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마니투 - 종교, 언론, 자본의 삼위일체
“마니투가 모든 것에 편재하니 세 가지 가장 중요한 것들을 그 이름으로 명명할지니, 이는 위대한 영의 지상 형상, 개인 정보 패널, 그리고 가치의 보편적 단위로다……”
상호보완적이면서도 적대적 관계로 존재하던 거대한 두 나라 아메리차와 츠히나가 몰락하고 아메리차 남쪽 지역의 아츠틀란이 새로운 강대국으로 등장한다, 아츠틀란은 자신의 국적을 모든 이에게 부여함과 동시에 조세에 열을 올리는데, 이때 탄생한 것이 비행도시 ‘오프스피어’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조세 회피처였던 이곳이 점차 세계의 주도권을 쥐게 되고, 최고위층은 오프스피어에서 편안히 살아간다. 시간이 흘러 오프스피어들 또한 하나둘씩 붕괴되고 우르카이나의 수도, 슬라바 위에 떠 있는 ‘비잔티움’만 살아남는다. 우르카이나와 비잔티움은 아메리차와 츠히나가 그랬듯 대립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 세계는 ‘마니투’에 대한 믿음으로 유지된다.
‘마니투’는 한 가지를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므로 맥락에 따라 뜻을 추측할 수밖에 없다. 이는 신(神)을 지칭하는 단어이면서 동시에 강림한 빛을 품고 스스로 빛을 발하는 정보 단말기의 화면(모니터monitor)을 뜻한다. 또한 돈(머니money)을 세는 단위이기도 하다. 세 가지가 하나의 용어로 불리는 것은 일종의 삼위일체의 구현으로, 종교 · 언론 · 자본이 서로를 공고히 하는 거대한 레짐으로 작용하는 현상을 암시한다. 마니투에 대한 믿음은 스너프를 통해 유지되는데 비잔티움에 거주하는 ‘인간들’은 몰라도 적어도 지상 국가 우르카이나의 순진한 오르크들은 마니투의 신성을 믿는다.
리얼리티는 정보통신 기술의 총합이다.
“인류의 역사라는 건, [……] 대중적 허위 정보의 역사요.”.
‘스너프snuff’는 원래 강간이나 살인 등 끔찍한 사건을 실제로 찍은 영상을 의미하나, 이 작품에서는 정보통신을 통제하고 경제를 주도하는 비행도시 비잔티움의 인간들이 지상의 저급한 존재 오르크들의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촬영하는 뉴스 영화를 말한다. 작품 속 S.N.U.F.F.는 스페셜 뉴스릴/유니버설 피처 필름Special Newsreel/Universal Feature Film의 축약어이다. 이는 다큐멘터리 기록물과 영화가 빗금 하나로 접목되어버린, 즉 전자이면서 후자처럼 보이도록 의도된 또는 후자이면서 전자처럼 보이도록 의도된 영상물이 품은 기행적 욕망을 표현한다. 비잔티움은 미디어가 단순히 세계를 반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창조하는 밑그림이 된다는 것 또한 알기 때문에 자신들의 체제 유지를 위해 스너프를 활용한다.
어떤 종류든 권력은 리얼리티를 지배할 수 있다. 심지어 거짓을 만들 필요도 없이, 현실이 잉태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낸 후 사실을 선별하여 편리한 장소, 요긴한 시기에 배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뉴스와 영화를 통합한 것이 바로 S.N.U.F.F.인 것이다.
또한 반은 포르노그래피로, 반은 전쟁 중계로 구성된 작품 속 스너프는 외설과 잔인함으로 무장한 채 끊임없이 감상자들을 찾아내는 오늘날 영상 매체들의 속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가?
“내 루트는 내 안에 프로그램 형태로 기입돼 있어.
네 루트는 화학적 형태로 네 안에 기입돼 있는 거고.”
이 작품은 스너프용 영상 촬영을 하는 비잔티움의 전투기 조종사 다밀롤라의 회고록을 표방한다. 그는 자신의 기록을 ‘사랑과 복수에 관한 슬픈 이야기’라 소개하는데, 거금을 대출받아 구입한 섹스돌 카야가 비잔티움에 입성한 초라한 오르크 청년 시인 그림과 사랑에 빠져 가출을 감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사랑과 복수’를 넘어 더 복잡한 화두를 던진다.
카야의 자존심을 꺾기 위해 그녀에게 영혼이 없음을 이해시키려 하는 다밀롤라와 그런 그도 ‘프로그램적 루트’인 자신과 마찬가지로 ‘화학적 루트’일 뿐이라는 것을 이해시키려 하는 카야 사이의 논쟁은 ‘중국어 방’이나 ‘철학적 좀비’ 같은 유명한 사고 실험에 대한 논의로 발전한다. 다밀롤라는 카야가 본질적으로 복잡한 생활 전자기기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복잡한’은 어마어마한 결과를 낳는다. 카야의 ‘비(非)인간’임은 (사랑하는 이의 편견만 없다면) 단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장점이 된다. 카야는 언제 어디서든 모든 데이터에 접속이 가능한데, 단순히 정보의 나열뿐 아니라 조합이 가능하므로 결과적으로 인간의 사고(思考)와 같은 작용을 한다. 오히려 방대한 양의 정보를 빠르게 다층적으로 처리하다 보니 인간의 자연적인 사고보다 더 뛰어난 결과를 낳는다.
예술 분야에서 이런 문제에 대한 접근은 인간 고유의 무언가를(영혼 혹은 사랑) 찾아내는 경우가 많으나 펠레빈은 전형적인 길을 가지 않는다. 펠레빈은 상상력으로 인간의 세계를 넓혀주는 작가이다.
포스트소비에트 20년, 러시아의 현실
“인간들은 영리하고 명민하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삶이 멋져지기만 한다면 가장 끔찍한 거짓말도 기꺼이 믿어버릴 거요.”
소비에트 해체 이후 20년, 2011년에 출간된 이 책은 작품 속 세계가 현대 러시아 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로 읽히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펠레빈이 이 작품에서 러시아 퇴보의 주범으로 주목한 것은 매스미디어이다. 체제 붕괴 이후 러시아인들의 공허함을 달래주던 매스미디어는 곧 대내외적인 정치 상황과 맞물려 대중을 다루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전락해버렸다. 겨우 소비에트적 집단주의에서 벗어난 대중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제공되는 이미지를 자신들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기꺼이 받아들인 것이다.
펠레빈은 이 작품에서 러시아의 후진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서방 언론의 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고 때론 범법마저 일삼는 정치인과 경찰, 일찌감치 유럽이나 미국으로 이주한 러시아 부유층의 방관적 태도, 러시아 지식인 이민 사회의 현주소를 신랄하게 묘사한다. 역할이 크든 작든 이들 모두는 모순된 체제를 유지하는 주춧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소설은 러시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매스미디어가 권력인 시대에 개인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지키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 모두에게 의미 있는 통찰이다. 이러한 통찰과 현실 인식으로 펠레빈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를 넘어, 가장 신뢰받는 지식인으로 자리 잡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빅토르 펠레빈
1962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1985년 모스크바 에너지 공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8년 고리키 문학대학 창작세미나 과정에서 소설을 공부했다. 1989년 첫 단편 「마법사 이그나트와 사람들」을 발표하고, 1991년 단편집 『푸른 등불』로 러시아 소(小)부커상을 수상했다. 『오몬라』, 『벌레들의 삶』, 『공포의 헬멧』, 『P세대』 등의 책을 냈다.
펠레빈은 1998년 [뉴요커]가 뽑은 ‘세계의 가장 뛰어난 젊은 작가 6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었고, 2000년에는 러시아 총리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현재 펠레빈의 소설은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으며 러시아 작가 중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옮긴이 : 윤서현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에서 ‘체홉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의 서술 행위와 그 의미’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에서 강의하며 러시아 드라마 연구와 번역, 드라마투르그 활동 및 각색 작업, 연극비평을 겸하고 있다. 「안톤 체홉의 『갈매기』에서의 예술테마」 「실패한 대화의 이면: 체홉 드라마의 대화 양상에 대한 통념과 이견」 등의 논문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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