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난 네가 몰라져서 쓸쓸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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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지하련
출판사항큐큐, 발행일:2023/09/22
형태사항p. 46판:19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9191010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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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지하련의 작품을 지금껏 퀴어 문학으로 읽지 않았다면

대체 어떤 방향으로 읽었단 말인가”

_박서련


20세기 여성문학의 독보적 존재

지하련이 펼치는 퀴어의 또 다른 지평


“나는 진정 네가 좋다! 웬일인지 모르겠다.

네 작은 입이 좋고, 목덜미가 좋고, 볼따구니도 좋다!”


1940년 지하련이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의 한 문장이다. 이 편지는 2014년 다수의 언론에서 이상이 최정희에게 보낸 연애편지로 소개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 편지가 “남자가 여자한테 보낸 연서"처럼 보였다는 사실이 착시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이처럼 당시 지하련과 최정희가 나누었던 감정의 실체를 오롯이 파악하지 못하게 가록막는 원인이 이성애규범적 독해의 관습이라면 이러한 관습으로부터 벗어나 지하련의 소설을 ‘다시’ 읽을 때 우리는 어떠한 새로운 앎에 도달할 수 있을까.

_옮긴이의 글 중에서


퀴어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에서 지하련 작품집 『이따금 난 네가 몰라져서 쓸쓸탄다』가 출간되었다. 지하련 작가는 1940~1947년의 짧은 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심리묘사로 당대 촉망받는 작가였으며 뛰어난 역량이 뒤늦게 다시 조명되고 있는 작가다.

현재 페미니즘으로 문학 읽기의 흐름 안에서 지하련을 다시 읽기 위한 시도가 여럿 있었으나, 『이따금 난 네가 몰라져서 쓸쓸탄다』가 독자에게 보여주는 시각은 다르다. 우리가 지금껏 지나쳤던 지하련의 소설 속 ‘퀴어성’을 발견하고 탐독할 수 있도록 다섯 작품을 선별해 실은 까닭이다.

작품집에는 지하련 작가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지하련 작가가 최정희 작가에게 보낸 육필 편지와 박서련 작가의 추천의 글 미니픽션 <욱에게>도 함께 수록되었다. 지하련에게 작가되기를 처음으로 청했던 최정희가 보낸 답신의 형태로 쓰인 <욱에게>는 이들의 감추어진 욕망과 외로움, 불행과 행복을 한껏 펼쳐낸다. <욱에게>는 실제 최정희가 지하련을 애칭으로 불렀던 ‘욱’이라는 이름을 가져와 작품집을 읽는 남다른 즐거움을 더한다.

당대의 저명한 작가 임화의 아내라는 스포트라이트와 그늘을 동시에 견뎌야 했던 지하련의 작품에서 시대적 불화에 대응하는 여성에 대한 평가는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작품 곳곳에서 결코 감춰지지 않는 퀴어성은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묘사와 관계 안에서 드러나며 지하련이 진정으로 추구했던 또 다른 글쓰기의 모습이 무엇이었는지 상상하게 만든다. 소설가 박서련은 “이 작품들을 지금까지 퀴어 문학으로 읽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놀랍다”라고도 전했다.

지하련의 소설은 1940년대에 쓰여 지금의 독자들이 읽기에 다소 어려웠으나, 이번 작품집에서 현대어로 번역한 덕분에 매끄러운 독해가 가능해졌다. 역자 백종륜은 지하련 소설이 동시대와 호흡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퀴어한 삶의 방식을 해석할 수 있는 작품을 다섯 편을 추리고 더 이상 쓰이지 않는 사어와 오랜 표현들을 세심히 살폈다. 작가의 문체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지하련 작품집으로 유일하다.

젠더를 탐색하는 데서 나아가 퀴어의 세계로까지 확장해 읽어낼 수 있는 가능성으로 지하련의 소설을 바라볼 때 그의 소설은 70여 년이 흐른 지금 다시 특별해진다.


지하련 소설이라는 문학적 암호


대중에 지하련 소설이 다시 관심 받게 된 데에는 바로 작가 최정희에게 보낸 서신의 영향이 크다. 애틋한 감정이 묻어나는 편지의 발신인이 지하련이고 수신인이 최정희였다는 사실은 지금껏 취해온 지하련 소설의 독법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실제로 최정희의 독려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지하련이 편지에서 “남은 세월을 정희야 너를 위해 네가 다시 오기 위해 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듯 잠잠이 살아가련다”라고 서술한 바, 우정과는 다른 퀴어한 감정의 교류가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이는 작품집에 실린 다섯 편의 작품 「결별」「가을」「산길」「종매」「양」을 퀴어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소설들에서는 모두 부부와 신여성, 남매와 지식인 남성이라는 삼각형의 인물 구도가 그려지는데, 그동안 이를 남녀간의 관계로 읽었다면 『이따금 난 네가 몰라져서 쓸쓸탄다』에서는 퀴어성을 열어둔 새로운 독법으로 지하련 소설의 암호 같은 관계를 풀어 나간다.


<결별>“학교를 마치던 해에 정희와 도망갈 약속을 어겼던 일, 별로 맘이 내키지도 않는 것을 어머니가 몇번 타이른다고 그냥 시집갈 궁리를 하던 일, 생각하면 아무리 제가 한 일이래도 모두 지랄 같다.”

정희의 혼인 축하연에 초대된 형예가 겪는 마음의 변화를 그린다. 여학교 시절 함께 도망할 것을 약속했던 정희와 오랜만에 다정하지만 어쩐지 점점 마음이 편치 않는 시간을 보낸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의 이야기에 무시로 일관하는 남편의 모습에 형예는 외로움과 모욕을 느낀다. 비로소 지난날과 결별할 때가 왔음을 느끼며,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해 가는 모습이 소설 전반에 그려진다.<가을>“쓸쓸하니 말이죠……. 사랑하기만 하면 백 년 천 년 보지 않아도 된다는 건 거짓말이었어요.”주인공 석재가 아픈 아내를 떠나보낸 뒤, 아내와 각별했던 친구 정예를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아내가 살아 있을 때에도 정예와 얽히는 일이 편하지 않았던 석재는 죽은 아내 소식을 듣고 찾아온 정예의 눈물 앞에서 ‘단지 벗을 잃은 슬픔만이’ 아님을 느낀다.<산길>“연희의 뒷모양이 눈앞에 떠오른다.역시 총명하고, 아름다웠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정직했다.”남편이 자신의 친구 연희와 연애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재가 연희로부터 만나자는 편지를 받고 약속 장소로 나간다. 사랑 앞에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던 연희와, 한갓 실수이니 용서하면 될 일이 아니냐는 남편 앞에서 오히려 예쁜 연희의 마음을 더 헤아리게 되는 순재의 내면을 그린다.<종매>“이젠 형도 옆에 계시고, 또 열도 차차 좋아지고 하니까, 어떻게든 꼭 낫게 하겠습니다”석재 역시 조금 전 철재의 웃는 얼굴에서와 같은 이상한 것을 마음으로 느끼며 “그래, 얼른 낫게 합시다” 하고 말을 받으면서, 일변 좀 더 다정한 말이 있을 것도 같아서 잠깐 머뭇거리고 있는 참인데, 별안간 어색하였다. 그래서 별 생각도 없이, 그저 얼결에 옆에 놓인 철재의 손을 잡아보았다.석희가 사촌 여동생 정원의 부탁으로 몸이 아픈 청년 철재를 간호하게 된다. 사찰에서 함께 기거하게 된 이들 틈에 석희의 절친한 친구 태식이 방문하게 되고, 철재를 의식한 듯 태식과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석희의 모습에서 묘한 기류가 생긴다.<양>‘내가 뭐 하러 이것을 샀을까?사천육백 평이나 되는 울창한 삼림을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이 그저 좋아서 샀다는 것은 말이 안 되고,설사 말이 된대도 이건 결코 그리 떳떳지 못한 이유임에 틀림이 없다.‘왜 이렇게 모든 것이 도무지 떳떳지가 못한 것일까?’ 그는 못내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한다.성재는 정래와 함께 벽지 산골에서 짐승과 화초를 함께 가꾸며 살고 있다. 어느 날 성재가 가족의 성화에 못이겨 선을 보고 집으로 돌아 온 날, 정래의 여동생 정인이 찾아온다. 정인의 혼인 이야기를 나누던 정래와 성재는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는 고독이란 괴물이 서로에 대한 감정을 억누르던 마음이었음을 깨닫는다.


정체성을 찾아 나선 이들의 자기서사

관습에서 벗어난 ‘지하련 다시 읽기’


남성 작가 중심의 연구 관행에서 벗어나 여성 작가들에게도 주목하게 되면서 지하련의 작품들이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그의 살아 있는 내면 서사는 페미니즘과 심리소설 등의 측면에서 남녀의 심리를 감각적이고 섬세하게 추적한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이따금 난 네가 몰라져서 쓸쓸탄다』는 여성문학의 프레임을 벗고 새로운 앎을 향한 즐거운 탐색을 펼치려 한다.

지하련이 사회주의자 오빠들의 영향을 받아 자신 역시 같은 이념을 지향했던 까닭에 「종매」와 「양」을 비롯한 몇몇 작품은 사회주의 이념과 제국주의 사이에 좌절된 정체성들을 그려낸 소설로 읽혀왔다. 반면 「결별」과 「가을」, 「산길」은 근대 신여성의 여성성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구분되어 왔으며, 그중에서도 「결별」은 최정희 소설 「인맥」의 소재였던 남편의 외도를 지하련이 여성 주체적 관점으로 바꾸어 서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다섯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동성 간의 미묘한 감정을 놓치지 않는다면, 전혀 색다른 ‘다시 읽기’를 경험하게 된다. “오직 이성애만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규정하는, 그리하여 모든 형태의 낭만적 감정을 단 하나 이성애적인 것으로 귀속하고 환원하는” 오류에서 벗어나 본다면, 지하련 소설은 남녀 모두가 자신의 젠더 정체성을 파악해 나가는 자기 서사로 우리를 이끈다. 이로써 지하련 소설이 담고 있는 퀴어성이 여성문학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젠더 서사를 읽고 쓰는 데에 새로운 지표가 되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지하련

1912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나 마산에서 자랐다. 도쿄 쇼와고녀와 도쿄 여자경제전문학교에서 수학한 지하련은 일본 유학 시절부터 사회주의 여성해방 단체에서 활동한 혁명적 지식인이었다. 1936년 사회주의 시인이자 평론가인 임화와 결혼한 후 이현욱이라는 이름으로 문예지에 산문을 발표하기도 했던 지하련은 1940년 『문장』에 소설 「결별」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인간의 심리를 섬세한 필치로 묘파하는 지하련의 문학 활동은 절친한 동무이자 퀴어한 감정을 나누었던 상대인 작가 최정희의 독려에 힘입은 바가 컸다. 1946년 발표한 「도정」으로 문단의 큰 주목을 받았지만 1947년 임화를 따라 월북한 뒤 지하련의 삶이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1953년 임화가 숙청된 후 1960년 평북 회천의 한 교화소에서 병사했다는 설이 전해질 따름이다. 지하련의 월북 이후인 1948년에 출간된 『도정』은 그의 유일한 작품집으로 남아 있다.


옮긴이 : 백종륜

대학에서 미학과 국어국문학을, 대학원에서 한국현대문학을 전공했다. 한국퀴어문학종합플랫폼 무지개책갈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 퀴어 문학을 역사화하는 작업과 더불어, 교차적 관점에 입각한 채식주의/비거니즘의 윤리-정치적 의의를 탐구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퀴어 코리아』를 함께 옮겼다.


목 차

육필 편지 - 지하련이 최정희에게 • 7

추천의 글 - 미니픽션 <욱에게> 박서련 • 15


결별 • 27

가을 • 67

산길 • 99

종매(從妹): 지루한 날의 이야기 • 127

양(羊) • 197


옮긴이의 글 - 야릇하고 쓸쓸한 세계 백종륜 •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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