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는 누구나 ‘노인’이 된다. 다만 그것을 선선히 수락하려 하지 않을 뿐. ‘노인’이라고 짧게, 나지막하게 발음해 보라. 어떤 이미지와 감각이 떠오르고 느껴지는가. 박범신은 그의 소설 『은교』(2015)에서 늙은 소설가 이적요의 입을 빌려 “너의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고 항변하지만, 아무려나 노인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서나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다. 이제 노 키즈 존(No Kids Zone)에 이어 노 시니어 존(No Senior Zone)이 생기기도 했으니.
정수남 소설집 『아주 이상한 가출기』에 수록된 여덟 편의 소설을 관통하는 이미저리(imagery)는, 우선적으로 ‘나이듦에 따른 소외와 그것을 견뎌내는 일’의 비애라 할 수 있다. 그런 한편으로 소설의 인물들은 작가 자신이 그러한 것처럼 노년이라는 존재론적 인식에 따라붙는 나이듦에 따른 소외감과 더불어, 나이듦을 통해 타자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넓은 포용력을 갖는 존재로 성숙해 갈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1) 이 글에서는 노인만이 가질 수 있는 심리와 의식의 고유한 국면에 대한 작가의 천착이 형상화되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노년 소설로서의 정수남 소설의 미학적 고유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수남
198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접목’이 당선되어 등단. 작품집으로 『분실시대』『별은 한낮에 빛나지 않는다』『타성의 새』『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시계탑이 있는 풍경』『길에서, 길을 보다」『앉지 못하는 새』등이 있으며, 장편소설로『행복아파트 사람들」, 시집으로『병상일기』산문집으로『시 한 잔의 추억(1)(2)』과 어린이 글짓기 책으로『소설가 정수남 선생과 함께 떠나는 365일 글짓기 여행(1)(2)』이 있다. 자유문학상과 대한민국 장애인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문학저널 창작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현재는 일산문학학교와 파주문예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고, 한국작가회의,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소설가협회 감사와 창작21작가회 상임고문과 한솔문학 고문, 고양작가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목 차
작가의 말
지금 나는 서 있다 _ 4
아주 이상한 가출기 _10
아무도 오지 않는 밤 _40
흉터 _62
이사 _90
길을 찾아서 _118
고수高手는 없다 _148
집 _182
후아유 _234
작품해설
심영의_ 존재에 대한 자기의식으로서의 소설 _ 286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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