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지금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곳에도
언젠가는 밤이 찾아오고 또 오로라가 넘실대겠지.”
떠나지 못하고 머무는 우리의 지금을 위로하는 이야기
여행이라는 말에 가슴이 뛰는 당신에게
코로나19 국면의 장기화로 지친 당신을 위로하기 위해 우리 시대 작가 장류진, 윤고은, 기준영, 김금희, 이장욱, 김애란, 천선란이 각자의 시선에서 여행을 그려 낸 작품을 모았다. 우리는 흔히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 지치거나 반복되는 일상에 무기력해질 때면 습관처럼 “아, 여행 가고 싶다.” 하고 말하곤 한다. 이처럼 여행은 삶에 쉼표를 찍어 줄 뿐만 아니라 새롭게 일상을 시작할 힘이 되어 준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여행이란 말을 찾아보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 다시는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하며 여행 기억들을 곱씹으며 그리워한다.
오늘의 우리에게는 새로운 여행 방법이 필요하다. 과거에 멈춰 있는 사진이나 영상을 보는 것으로 대체된 이 시대의 여행 방식이 그 자체로 위안이 되듯, 여권이나 항공권을 챙길 필요 없이 우리 시대 작가들과 함께 일곱 번의 소설 여행을 떠나 보자. 이들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은 여행자인 우리에게 무한히 열려 있고, 우리는 이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 우리에게 작가들은 여행하면서 마주하는 불안, 혼돈, 어긋남, 절망, 이해, 희망, 성찰, 깨달음 등 이 모든 것이 우리 삶을 더욱 다채롭게 한다는 말을 슬쩍 덧붙인다. 그렇게 이 책은 떠나지 못하고 머무는 우리의 지금을 위로할 것이다.
장류진, 윤고은, 기준영, 김금희, 이장욱, 김애란, 천선란이 전하는 여행의 의미
국어사전에 따르면 여행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일이든 유람이든 여행의 목적보다는 떠남의 경험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장류진의 「탐페레 공항」은 여행으로 젊은이의 순수한 꿈을 말한다. 그 꿈은 학자금과 스펙 쌓기, 생계와 취업이 뒤엉킨 고단함 속에서 좌절된 꿈이기도 하다. 꿈을 따뜻하고 섬세한 친절과 배려로 응원하고 있던 우편물의 재발견, 즉 여행의 흔적은 ‘나’의 꿈의 재발견이다.
윤고은의「콜럼버스의 뼈」에서 ‘나’는 자신의 뿌리, 정체성을 찾기 위해 스페인 세비야로 떠난다. 여행을 하며 정작 여행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하지만 여기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다.
기준영의「망아지 제이슨」은 여행을 통한 위로와 치유를 보여 준다. 이 작품에서 여행은 불안하고 힘겨운 삶들이 만나 서로에 대한 호의로 소통하게 하고 이 과정에서 우리는 치유와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김금희의 「모리와 무라」는 열심히 살았지만 남은 건 감당하기 어려운 갈등과 마음의 상처뿐인 인물들이 여행을 통해 ‘부끄러움’과 ‘수치’를 서로 확인하면서도 ‘최소한의 자비’를 남기는 것이 ‘생’의 의미일 수 있음을 드러낸다.
이장욱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에서 여행은 ‘어딘지 다른’ 나, ‘절반 이상의 나’, ‘다른 세계’를 찾아가는 것이다. 여행은 어쩌면 설명할 수 없는 자기 근원, 존재의 비밀을 찾아가는 것이고, 이는 삶의 다른 이름이다.
김애란의 「숲속 작은 집」에는 여행을 통해 돈과 언어, 성과 권력, 계급과 인종 등 여러 문제를 제기한다. 겹겹으로 얽힌 문제들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얼굴이 계속 떠오르는데 이는 우리 자신의 얼굴일지도 모른다.
천선란의 「사막으로」는 미래의 지구에서 우주로 떠나는 이야기를 통해 여행은 본다고 믿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고, 삶은 끝없이 바깥으로 외로움을 던지며 절실한 무엇 하나를 붙잡고 나아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에서 여행의 의미는 애초에 설정한 여행의 목적이 의미 없는 것이었음을 깨달았을 때 드러나기도 하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본다고 믿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결국 진실한 무엇 하나를 깨닫는다면, 그 절실한 무엇 하나를 붙잡고 나아가는 것이 우리 삶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삶에서 실패한 여행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앞으로도 당신의 삶에서 계속될 여행을 지지하고 응원할 것이다.
작가 소개
장류진
2018년 단편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 장편 소설 『달까지 가자』 등을 썼다. 젊은작가상, 심훈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목 차
머리말
장류진 • 탐페레 공항
윤고은 • 콜럼버스의 뼈
기준영 • 망아지 제이슨
김금희 • 모리와 무라
이장욱 • 절반 이상의 하루오
김애란 • 숲속 작은 집
천선란 • 사막으로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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