일 파리코뮌이 진압된 ‘피의 일주일’까지를 시간 배경으로 한다.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에밀 졸라는 “유전과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는 창작 개념 아래 환경결정론적 시각에서 세계와 인간의 생태를 그린 작가였고, 『마담 보바리』에서 시작된 이 흐름을 후에 ‘저널리즘 소설’로 발전시켰다.
프로이센-프랑스전쟁 패배, 제2제정 몰락, 코뮌 참극이라는 실제 사건에 특유의 현실적 서사와 강렬한 문학적 묘사로 쌓아올린 전쟁문학의 백미 『패주』를 쓰기 위해 졸라는 참혹했던 스당 전투 현장을 답사하고 생존자들의 육성과 노트 기록을 모아 후에 “현대 프랑스 정신사 연구에서 빠뜨릴 수 없는 특권적 자료”로도 회자되는 방대한 분량의 이 소설을 완성했고,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 같은 걸출한 작가들이 활동한 19세기, 이른바 ‘소설의 시대’ 대미를 장식하는 위용을 드러냈다.
시대의 증인 에밀 졸라의 현장 증언
프로이센-프랑스전쟁과 파리코뮌
“고삐 풀린 본능, 어리석은 분노,
무자비한 광기와 함께 인간이 인간을 삼키고 있었다.”
전체 3부로 구성된 [패주]의 중심인물은 루공마카르총서 제15작 『대지』의 주인공인 무학의 농민 장 마카르, 파리에서 변호사자격을 취득했으나 방탕했던 자기 삶에 대한 회의와 함께 전쟁에 대한 동경과 이상을 품고 자원입대한 이십대 지식인 청년 모리스 르바쇠르다. 졸라는 두 대조적인 인물과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과 혁명이 야기한 물질적, 정신적 붕괴를 긴 호흡으로 그려낸다. 소설은 중년의 장 마카르 하사가 이끌고 모리스를 비롯해 총 여섯 명으로 이루어진 분대가 속한 106연대가 이동만 거듭하면서 적을 만나지도 못하고 총도 한 방 제대로 쏴보지 못한 채 알자스지방 한 도시에서 후퇴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병사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고, 특히 메츠로 퇴각할 때는 최고 수뇌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다. 모리스는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는 노련함으로 언제나 대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하사 장에 대한 멸시를 거두고 점차 그에게 강한 형제애를 느낀다. 병사들은 참모부를 거느리고 유령처럼 창백한 얼굴로 전장을 떠도는 나폴레옹 3세의 무기력한 모습에 낙담하고 분노하면서, 엄청난 병력과 치밀한 작전으로 압박해오는 독일군에 쫓겨 프랑스와 벨기에 국경의 도시 스당으로 이동한다. 가중되는 공포와 혼란, 지휘체계 상실, 식량과 무기 부족, 아무것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프랑스군은 깊은 패배의식에 빠진 채 허기와 굴욕에 시달린다.
2부에서는 스당 전투의 이십사 시간을 상세히 묘사한다. 프랑스 군대는 스당 북쪽 고지대로 쫓기며 포위되고, 결국 황제와 전군全軍이 스당에 갇힌 채 천지를 울리는 포격과 맹화 아래서 수많은 전사자가 속출하며 도시는 함락된다. 나폴레옹 3세가 항복을 선언하고, 이후 강화 협상이 개시된다.
3부 전반은 항복 이후 스당과 그 주변의 전쟁 여파, 포로가 된 병사들의 고난을 그린다. 악몽 같은 한 주 동안 10만 명 이상의 포로가 음식도 물도 거의 없는 이주반도에 갇혀 풀과 나무껍질, 심지어 시체와 사체가 떠다니는 강의 물을 마실 수밖에 없는 극도의 비참한 상황에 내몰린다. 3부 후반은 격동하는 파리, 피비린내 나는 정쟁이 벌어진 코뮌, 그리고 수많은 고비를 함께 넘긴 장과 모리스의 운명적이고도 불행한 마지막 충격적 에피소드를 그린다. 포로로 잡힌 병사들과 함께 이주반도에 수용된 장과 모리스는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하지만, 이 과정에서 장이 큰 부상을 입는다. 독일군이 파리로 진군하고, 파리에서는 불평등한 강화조건에 반발한 파리 시민들이 들고일어나 코뮌이 선포된다. 모리스는 조국애에 불타 파리로 돌아가 코뮌에 가담하고, 부상에서 회복한 장은 군에 복귀해 코뮌을 진압하는 베르사유 정부군에 배속된다. 장은 거리의 바리케이드에서 마지막 항전을 치르던 모리스를 알아보지 못하고 총검으로 그를 찌르는 형제의 비극을 저지르고, 결국 모리스는 타오르는 불길이 자신이 사랑하는 파리를 불로써 정화해주길 바라며 눈을 감는다. 장은 낡은 세계의 묵시록적 파멸 속에서 새로운 세계의 부활과 나은 미래를 꿈꾸며 자신이 있어야 할 땅으로 돌아간다.
한 세계의 최종적 해체와 새로운 피의 상승
시대의 정신사를 기록한 또하나의 위대한 서사시
전쟁을 통해 모든 인간, 모든 삶을 조망한 『전쟁과 평화』와 달리, 『패주』는 인간과 삶을 통해 전쟁과 시대를, 그것의 움직임과 변화를 조망한 소설이다. 졸라는 『패주』를 통해 하나의 왕조의 몰락, 하나의 시대의 붕괴를 그리고자 했고, 이러한 점에서 소설의 진정한 주인공은 장과 모리스 등 수많은 개인이 아니라 프랑스 군대 전체이며, 이야기에 사실감을 불어넣는 것은 개인적 에피소드라기보다 스당과 파리에서 벌어진 패전과 코뮌의 실제적 참상이다. 요컨대 그가 보여주려 한 것은 개인의 영웅담이 아니라 전쟁의 현실이었다.
전쟁과 정권 붕괴, 시대의 종말을 그린 『패주』는 졸라 생전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강력한 묘사와 비극적 내러티브로 독자를 처참했던 전장의 한가운데로, 공포로 가득했던 역사의 현장으로 이끈다. 거대하고 덤불 같은 이 소설을 읽어갈수록 자욱한 피냄새와 여기저기서 터지는 끊임없는 신음소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인간의 야망과 희망이 뿌리뽑히고 프랑스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 한 시대의 고통을, 그러나 그 속에서 꿈틀거리는 쇄신에의 희망, 새로운 사회를 꿈꾸며 다시 뛰는 맥박을 생생히 느끼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에밀 졸라
1840년 파리에서 이탈리아인 토목기사 아버지와 가난한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엑상프로방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7세 때 아버지를 여윈 후 1858년 파리로 돌아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루이 고등학교를 다녔다.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 두 차례 낙방한 후 학업을 포기하고 힘겹게 생활하다 아셰트 출판사에 취직했다. 1863년부터는 신문에 콩트와 기사를 기고하며 차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865년 자전적 중편소설 《클로드의 고백》을 발표하고,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비평가이자 작가로 활동하여 최초의 자연주의 소설 《테레즈 라캥》(1867), 《마들렌 페라》(1868) 등을 출간했다. 《마르세유의 신비》(1867)라는 통속적인 대작으로 발자크적인 사회 탐구를 시도한 후에는 발자크의 ‘인간극’에 영향을 받은 ‘루공-마카르’ 총서를 구상했다. ‘제2제정하의 한 가족의 자연사와 사회사’라는 부제가 붙은 루공-마카르 총서는 5대에 걸친 루공 가와 마카르 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총 20권의 연작소설로 그려낸 대작이다. 《루공 가의 운명》(1871)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한 편씩 발표되어 1893년 《파스칼 박사》를 끝으로 완결되었다. 총서에는 《목로주점》(1877), 《나나》(1880), 《제르미날》(1885), 《대지》(1887), 《인간 짐승》(1890) 등 졸라의 대표작들이 포함되어 있다.
1894년부터는 3부작 소설 ‘세 도시 이야기’를 집필해나가는 한편, 유대인에 대한 편견과 반유대주의에 기인한 드레퓌스 사건이 일어나자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형식의 <나는 고발한다>(1898)를 발표하여 진보 지식인으로서 진실과 정의를 수호하는 데 앞장섰다. 말년에는 연작소설 ‘네 복음서’ 중 《풍요》(1899), 《노동》(1901) 등을 출간했다. 1902년 9월 29일, 파리에서 가스중독으로 사망했다. 드레퓌스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네 복음서’의 세 번째 권 《진실》(1903)은 사후 출간됐으며, 1908년 유해가 국립묘지 팡테옹으로 이장되었다.
옮긴이 : 유기환
1959년 태어난 그는 1977년 서울에 올라와 한국외국어대학 불어과에 입학했다. 외무고시 이차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1979년부터 한 십 년 열심히 세상공부를 했다. 세상공부가 끝났다고 자부하던 순간 닥친 1990년대, 즉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의 대궤멸은 그에게 또 다른 방황을 안겼다. 최종적으로 그가 택한 것은 프랑스 유학이었다. 파리8대학에서 지도교수 자크 네프와 학우 다미엥 자논을 만난 것은 더없는 행운이었다. 네프 교수는 문학의 경우 테제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미학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고, 다미엥은 수사학이 다만 장식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가장 공들인 분야는 글쓰기이다. 《노동소설, 혁명의 요람인가 예술의 무덤인가》, 《알베르 카뮈》, 《조르주 바타이유》, 《프랑스 지식인들과 한국전쟁》(공저) 등을 썼고, 바르트의 《문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카뮈의 《이방인》, 바타이유의 《에로스의 눈물》,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돈》, 외젠 다비의 《북 호텔》, 그레마스/퐁타뉴의 《정념의 기호학》(공역) 등을 번역했다. 그 외 <‘책을 읽는 하층민’ 쥘리엥 소렐의 독서 연구-《적과 흑》>을 비롯하여 불문학 관련 논문 30여 편을 썼고, 지금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 교수로 일하며 여전히 글쓰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목 차
제1부 … 7
제2부 … 237
제3부 … 457
1870년 스당 전역도 … 707
해설| 시대의 증인 에밀 졸라의 현장 증언: 프로이센-프랑스전쟁과 파리코뮌 … 709
에밀 졸라 연보 …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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