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인간의 자기기만을 거침없이 꿰뚫는 날카로운 시선
애거사 크리스티의 진가를 증명하는 심리서스펜스 걸작
“내가 완벽하게 만족하는 소설이자, 꼭 쓰고 싶었던 이야기다.
나는 이 소설을 수년 동안 구상했지만 삼일 만에 완성했고,
단어 하나 고치지 않고 그대로 출간했다.” _애거사 크리스티
『봄에 나는 없었다』는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Mary Westmacott)’이라는 필명으로 1944년에 발표한 심리서스펜스 장편이다.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출간 직후 애거사는 사랑하는 어머니의 죽음과 믿었던 남편의 외도에 큰 충격을 받고 스스로 실종사건을 일으키는 등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지만, 이때의 사유를 바탕으로 1930년부터 1956년까지 ‘인간’, 특히 ‘여성’의 삶을 주제로 여섯 편의 장편소설을 쓴다. 추리작가로서 이미 명망이 높았던 그녀는 독자들의 혼동을 우려해 필명으로 출판했고, 본인의 뜻에 따라 수십 년간 비밀에 부쳐졌다.
영국의 작은 타운에서 안락한 삶을 살아가던 여인이 황량하고 낯선 여행지에서 지금까지의 삶이 자기기만으로 쌓은 신기루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그린 『봄에 나는 없었다』는 “고전으로 받아들여야 할 역작” “인간 내면의 초상을 그린 보석 같은 작품”이란 극찬을 받았고, 애거사 크리스티가 누구보다 인간의 관계와 심리를 꿰뚫어보는 작가임을 재삼 각인시키며 큰 사랑을 받았다. 『봄에 나는 없었다』 개정판은 새로운 표지에 양장본으로 제작되었고, 깊이 있는 분석으로 소설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심화 해설이 추가되었다.
외딴곳에서 낮은 목소리로 이어지는 불쾌한 자기분석
―“넌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자상하고 유능한 변호사 남편, 반듯하게 자란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활기 넘치는 중년의 주부 조앤 스쿠다모어. 그녀는 딸의 병간호를 마치고 바그다드에서 런던으로 돌아오던 길에 여고 동창 블란치를 만난다. 학창 시절 친구들의 우상이었던 블란치는 창피한 줄도 모르고 남자 이야기나 떠들어대는 천박하고 추레한 중년이 된 듯했고, 조앤은 그녀와 자신을 비교하며 내심 우쭐한다. 하지만 이날 블란치는 조앤의 가족에 대해 언뜻언뜻 이해 못할 이야기를 던져 조앤의 심기를 거스른다.
그후 폭우로 교통이 끊기면서 조앤은 사막의 기차역 숙소에서 발이 묶인다. 어둡고 서늘한 무덤 같은 숙소에 가만히 앉아 있거나 태양이 내리쬐는 사막을 걷는 것 말고는 아무 할일이 없는 허허벌판에서 조앤은 그 며칠을 그동안 바라던 온전한 자기만의 휴식 시간으로 삼기로 한다. 하지만 블란치가 던진 말 몇 마디가 불씨가 되어 과거의 일들이 머릿속에서 하나씩 점화되기 시작한다. 도마뱀처럼 여기저기 구멍에서 튀어나오는 날카로운 기억의 조각들이 그녀를 향해 비아냥거리고 있었다―“넌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자신 있어하더니 왜 그렇게 지쳤지?”
우리 삶에 ‘안전’은 없다,
‘자기기만’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을 뿐
―“신경 꺼. 난 알고 싶지 않아.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아!
진실? 그게 진실인지 어떻게 알지?”
조앤은 자랑스럽고 뿌듯했던 자신의 과거를 송두리째 의심하기 시작한다. ‘블란치는 왜 엄마인 내가 딸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듯이 얘기했을까?’ ‘남편은 왜 내가 탄 기차가 움직이자마자 마치 기쁜 사람처럼 뒤돌아 걸어갔을까?’ ‘딸은 왜 자기 병명조차 숨겼을까?’ ‘애들은 왜 아빠에게만 사랑한다며 매달렸을까?’ ‘나는 왜 남편과 셔스턴 부인의 밀회 장면을 목격하고도 도망치듯 물러났을까?’
변호사를 그만두고 농부가 되고 싶어하던 남편은 재고 따지기만 하는 세상이 역겹고 신물 난다고 했고, 아들 토니는 말끝마다 “엄마는 아빠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빈정거렸고, 딸은 “엄마는 추악”하다고 소리쳤었다! 뒤돌아선 그들의 등에서 흘러나온 아내와 엄마를 향한 혐오와 불쾌와 포기와 낙담의 언어들. 덮어버리고 지워버렸던 비극적 순간들이 조앤의 뇌리에 하나둘 뚜렷하게 떠오르고, 마침내 그녀는 정상과 광기의 경계에 위태롭게 선다.
난 외톨이야. 완전히 외톨이야……
무시무시한 고요…… 지독한 외로움……
가여운 조앤 스쿠다모어…… 멍청이, 헛똑똑이, 가식덩어리 조앤 스쿠다모어……
사막에 혼자 있네. (224쪽)
흔들리는 확신, 흔들리는 목소리
현실 속에서 진실을 지나치고
회상 속에서 진실에 다가서는 아이러니
불안이 가파르게 증폭되는 조앤의 회상 장면은 자신에게 만족하며 살아가던 인간이 타인의 눈빛이나 말 한마디에 속절없이 무너질 수도 있는 나약한 존재임을 말해준다. 타인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 다가드는 불안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본 감정일 것이다. 작가는 불완전한 기억의 퍼즐을 맞춰가는 조앤을 삼인칭 주인공의 시점으로 묘사한다. 이는 주인공에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냉정한 시점을 견지하여 자신을 반추하라는 의도로 이해된다. 때문에 독자는 주인공에게 아주 밀착하지도, 멀리 떨어지지도 않은 거리에서 그와 자신을 겹쳐 바라보면서 바라지 않던 자기분석의 시간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자신을 똑바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인간은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 조앤의 숨통을 조이며 뼈아픈 자기고백과 반성으로 내몰았던 사막에서의 고립 이후 그녀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아니, 그녀가 의심했거나 확신했던 것들이 모두 사실이긴 할까? 기억은 언제나 온전하지 않은 거니까. 기억은 언제나 진실로부터 도망치려고 하니까. 그래서 그녀 역시 다시 진실을 의심한다. “진실? 그게 진실인지 어떻게 알지?” “구체적인 증거는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애거사 크리스티의 답변은 조앤이 집으로 돌아간 이후의 이야기에서 아주 현실적으로 드러난다. 특히 12장과 남편의 시점으로 쓰인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아주 뼈아픈 선고에 다름 아니다. 추리소설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진 이 작품을 통해 애거사 크리스티가 가진 스토리텔러로서의 뛰어난 능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애거사 크리스티
정식 이름은 Agatha Mary Clarissa Miller Christie Mallowan이다. 1890년 9월 15일 영국의 데번에서 부유한 미국인인 아버지 프레드릭 밀러와 영국 귀족이었던 어머니 클라라 보머 사이에서 태어났다.
'메리 웨스트매컷(Mary Westmacott)'이란 필명으로 연애소설을 집필하기도 하였으나 80여편의 추리소설의 '아가사 크리스티'란 필명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녀는 어머니로부터 집에서 교육받았고, 16살에 파리로 건너가 성악과 피아노를 공부하다가 1914년 크리스티 대령과 결혼했다. 그녀의 소설에 시안화물, 라이신, 탈륨 등의 독약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제1차 세계대전 동안 병원의 약국에서 일했던 경험 때문이다. 전쟁중인 1916년 첫 작품 <스타일즈 저택의 수수께끼>를 썼다.
1928년 남편과의 불화로 이혼한 후 이듬해 고고학자 맥스 맬로원을 만나 1930년 재혼했다. 1967년 영국 추리협회 회장이 되었고, 1971년에는 영국 왕실이 수여하는 DBE 작위를 수여받았다. 1976년 86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90여 권의 책을 펴냈다. 그녀가 창조해 낸 '에르퀼 푸아로', '제인 마플'은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으며, 그녀는 추리소설 장르에서 주목받는 작가로서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린다.
그녀의 작품은 영어권에서 10억부 이상 팔렸으며 103개의 언어로 번역된 다른 언어판 역시 10억부 이상 판매되어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되었다. 이와 같은 기록은 세익스피어와 견줄만 한 것이다. 또한 그녀의 희곡 <쥐덫>은 1955년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2007년 현재까지 공연 중이다.
옮긴이 : 공경희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시드니 셀던의 『시간의 모래밭』을 시작으로 『호밀밭의 파수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비밀의 화원』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파이 이야기』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우리는 사랑일까』 『행복한 사람, 타샤 튜터』 『우연한 여행자』 『타샤의 ABC』 『포그 매직』 『꿈꾸는 아이』 『매뉴얼』 『빗속을 질주하는 법』 『스톨른 차일드』 『데미지』 『좀비―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봄에 나는 없었다 … 009
에필로그 … 269
옮긴이의 말 … 285
해설|자기기만과 회한의 여로 …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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